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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6 [사설]기어코 현역 의원을 ‘대통령 보좌관’에 앉힌 독선

현역 국회의원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 ‘대통령 보좌관’이 국회 국감이나 인사청문회에서 행정부를 감사하고 대통령이 지명한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 비정상을 일상으로 지켜보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어코 새누리당 주호영·윤상현·김재원 의원을 정무특보로 공식 위촉했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대통령 특보에 기용하는 것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거스르고,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 위배한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소통’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무특보단 임명에서조차 불통과 독선의 정치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어서 개탄스럽다.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보로 활동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한다. 입법부의 기본 책무는 입법과 함께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는 일이다.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개인 참모에 불과한 특보를 맡게 되면 어떻게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겠는가. ‘윤상현 정무특보’가 청문위원으로 참석한 지난주 홍영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그런 우려가 단지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켰다. 현역 의원의 정무특보 위촉은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고 관리해야 할 하부기관쯤으로 여기지 않고는 강행할 수 없는 인사다.

‘친박’ 측근 의원으로 꾸려진 정무특보단은 정치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대통령이 국회, 여야 정당과 소통하려면 지도부나 의원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하면 된다. 강경파 친박 의원으로 구성된 정무특보는 당·청이나 국회 소통보다는 대통령의 ‘집달리’ 역할에 그치기 십상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청와대와의 소통을 위해 당 소속 의원인 ‘특보’를 거쳐야 하는 꼴사나운 모습이 펼쳐질 판이다. 삼권분립 위반 등 심각한 문제에도 친박 의원의 정무특보 위촉을 강행한 목적은 달리 있을 터이다. ‘소통’을 핑계 삼아 새누리당 비박 지도부를 견제하고 여당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 달 27일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된 주호영(왼쪽부터) · 윤상현 ·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출처 : 경향DB)


국회법은 국무총리·국무위원을 제외한 다른 직의 겸직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공익 목적의 무보수 명예직에만 국회의원의 겸직이 허용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대통령 특보에 위촉된 세 의원이 겸직 신고를 하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열어 국회법 저촉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삼권분립 정신과 국회의원의 도덕성·독립성을 보호하는 국회법의 겸직 금지 취지에 맞춰 ‘국회의원 청와대 특보’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청와대가 훼손한 삼권분립 원칙, 국회의 위상 실추를 바로 세울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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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