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 6월28일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배출 허용기준 최대 2배 강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석탄화력발전소, 제철업, 석유정제업, 시멘트제조업에 대해 초미세먼지(PM2.5)를 발생시키는 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의 배출 허용기준을 최대 2배 강화하여 2019년 1월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전국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기준을 최대 2배 강화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강화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엄격한 배출기준을 적용받는 영흥화력에 비해서는 대략 2~4배 느슨해 아쉽다. 현재 영흥화력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을 근거로 다른 발전소에 비해 배출기준이 최대 거의 5배까지 엄격하다(배출량이 많은 질소산화물의 경우 배출기준이 70ppm인데 영흥화력은 15ppm). 이는 다른 발전소들도 영흥화력 수준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도권에 소재한다고 하여 영흥화력만 배출기준이 유독 엄격한 것은 대기오염물질의 확산 속성을 무시한 것이며 민주주의의 성숙에 걸맞지 않는 차별적 불합리한 정책이다. 따라서 전국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배출기준을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또한 환경부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서 현재 수도권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제를 내년 상반기까지 충청, 동남, 광양만권까지 확대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입법하여 실효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들은 경제성만 고려할 게 아니라 환경적, 건강적 측면에서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윤리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배출량 감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편 충남도는 환경정책기본법 12조를 근거로 작년 6월30일 선제적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충청남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그러나 조례의 배출기준은 이번 환경부 배출기준과 비슷하지만 적용 시기는 2021년으로 오히려 2년 늦어 환경부 정책에도 뒤처지는 의미 없는 조례가 되었다.

출처: 경향신문DB

환경부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충남은 지난해 기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1위였다. 사업장별 배출량에서 전국 2위인 현대제철, 3위 태안화력, 5위 보령화력, 7위인 당진화력 등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조례 제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허용기준을 3~4년 내에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하고, 제철업과 석유정제업도 강화하도록 조례를 조속히 개정하기를 촉구한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보령화력과 서천화력의 미세먼지 최대영향지점은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 부근이다.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대부분의 시·도에서도 지역의 배출 특성을 감안하여 주민의 환경권을 지키는 조례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신현기 |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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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 발령이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 비염은 물론 각종 호흡기질환도 유발하고 악화시킨다. 세계보건기구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환경,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해결이 화두인 시대에 철도는 대표적인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와 기차(KTX)로 이동할 경우를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차가 승용차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소나무 12.4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기차는 환경 친화성, 대량수송, 안전성, 에너지 효율성을 고루 갖춘 교통수단이다. 많은 교통 전문가가 미래의 대안으로 철도를 첫 손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세계 각국은 친환경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철도 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제2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독일·중국·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대규모 철도 인프라를 건설하고, 철도 산업 발전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코레일은 공공기관 최초로 ‘올해의 녹색상품’에 7년 연속 선정됐고, 철도 시설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한 실내 공기질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본격 시행 중이다.

한가위를 맞아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고향을 찾을 많은 시민들이 차 안에서 또는 기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다.

<김동석 | 코레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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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포로 대기질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관심도는 매우 높아졌는데, 언론의 호들갑과는 달리 오히려 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이후 최근까지 점진적 개선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연일 계속되는 것은 2013년 이후 개선이 답보상태를 보인 시기와 맞물려 호흡기 질환 사망자 증가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되는 시점은 이미 손쉬운 해결에서는 한참 벗어난, 자신 또는 주변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가 대부분이다.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흡기계통 질환 사망률은 미세먼지가 크게 좋아지던 시절인 1990년 이후에도 지속적 증가를 보였으며 2010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폐렴에 의한 사망자는 1990년 전체 사망자의 6%에서 2010년에는 15%로 증가하였는데 이후 2015년에는 29%로 껑충 뛰었고 전체 호흡기 질환 사망자는 50%를 넘어섰다. 사망자 두 명 중 한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니 미세먼지가 좋아졌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수치와는 달리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는 더욱 커졌는데, 이유는 모든 대기오염 문제를 대표하는 단어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세먼지”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경향신문DB)

