뉴딜 정책으로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친(親)노동 대통령으로 분류된다.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었던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의 편에 섰다. 대기업의 독점을 용납하지 않았고, 금융시장 규제를 강화했다. 보수세력과 자본가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될 만했다. 루스벨트는 1933년 첫 취임 연설에서 밝힌 대로 “돈과 이윤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헌신해야 경제 재건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른바 ‘와그너법(Wagner Act)’을 제정해 노조결성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했다. 노동시간을 규제했고, 아동노동을 금지했다. 뉴질랜드가 1894년 처음 도입한 최저임금제를 미국 노동시장에 착근(着根)시킨 것도 루스벨트였다. 그는 1938년 시간당 25센트의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자들이 생존할 수 없도록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최저임금제 도입으로 소득 하한선을 설정한 루스벨트는 상한선도 그어야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미국은 상위 1%의 소득이 국민 총소득의 20%를 웃돌 정도로 소득불평등이 극심했다. 루스벨트는 소득계층 간 격차를 줄이는 ‘대압착(Great Compression)’의 일환으로 1942년 소득상한제 도입을 추진했다. 연소득 2만5000달러를 상한선으로 설정하고, 초과분은 100%의 세율로 과세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득상한제는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지만 의회에서는 격렬한 논쟁을 불렀다. 의회는 공방을 거듭한 끝에 1944년 20만달러가 넘는 소득에 대한 과세율을 94%로 높이는 절충안을 통과시켰다. 그 이후 소득분배는 눈에 띄게 개선됐고, 세수도 늘어났다. 루스벨트가 빈부격차 없는 세상을 꿈꿨다는 것은 1937년 두 번째 취임 연설문에 드러나 있다. “가진 자들의 부유함에 많은 것을 더하는 것보다 빈곤층을 넉넉하게 해줘야 미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루스벨트처럼 ‘노동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선거 구호로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내걸었다. 시대정신으로는 ‘불평등 해소’를 꼽았다. 노동 존중의 정신이 헌법에서부터 구현되도록 하는 ‘노동 헌법 개정’ 공약도 내놨다. 헌법 전문에 노동과 평등의 가치를 담고, 헌법 조문에 있는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비전 제시는 주목할 만하다.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는 현실에서 오직 심 후보만이 노동 의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살찐 고양이법’으로 불리는 ‘최고임금법’ 제정 의지가 강하다. 대선 주요 공약으로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최고임금법을 발의하면서 “헌정사에서 처음 제출되는 기념비적 법안”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최고임금제는 민간기업 임직원 보수를 최저임금의 30배, 공공부문은 10배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심 후보는 최고임금제가 도입돼야 소득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저임금이란 바닥은 높이고, 최고임금이란 천장은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루스벨트가 추진했던 ‘대압착’과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최고임금제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찮다. 재계는 임금 상한선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난다는 반론을 편다. 고액 연봉자에 대한 질투를 밑거름으로 삼는 반(反)기업적 발상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소득불평등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국 사회의 절박한 과제다.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의 등기임원 평균 보수는 최저임금의 140배가 넘는다. 상위 10%의 소득은 국민 총소득의 48.5%에 달한다. 반면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월 200만원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1000만명이 넘는다. 살찐 고양이들의 하품 소리가 졸라맬 허리띠조차 없는 노동자들의 한숨 소리보다 크게 들리는 게 한국 사회다. 애덤 스미스의 “큰 부자 한 명이 있으려면 500명의 가난뱅이가 필요하다”는 말을 증명해 보이려는 듯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심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슈퍼우먼 방지법’ ‘최저임금 인상’ ‘주 35시간 노동’ ‘비정규직 철폐’ 등에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의지와 열망이 담겨 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광장에 울려 퍼졌던 ‘이게 나라냐’는 탄식 없이 ‘같이 좀 잘사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 듯하다. 노동자들을 ‘새롭게(new) 대우하겠다(deal)’는 뉴딜 정책을 펴며 빈부격차 없는 사회를 꿈꿨던 루스벨트처럼.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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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후보들 복지 공약의 대략을 알게 되었다. 지난 월요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공개한 덕택이다. 선거가 고작 3주 남은 시점에서 말이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정책 공방보다는 후보 자질, 선거 구도 등이 부각될 텐데 앞으로 얼마나 실질적인 토론이 이어질 수 있을까?

