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17.06.12 [아침을 열며]문재인의 시공간
  2. 2017.06.07 [사설]“애국에 진보·보수 없다”는 문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의미
  3. 2017.06.05 [NGO 발언대]환경 대통령에 거는 기대
  4. 2017.06.05 [기고]일자리 공약이 성공하려면
  5. 2017.06.02 [기고]검찰개혁, 기소제도부터 손대자
  6. 2017.06.02 [사설]새 정부 3주 만에 협치 거부한 한국당, 아직 정신 못 차렸나
  7. 2017.06.02 [정동칼럼]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외교
  8. 2017.06.01 [사설]의도적 사드 보고 누락, 철저한 국방개혁이 답이다
  9. 2017.05.31 [사설]대통령도 모르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가능한 일인가
  10. 2017.05.30 [사설]문 대통령 해명도, 총리 인준 절차도 거부한다는 한국당
  11. 2017.05.29 [사설]꼬이는 총리 인준 문제, 시민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12. 2017.05.26 [녹색세상]4대강 감사가 못마땅한 자들
  13. 2017.05.26 [편집국에서]노회찬이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한 이유
  14. 2017.05.26 [기고]태양광·전기차 쓰는 청와대를 보고 싶다
  15. 2017.05.26 [사설]청와대 특수활동비 ‘셀프 삭감’, 권력기관 전체로 이어져야
  16. 2017.05.26 [사설]인권 뒷걸음 막는 국가인권위 위상 강화
  17. 2017.05.25 [사설]특사외교로 급한 불 껐지만 구체적 해법 찾아야
  18. 2017.05.23 [기고]‘2015교육과정’에 숨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19. 2017.05.23 [조호연 칼럼]북한과 미국, 공수가 바뀌었다
  20. 2017.05.22 [정동칼럼]촛불개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주일에 한 번꼴로 대중연설을 했다. 모두 인상적인데 그중 한 대목을 골랐다.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했던 인사말의 일부다.

추도식 몇 달 전, 지난 조기대선이 확정되지도 않았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인 문 대통령을 만났던 한 인사가 들려준 얘기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곁에 아무도 없었다. 손을 잡으려 했지만 잡을 수 없었다. 너무 늦어버렸다. 이제는 정말 잡은 손을 절대 놓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비서실장으로 국정운영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을 두고 국정운영을 해보고 대통령이 된 헌정사 최초 대통령이라고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 곁에서 느꼈던, 국민에게 손을 뻗어도 닿지 않고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종국엔 서로의 손을 거두고 5년을 마무리한 당시의 처연함과 회한은 대통령을 준비하면서 가슴 깊숙이 자리잡고 있을 게다. 5번의 연설 중 유독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국민 손을 놓지 않겠다”는 표현을 쓴 것도 그 때문이리라.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 뒤로 노 전 대통령의 전신 사진이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로 손을 잡는다는 건 서로가 공감 내지는 공유하는 게 있다는 얘기다. 정서적인 문제든, 이익의 문제이건, 정치적인 문제이건. 낯선 이가, 싫어하는 이가 불쑥 손을 내밀면 반사적으로 뿌리치기 십상이다.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 속에는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하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온 대통령이 함께 손을 잡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은 저마다 상대적인 개념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이제 한 달밖에 안됐냐는 생각도 들었다. 대선을 치른 게 언제인가 싶었다. 그 폭풍 같은 시간 동안 핵심 참모나 장관 인선은 신선했고, 업무지시를 통한 정책적 조치는 정권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했다. 전임 대통령 때도 취임 첫 한 달이 길게 느껴졌었다. 이유는 180도 다른데, 벌써부터 통치자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피로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늘 문제는 지금부터다. ‘문재인의 시간’도 이제 시작이다. 임기 60개월 중 고작 1개월이 지났을 따름이다. 정치는 결과로 평가받는데 본격적으로 숙제들을 풀어야 할 상황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제시한 과제, 대통령에게 놓인 현안은 쌓여 있다.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으니 점차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도 보일 것이다. 일자리 창출, 사회적 양극화 해소, 검찰개혁…. 쉬운 일은 없다. 한반도 안보 위기 문제는 지금까지 성공한 적이 없는 최고난도의 작업이다.

‘집권 100일 프로젝트’에 따라 속도감 있게 진행되던 국정운영도 주춤하고 있다. 1기 내각 구성이 지연되면서다. 새 정부의 국무위원 확정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명뿐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줄줄이 남았고, 추가경정예산안 문제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데 야당은 구심이 없다. 특히 제1야당이 그렇다. 대선 때는 승리보다 ‘대선 이후’ 주도권을 생각하더니 대선 이후엔 지리멸렬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를 얘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허니문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120석 소수 여당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목표 의식이 약하고, 리더십이 불안정한 야당은 대통령에게도 긍정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은 집권세력의 차지다. 한편으론,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에서 보듯, 다당제라는 게 묘해서 정치력이 발휘될 자리는 있다. 대선 때 거론했던 ‘통합 정부’까지는 아니어도 야당과 사안별 협력·연대는 가능할 수 있다.

개혁에는 기득권 집단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재계가 새 정부의 기조에 반발했다가 대통령의 옐로카드를 받고 일단 꼬리를 내린 것은 기득권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예고편인 셈이다. 이를 뚫고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적폐 청산이라는 개혁 과제는 결국 국민과 함께해나가야 할 일이다. ‘파격’ ‘깜짝’도 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매번 감동을 불러오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의 시간과 공간은 국민 속에서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통령의 절대적 권한은 패권을 낳지만, 국민 속에서 구축되는 것이라면 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꿔나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가끔은 국민이 어디 있는지, 아직 손을 잡고 있는지, 손 닿을 거리에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안홍욱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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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자를 확대해 새롭게 정의한 뒤 합당한 예우와 보상을 선언했다. 피로써 조국을 지킨 순국선열은 물론 민주화 인사들과 산업화에 헌신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 봉제공장 여성 노동자 등 시민들 모두를 애국자라고 천명했다. 순국선열, 호국영령과 함께 민주열사를 나란히 부르며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가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념의 정치를 청산함으로써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의 애국에 대한 폭넓은, 그리고 새로운 정의에 적극 공감한다. 한국인이 지난 100년간 식민지 시대에서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와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 다 애국이라는 인식에 동의한다. 조국을 지키는 목숨 건 행위뿐 아니라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시민들 모두 예외 없이 애국자로 칭송받아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어제 추념식 때 4부 요인들이 앉았던 대통령 옆자리에 목함지뢰 부상 병사들과 전몰 및 순직 군경 유족들을 앉힌 것은 의전 배려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평범한 시민들이 애국의 주역이었음을 확인한 당연한 예우다. 문 대통령이 보훈처의 위상을 격상하고, 애국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 또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이끌어낼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어제 추념사에서 가장 큰 울림을 남긴 것은 역시 애국으로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이다. 과거 보수 정권들은 예외 없이 애국과 보훈을 이념으로 덧칠하며 정치에 활용했다. 권위주의 정부는 전쟁 경험을 앞세워 진보를 종북세력으로 호도했다. 애국의 이름으로 무고한 생명들을 희생시켰다. 보훈단체를 앞세워 정치적 반대자들을 친북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일은 최근까지도 일상이었다.