미세먼지의 감소를 고려하면 최근 급격한 호흡기 질환 증가의 주된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간 동안 감소된 미세먼지와는 달리 대표적 호흡기 질환 물질인 오존농도는 서울시 기준으로 두 배가 증가했다. 도심 오존은 질소산화물이 자외선과 결합하여 생성되기 때문에 다량의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키는 화석에너지 사용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미세먼지와는 달리 오존이나 질소산화물은 가스상 물질로 마스크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대처할 수도 없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화석에너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이며 이 중 시급히 개정해야 하는 것이 자동차 관련 과세문제이다. 오존농도 상승과 디젤차량의 증가, 호흡기 질환 사망자의 증가 추이가 매우 높은 관계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을 위해 트럭의 연료인 경유에 낮은 세금을 부과한다. 이것이 유가상승과 클린디젤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2010년 전체 차량의 36%이던 디젤차량이 2017년에는 42%를 훌쩍 넘어섰다. 심지어 다른 나라와 달리 디젤게이트 발생 이후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디젤차량의 급격한 증가는 고급 승용차와 레저를 위한 SUV차량이 주도해 유류세 정책의 본래 목적과는 달리 부자나 일반인의 세금혜택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정유사와 자동차회사들은 디젤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휘발유와 별 차이가 없다고 홍보한다. 이는 모든 대기오염을 ‘미세먼지’라는 말로 인식하는 데에서 발생한 호도인데, 미세먼지 배출량 차이가 많지 않다고 하여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같다는 것은 분명 아니다.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휘발유의 무려 10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도심의 급격한 오존농도 증가와 관련된다. 같은 디젤차량으로 대체될 노후경유차 조기폐차보조금이나 허울뿐인 저감장치에 보조금을 줄 상황이 아님은 물론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할 상황도 아니다.

대책은 휘발유와 동등하게 유류세를 부과하는 데에서 시작되어야만 한다. 최악의 대기오염국가에서 오염을 감내하면서 이들 차량에 세금혜택을 줄 이유는 없다. 디젤에 부과하는 세금을 당장 올리지 못한다면 최소한 차종을 구분하여 승용차에 할인해주는 세금은 환급받아야만 할 것이다. 평균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차량 1대당 연간 30만~50만원 정도가 된다. 만성적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국민들도 개인의 작은 이익을 위한 선택이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옴을 인식하고 에너지 절약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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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민들이 불안을 느꼈던 위험요소 중 으뜸은 미세먼지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녀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관한 불안수준을 측정했더니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높은 3.46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경제침체’(3.38점), ‘북핵’(3.26점), ‘고령화’(3.31점), ‘지진’(2.73점)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4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미세먼지 속 마라톤을 중지해야 한다는 기자회견과 함께 미세먼지 속에서 마라톤을 하다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있다. 연합뉴스

조사가 진행된 2017년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가 전쟁위기 국면에 빠졌던 해다. 게다가 2016년 경주에 이어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잇달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와 빈발하는 지진 등 자연재해보다 미세먼지를 더 심각한 위험요소로 꼽았다. 2016년 이후 미세먼지 증가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둘러싼 오염원 논쟁 등이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북핵이나 자연재해가 잠재적인 위험요소였다 해도 매일매일 숨 쉴 권리까지 위협하는 미세먼지야말로 가장 심각한 불안요인이라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0만명당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치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늘 중국 탓으로만 돌렸던 미세먼지 책임론이 1~2년의 논쟁 끝에 국내외 복합적인 요인으로 정리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사회시스템도, 시민의식도 부족하다. 여전히 ‘중국발 몇%, 국내요인 몇%’ 등 숫자 타령에 품을 들이고, 마스크 착용과 외부활동 금지 등의 초보적인 대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어린아이나 노인들에게 미세먼지가 더 위험한지, 혹은 마스크 착용에 따른 산소부족과 호흡곤란이 건강에 더 해로운지 제대로 검증해보지도 않았다. 1년에 단 며칠인 미세먼지 고농도일의 일평균 값을 낮추기보다는 연평균 값, 즉 평상시 농도를 낮추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6~10배가량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고농도일의 강제 차량 2부제도 단기대책으로는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평상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는 영국과 프랑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도 당국의 정책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적다 하더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시민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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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여년 전쯤부터 시작되었을까? 쾌청한 하늘을 보는 것이 운 좋은 하루의 시작일 줄이야.