매번 대통령선거 때마다 뒤늦은 공약 발표에 문제를 느껴왔다. 이번에는 아무리 조기대선이라도 너무하다. 유력 후보들이 일찍부터 대선을 준비해왔기에 더욱 그렇다. 선거만큼 자신의 뜻을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진정 자신의 국정 계획을 유권자에게 알리고 싶다면 하루라도 빨리 공약을 내야 했다. 치열한 논의를 거친 공약일수록 실행 가능성도 높다. 널리 공론화되고 점검된 공약을 근거로 승리했기에 집권 이후 정책 추진도 강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남은 기간이 워낙 짧아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공약 평가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의문이다. 아무리 평가가 제기돼도 후보들이 무시하면 그만인 게 우리 선거 풍토이다. 몇 번 방송토론이 열리지만 제한된 형식이라 역시 한계를 지닌다.

이제는 후보와 캠프가 직접 논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네거티브 검증 논평 발표하듯이, 상대 후보의 정책을 서로 비판하라. 법인세, 단설 유치원 주제에서 보듯이, 후보들이 참여한 논점은 금세 시민들의 관심거리가 된다. 이는 후보들이 지금까지 시간을 허비한 책임에서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 길이기도 하다.

후보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복지 공약을 보면, 복지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12년 대선보다 강도가 조금 높다. 아동수당 도입,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청년 실업부조 도입,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지난 대선에서 선보였지만 못 이룬 공약들, 그리고 기초연금 30만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한발 더 나아간 공약도 있다.

공약 논쟁을 보고 싶다. 예를 들어 2차 보편·선별 논쟁은 어떤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보육료 지원을 계층별로 차등하고, 아동수당도 하위 50% 계층에게 지급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하위계층 노인에게만 기초연금을 인상한다고 했다. 후보들은 이 논점을 토대로 자신의 복지 철학을 펼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무상보육, 기초연금 제도 위에서 진행되기에 과거 보편·선별 논쟁보다 성숙한 결과를 이끌어내리라 기대한다. 후보마다 자신의 복지국가 비전을 주창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부양의무자 제도를 두고 논쟁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왜 ‘개선’에 머무느냐 비판하고, 안 후보는 왜 ‘폐지’가 지금 무리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면 시민들이 부양의무자 제도의 실태와 해법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누가 당선되든 자신의 공약을 실행할 토대도 튼튼해진다.

재정 공약은 더 뜨거운 주제이다. 복지 공약이 엇비슷하더라도 자신만의 꼼꼼한 재정방안으로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세제를 개편하지 않아도 매년 10조원씩 추가 세수가 생길 거라는데 이러한 막연한 가정이 국정운영계획일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작년 세수가 예상보다 증가한 게 근거라면 그 이전 4년 내내 예상보다 미달했던 건 어떻게 설명할지 물어야 한다. 또한 재벌기업들의 법인세 감면을 모두 없애도 연 3조원 이상 조달하기 어려운데 그래도 여전히 명목세율 인상이 추후 논의 주제인지, 나아가 다른 세목에 대한 공약도 밝히라 요구해야 한다.

안철수 후보 역시 엄중히 질문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지금까지 복지 공약별 소요액도 밝히지 않고 ‘기존 일자리예산과 연구·개발(R&D)예산 조정, 중복사업 정리’ 등 지출개혁 이야기만 되풀이해 평가의 소재조차 찾을 수 없다. 결국 중부담 중복지를 주창하는 유승민 후보, 유일하게 종합적인 증세 공약을 발표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몫이다. 유력 후보들의 재정 공약을 거세게 비판하라. 연일 캠프가 정책 논평을 내며 끈질기게 논점을 만들어내기 바란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주고받는 말이 비슷하다. 두세 달 전에 오늘 같은 선거 분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미래를 향한 정책 경쟁을 보고 싶은 거다. 남은 기간,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후보만이 할 수 있다. 정책 논쟁에 온 힘을 쏟아라. 논점이 생길수록 변화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도 강해진다. 치열한 정책 공방을 통해 후보들은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고, 시민들은 거기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상상할 것이다. 남은 20일, 혹 속절없을지라도 간절히 바란다. 정책 논점을 만들어내는 후보를 보고 싶다.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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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그의 첫 유세 장소는 2·28민주운동 기념탑 광장이다.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28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대한 최초의 저항운동이었으며 4월혁명의 ‘출발’이었다. 이승만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은 대구의 2·28에서 시작하여 마산의 3·15를 거쳐 서울의 4·19에서 절정을 이루었던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출발이 대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대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촛불민심의 대변자로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보이려 하는 것 같다.

