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새벽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지나 발사지점에서 2700㎞ 떨어진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비행거리로 볼 때 미국의 괌을 사정거리에 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된다. 이는 한·미 양국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대응 차원을 훨씬 넘어선 도발이다. 특히 이번 도발이 한국과 미국이 대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어서 심각성을 더한다.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도발이 용인할 수 없는 선을 넘어섰다고 본 것이다. 군은 맞대응 차원에서 MK84 폭탄 8발 투하훈련을 실시하고, 한국형 탄도미사일 ‘현무2’의 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일본 도쿄 시민들이 29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뉴스를 전하는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 _ AFP연합뉴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연 뒤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그간 외교적 해결을 시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면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강력한 대북 압박을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전까지만 해도 긴장완화 조짐을 보이던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일시에 긴장 국면으로 급변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핵보유국 외길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누가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고 핵미사일 완성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 북한 스스로 공언한 ‘괌 포위사격 방안’이 언제든 실현 가능한 실제적 위협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어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로 볼 때 북한에서 3000㎞ 떨어진 괌까지 도달 가능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괌 포위사격을 유보하겠다면서 미국의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말한 이후에도 여전히 강력한 대북 제재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핵개발로 체제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 번영을 얻으려는 시도는 전혀 승산이 없는 무모한 싸움일 뿐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굴복하는 나라가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북한은 과연 자신들의 핵보유 명분에 국제사회가 동의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끝 간 데 없는 도발에 중국과 러시아마저 인내심을 잃고 등을 돌려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해온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난관에 부닥쳤다. 북핵 문제의 대화해결과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하고 “전쟁은 안된다”며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보낸 정부로서는 당혹스러울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불편하고 불안한 심정을 감안할 때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이 비상식적이고 국제관행을 따르지 않는 국가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제사회에서 그런 북한을 설득해 대화 무대로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다름 아닌 정부였다. 북핵 문제에서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를 거론하고 미사일을 쏘면 금세 태도를 바꿔 응징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적절한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 정세에 따른 대응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을 잃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김정은의 핵 위협에 놀아나는 격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제재 병행의 기조를 굳건히 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세운 뒤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과 한·미가 맞대응하는 악순환은 이제 끝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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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사드 문제가 다시 대선정국을 덮고 있다. 현 정부는 임기 내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로 결심한 듯하다. 북한은 사드 문제에 개의치 않고 최근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고,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장비를 경기 오산시로 공수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보복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결과 한국의 경제성장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 하고, 심지어 이마저도 2~3차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피해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이나 베트남의 경우를 들어 전의를 다지기도 하고, 애국과 주권의 이름으로 단호하게 대응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뭔가 돌아가는 상황이 좀 이상하다. 외부 세력들은 각기 자신들의 전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사드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 혼돈 속의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냉정한 이해, 자신의 역량과 내구성에 대한 성찰, 안보와 경제를 결합한 포괄적인 국가안보전략에 의해 정합적으로 사드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의 정책결정자들은 이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고, 대책도 없었으며, 아직도 자신들만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이 기각될 것이라 믿었던 상황인식과 너무나 흡사하다.

최근 들어 분명해지고 있는 것은 한반도가 미·중 간 전략적 소통과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대상으로 전환 중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사드 배치에서 이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정에서 보여주듯이 중국의 점진적인 현상변경 정책에 의해 사실상 중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미국의 판단에 기인한다. 한·중 및 한·미관계의 미래는 결국 미국이 의도하는 대중 견제정책에 대해 한·미동맹이 지역동맹화하면서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 정책이 성공하면 할수록, 한·중 마찰도 더 커질 것이다. 여기에는 퇴로가 없어 보인다. 이는 사드배치 문제를 둘러 싼 미·중의 완강한 입장과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보복조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13일 손님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중국 상하이 롯데마트 매장에서 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상하이 _ AFP연합뉴스

우리의 운명이 미·중 전략경쟁의 한 패(牌)로 전락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미·중 세력전이라는 혼돈의 시기에 편승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생존을 보장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어려운 처지로 우리를 몰고 갈 것이다. 한국은 현재 중국으로부터의 본격적인 압력은 물론 미국의 보복으로부터도 견뎌 낼 체력이 없다. 사드로 인한 갈등과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 일반 국민들을 절망의 고통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를 주장한 위정자들은 그 고통의 최전선에 설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북한은 이 상황을 즐기며 사드 배치와 관계없이 계속 도발을 자행할 것이고, 한국을 극단적인 선택 상황으로 몰고 가고자 할 것이다.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미·중 전략경쟁의 강화에 따른 양자택일의 압력 가속과 정치·경제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답은 아직 대결과 결단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교의 시대여야 하고, 이를 포기할 경우 그 끝자락에는 전쟁과 파멸밖에 남는 게 없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제 공조를 잘 유지하면서, 북한에 대한 주도적인 군사역량을 강화하면서 대비하고, 한반도에서 공존의 원칙을 바탕으로 교류를 강화하면서 안정된 남북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우리의 역량을 고려할 때 한·미동맹은 필수적이다. 사드 관련 한·미 간의 약속도 지켜져야 한다. 동시에 중국이나 러시아의 전략적 우려도 충분히 반영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이에 기반을 두고 중국, 일본, 러시아도 함께 끌어안고 가야 한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낡은 냉전체제의 논리로 살아갈 수 없다. 국제사회의 역량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흡수해 북핵문제, 한반도 문제, 지역 평화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에게 외교는 만사(萬事)가 되고 있다. 국제정세의 험난함과 심각성을 잘 인지하고, 우리의 생존권, 번영권, 존엄권을 지켜줄 안정감 있고 희망을 주는 역량 있는 리더십의 출현을 대망한다. 그 지도자는 미국을 안심시키면서도 중국을 설득하여 사드 보복을 철회하게 하고, 북한을 평화의 장으로 견인해 올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은 여전히 강대국 정치, 북한의 도발, 신 냉전질서의 도래 가능성, 탐욕스러운 국제 자본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버릴 것이다.

김흥규 | 아주대 교수·중국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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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북한이 어제 서해 동창리에서 동해 쪽으로 중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지난달 ‘북극성 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22일 만이다. 이는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 위반이다. 지역 평화를 깨뜨리고 국제규범을 거듭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저울질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보란 듯이 이뤄졌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면서 대북 선제타격, 대중국 세컨더리 보이콧과 함께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하나가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되는 사안들이다. 특히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에서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으로 결코 북핵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출처: 경향신문DB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불가의 인물이다. 후보 때부터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더니 취임 후에는 갈수록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을 매우 강하게 다스리겠다” “김정은이 한 일에 대해 매우 화가 난다”는 그의 발언에서는 북핵 문제의 합리적 해결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자칫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부딪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북·미가 번갈아가며 모험적 대응을 하면 서로에게 강경책의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지 모른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 잇따라 도발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 정세를 흔들어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이 얻을 것은 없다. 당장 한·미 양국은 북한 도발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의 명분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사드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도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북 지원 명분은 약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명분은 강화될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수록 국제적 고립만 자초한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미사일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북한이 깨닫지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하루빨리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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