애국이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인 양 치부하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 보수의 전위조직인 보훈단체들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특히 전역 장성들의 전유물로 전락한 재향군인회는 전역 군인 전체를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을 이루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보수세력은 더 이상 오도된 애국과 이념에 기대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물론 진보 진영의 안보에 대한 균형 잡힌 태도도 필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 또 다른 이념 논쟁을 촉발할 수 있음을 양 진영 모두 유념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가 국가통합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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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25일이 지났다.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구성, 2호 업무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검찰개혁과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강화도 언급했다.

환경정책만 살핀다면, 앞으로 국민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3호 업무지시는 미세먼지 응급 감축이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봄철 미세먼지의 주범을 잡겠다는 의지다. 곧바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6월 한 달간 가동 중단시켰다. 앞으로 30년 이상 된 10기는 조기 폐쇄되고 신규 건설은 중단되며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전력 총발전량의 30% 이내로 하향 조정된다. 친환경차는 판매차량의 10% 이상으로 확대되며, 노후 경유차와 같은 대기가스 다량 배출차량은 운행 금지된다. 충남권, 광양만권, 동남권의 제철·제강, 석유 정제, 시멘트 제조 등 산업단지는 특별 관리된다. 대통령은 ‘미세먼지 특별기구’를 직접 챙길 것이다.

1일 경남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리자 멈춰 있던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다. 창녕함안보의 수위는 5m에서 4.8m로 낮춘다. 연합뉴스

‘4대강 녹조라떼’도 해결의 실마리가 열린다. 6호 업무지시는 4대강 보 상시 개방과 정책감사였다. 지난 2일,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보 가운데 6개의 수문이 열렸다. 나머지 보 10개는 수질과 운영 평가 후 개방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환경부와 국토부로 각각 나뉜 수질과 수량 등 물관리 기능은 환경부로 이관해 통합된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절차적 문제를 다시 평가한다.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보 해체나 재자연화 여부는 위원회의 종합평가 결과에 달렸다.

‘탈원전’은 현안 중의 현안이다. 한국의 동해안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대로 총 18기가 가동되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대로라면, 원전 중심 발전 정책은 폐기되고 원전 제로시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 수립될 것이다. 신규 원전은 전면 중단되고 건설 계획은 백지화된다. 구체적으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중단, 설계 수명 다한 월성 1호기는 즉각 폐쇄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016년 4%에서 2030년 20%로 높인다.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경제성만이 아니라 환경성과 안정성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과 원전의 건설 단가는 대폭 상승할 것이다.

또한 사드 배치의 민주적·절차적 정당성도 재검토된다.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국회동의가 쟁점이다. 148만㎡인 성주골프장 부지의 사드 배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며, 4계절 조사,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안보라인은 해당 사업면적을 축소해 6개월 안팎에 끝낼 수 있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대신했다. 주민 동의와 사회적 공론화 과정도 건너뛰었다. 환경영향평가 완료 이전에 사드 핵심시설을 배치한 것은 사전공사 시행금지 위반이다. 불법사항으로 분명히 밝혀야 할 사안이다.

6월5일, 오늘은 환경의날이다. 국민은 신고리 5·6호기 중단과 월성 1호기 폐쇄, ‘탈원전 한국 선언’을 기대한다. 사드 대신 ‘동아시아 평화 선언’을 기대한다. ‘녹색성장’ 대신 명실상부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공생 선언’을 기대한다. 경제와 일자리, 노동 존중의 문제가 환경과 생명의 관점에서 경영되는 ‘에코-노믹스(eco-nomics) 선언’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새로운 모범’을 절실히 기대한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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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해왔던 과거 정부들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경제정책의 중심을 ‘사람’에 두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동안 우리 경제정책에서 ‘노동’은 항상 뒷전이었고, 노동조합은 집단이기주의라고 매도돼 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약속의 첫 행보라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있다. 노동시장의 ‘차별 문제’가 우선 개선돼야 일자리 정책이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저임금 및 단순 업무직들만 양산될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민간업체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여전히 핵심 업무 외에는 대부분 비정규직 및 간접고용, 외주화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의 위치에서 이윤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 나쁜 기업문화 행태다. 따라서 ‘직접고용’ 확대를 통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문화 정착이 가장 시급한 일자리 창출 과제라 할 수 있다. 청년실업 문제 해소 방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 산업에 독버섯처럼 번져 있는 외주화 남용은 고용불안뿐만 아니라 산업재해까지 양산하고 있다.