이런 문재인 후보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대구는 민주화 이후 한번도 민주당을 밀어주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대통령 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일이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당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는 상수였다. 김대중-노무현 당선 때에도 이 지역의 몰표본능은 변함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오른쪽)가 17일 대구 경북대학교 앞 유세에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있다. 권호욱 기자

이 지역에서 보수정당 지지와 민주당 배제는 크게 보면 세 가지 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감정, 둘째는 정당일체감, 셋째는 이념이다.

처음에는 감정을 동원하면서 민주당을 배제하자고 했다.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함으로써 민주당에 대한 거부 감정을 키우는 것이었다. 이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적 언어, 다른 지역에 대한 막연한 우월감을 동반했다. 이런 감정의 동원은 사실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적으로 유통되지 않았다. 향우회나 동창회와 같은 일차적 관계의 모임에서 내밀하게 통용되는 담론이었다.

이와 같은, 감정에 기초한 정당지지와 배제가 거듭되면서 그것은 급기야 정당일체감으로 발전하였다. 이 단계에서부터 이 지역의 민주당 배제는 조금 더 노골화되었다. 특정 정당과는 동일시하는 의식이 생기고 그와 경쟁하는 다른 정당에 대해서는 적대의식이 흐름을 이루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구호는 이를 대표하는 담론이다. 민주당에 대한 배제는 조금 더 공개적 영역에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점차 정당일체감은 그 정당이 추구하고 있는 이념을 내면화하는 단계로 진화하였다.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민주당을 배제하는 논리와 가치를 구축한 것이다. 이 담론은 이제 공적 영역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배제하는 논리적 근거와 명분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촛불민심이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완전히 흔들어놓은 상황에서도 감정-정당일체감-이념으로 특정 정당을 배제하는 이 지역 정치의 바탕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촛불민심의 충격으로 이 지역을 독점적으로 대표하던 보수정당이 둘로 나누어지고 두 정당의 지지율이 보잘것없게 된 지금에도 이 지역 민심은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있다. 그냥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도록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하자는 흐름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후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되지 않도록 다른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이런 경향이 얼마나 힘을 받을까?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나 그 조짐이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대구 정치 역사에는 그런 경험이 몇 차례 있었다는 것도 지나칠 일이 아니다. 1956년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 이승만 후보는 진보당 조봉암 후보와 경쟁하여 70% 대 30% 비율로 승리했으나 대구에서는 그 비율이 거꾸로 나왔다. 이승만이 30%를 받았고 조봉암이 70%를 받았다. 정확한 득표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비율이 그렇다. 대구가 한국의 ‘모스크바’라는 별명을 얻게 만들었던 이 선거는 사실 대구 사람들이 조봉암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이승만이 싫어서였다. 당시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사망하였는데 그 때문에 이승만을 싫어하는 모든 표가 진보당 조봉암으로 몰린 것이다. 민주화 이후에는 1995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이 분 것이나, 1996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련 바람이 몰아친 것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싫어서였던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것 같다. 그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출발인 2·28민주운동기념탑 광장에서 첫 유세를 함으로써 이 지역의 정체성을 일깨워 지지를 얻으려고 하였다. 이 힘과, 그가 싫어서 안철수 후보로 흐르는 민심의 힘이 교차하면서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 같다. 수십년 만에 대구정치가 상수에서 변수가 되고 있다.

김태일 | 영남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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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식이 16일 안산·목포신항·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대선후보들은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유독 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다. 홍 후보는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우려먹었나.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그런 것을 안 했으면 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지난해 2년 기억식에 참석했던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불참했다. 그 이유는 군색하게도 예년과 달리 대선 정국을 맞아 역할이 없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기억식에 불참한 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민안전의날 국민안전다짐대회에 참석했다. 그것이 그의 유일한 세월호 관련 행사였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이 16일 세월호 3주기 기억식이 열린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추모사를 마친 뒤 정명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발언 등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 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강윤중 기자