요즘, 젖먹이 아기들은 어른도 목이 따가울 정도의 미세먼지를 피해서 공기청정기에 의존해 살아가고, 초등학생들은 매일 아침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풍경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아이들이 이 나라에서 얼마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지난 10년간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가 나라에 혈세를 납부하고 목숨을 걸고 군복무를 하는 것은 국가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결국 무능한 정부는 촛불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이는 사람들의 생명, 건강과 직결된 민생을 돌보지 못하고 해결능력이 결여된 무능한 정부는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한국 헌정사에 각인시킨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1월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차량2부제의 민간 참여 법제화와 실질적인 교통수요관리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지윤 기자

그렇다면 최근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 시행한 대중교통 무료이용 정책은 어떠한 평가를 받을 것인가? 물론 정부가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사전에 그 비용과 효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고 시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모두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류사회의 진보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다소의 논란이 있었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면 무대책과 무능력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촉진 정책은 이미 해외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대중교통 무료이용과 강제 2부제를 병행하였으며, 최근에는 운행 중인 자동차를 대상으로 친환경 등급제를 통하여 일정한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적절하게 혼합함으로써 미세먼지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만과 벨기에의 브뤼셀도 이러한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퇴치하기 위한 시책을 부분적으로 시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결국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후한 경유차량 등의 운행을 가능한 정도로 억제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글로벌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이 시민사회 출신이고 포퓰리즘에 매몰되었다는 식상한 비판보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보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최근 서울시가 제안한 차량 자율 2부제와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등급제 등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해법에 대해 시민들의 컨센서스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경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에게 명령하고 강제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협치와 소통을 근간으로 하는 오늘날의 행정문화에서 일정한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것이 경제적 유인정책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수단들이며, 이들은 모두 환경을 보호하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사람들을 겁박하고 계도하는 정책은 이제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 사람들의 시민의식이 너무도 성숙했고, 민생 문제에 헛발질하는 정부를 차갑게 외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국민의 의무’와 같이 무엇인가 공동체주의로 옥죄는 용어를 거부하고 공화제에 대한 실천적 이성을 간직하면서도 우리 모두의 행복과 삶의 질을 우선하는 매력 있는 정부를 선택하는 현명한 정부소비자들이 된 것이다.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 수준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제도의 시행으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깨어 있는 정부소비자로서 과연 어떤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비전과 능력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김성수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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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투 운동으로 수많은 ‘권력’이 아우팅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힘깨나 쓰게 되면, 자제력 결함을 더불어 장착하게 되는 것일까? 매일 몇 건씩 터지는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위험한 생각이 절로 든다.

힘 있는 남성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은 분노이다. 그리고 그 분노는 무력감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이 무력감을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것은 내면에 침착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몸집을 부풀리다가, 결국 거대한 분노로 분출된다. 특히 집단 무력감의 경우 예외 없이 그랬던 것 같다.

지난달 27일 추위가 물러가자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시내를 배경으로 등산객들이 인왕산을 오르고 있다. 이상훈 기자

미투 운동의 여파는 한 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매일 다른 지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흥행한 <1987>이라는 영화는 독재 앞에 무력했던 시민들이 어떻게 폭발하게 됐는지 보여준다. 그런데 이 파급력 있는 사회적 무력감이라는 씨앗을 ‘미세먼지센터 창립식’이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했다. 적절히 해결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질 활화산의 단초를 미리 해결하자는 바람으로 이를 공개한다.

‘미세먼지센터’는 환경재단이 미세먼지 해결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미세먼지 전문 비영리센터이다. 지난 2월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었으며, 400여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날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걱정’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그는 미세먼지에 관한 대한민국 국민의 고민과 걱정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해냈다.

그의 분석 결과는 이러하다. 2013년 이후 증가된 공기에 대한 관심은 그 지속기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또한 관련 키워드(먼지, 미세먼지, 하늘, 환경, 수치 등)의 개수와 순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담론은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린 자녀와 직결되어 있었고, 부모는 자식을 어떻게 보호할지 몰라 방황한다. 결혼, 취업, 육아와 출산을 포기한 N포세대의 경우 이 모든 포기의 원인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미세먼지의 원인에 관해서는 중국, 공장과 같은 외부적 요소의 비중을 현저히 높게 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심리는 강화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무능하다 여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나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느슨하다고 하니 파란불을 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외 활동 모두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그 대처는 소극적인 방책밖에 없다. 한마디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 주목할 것은 국민감정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는 무섭고 힘들고 아프다.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아프다. 2013년에 비해 2017년,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우울증의 언급이 22배나 증가하였다. 2015년 삼성서울병원 김도관 교수 연구팀은 1주일을 기준으로 부유 먼지(PM10)가 37.82㎍/㎥ 늘어날 때마다 국내 전체 자살률이 3.2%씩 늘어난다는 조사를 발표한 바 있는데, 빅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민과 관련한 언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앞에서 사람들은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우리 내면에 침착되어 분노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무력한 상태로 견디고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옆 나라 중국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공기질이 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언제까지 자구책으로 마스크에 의존하고, 더 비싼 제품을 사들이며, 공기질을 알려주는 앱만 들여다볼 수는 없다.

