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편안하게 숙면을 취해야 할 침대에서 문제가 터졌다. 매일 사용하고 있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침대에서 왜 방사능이 나올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이는 서양식 주거문화 유입 등 아파트 생활문화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출혈경쟁이 심한 침대 제작 업계도 여기에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접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대진침대는 “숙면과 건강에 좋은 음이온 발생 침대”라 홍보하면서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매트리스를 생산했다. 문제는 매트리스에 쓰는 천연석재(모나자이트)를 가루로 만들어 가공하는 과정에서 라돈이라는 방사성물질이 다량 나오게 되는 것이다.

5월 28일 서울 신문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라돈침대 피해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라돈침대’ 피해자가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지윤 기자

따라서 침구류뿐 아니라 건강을 빙자한 생활 속 유사 제품들도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라돈은 무색·무취·무미의 가스이므로 사람의 감각기관으로는 감지가 불가능하다. 불활성기체이므로 호흡을 통해 라돈가스를 흡입하면 심각한 폐질환을 유발한다.

원자력법은 우라늄광과 토륨광 등에 대한 사용 허가와 신고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방사성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모나자이트 같은 세부 광물에 대해서는 규제 자체가 없다.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2011년 서울 노원구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들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6월5일 “라돈 침대를 10년 정도 사용했다면 10만명 중 최대 2000명 폐암 사망 추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여 침대 사용자들에 대한 ‘건강영향평가’를 서둘러야 한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침대 공장 노동자, 방사능 원석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일했던 건설노동자, 운송과정에서 노출된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또 오래된 폐매트리스를 수거하여 다른 용도로 분해·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종사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노출도 조사해야 한다. 서둘러 수거하다보니 미처 챙기지 못한 전국 1만8000명의 집배원 노동자들의 건강검진도 이뤄져야 한다.

라돈 침대 사태를 계기로, 대기나 수질 등 환경이 오염됐을 때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지칭하는 ‘환경오염 위험인구’의 항목에 ‘유해한 생활용품 사용자’도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 유독 폐질환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곱씹어 봐야 한다. 아울러 석면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라돈 침대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환경성 질환 발생 즉시 피해자 현황을 파악하고 상담해주는 ‘생활환경 독성물질 예방센터’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엄청난 사태를 발생시킨 기업에 무한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종국 | 경실련 시민안전감시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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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10일 대진침대에서 검출된 라돈이 기준치 이내라고 발표했다가 5일 만에 기준치를 훨씬 웃돈다는 측정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총리는 “라돈 허용기준치 발표 번복과 관련하여 정부가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이 사실 불안해한 것은 ‘방사능 측정치의 번복’이라기보다는 ‘방사능 측정치가 기준치를 훨씬 웃돈다는 것’일 것이다. 라돈침대 피해자가 1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정부는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없었을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제정되어 2012년 7월부터 시행된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생방법)에 따라 가공제품에 의한 일반인의 피폭방사선량은 연간 1m㏜(밀리시버트)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 1m㏜는 외부피폭선량과 내부피폭선량을 모두 더한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가공제품 피폭선량 평가에 라돈에 의한 내부피폭선량을 고려하지 않았고,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음이온 스펀지와 음이온 매트리스 제품에 대하여 표면선량만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음이온 제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량이 자연방사선량 수준으로 측정되어 제품의 사용으로 인한 피폭선량은 무시 가능하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지난달 14일 ‘라돈 내부피폭 기준설정 전문위원회’를 개최하여 라돈, 토론에 의한 내부피폭 측정기준을 확립하고, 이 기준에 따라 평가한 내부피폭선량을 가공제품 피폭선량 평가에 반영하였다. 그 결과 외부피폭선량만을 잴 때와는 달리 기준치를 훨씬 넘는 높은 피폭선량이 측정되었고, 이튿날인 지난달 15일 이러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외부피폭은 병원에서 CT를 찍을 때처럼 방사능이 우리 몸에 들어오지 않고 방사선만 우리 몸을 통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피폭은 호흡기나 음식을 통하여 방사능이 우리 몸에 들어오고, 흡수된 방사능은 우리 몸속에서 지속적으로 24시간 방사선을 내보낸다. 이 차이점에 관하여 유럽방사선방호위원회 크리스토퍼 버스비 박사는 외부피폭이 난로 곁에서 불을 쬐는 것이라면, 내부피폭은 불덩이를 삼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즉 몸속에 방사능이 들어와 계속하여 피폭시키는 내부피폭은 외부피폭에 비하여 훨씬 위험이 크다.

그런데 라돈은 자연방사능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호흡을 통하여 기체 형태로 우리 몸속에 들어와 내부피폭을 시키는 전형적인 방사능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4년 보고서에서 천연방사성핵종 함유물질 흡입 시 내부피폭선량을 결정하는 주요 핵종으로 우라늄 계열과 토륨 계열을 지목하면서 원료물질 취급에 따른 종사자 피폭선량을 평가할 때 내부피폭선량 평가도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음이온 매트리스와 음이온 스펀지에 대해서는 표면선량만을 측정하여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한 것이다.

만일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금처럼 외부피폭선량뿐만 아니라 내부피폭선량까지 측정, 발표하였더라면 라돈침대는 제조, 유통될 수 없었을 것이다. 생방법은 인체에 접촉되어 사용되는 것으로 용이하게 섭취 또는 흡입할 수 있는 장난감, 화장품 제품에는 방사능을 포함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매트리스 같은 침구류 또한 인체에 접촉되어 수면시간 내내 방사능을 흡입하게 된다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으므로 당초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매트리스나 매트가 제조, 유통되도록 한 것 자체가 큰 잘못이었다. 그러므로 과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잘못된 라돈침대 방사능 측정으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에 대하여 정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김영희 변호사·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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