한국당 후보와 정부 최고책임자의 태도는 3년이 되었어도 변하지 않는 보수세력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참사를 정치대결, 이념대결의 문제로 변질시킨 당사자는 바로 박근혜 정권과 지지자들이다. 보수세력을 동원해 세월호 집회 참석자들을 종북좌파 세력이라고 낙인찍은 것은 그들이었다. 자식 잃고 시신조차 찾지 못한 유가족에게 ‘시체 장사’라며 조롱하고 돈이 든다면서 인양을 막은 것도 그들이었다. 참사의 공동책임자인 구여당의 대선후보가 이제 와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추모식조차 불참한 것은 적반하장이자 희생자 가족과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라는 최우선 과제 속에서 세월호 3주기를 맞았다. 미수습자 가족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세월호 참사는 끝난 게 아니다. 미수습자의 수습이야말로 현 정부가 해야 할 마지막 도리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온 구집권 세력에게선 그와 관련한 최소한의 윤리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고서도 대선에 나와 시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뻔뻔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이 시민을 팔아 정치하는 행위 자체가 반사회적 행위다. 세월호 참사가 던진 새 국가 건설이라는 과제는 결국 새 정부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는 현 정부의 과오를 잊지 말고 조속한 미수습자 수습과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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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전 대표가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나도 참여해서 한 표를 던졌다. 두 사람 외에는 사실상 유력 후보가 없다 하니 어쨌든 정권교체가 확실하고, 그러면 이제 ‘촛불혁명’의 2단계란 것도 달성되는 건가?

그런데 뭔가 매우 찜찜하고 부족하다. 굉장히 익숙한, 김 빠진 국산맥주를 종이컵에 부어 들이켜는 듯한, 외려 더 목마르고 답답해진 이 느낌은 도대체 뭘까? 호사가 ‘아재’들이나 종편은, 매일매일 몇 자 구도, 여론조사 산수놀이에 열을 올리고, 별 논쟁거리도 안될 논쟁을 만들어내는데 왜 이런가? ‘아름다운 경선’이었다 자찬들도 하는데, 나 자신 지난달 자동응답(ARS) 전화투표 참가 신청할 때와 마음가짐이 달라져버렸다. 이른바 ‘어대문’ 상황이라 그런가? 그렇진 않다. 1·2위 간 격차가 좁아진다 가정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3일 서울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선출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뒤 손을 들어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늘 봐오던 익숙한 ‘현실 정치+정치소외’의 구도 아닌가? 일부 ‘빠’들은 우상화와 비이성으로 무장하고 다른 후보와 그 지지자들을 벌떼처럼 공격하는 것을 낙이자 자랑으로 삼는 듯하다. 그러나 외려 그들이 맵차게 행동할수록, 다른 다수의 시민들은 뜨악해지고 정치에 대한 염오가 커진다. 한때 정치인 팬덤이 정치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적이 있었다. 이젠 아닌 듯하다.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회의해야 한다. 폭력과 욕설로 중무장하고 역사의 발목을 뒤에서 잡아채려 한 박사모만의 문제인가? 박근혜에게 박사모가 눈을 멀게 하는 암종이었듯, 다른 정치인들도 열광적 지지가 외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성찰해야 한다.

선거철답게(?) 멋진 공약도 넘쳐나지만 진정성이 있다고는 여기기 어렵다. 탄핵정국 이후 야당 의원들은 각기 스타가 돼 방송 출연을 하거나 선거운동하느라 바빠선지, 개혁입법을 단 하나도 통과 안 시켰다. 18세 선거권 하나 못 만들어낸 원내 1당과 다른 당들의 개혁의지를 얼마나 신뢰해야 할까? 과연 이제 젊은 세대의 대선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될까?

여기에 이르러 찜찜함의 결정적인 이유를 만난다. 노동자, 여성, 청년들은 대선판에서 배제돼가고 있다. 익숙한 상황이다. 당원들과 지지자들끼리의 바람이 있는진 몰라도 그들과 함께하는 바람은 잘 모르겠다. 백화점식 공약 나열 앞에 대선이 ‘내 일’이라 여겨질 진정한 논쟁이나 참여는 없다. 후보들 중에도 청년·여성·노동자들이 ‘진짜 내 대통령’이라 여길 만한 신선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잘 안 보인다. 대신 욕심꾸러기 영감님들과 권력기술자들이 정치공학으로 판을 수놓는다. ‘정치소외’는 이 모든 것의 결과이리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경선후보가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후보자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ㅣ연합뉴스