5월 24일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상황판 앞에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참모진에게 일자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필자는 지난 몇 년간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무료취업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구인구직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느낀 바는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당근과 채찍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정규직으로 직접고용을 하는 업체들에는 각종 훈포장 및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 또한 각종 정부사업 입찰 시 가산점도 부여하고, 행정편의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반면에 상습체불과 불법파견, 위장도급, 기간제 남용 등 노동시장을 왜곡하는 악덕기업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채용 시부터 진입장벽이 투명해야 한다. 건설업의 경우 1000억원대 공사가 발주돼도 인력 채용공고 자체가 없다. 음성적 비리가 여기에서부터 싹튼다. 하청, 재하청 등 다단계 하청으로 내려가면 누가 진짜 사장인지 구분도 모호한 사업장들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러니 청년 구직자들은 대기업 취업만 바라보며 세월을 보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후진적인 인맥 위주 채용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유료 직업소개소들은 고용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범람하고 있는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의 외국인 불법취업에 대한 철저한 단속도 필요하다. 구직자들이 ‘3D 업종’이라서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대우를 못 받으니 기피하는 것이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료 취업지원사업에 대한 대폭적인 확대 지원과 점검이 필요하다. 일자리의 질보다는 머릿수 채우기식 단기 일자리 알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성과지표’만 챙기다 보니 나타난 풍선효과다. 취업지원 업무를 하는 직업상담사 등 알선 업무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도 필요하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라 사기가 땅에 떨어진 채 알선 업무를 하고 있다. 그리고 관리직 직원들도 취업지원 업무 부서를 맡는 것을 매우 꺼린다. 따라서 승진 1순위 대상자를 이 같은 업무에 배치하는 것도 유인책이라 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정규직 채용·전환이 선심 쓰는 양 내려지는 ‘시혜’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괜찮은 소득에 안정되고 질 높은 일자리는 가정의 번영과 행복에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며 이는 국가의 의무다. 결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기업에 대한 지원은 ‘투자’라고 하면서 노동에 대한 지원은 ‘비용’처럼 인식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불안정한 형태의 고용이 사라지지 않는 상태에서 정부의 각종 노동 지원 정책은 세금만 허비하는 일일 뿐 병 자체를 고치는 근본적인 치유책은 되지 못한다. 노동의 양극화로 인한 깊은 골을 하루속히 메꿔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처하고 다가오는 4차산업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박종국 | 전 무료취업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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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정윤회 문건, 성완종 리스트에 이어 우병우 사건 수사에 이르기까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또한 검찰 고위간부가 지위를 악용해 100억원 이상을 치부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간부들이 돈봉투를 주고받으며 만찬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검사를 발탁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윤석열 검사는 국정원 댓글사건을 정치권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하려다 한직으로 밀려난 강직한 검사로 평가받았다. 국민들은 윤석열처럼 정의로운 검사를 원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러한 국민들의 여망을 받들어 윤석열을 발탁한 것을 두고 검찰청법의 절차 규정을 들먹이는 것은 치졸한 발상이다. 직선 대통령이 갖는 민주적 정당성에 비추어 검찰 인사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제청과 검찰총장의 의견 개진은 결국 대통령의 검찰 인사권을 보좌하는 절차적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파격 발탁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청사로 출근해 차장검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환영하면서 새 정부의 검찰개혁이 검찰 간부들의 물갈이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오늘날 우리 검찰의 문제점은 잘못된 검찰 인사 못지않게 제도적 측면에서 기인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검사에게 기소독점권과 기소재량권을 허용하고 있는 기소제도가 가장 큰 문제이다. 이러한 기소제도가 검찰을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으로 군림하게 만들었다. 최근 검사의 기소독점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이 제출된 상태이다.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지만 이것만으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사실은 검사의 기소독점권보다 무제한의 기소재량권이 더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 검사들의 기소재량권은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에게 무제한의 기소재량권을 허용하는 기소제도는 반복되는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존속할 수 있게 했다. 검찰은 과거 전두환을 기소유예했다가 김영삼 정권의 요구로 다시 기소해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렇게 중대한 범죄자도 기소유예를 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기소제도의 현실이다. 전관예우도 검사들의 기소재량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골자로 하는 현행 기소제도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에게 무제한의 기소재량권까지 허용하는 것은 헌법상 명확성의 원리, 비례성의 원리, 적법절차의 원리, 체계정당성의 원리 등에 위배된다. 무엇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가능하게 하여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에도 반한다. 한마디로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를 구성하고 있는 법치국가 원리에 위배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기소편의주의를 폐지하고 기소법정주의를 도입해야 한다. 검사는 피의자를 수사한 결과 범죄자로 밝혀지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 기소법정주의만이 검찰을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구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헌법적으로 보아도 기소법정주의가 법치국가 원리에 더욱 부합한다.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법치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도 기소법정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소법정주의가 형사사법 업무를 증가시키는 부담도 없지 않겠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예외를 허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 기준으로 법정형이 징역 3년 이상인 중대 범죄에 대해서만 기소법정주의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부득이 기소유예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독일처럼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검사에 대한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검사에 대한 인사권과 보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도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검찰 인사 개혁만으로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어렵다. 정권의 향배와 상관없는 검찰개혁을 성공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현행 기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김하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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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불참을 선언했다. 여권이 한국당의 반대에도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을 처리한 것으로 볼 때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봐야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설명회의 장이 될 게 뻔하다는 이유였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매주 여는 4당 원내대표 회동에도 불참할 뜻을 비쳤다. 취임 인사차 오겠다는 이 총리의 방문도 거절했다. 여야 협치가 새 정부 출범 3주 만에 제1야당의 거부로 시작도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야당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해 적격성을 따지는 것은 시민의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다. 그러나 어제 정 원내대표가 내세운 협치 거부 논리는 동의하기 어렵다. 정 원내대표는 기초 자료 제출 거부로 의혹이 해명되지 않았음에도 이 총리에 대한 인준을 강행처리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이 다 동의안 처리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여론조사 결과 시민의 3분의 2는 이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왔다. 시민을 설득하지 못한 채 총리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것은 누가 봐도 과도하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리인준 처리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협치는 시대적 요청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치가 아니고서는 당면한 국가적 위기와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갈 수 없다는 현실에는 한국당도 동의하고 있는 바다. 박근혜 국정농단을 지켜본 시민들은 당리당략과 진영 논리를 뛰어넘는 새 정치를 갈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당은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대여 공세,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몰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가 90% 가까이 되는데도 잘한 게 하나도 없다는 투다. 이렇게 묻지마 비판으로 일관하는 한국당에 지지를 보낼 이성적 시민은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인수위를 구성할 틈도 없이 국정운영을 맡았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초래한 것은 다름 아닌 한국당이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그에 대해 자성·자숙하는 게 옳다. 그리고 정부·여당을 향해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협력할 때는 협력하며 민생을 챙기는 새 정치에 나서야 한다. 이런 시민적 기대는 외면한 채 총리 인준 처리 방식을 꼬투리 잡아 협치를 거부하는 것은 한 세대 전의 낡은 수법을 쓰는 못난 야당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민은 한국당이 집권할 때도 그와 다르지 않았음을 잊지 않고 있다. 정부 발목만 잡아도 야당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즉각 태도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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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3주가 흘렀다. 비상식과 적폐, 그리고 부재와 공백의 시대를 지나 하나씩 살려내고, 건져내며, 바꾸려는 모습들이 짧은 시간의 속도마저 추월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이다. 상식의 회복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반전과 대조가 만들어내는 과거와의 격차에 가슴이 뛰며, 국민을 섬기는 진정한 정치의 귀환을 보며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과장된 희망이 가미된 것이라고 해도 벅찬 시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희열만큼이나 낯선 동시에 자각몽처럼 두려움이 공존하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촛불혁명으로 시작해서 탄핵 인용으로 이어진 모든 과정은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 승리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광화문의 기적’의 결실이며,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은 이제 “이게 나라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 세월호처럼 침몰하던 대한민국을 건져 올렸고, 건져진 대한민국은 다시 세월호를 건져 올린 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래도 시작에 불과하다. 필자는 대선 직전 칼럼에서 3개의 질곡을 극복할 수 있는 지도자를 열망했었다. 촛불혁명의 의미를 심장 깊이 새김으로써 민주주의 훼손의 역사, 불평등의 헬조선을 만든 천박한 자본주의, 그리고 기득권 안보장사꾼들이 만든 분단체제의 종북프레임을 청산할 막중한 임무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싶다. 혼자 이뤄낼 수도 없고, 한 번의 정권창출로도 불가능하지만 목표는 선명해야 한다. 설익은 통합론으로 청산과 갱생의 시대적 요구를 희석해서는 안될 말이다. 진정한 반성 없이 거짓 통합론 뒤에 숨어 어떻게든 모면하고 살아남으려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7년 6월 2일 (출처: 경향신문DB)

사드 추가 반입에 대한 보고 누락은 이런 적폐를 드러낸 충격이자 경고다. 권력교체의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오히려 사드 배치를 가속화시켰던 것은 민족의 생존과 국익을 결정하는 외교·안보·통일정책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았고, 이는 정부가 바뀐 뒤에도 변하지 않았음을 재확인해준다. 탄핵 인용 후 대행정부는 국익보다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 뛰는 행동대원 같았다. 게다가 사익까지 챙겼다면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미·중은 한국을 인질로 갈등을 격화하고, 일본은 재무장을 가속화하고, 러시아는 호시탐탐 개입을 도모하며,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는 극히 어려운 외교환경에서 최선의 자세와 최상의 실력으로도 모자란데, 그들은 무능과 반란 사이에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트위터에 올렸던 안도현 시인의 시구를 떠올리게 만드는 상황이다. “그날은 절대로 쉽게 오지 않는다. 그날은 깨지고 박살 나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다음에 온다. 그날은 참고 기다리면서 엉덩이가 짓물러진 다음에 온다. 그날은 그날은 고대하는 마음과 마음들이 뒤섞이고 걸러지고 나눠지고 침전되고 정리된 이후에 온다.”