올봄 우리가 어떤 질의 숨을 쉬게 될지에 따라 커다란 파장이 예고된다. 미투 운동의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어쩔 수 없으니 참고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고 터질 것은 터진다. 정부는 미투 운동을 교훈 삼아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무력감이 확대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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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참으로 추웠다. 살을 에는 추위가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올겨울 한파는 바로 기후변화 탓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된 탓에 북극의 찬 공기가 한국이 속한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한파가 말해주듯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 북극곰이 사는 저기 먼 곳의 일만이 아니라, 현재 여기서 일어나는 우리 문제다. 최근 들어 부상한 심각한 환경문제는 미세먼지다. 일상에서 직접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훨씬 우려스러운 문제로 다가온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이 두 문제의 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화석연료다.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주된 원인물질이고 미세먼지도 화력발전이나 차량 운행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과 경유 연소가 주요 원인이다. 두 문제 모두 절약과 효율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늘려나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전기나 도시가스, 자동차 연료 형태로 에너지를 직접 소비하기도 하지만 모든 물건이나 먹거리를 만들고 수송할 때, 또 소비하고 남은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에너지가 필요하니 우리 삶은 에너지 소비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다른 환경문제와 달리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부 산업시설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전체가 발생원이란 점도 닮았다.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포함해서 소비 규모를 줄이며 스스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늘려야만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직접 규제도 필요하고, 사회·환경비용을 반영한 세금 부과와 시간·계절에 따라 차등을 두는 계시별 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필요하며,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조정을 위한 유류세 개편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하다. 효율 높은 제품을 사용해서 서비스 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 바로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소비도 적지 않다.

생활 속 사례, 하나: 요즘은 가는 곳마다 화장실에 비데용 변기가 설치되어 있기 일쑤다. 대개 변좌도 온수도 온도가 ‘고’로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비데용 변기 플러그를 사용하지 않을 때 뽑든지 절전형 스위치를 연결해서 꺼두거나, 적어도 온도를 ‘저’로 낮춘다면? 아낄 수 있는 전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둘: 나는 직업상 회의 참석이 많다. 언제부턴가 회의와 세미나, 토론회 등에 가면 생수병에 항상 종이컵을 얹어서 내놓는다. 그렇게 해야 예의 있는 차림인 것처럼. 종이컵을 쓰더라도 두고 온 생수병에 남은 물은 모두 버리는데도. 종이컵만 줄여도 생활폐기물 발생이 확 줄 것이다. 셋: 올겨울 한파에도 불구하고, 실내 온도가 높아 여기저기서 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내복을 입은 이에겐 불편을 넘어 불쾌할 정도로.

넷: 심지어 전문가들도 실천에 인색한 경우들이 있다.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운전을 선호하고 연비 낮은 큰 차나 경유차를 모는 전문가도 있으니까. 대중교통은 누구더러 타란 건지.

어디 이뿐이랴? 지면상 다 나열하기 힘들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덧붙일 만한 사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해결을 위한 비용은 지불할 생각도 없이 전기요금 정상화나 경유세 인상에 반대한다면, 낭비가 되든 말든 그냥 예전 그대로 편하고 편리하게 살기만 바란다면, 이 문제들은 누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제도와 정책 모두 제대로 바뀌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그 어느 것도 해결하기 어렵지 않을까?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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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지구촌의 문제다. 그래서 각국이 미세먼지와의 싸움에 나서고 있다. 대기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베이징이 가장 적극적이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각종 규제에 나선다. 적색경보가 발령된 2015년 10월에는 전기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홀짝제를 적용했다. 건축물폐기물 운반차량 운행도 금지했다. 도로청소 횟수를 늘렸고 폭죽이나 길거리 구이가 금지되기도 했다. 파리는 2015년 3월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자 차량2부제를 실시해 차량의 통행을 규제했다. 대신 대중교통을 무료로 했다. 런던은 2016년 시내 전역의 대기오염 상태를 알려주는 경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암스테르담은 대기오염 현황을 시각화한 ‘나무 와이파이’를 세워 오염수준을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을 보이면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로 출퇴근 시간 버스·지하철 요금이 면제된 15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미세먼지는 황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은 물론 사망에도 이르게 할 수 있다.