만약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젊은이들의 투표율은 다시 낮아지고 결국 환멸이 온 나라를 덮을 것 같아 불길하다. 실제로 서울대 ‘대학신문’(4월3일자)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하는 후보를 묻자 서울대생의 30%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학생은 ‘대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4%가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라고 답했고, “정치에 무관심해 후보들에 대해 잘 몰라서”라는 답변(32.4%)이 뒤를 이었다 한다. 왜 이럴까? 이런 큰 무관심은 어떻게 ‘촛불’과 병립하는가? 아마 일하느라, 입사시험 준비하느라 바쁜 젊은이들 대부분이 비슷해지고 있는 거 아닐까?

전적으로 정치권의 책임이다. TV 프로그램에서도 앞다퉈 정치를 다루고, 헌법을 논하고 설명하는 책들이 수십만권 팔릴 정도로 시민의 주권의식과 참여의식은 높아졌지만, 대선은 과연 거기에 부응하는 방향인가?

촛불과 정권교체는 양가적 관계를 맺는 듯하다. 일면 이번 대선에서 야당이 집권하는 것은 일종의 연착륙일 수 있겠다. 즉 ‘이명박근혜’ 시대의 종결과 새 민주정부의 시발은 ‘촛불 여망’의 공약수이자 최소치다. 반면 ‘그들만의 리그’식으로 진행되는 대선은 촛불의 한계다. 대선이 오히려 촛불을 배신하고 그 변혁성을 진압하는 수동혁명이 될 거라는 불길한 예언은 이미 나오기도 했었다. 자다 봉창 두드리는 듯한 대연정이니 개헌이니 하는 소리들과 박근혜를 구속하자마자 ‘사면’ 논란부터 나온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이러려고 주말마다 촛불을 들었나? 민주주의를 회복시킨 아래로부터의 정치에너지가 급격히 소진되는 느낌이다. 퇴진행동이 촛불을 여의도 국회로 가져가지 않은 것(못한 것)이야말로 최대의 아쉬움이다. 적어도 이런 견지에서는 ‘대세’란 허망하다. ‘대세’가 그러니 뭔가 억지스러운 ‘이자구도’도 자동 기각이다. 촛불의 연장으로서의 대선, 개혁과제를 진짜 수행하기 위한 대선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촛불은 ‘다른 사회’를 원한다.

천정환 | 성균관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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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승리했다. 유 후보는 어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를 꺾고 원내교섭단체 정당의 후보로는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유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3%를 넘지 못하고, 당 지지율도 자유한국당은 물론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도 밀리고 있다. 보수당을 분열시킨 배신자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개혁보수의 길을 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공당의 대선후보라는 영예를 안은 유 후보는 다른 당·후보와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당의 활로를 열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았다.