대선 직전 시사주간지 ‘타임’은 표지모델로 문재인 후보를 내세우면서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지금 한국 외교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리더십이다. 우리 외교는 일차방정식의 진영외교, 친미편승외교, 또는 아웃소싱외교로 불안정한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이해상관자(stakeholder)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도리어 모두로부터 소외를 가속화해왔다. 사드 배치는 미국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이고, 사드 철수는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구도가 되었고, 이는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었다. 우리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권력의 제로섬 게임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경고하는 함의를 가진다.

너덜너덜해진 한국 외교는 신정부가 말하는 국민외교로 회복해야 한다. 국민외교는 국민을 위한 위민(爲民)외교이자, 국민에 의한 의민(依民)외교이다. 균형외교라는 트라우마를 가진 용어는 동원하지 않더라도 중국과의 협력을 증진하면서도 대미관계의 손상을 초래하지 않는 외교가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가치외교를 던지고 힘의 외교를 앞세울 때 우리는 오히려 다자외교를 통해 가치를 강조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평화결손의 한반도가 그 결손을 메움으로써 세계에 희망을 던질 수 있다. 한국 우선의 국익을 추구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을 향해, 세계를 향해 협력과 평화공존, 민주주의 같은 가치외교의 기치를 올려야 한다. 시발점은 남북관계 개선이고 종착점은 동북아평화가 될 것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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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어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국방부가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사드에 대해 제대로 보고했다고 주장하자 청와대가 작심한 듯 다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사드 추가 배치를 파악하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국방부 보고서 초안에 들어있던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 문구 등이 최종적으로 삭제되면서 두루뭉술한 내용만 보고됐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됐다는데요’라고 묻자 한 장관이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국방부가 사드 보고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 장관에게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의혹에 대해 “지시한 일이 없다. 지시할 일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연합뉴스

한민구 국방장관과 국방부는 보고 누락 논란이 오해라는 투로 해명하고 있다. 군통수권자에게 충성을 다하는 군의 특성상 고의 누락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의 이런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국방부는 이미 사드 도입에서부터 배치까지 불투명한 태도로 국민적 불신을 자초했다. 발사대 4기 등을 추가 반입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공식 확인한 적은 없었다. 정상적이라면 국방부는 사드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서 보고했어야 한다. 언론 보도로 추가 배치 사실이 일부 알려졌다는 것으로 잘못을 면할 수 없다. 보고서 초안에 들어 있는 ‘사드 추가 반입’에 대한 내용을 삭제한 이유가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 군 통수권자가 중시하는 사드 배치 문제를 처음 보고하면서 민감한 내용이라고 할 수 없는, 사드가 몇 기 배치됐느냐는 단순한 부분까지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은 충격적이다.

더구나 사드 추가 배치 보고를 누락한 것이 미국의 보안 유지 요청을 감안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명백한 국기문란이자 문민통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들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가 사드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사건을 침소봉대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진실 공방 논란으로 이어질 조짐도 있다. 청와대는 이를 감안해 조속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

사드 보고 누락 논란은 또한 강도 높은 국방개혁의 필요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국방부 자체 역량과 논리로는 군의 적폐를 청산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 시민의 시각에서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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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대의 국내 추가 반입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를 국내에 추가로 반입한 사실을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 때 누락했다. 군이 중대한 안보 사안을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모르게 다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철저 조사를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청와대는 25일 업무보고에서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밴드 레이더의 반입만 보고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방부는 다음날인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4기의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했지만,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규명해야겠지만 국방부가 업무보고에서 추가 반입 사실을 누락한 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림마당] 2017년 5월 31일 (출처: 경향신문DB)

그간 사드 배치와 관련한 국방부의 행태는 국민주권에 대한 폭거나 다름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부터 시민사회와 야권의 사드 배치 재검토 요구를 묵살한 채 밀어붙이더니 탄핵 이후에도 군사작전을 하듯이 야밤에 사드 장비 국내 반입, 경북 성주 배치 등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부재 중에 중대 안보 사안인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알박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정부 시기가 아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문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사드에 대해 전 정부와 달리 국회 비준 등 재검토 방안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그런데도 국방부가 보고를 누락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혼란스럽다. 사드를 둘러싸고 국론이 분열되고 중국의 보복조치가 이어지는 엄중한 현실을 고려하면 보고 누락을 단순 실수로 보기는 어렵다. 설령 단순 실수라 해도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북핵 위협 등 안보위기 상황에서 군의 기강 해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실수를 가장해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군 통수권자에게 항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드는 국제 문제이자 민감한 국내 쟁점이기도 하다. 외교, 안보,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남북, 한·중, 한·미 관계를 두루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문제다. 당연히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과도 연계해야 한다. 결코 소수의 군인들이 좌우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한민구 국방장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이 무겁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드 기습 배치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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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준비 부족으로 논란이 벌어졌다며 “야당 의원들과 국민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국민사과한 지 사흘 만에 문 대통령이 다시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약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5대 비리 공직 배제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6월 임시국회를 하루 앞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국회 본관 제3회의장에 이 후보자 명패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김창길 기자

문 대통령의 어제 해명은 한마디로 약속한 인사원칙을 적용할 세부 기준을 마련할 틈 없이 인선을 진행하다 보니 실수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다만 인사원칙을 훼손한 것이 아닌 데다 앞으로 지키겠다고 한 만큼 직접 사과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4당 원내대표와 만나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새 기준도 제시했다. 장관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배제하고, 투기성 위장전입에 대해 시기를 불문하고 사전 검토를 강화하기로 했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 빈말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인사에 대한 새 기준을 여야가 만들어주면 그에 따라 인선하겠다고도 했다. 야당 요구를 전부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재발방지 대책 등으로 어느 정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인준 동의안 처리를 거부했다. 문 대통령이 시민 앞에 직접 나서서 해명하지 않은 데다 위장전입에 대한 판단 기준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대통령이 총리 인선에서부터 인사원칙을 어긴 데 대해 야당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당선과 함께 취임한 악조건을 무시하고 내각 구성을 지연시키면서까지 대통령에게 무조건 항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당이 진정 시민을 위해 정부 견제에 나선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위장전입 이외에 다른 하자가 발견되지 않은 총리 인준을 먼저 처리한 뒤 나머지 인사를 청문회에서 엄정하게 검증하는 게 옳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어제 총리 인준에 협조하기로 결의해 인준안 처리는 기정사실화됐다. 이 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 찬성 의견이 72.4%로 반대 15.4%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여론조사도 있다. 한국당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정부 출범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를 감안해야 한다. 청문회가 줄줄이 예고돼 있는데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에 매달리는 것은 소모적인 정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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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위장전입 문제를 둘러싼 야당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 인준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어제 공직자에 대한 새로운 검증 기준을 여야가 함께 마련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야당은 당장 새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 인준과 조각이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새정부 28일 국회 본관 1층의 불 꺼진 복도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회의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후보자의 인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국회 인준 시한인 31일까지 인준안 처리가 불투명하다. 김창길 기자

