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말과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최선을 다해왔지만 실체 규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수사는 손도 못 댔다. 게이트 주범 격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박 대통령 탄핵 사유이기도 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관제 데모’ 의혹 역시 청와대가 재벌의 돈을 뜯어 극우·보수단체에 지원했다는 큰 그림만 나왔을 뿐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 많다. 특검 수사 와중에도 최씨의 미얀마 대사 인사개입 등 새로운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포스코 등에 최씨가 인사 민원을 넣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7년 2월 7일 (출처: 경향신문DB)

주지하다시피 모든 의혹의 정점에 박 대통령이 있다. 그러나 탄핵 위기에 몰린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으로 약속했던 특검 조사마저 거부하고, 청와대는 특검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을 막고 있다. 오죽했으면 특검이 법원에 압수수색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겠는가. 소송 결과가 특검에 유리하게 나와도 청와대가 특검 수사진의 청와대 경내 진입을 무력으로 막는 등 막무가내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이 오는 28일 만료되므로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속셈이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재벌들도 특검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특검법에는 특검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결정권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쥐고 있다. 검사 출신인 황 대행은 수사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특검 수사가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황 대행은 지난주 대정부질문에서 특검 수사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 연장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 특검팀이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한다면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그렇잖아도 황 대행은 국정농단을 방조한 공범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수사기간 연장 거부는 황 대행 스스로 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황 대행이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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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어제 법무부와 행정자치부의 새해 업무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들 부처의 성폭력·학교폭력 근절 정책 등을 평가하며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국민안전과 법질서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법치주의가 정착되면 외국 자본유치 촉진, 연간 300조원의 사회갈등 비용 감소가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든 격으로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바타로 불리는 황 대행은 안전이나 법질서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도 관저에서 엉뚱한 짓을 하다 300명이 넘는 생명을 잃게 한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박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그의 비선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진경준 같은 검사가 100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아챙기고 있었는데도 이를 묵인·방조한 사람이 누구인가. 전직 법무부 장관이자 총리인 황 대행이다. 박 대통령이나 김기춘·우병우 같은 청와대 고위 관료, 재벌은 법을 우습게 알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렇지 않다. 지난 3개월간 전국적으로 1000만명이 참여한 촛불집회를 생각해 보라. 전 세계가 한국 시민들에게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고 한 건 없었고 청소와 뒤처리까지 말끔하게 이뤄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1일 오전 국민 안전 및 법 질서 관련 부처 업무보고가 열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경제·사회 부총리의 뻔뻔함도 황 대행에 버금간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유통구조 개선, 공공요금 관리 등을 통해 서민물가를 안정시키고,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으로 역대 최고 수준 고용률을 달성했다”고 박근혜 정부 지난 4년을 평가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그 난리를 친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지난 4년간 강도 높은 교육개혁을 추진해 왔으며 교실 수업에서부터 우리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 정도면 업무보고가 아니라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4년간의 업적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마을변호사 등 황 대행이 법무부 장관 시절 추진한 정책을 나열했다. 업무보고인지, 상사에 대한 아부인지 구분이 안된다. 정부 업무보고는 사실상 주권자인 시민에게 하는 것이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면 반성부터 해야 옳다. 국정농단 세력에 부역하고도 사죄는 고사하고 자화자찬하며 탄핵당한 정책을 강행하는 이들 공직자의 행태를 지켜보자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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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지 열흘이 지났다.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연일 지위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이 많은 ‘박근혜표 정책’을 과도하게 밀어붙이는가 하면 대통령급 의전까지 요구하면서 야당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민들은 비상시국에 황 대행 문제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황 대행의 행보를 보면 야당에 일부러 싸움을 거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인사와 정책에서 돌출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유임을 국회와 상의없이 결정하더니 임기가 끝나가는 현명관 마사회장의 후임자 임명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마사회장 임명이 얼마나 급하길래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누가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의 변경이 없다고 굳이 공언한 것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 탄핵에 ‘박근혜표 정책’을 중단하라는 뜻이 포함된 만큼 정책 추진을 중단하는 게 옳다. 그런데도 상대국과의 신의를 앞세워 밀어붙이는 것은 촛불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다. 상대국조차 정책 추진에 의구심을 드러내는데 우리가 먼저 이행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보수정책을 밀어붙임으로써 보수진영의 대표인물로 부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국민안전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가관인 것은 황 대행이 대통령급 의전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하면서 국회사무처장에게 의사당 밖까지 마중나와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국회는 총리를 넘어서는 의전으로 예우했다. 황 대행은 지난 3월에도 과잉 의전으로 빈축을 샀다. 공식 일정이 없는데도 관용차를 타고 서울역 KTX 열차 탑승장까지 진입하면서 탑승하기 위해 들어오는 시민들을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이러니 촛불집회에서 퇴진구호가 나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등 난제가 겹쳐 있다. 국회와 힘을 모아도 부족한 이런 판국에 대통령 대행이 야당과 각을 세우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황 대행은 야당이 제안한 국회와 정부 간 협의체 구성에 반대한 뒤 정당대표와 개별 회동을 하자고 역제의했다.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도 비판받을 행동이다. 황 대행은 겸허한 태도로 과도기를 이끄는 ‘국정의 관리자’라는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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