바른정당은 창당 후 두 달 동안 형식과 내용에서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선 경선에서 대본 없는 토론, 정책 중심의 토론 등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정책 선거를 지향해 지역과 연령, 계층, 직업을 고려한 국민정책평가단 4000여명을 모집, 후보 선출에 반영한 것은 획기적이었다. 두 후보도 경선 내내 전문적 식견과 젊은 스타일로 참신하게 경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영을 뛰어넘은 연정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확대한 것도 이들의 공로다.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남경필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 후보에 선출되며 환호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이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시민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당 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영입과 개헌 시도 등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표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찬성하기로 했다가 반대로 돌아서기도 했다. 방송관련법 개정 등 개혁 입법이 표류하게 된 데 바른정당의 소극적인 역할도 작용했다. 안보정당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색깔론에 의지하는 구태도 보였다. 새누리당 시절 누렸던 기득권에 기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 의원은 후보 수락연설에서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보수”를 선언했다. 바른정당이 진정한 보수세력이 되려면 과거 보수정당의 적폐 및 기득권과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야 한다. 부유하고 학벌 좋은 정치인들의 정당이라는 이미지와 어정쩡한 자세를 버리고 합리성으로 똘똘 뭉친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야 한다. 세를 키우겠다는 생각만으로 친박근혜 세력과 연대하는 것은 창당의 취지를 저버리는 일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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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안희정은 비운의 세자다. 2002년 12월21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갔다. 안희정도 불렀다. “국민 앞에 털어야 할 것이 있다면 미리 다 털고 가자.” 안희정은 1994년 노무현을 만난 이후 줄곧 살림을 담당했다. 안희정은 대선자금 수수 총대를 메고 구속됐고,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문재인은 “안희정은 정말 가혹하게 당했다. 본인 책임이 아닌 일까지도 안아버렸다. 민정수석으로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내 처지가 원망스러웠다”고 했다(문재인의 <운명>).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정부로 입성할 때 안희정은 바깥에 혼자 남았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정원에서 삼겹살 파티 한번 하자던 그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안희정은 “본진은 앞으로 출발하고 나 혼자, 다리 부상 입은 놈이 혼자 남아 추격꾼들을 맞는 심정이었다”고 그때를 기억했다. 감옥에서 나온 뒤 안희정은 참여정부 내내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았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일등공신은 안희정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결과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세 주자의 지지율 합은 56%로 당 지지율(47%)보다 높다. 세 주자는 지지층을 서로 뺏고 빼앗기기보다 새로운 영토를 개척했다. 안희정은 중도·보수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이들을 야당으로 끌어왔고 누수를 막았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황교안의 이탈표도 흡수했다. 안희정의 등장으로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2, 3월 두 달간 최저 46%에서 최고 61%로 안정적 박스권을 형성할 수 있었다. 안희정이 없었다면 민주당 후보들이 지지율 파이를 키우면서 플러스섬 게임을 하기는 어려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진행한 100분 토론 녹화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어제 호남은 문재인을 선택했다. 문재인(60.2%)과 안희정(20%)의 표차는 컸다. 호남 경선은 야권 지지 민심의 바로미터다. 호남은 될 사람, 본선 가능성을 본다. 전략적 투표다. 그래서 호남 1위는 민주당 적통 이미지를 갖는다. 남은 충청·영남·수도권도 비슷할 것이다. 역대 야당 경선에서 수도권은 호남 동조투표 양상이 뚜렷했다. 문재인의 대세론은 확인됐다. 이대로라면 문재인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다.

관심은 경선 이후다. 세 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본선에서도 문재인 지지로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각 후보 지지자들이 적대적 관계가 되지 않아야 한다. 5년 전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안철수의 앙금을 풀지 못한 때문이다.

안희정은 문재인에게 화가 나 있다. “질리고 정 떨어지게 한다”고 했다. “30년 민주당에 충성한 안희정을 배신자로 만드는 게 동지들의 우정이냐”고도 했다. 앵그리 안희정은 등 돌린 안철수보다 더 무섭다. 호남 경선 직전인 지난 주말 오후 안희정에게 물어봤다.

-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

“문재인 캠프는 나의 성향, 가치, 소신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를 국정농단 세력을 옹호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무원칙한 정치인이란 프레임을 씌워 두들겨 팼다. 동지들 간에 너무 심했다. 밑에서 여론을 만들면 문 후보는 추임새를 넣었다. 배신감 때문에 서운하고 화도 났다.”

- 경선 이후에 다시 합칠 수 있나.

“당연하다. 싸우더라도 다음날 다시 만나는 게 친구요 동지다. 각자 이기려고 하는 것인데, 정치에선 그런 걸 마음에 두면 안된다. 다만 현직 도지사라는 게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경선에 실패하면 도지사를 계속해야 한다. 그만두는 걸 도민들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 경선 최종 결과는 어떻게 전망하나.

“관건은 수도권이다.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안철수 차이는 12% 정도다. 위험하다. 하루에 뒤집어질 수 있다. 안희정·안철수 격차는 21%다. 두 배나 차이 난다. 야당 지지자들은 이제 ‘누구를 내놔도 이긴다’에서 ‘누가 확실하게 이길 것이냐’는 질문 앞에 섰다. 안희정이 정권교체의 확실한 승리의 카드라고 설득할 것이다. 지지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한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 (경선에 지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가.

“그건 경선 끝나고 적절한 시점에 제 입장을 밝히려 한다.”

안희정은 38살에 대통령을 만들었고, 53살에 대통령에 도전했다. 첫 도전에서 그는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분법을 넘어 통합과 협치의 리더십도 선보였다. 경선에서 이기면 대권으로의 거보(巨步)를 내딛겠지만, 지더라도 많은 정치적 수익을 챙겼다. 어느 쪽이든 흑자다. 비운도 끝나는 것 같다. 안희정에게 박수를 보낸다.

박래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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