이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위장전입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문 대통령이 스스로 첫 인선에서부터 원칙을 어긴 점은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이것은 총리 인준 및 조각과 연계할 수 없는 별개의 문제다. 더구나 이번 위장전입을 과거 사례와 똑같이 간주해 이 총리 후보자 인준을 지연하려는 야당의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전에 없이 조기에 공직 후보자의 인선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까지 제시했으면 야당은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 원내대표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민주당이 청문회에서 과도하게 공격했다고 자성까지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통해 사과했음에도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는 것은 과도하다.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직자들의 검증 기준을 여야가 함께 마련하자는 제안을 외면하는 태도도 인준 지연의 저의를 의심케 한다. 이 후보자 부인이 학교 배정의 편의를 위해 위장전입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재산상의 이익을 노린 위장전입과는 성격이 다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경우는 해외연수 등에 따른 것이어서 통상적인 위장전입으로 보기 어렵다. 시민의 시각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 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지연되면서 후속 장차관 인선까지 늦춘다고 한다. 새 정부가 조각에서부터 삐걱대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될지 답답하다. 여당은 야당을 설득해 총리 인준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각당 대표에게 연락해 직접 총리 인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 같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야당이 과거 자신들이 한 일은 까맣게 잊고 청문회 인준에 몽니를 부리는 것은 구태의연하다. 새 정부 발목잡기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인사청문의 기준을 세우는 데 즉각 동참해야 한다. 여야 모두 협치를 기대하는 시민들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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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 감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4대강의 죽음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수 국민에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당시 70% 이상의 국민이 반대했고 해마다 4대강이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기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는 국민 절대다수가 원하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이 절차상 이유를 들며 곧바로 감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하자 24일 한국환경회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였다.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9.5%가 4대강 사업은 물론이고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국책사업에 대해 재조사에 찬성했다. 4대강 사업 재조사는 전 국민적 관심사로, 새로운 정부가 이를 묵과한다면 오히려 국민 뜻에 반하게 된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정의당 94.7%, 더불어민주당 92.5%, 바른정당 71.5%, 국민의당 69.4%, 자유한국당 29.4%가 재조사에 찬성하고 연령별로는 40대 87.1%, 19~29세 86.1%, 30대 83.6%, 50대 78.8%, 60세 이상 66%가 찬성한다. 결국 재조사 없이 그대로 덮어둬야 한다는 의견은 일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나 60세 이상 노령층 일부에 그친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7년 5월 25일 (출처: 경향신문DB)

그런데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에서는 재조사 조치에 대해 ‘정치감사’ ‘이명박 정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보복 감사’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감사와 재판, 평가까지 끝난 전전 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내서 정치적 시빗거리로 만들려 한다며, 오히려 후속사업을 완성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해서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변한다. 당시 침묵했거나 비판에 소극적이었던 보수언론지들의 프레임 또한 다르지 않다.

4대강 사업 재조사가 ‘정치보복’인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4대강을 제대로 회복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과 처벌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재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녹조 범벅인 강에 물고기들의 사체가 떠오르고 시궁창이나 하수구에나 사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강바닥에 우글거리는데도 4대강 사업이 성공한 사업이라고 우기는 그들 말을 과학적 조사 없이 받아들이고 아무런 조치도 처벌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가? 잘못이 없다면, 떳떳하고 정당하다면, 오히려 이참에 시시비비를 확실하게 가리는 쪽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한나라당 출신 정치인들이나 이 사업을 앞장서 옹호했던 소위 전문가들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 걸까? 4대강 사업 예산을 날치기 처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4대강 사업을 앞장서 옹호했던 자신들의 행동과 신념이 옳았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잘 알려진 것처럼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는 2011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긍정적 평가를 내린 건 이명박 정권 당시에 이뤄진 1차 감사뿐이었다. ‘셀프감사’를 통한 면죄부 주기였다. 나머지 감사에서는 모두 4대강 사업을 계획부터 재정지원까지 졸속으로 추진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평가했다. 그런데도 담합에 참여한 건설회사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만 있었을 뿐 책임 있는 정책결정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정당성 있는 4대강 재조사를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은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고 생명의 4대강을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시민적 열망에 대한 모독이다. 이제라도 우리 국민은 알아야 한다. 혈세 22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서 강을 파괴한 허무맹랑한 이 사업이 왜 추진되었는지, 어떻게 제대로 된 국민적 동의 없이 추진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책임 있는 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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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 조각을 매일 갈았지만, 저녁때면 피로 흠뻑 젖었다. 천을 들어 올리면 내 손에도 살점이 달라붙었다. (중략) 작은 실밥 하나조차도 그에게 상처를 입혔다. 실수로 남편 피부를 긁기라도 할까봐 나는 피가 날 정도로 손톱을 짧게 깎았다.’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노벨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핵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거나, 핵사고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있지만 내게는 그의 책처럼 가슴이 저릿한 작품은 없었다. 

문학포럼 참가차 방한한 누르딘 파라 역시 한국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소말리아 출신 작가다. 단지 직업적 관심 때문에 그의 소설 <지도>를 찾아 읽었다. 이 소설은 종족 갈등 때문에 살해당하는 여성과 양아들 이야기다.

‘짧게 말해, 인생은 곧 제물이다. 짧게 말해, 인생은 곧 피다. 하나의 대의명분과 하나의 나라를 위해서 누군가 흘리는 피다. 인생은 적의 피를 마셔 이루는 복수다.’

책 말미에 나오는 이 구절은 아프리카 부족 간의 피와 복수의 악순환을 요약한다. 아프리카 종족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서방과 한국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다. 비록 소말리아 내전의 역사적 배경과 과정에 대한 지식이 일천했지만 소설을 통해 그들의 핍진한 삶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국회를 찾은 문 대통령이 정의당 대표실에서 노회찬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는, 이런 게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은 타자의 눈을 빌려 세계를 보는 것이다. 가슴 귀퉁이에 타자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게 아니고 모두가 타자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게 문학이다. 독자는 문학을 통해 아프리카로 갈 수도 있고, 시대를 거슬러 전쟁터나 혁명의 현장으로 갈 수도 있다.