서울시는 15일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시민참여형 차량2부제,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운행, 공공주차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5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논의한 내용을 정책으로 반영해 이날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첫 시행은 매끄럽지 못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객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 승객은 미미하게 느는 데 그쳤다. 차량2부제도 미흡했다. 무료 지하철·무료 버스에 따른 서울시 비용부담은 50억~60억원 정도다. 이를 두고 ‘돈낭비’가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시민건강은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했다면 정책적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소요되는 엄청난 예산에 비하면 이 정도의 학습비용은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학습비용을 줄이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느냐이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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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위험관리상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과 유사하게 에너지 소비에도 ‘에너지믹스’라는 원칙이 있다. 한 나라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느 하나로 하지 말고 여러 개로 하라는 의미다. 물론 석유가 지천인 나라는 석유로 자동차를 굴리고 난방이나 취사도 하고 심지어 발전도 할 수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그렇게 했다가 유가가 폭등하거나 석유 수입에 애로가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는 차치하고 나라 전체가 결딴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에너지믹스’의 원칙을 준수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 에너지믹스에 다소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는 난방에너지를 석유와 가스에서 전기(시스템 냉난방기)로 바꾸었고, 최근에는 전기차와 전기레인지(인덕션)의 등장으로 수송과 취사에도 전기가 사용되고 있다. 얼핏 보기에 석유나 가스에 추가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다양한 에너지원의 배합이라는 에너지믹스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이런 추세라면 전력이 난방을 넘어 수송이나 취사 등 모든 용도의 에너지 소비를 독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정부 계획에 의하면 이렇게 증가하는 전력이 다양한 발전원 간의 배합이 아닌 원전과 석탄발전으로 대부분 충당된다는 점이다.

에너지 소비의 전력 편중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정부가 석유와 가스에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서 원전과 석탄에는 저렴한 전력요금을 위해 세제 우대와 숨은 보조 등 다양한 지원을 한 탓이다. 그 결과 가장 비싸야 할 고급에너지인 전기가 석유나 가스보다 저렴하게 되면서 난방을 비롯하여 모든 에너지가 전력으로 바뀌고, 낮은 요금으로 계속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원전과 석탄발전을 계속 늘리는 것이다.

지난번 경주 지진처럼 큰 지진이 발생하면 대규모로 원전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문제로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걸려 있다.

원전과 석탄발전에 필수적인 송전망 건설도 불안요인이다. 더구나 전력은 대규모 저장이 어렵고, 다른 나라와 전력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유사시 전력을 대량으로 수입하기도 어렵다. 에너지믹스는 위험 관리를 넘어 국가안보에 준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에너지믹스를 좀 단순하게 하더라도 경제적 차원에서 저렴한 원전과 석탄 비중을 높여 산업 경쟁력과 경제 성장을 우선하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일리가 있고 충분히 공감이 가는 얘기다. 하지만 저렴한 전력요금이 지난 수년간 비효율적인 전력소비를 유발하고, 한국경제를 저부가가치형 전력다소비산업에 안주하게 만든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보다 2~3배 높은 전기요금 하에서 친환경적인 에너지믹스로 제조업의 경쟁력까지 유지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이처럼 현재의 에너지믹스 추세는 환경, 사회갈등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우리나라 에너지수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되짚어볼 점이 많다. 조만간 우리나라 에너지믹스를 결정하는 중요 계획들이 수립될 예정이다. 사회 각계의 여론을 수렴하여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에너지믹스에서 안정적이고 다양한 저탄소 에너지믹스로의 방향 전환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조영탁 |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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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25일이 지났다.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구성, 2호 업무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검찰개혁과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강화도 언급했다.

