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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07 [여적]동백나무 심은 뜻은
  2. 2014.08.04 동백나무

독일 베를린과 경남 통영. 두 도시를 아우르는 인물이 있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1917~1995)이다. 선생은 통영에서 음악적 소양을 길렀고, 베를린에서 꽃을 피웠다. 선생에게 두 도시는 둘이 아닌 하나였다. 베를린에는 윤이상 하우스가 있고, 통영에는 선생의 이름을 딴 거리와 기념공원이 있다. 해마다 선생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도 열린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또 다른 상징물이 생겼다. 동백(冬栢)나무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베를린에 있는 선생의 묘소를 찾아 통영에서 가져간 동백나무를 기념으로 심었다. “선생이 살아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보시고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울었다. 그래서 고향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에서 두번째)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선생 묘지 앞에 동백나무를 심고 참배한 뒤 윤 선생 제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베를린 _ 서성일 기자

주로 11월~3월 꽃 피는 동백나무의 꽃말은 열정과 냉정을 담고 있다. 그래선지 예로부터 문인과 예술가들의 단골소재였다. “눈 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네”(이규보 시 ‘동백꽃(冬栢花)’). “목 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천년 푸른 하늘 아래 소리 없이 피었나니”(유치진 시 ‘동백꽃’).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이미자 노래 ‘동백아가씨’).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송창식 노래 ‘선운사’).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유명해진 프랑스 소설가 뒤마의 <춘희(동백아가씨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선생에게는 ‘망향의 한’이 서려 있다. 독일에서 음악공부를 하던 선생은 1967년 간첩조작사건에 연루된다. 동베를린간첩단사건이다. 2년간 국내에서 복역한 뒤 석방돼 독일로 건너가 1971년 귀화했다. 그 이후 흙이 될 때까지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동베를린은 한자로 동백림(東伯林)으로 표기하는데, 한자는 다르지만 동백나무와 발음이 같다.

선생은 동양과 서양, 남과 북을 아우르는 예술가로 추앙받고 있다. 그런데도 한쪽에서는 선생을 친북인사로 낙인찍는다. 북한을 21차례 방문했다는 이유를 든다. 올해는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다. 동백나무가 ‘해원(解寃)의 나무’가 됐으면 좋겠다.

조찬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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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권위 있는 연구자에 따르면 김수영 시인은 자유가 아니라 꽃의 시인이라고 해야 마땅하다고 한다. 시인이 남긴 작품을 조사해 보면 꽃이란 시어를 무려 127회나 부렸다는 것. ‘꽃’ 하나로 ‘꽃의 시인’의 지위를 누렸던 김춘수 시인이 듣는다면 뭐라고 하실까. 이제 시의 업(業)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나 고인(故人)의 반열에 드신 분들이니 그게 무슨 대수랴 싶기도 하다.

꽃이 홀연 자취를 감춘 계절. 가로수 줄기 끝에선 꽃잎 대신 매미소리가 펄, 펄, 펄 떨어져 내린다. 시인들은 이 수상한 시절을 어찌 견디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여름에 발표하는 시를 살피면 그 속내의 한 자락이라도 혹 알 수 있지 않을까. 종로도서관에서 계간지를 일별해 보았다. 내 수준을 함부로 벗어날 순 없고 그저 작품 속의 구체적인 나무나 꽃을 조사했다.

<논어>를 보면 공자는 제자들에게 <시경>을 읽으라고 한다. 조수초목지명(鳥獸草木之名), 즉 새와 동물, 나무와 풀의 이름을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시인들도 그런 영향을 암암리에 받은 것일까. 골짜기를 헤매듯 잡지를 뒤적이자 의외로 많은 동식물이 등장하였다. 그렇게 시의 생태계를 살피는데 문득 드는 생각. 나무 하나 들먹이지 않고 시를 생산하기가 힘들 듯 욕 한마디 없이 이 시절을 건너기도 참 어렵겠군. 그런 참인데 어느 페이지를 넘기자 내 마음을 딱 헤아리기라도 했다는 듯 이런 동시 한 구절이 있지 않겠는가. “아아아아아아아/ 시이이이이이이/ 가안시인배애가트은/ 어얼빠아지인노옴가트니이”(서정홍, 욕 공책)

4종의 계간지에서 확인한 것은 총 31그루. 반갑게 해당화도 있었다. 원예종을 제외하고 거의 알겠는데 모르는 나무가 하나 있었다. 왕동백나무였다. 시에 따르면 지옥에서 피는 나무라 했다. 내 근처에도 살 법했건만 도감을 보니 이승에는 없는 나무였다. 어쩌나. 시인들의 시상에 큰 도움을 준, 한겨울에 피었다가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동백나무를 여기에 심어 갈음하기로 한다. 차나무과의 상록 교목.


이갑수 | 궁리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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