역사가가 사건에서 뼈와 골수를 찾는다면, 문학가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가슴을 헤집는다. 역사는 머리에 대응하고, 문학은 감성에 반응한다. 역사는 사건의 현장에 독자를 구경꾼으로 부를 수 있지만, 문학은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독자를 사건의 중심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문학의 나무는 고뇌와 슬픔의 현장에서 잘 자란다. 1830년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소설 <레미제라블>을 통해 민중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역사가 홉스봄은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 등 이중혁명의 시대만큼 거장이라고 할 만한 소설가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난 때가 없었다고 했다. 이 시대는 프랑스의 스탕달과 발자크, 위고의 시대였고, 영국의 오스틴과 디킨스와 새커리와 브론테 자매가 활동했다. 러시아의 고골리와 젊은 도스토옙스키, 투르게네프 등이 등장했다.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먹고살 만해져서 문학이 꽃을 피웠던 것이 아니다. 귀족과 사제, 부르주아는 온갖 호사를 누렸는데도, 노동자들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불화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가들은 그늘 속에서 울부짖는 목소리를 기록했던 것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는 <82년생 김지영>은 82년생 여자와 가족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다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새로운 것은 없다. 동시대를 사는 남자도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에서 태어난 남성이 겪은 세상과 차별을 몸에 각인하면서 살아온 여성이 산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시대의 가슴에 상처를 입힌 것들은 문학이라는 이름을 입고 불쑥 부활하곤 한다. 김탁환은 세월호 참사의 잠수부 이야기를 다룬 <거짓말이다>를 썼다. 이건 시작이다. 앞으로도 세월호 문학, 강남역 문학, 구의역 문학이 나올 것이다. 물론 하나의 사건이 이야기로 육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 때 초등학생이었던 한강이 <소년이 온다>로 5·18을 다시 소환한 것은 34년이 지난 2014년이었고, 김숨이 87년 민주화운동 때 숨진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소재로 <L의 운동화>를 낸 것은 29년이 지난 2016년이었다.

삶의 경계는 무한하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자신들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관계의 배열, 힘의 이동, 서열과 역할, 이익과 손해의 규모로 세상을 보기 십상이다. 그렇게 볼 때 인간은 하나의 ‘쪼가리’로 전락하기 쉽다.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소설 읽기가 도덕 및 정치이론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도덕적 정의와 법적 정의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를 ‘시적 정의’로 표현했다. 문학을 통해 한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낱낱이 볼 수 있고, 고민과 고통을 나눌 수 있다면 이걸 문학적 정의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최병준 문화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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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상 최초로 ‘탈원전’ ‘탈석탄’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신규원전 백지화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를 약속했고, 지난 15일에는 노후 석탄발전소 일시중단과 조기 폐쇄를 지시하기도 했다. 에너지 정책에 ‘대전환’이 일어날 조짐이다. 2015년 기준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70%는 석탄발전소(38.7%)와 원전(31.2%)에서 생산된다. 신재생에너지는 4%, 그나마도 폐기물과 폐목재가 75%를 차지한다. 기존 전력산업 인프라 구성과 산업규모를 감안하면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격렬한 반발도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료부터 원전·석탄발전 산업계, 학계, 언론이 나서서 전기요금 상승, 경제 영향, 재생가능에너지 불가론을 펼치며 기존 정책을 고수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에너지전환 정책의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목표로 에너지전환 정책을 누가, 어떤 구조와 방식으로,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 4월13일 문재인 후보는 삼척, 영덕, 경주, 부산, 울진, 대전지역 주민들과 “대선 이후 6개월 이내에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탈핵국민위원회’를 구성하여 향후 탈핵 로드맵을 논의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을 잘 지키면 좋겠다. 시민들과 함께 탈핵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만들면서 에너지 생산·소비방식, 산업과 경제구조, 에너지가격과 세제개편 정책을 같이 설계해보자.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에너지효율 개선과 더불어 재생가능에너지와 LNG 발전을 확대할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바다에서 바라 본 고리 원전 3호기(왼쪽)와 4호기 냉각재 과다 누설로 28일 일시 정지된 고리원전 4호기. 이상훈 기자

더불어 시민들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자신감’과 ‘상상력’을 갖출 프로젝트도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원전과 석탄 중독사회에서 너무 오랫동안 살아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제일 낮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인식도, 신뢰도 바닥이다. 필자도 독일에 직접 가서 두 눈으로 보고서야 독일 전체 전력의 33%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자립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올리고, 태양열, 지열, 압전소자,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광화문시대가 열리면 청와대를 에너지효율 건물로 리모델링해 공개해도 되겠다. 효율기술을 적용하면 생산에 필요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용량을 줄일 수 있다. 청와대의 변신은 시민들에게 에너지전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청와대를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이 구현된 전시장이 아니라 계획부터 실행까지 시민이 참여하는 에너지전환의 현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 1번가’처럼 ‘청와대 100% 에너지 자립’ 사이트를 열어 시민이나 기업이 다양한 기술을 제안하고, 토론해서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촉발될 것이다. 시민들이 직접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도 설계해보자. 청와대에 올리는 태양광에 출자할 수도 있고, 태양광 기와 모듈은 이름을 달아 기부받아도 좋겠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 새로 짓는 발전소의 70% 이상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설비이다. 중국은 에너지발전전략행동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420조원을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한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에너지 분야 일자리가 바로 태양광이다.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이 80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제 우리도 바뀔 때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일자리와 도시재생 정책도 에너지 전환과 융합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원전과 석탄의 양 날개로 날았다. 이제는 과감히 에너지효율과 재생가능에너지로 날개를 바꿔보자. 이미 원전과 석탄의 빈자리를 채울 대안이 있다. 지금까지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청와대 100% 재생가능에너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날 밀양, 청도, 경주, 영덕, 삼척, 당진, 부산 고리 등 그동안 에너지정책으로 고통받았던 지역 주민들도 모두 초청하면 좋겠다. 새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유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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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5일 내년 예산부터 특수활동비를 올해보다 31%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편성된 올해 특수활동비는 53억원(42%)을 절감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특수활동비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조치는 당연히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하기에 앞서 커피를 직접 잔에 따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특수활동비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집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활동 수행에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엄연히 국민 세금인데도 영수증 없이 쓸 수 있게 했다. 어디에 썼는지 사용처도 공개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눈먼 돈’이요, ‘깜깜이 예산’이다. 그렇게 쓴 돈이 지난 10년간 8조5631억원이었다. 최근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 간부들에게 70만~100만원씩을 건넨 ‘돈봉투 만찬’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다른 기관들도 부하 격려금 등으로 펑펑 나눠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008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매달 특수활동비 4000만~5000만원 중 일부를 생활비로 쓴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다.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특정업무경비를 단기투자상품에 넣어두고 재산 증식에 이용한 파렴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헌재 소장에서 낙마했다. 이런 일들이 터질 때마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단맛에 익숙해진 해당 기관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되레 매년 증액해 지난해에는 19개 기관 특수활동비가 8870억원이었다. 국가정보원이 절반가량(4860억원)을 쓰고, 국방부(1783억원), 경찰청(1298억원)이 다음이었다. 국정원은 댓글 작업에 동원한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아스팔트로 몰려나오는 극우 단체들에도 특수활동비에서 돈을 빼내 줬다. 이런 데 쓰려니 특수활동비가 필요했지 싶다. 이제 공직자가 세금을 쌈짓돈처럼 쓰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 업무 특성상 꼭 필요한 데가 아니면 폐지하거나 최소화하고, 사용 뒤엔 반드시 증빙자료를 남기도록 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회의를 위한 식사 외에 가족의 식비, 의복비 등은 모두 사비로 결제하겠다고 했다. 관저에서 사용하는 치약·칫솔도 개인돈으로 사겠다고 했다. 진작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할 정도로 당연한 처사다. 대통령을 필두로 공직사회는 더 투명해지고 더 깨끗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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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지시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문화된 인권위의 대통령 특별보고를 부활하고, 정부 부처에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기관과 기관장 평가 항목의 하나로 인권위 권고 수용지수 도입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제시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잃고 인권 지킴이로서의 본령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인권위가 인권 견인차로서 거듭나기 바란다.

국가인권위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의 침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국가기관이다. 권력에 대한 인권적 감시와 견제가 주요 활동이기 때문에 권력에 대한 독립성이 필수적이다. 김대중 정부 때 출범한 인권위는 왕성한 활동으로 성과가 높았다.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고용허가제 도입, 초등학생 일기장 검사 폐지 등을 권고하고 의견표명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인권위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조직은 축소되고 예산은 삭감됐다. ‘인권 문외한’인 현병철 위원장과, 뉴라이트 및 비리검사 출신 등 일부 상임위원에 대한 자질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용산참사 사건 재판 등 사회적 현안에 침묵하고, 공권력의 잘못을 옹호하는 반인권적 조치가 잇따랐다. 그 결과 세계 인권기구 연합체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로부터 잇따라 3차례나 등급보류 결정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인권 선진국이 단 몇년 사이에 인권 후진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 제고를 천명한 25일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의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이준헌 기자

인권위의 위상 추락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권 무시는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시민 삶의 질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관심과 지시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번 조치는 자생력을 상실한 인권위를 소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처방에 그쳐야 한다. 특히 대통령이 인권위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자칫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핵심으로 하는 인권위의 존재 의의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권위가 부끄러운 과거를 딛고 인권의 보루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권 친화적 인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더 이상 현병철 위원장은 없지만, 아직도 인권 문외한이나 동성애 혐오론자 등 부적절한 인사들이 남아 있다면 인권위의 위상을 높이기 어렵다. 정권의 시녀 역할에 익숙해진 조직 문화도 뜯어고쳐야 한다. 인권위는 최후의 인권 지킴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스스로 자기 역할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인권위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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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미국과 중국, 일본을 다녀온 특사단과 간담회를 열고 활동 결과를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 활동에 대해 “(정국이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생긴) 오랜 외교공백을 일거에 다 메우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도 그렇고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그렇고 우리가 할 말을 좀 제대로 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미.중.일 특사단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 특사로 다녀온 이해찬 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 특사 문희상의원,미국 특사 홍석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문 대통령 ,중국 특사 이해찬 전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특사 활동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특사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 행정부에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설명, 새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히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트럼프가 홍석현 특사에게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로 (북한과)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평화’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점이 주목된다.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 있지만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변화의 모멘텀은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중국 정부로부터 사드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한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일본에 확인시켜주고 국내 여론도 다독였다. 미·중·일 3국에 새 정부의 뜻을 전달하면서 협력 체제의 초석은 놓은 셈이다.

하지만 특사의 활동은 급한 불을 끈 정도이다. 미국이 핵 포기를 위한 북한의 행동 변화 없이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은 확고하다. 북한은 새 정부 출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측도 특사단에 사드 배치의 실질적 (철회) 조치 없이 한·중관계의 복원은 어렵다고 했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 이행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주변국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놓인 기본 조건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고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어내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당장 중국의 사드 보복을 풀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를 동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음달 있을 한·미 정상회담 등 양자 외교를 통해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대북 국제 제재의 기조를 허물지 않으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문재인 외교안보팀의 과제 풀기는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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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취임 3일째를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은 ‘상식과 정의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해 중등의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면서 2018년부터 적용할 예정인 국·검정 혼용체제를 검정체제로 즉각 전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검정체제로 전환한다는 재수정 고시를 16일자로 행정예고하였다. 몇 년 동안 한국사회를 편 가르고 적대감을 증폭시킨 국정화 갈등이 마침내 종결된 것이다.

그런데 16일자 교육부의 ‘즉시 보도자료’에는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검정체제로의 전환만을 말하고, 2015교육과정에 따라 오는 8월3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의 심사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이다. 12일자 청와대 업무지시에는 ‘검정 교과서의 집필기간 확보를 위해 현행 2015교육과정 적용시기 변경을 위한 수정고시 등’을 이행하라고 나와 있는 데도 말이다.

교육부는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컨트롤타워가 부재해서, 또는 청와대와 소통이 어려워서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심지어 출판사로부터의 소송을 걱정한단다. 언론에서는 교육부가 진퇴양난에 처했다고도 말한다. 그런데 교육부도 언론도 국정제를 폐지함에도 불구하고 2015교육과정을 지속해야 하는 명분이나, 폐기해야 하는 이유를 교육과정과 연관해 설명하고 있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는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래서 기억을 되짚어보자. 2015교육과정은 역사학계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회적 반발과 ‘효도 교과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2월 이 교육과정의 적용 시기를 1년 연장하여 2018년부터 적용하겠다고 결정하였다. 동시에 교육과정의 구성과 집필기준은 바꾸지 않은 채 국정체제를 국·검정 혼용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하였다. 따라서 검정체제라는 이름으로 8월까지 제출해야 하는 심사본은 검정으로 위장한 여러 버전의 예비 국정교과서에 불과한 것이다.

역사학자 다수가 2015교육과정을 반대한 이유는 전체 구성과 집필기준과도 연관이 있다. 2015교육과정은 중·고교 역사교육의 계열성을 무시한 채 시대별 생활문화사를 뺐거나 조금만 집필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중·고교 모두 지나치게 정치사 중심이다. 그렇다고 정치와 지역, 세계를 연관시켜 설명하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지도 않다. 폐기된 국정교과서가 증명했듯이, 세계와의 연관은 말 그대로 장식품처럼 처리되어도 무방한 구성이다. 내용 요소를 그대로 둔 채 분량을 100쪽 정도 축소해 제작하도록 하고 있으니 한국사를 서술하기도 벅찬 것이다. 근현대사보다 전근대사를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하고 있어 역사교육의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우선 당장은 대통령의 지시처럼 적용 시기를 바꾸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국정체제를 폐지하고 검정체제로 전환한다는 취지에 부합한다. 이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도, 소통의 어려움 문제도 아니다. 교육부 관료들이 대통령의 업무지시를 진정으로 납득했다면 16일자 수정 고시에 반영했거나, 그러한 의지를 밝혔어야 할 사항이다.

장기적으로는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며 미래가치를 담아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와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과서 검정 업무를 떼어내는 한편, 인사와 예산이 독립된 교과서 관련 정책기구 또는 시민정치교육을 전담할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4~5년 간격으로 교과서 검정을 실시한다는 전제를 두고, 교육연한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10년 내지는 12년마다 개정하는 주기성을 제도화할 필요도 있다.

이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논리에 따라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교과서를 제작하는 ‘적폐’가 제발 없어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도 별로 바뀌지도 않은 교육과정에 맞추느라 3년 만에 교과서를 완전히 다시 쓴 황당한 경험을 또 하고 싶지 않다.

신주백 | 연세대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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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교체도, 정권붕괴도, 침략도 하지 않고 체제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을 믿어달라”고도 했다. 외교언어치곤 거칠지만 진정성은 묻어난다. 그는 지난 3일 국무부 직원 강연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틸러슨의 발언은 정확히 북한의 흉중을 꿰뚫는다. 김정은 정권의 제1목표는 체제 생존이다. 핵개발도 미국의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은 주장해왔다. 그런데 미국이 체제 보장을 공개 약속했다. 북한의 핵개발 명분과 논리는 거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됐다.

이렇게 선명한 반전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처음에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반도는 전쟁위기설로 설설 끓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화를 거론한다.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건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핵과 미사일 실험 동결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직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_ AP연합뉴스

국가 관계는 말과 행동으로 구성된다. 말로 명분과 정당성을 주장하고 행동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 북한은 틸러슨의 말에 대답할 수밖에 없다. 물론 말 한마디로 70년간 쌓인 북·미 간 적대감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북핵 게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대외전략 환경 변화는 대미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혈맹’ 중국의 태도변화도 북한을 곤혹스럽게 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북한에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시사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도 적극적이다. 북한으로선 하나같이 아프다. 북한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못하는 데 미국의 군사적 실력행사와 중국의 대북 압박이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남한 내에서도 ‘우군’을 잃고 있다. 구조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이익공동체’인 남한 보수는 허약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자유한국당 여론지지율은 8%다. 불과 열흘여 전인 지난 대선에서 이 당 후보가 20% 넘게 득표한 것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질 정도다. 보수는 대선에서 특유의 색깔론과 이념공세를 폈지만 먹히지 않았다. 과거 보수의 안보공세에 쩔쩔매며 변명으로 일관하던 진보후보가 오히려 보수후보들을 ‘가짜 안보장사꾼’으로 공격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아마도 북한을 가장 힘들게 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공존 추구와 대화를 중시하는 대북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북한을 비난하고 강경정책을 구사하는 보수 정권이 상대하기 쉬울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고마운’ 존재였다. 남북 간 적대감은 북한에 논리적 자양분을 제공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북한의 체제 및 핵개발 논리의 명분과 당위를 갉아먹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중장거리 ‘화성-12’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며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다. 겉으로 북한을 비난하면서 뒤로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며 북한에 돈을 건네려 하거나, 선거 때 북한군에 남쪽으로 총을 쏴달라고 부탁하는 보수 대통령, 보수 정당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대외정세의 변화는 김정은 정권에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요구한다. 한국·미국·중국 3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를 국정 최우선 목표로 삼고 공조하는 것 자체가 오랜만의 일이다. 평화적인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도 공유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에 큰 진전을 보였던 6자회담과 9·19합의 등을 연상시킨다. 한국과 미국이 대북접근 방식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북한에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북핵·미사일이 동북아 및 세계평화·안정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대두된 지금 북한 역시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해 있다.

핵개발을 통해 안보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북한의 발상은 그 자체로 딜레마를 안고 있다. 상대국도 핵으로 무장하거나 기존 핵무장력을 강화하게 되므로 안보 우려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핵개발로 강국이 되겠다는 계획 역시 무모하다. 예컨대 파키스탄은 핵보유국이지만 강국으로 발돋움하지 못했다. 핵개발은 강국을 보장하지 못한다.

특히 주민 삶을 희생하는 핵개발은 오히려 국가의 토대를 약화시킨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저서 <부수적 피해>에서 “다리의 운명은 가장 약한 교각이 결정한다”고 했다. 북한이라는 다리에는 수많은 교각들이 있다. 하지만 핵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부실하고 강도가 약하다. 김정은은 핵을 자랑하기에 앞서 바우만의 경고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조호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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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이제 ‘촛불혁명’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나는 촛불혁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당연한 진리를 국민들이 국민 대표들 앞에 당당히 확인시켜준 역사적 사건이라 믿는다.

임기가 남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을 뽑았다고 이러한 촛불혁명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촛불현장의 뜨거웠던 열기와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떠올려볼 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이 국민 모두의 머리와 가슴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날까지 촛불혁명은 계속될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 19일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개 정당 원내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들이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개헌이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야당 원내대표는 “국회 개헌특위를 즉각 가동하고 대통령도 국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가 개헌의 주체임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또 다른 야당의 한 원내대표는 “대선 전 국회 개헌특위에서 민주당을 제외하고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 합의한 내용이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권력구조 개헌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이분들의 말 속에는 개헌의 주체가 ‘국회’라는 생각이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아니다. 헌법 제1조에 따르면 개헌에 대한 권력도 국회가 아니라 당연히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우리 헌정사를 돌이켜 보면, 개헌논의가 항상 정치권에서 정치인들의 필요에 의해 촉발되고 개헌이 정치인들이 짠 정치일정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권력구조나 대통령 임기조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나중에 독재로 치달은 대통령들은 예외없이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상의 권력구조나 대통령 임기조항을 손댔다. 심지어 1987년 6월항쟁의 결과 쟁취해낸 개헌의 기회에서도 주인인 국민들이 아니라 정치인인 여야 8인 대표들이 개헌안을 만들었다. 6월항쟁에서 피를 흘린 국민들은 개헌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이다. 그래서 6월항쟁은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고, 그 후 약 30년이 지나도 나아진 것 없는 답답한 현실 앞에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개헌을 한다면, 이제 국민 주도의 개헌이 되어야 한다. 연초부터 국회에 개헌특위가 설치돼 활동 중이지만 국민 여론수렴은 뒷전인 모양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개헌의 내용이 무엇인지 듣기보다는, 또다시 분권형 대통령제니, 의원내각제니 하면서 정치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권력구조 개헌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통령제가 문제여서 이 부분을 개헌해야 한다고 말하는 국회의원들 중에는 바로 그런 대통령을 보좌해온 분들이 없지 않다. 누가 권력구조 개헌을 통해, 말로는 ‘국민을 위한 개헌’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나 자기 당의 권력 참여지분 확대에 더 치중하는지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물론 현행 헌법 제128조에 의해 개헌발의권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나 헌법 제1조의 정신으로 이 조항을 읽으면, 개헌의 방향과 개헌안의 주된 내용은 국민들이 정하고 국회나 대통령은 이를 받아 발의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치일정에 따라 당리당략에 따른 주고받기로 만든 개헌안에 대해 국민들이 국민투표로 찬반의사만을 표시하게 해서는 ‘국민 주도의 개헌’이 될 수 없다. 또한 국민 주도의 개헌절차를 밟다보면 당연히 개헌의 주된 방향과 내용도 국민들이 결정하게 된다.

헌법에는 권력구조 조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권조항, 경제민주화 조항, 지방자치조항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더 중요한 조항들이 많이 있다. 촛불현장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된 국민소환제나 국민발안제는 국민이 배제되고 기존의 정치인들만 참여하는 개헌논의 과정 속에서는 결코 반영될 수 없다. 비정치인으로 구성된 헌법심의회가 우편이나 각종 소셜미디어상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개헌안을 마련해 낸 아이슬란드 개헌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 주도의 개헌이 외국에서도 대세를 이룬다.

개헌은 국민들이 주도하게 하고, 국회와 정부는 적폐청산, 일자리 등 민생, 외교안보 안정화, 선거구제 개편 등을 통한 정치개혁에 노력을 집중하면 된다. 촛불혁명의 시작도 국민이 했듯이, 그 수행도 국민이 개헌을 통해 이루어내야 한다. 이번 개헌이 반드시 국민 주도의 ‘촛불개헌’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임지봉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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