환경정책만 살핀다면, 앞으로 국민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3호 업무지시는 미세먼지 응급 감축이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봄철 미세먼지의 주범을 잡겠다는 의지다. 곧바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6월 한 달간 가동 중단시켰다. 앞으로 30년 이상 된 10기는 조기 폐쇄되고 신규 건설은 중단되며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전력 총발전량의 30% 이내로 하향 조정된다. 친환경차는 판매차량의 10% 이상으로 확대되며, 노후 경유차와 같은 대기가스 다량 배출차량은 운행 금지된다. 충남권, 광양만권, 동남권의 제철·제강, 석유 정제, 시멘트 제조 등 산업단지는 특별 관리된다. 대통령은 ‘미세먼지 특별기구’를 직접 챙길 것이다.

1일 경남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리자 멈춰 있던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다. 창녕함안보의 수위는 5m에서 4.8m로 낮춘다. 연합뉴스

‘4대강 녹조라떼’도 해결의 실마리가 열린다. 6호 업무지시는 4대강 보 상시 개방과 정책감사였다. 지난 2일,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보 가운데 6개의 수문이 열렸다. 나머지 보 10개는 수질과 운영 평가 후 개방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환경부와 국토부로 각각 나뉜 수질과 수량 등 물관리 기능은 환경부로 이관해 통합된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절차적 문제를 다시 평가한다.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보 해체나 재자연화 여부는 위원회의 종합평가 결과에 달렸다.

‘탈원전’은 현안 중의 현안이다. 한국의 동해안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대로 총 18기가 가동되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대로라면, 원전 중심 발전 정책은 폐기되고 원전 제로시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 수립될 것이다. 신규 원전은 전면 중단되고 건설 계획은 백지화된다. 구체적으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중단, 설계 수명 다한 월성 1호기는 즉각 폐쇄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016년 4%에서 2030년 20%로 높인다.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경제성만이 아니라 환경성과 안정성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과 원전의 건설 단가는 대폭 상승할 것이다.

또한 사드 배치의 민주적·절차적 정당성도 재검토된다.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국회동의가 쟁점이다. 148만㎡인 성주골프장 부지의 사드 배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며, 4계절 조사,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안보라인은 해당 사업면적을 축소해 6개월 안팎에 끝낼 수 있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대신했다. 주민 동의와 사회적 공론화 과정도 건너뛰었다. 환경영향평가 완료 이전에 사드 핵심시설을 배치한 것은 사전공사 시행금지 위반이다. 불법사항으로 분명히 밝혀야 할 사안이다.

6월5일, 오늘은 환경의날이다. 국민은 신고리 5·6호기 중단과 월성 1호기 폐쇄, ‘탈원전 한국 선언’을 기대한다. 사드 대신 ‘동아시아 평화 선언’을 기대한다. ‘녹색성장’ 대신 명실상부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공생 선언’을 기대한다. 경제와 일자리, 노동 존중의 문제가 환경과 생명의 관점에서 경영되는 ‘에코-노믹스(eco-nomics) 선언’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새로운 모범’을 절실히 기대한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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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댄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 광화문광장에는 3000여명이 참여하는 300여개의 원탁테이블이 마련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행사 이후 최대 규모로 시민 소통의 장이 마련되는 셈이다. 시와 자치구 공무원, 시교육청,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자들과 전문가, 언론인, 기업인,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참여한다. 하지만 주부 등 일반시민이 참가자의 대부분이 될 것이다.

연일 미세먼지로 인해 불안과 불편을 겪어온 터라 환영한다.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으로 효과는커녕 불안만 가중됐는데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론화 장이 생기니 반가운 일이다. 미세먼지 원인과 해결 방안, 정책 우선순위 선호도, 정부와 서울시의 역할 등이 토론 결과로 요약되고 공개된다. 뿔난 시민들의 마음이 박원순식 소통으로 열리고 미세먼지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지난해 6월 정부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화력발전소를 꼽았으면서도 당진과 강릉(삼척)에 2660㎿ 규모 총 4기의 신규 화력발전소를 또다시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고등어 구이가 문제라며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이제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59%에 이른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을 인용하면 정부는 고등어 탓, 중국 탓을 할 게 아니라 화력발전소를 중단하는 게 맞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7일 경기 고양 국제 꽃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꽃 구경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으로 미세먼지대책 특별기구를 신설하고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며 의지를 밝힌 만큼 정부 관계자도 이날 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다. 실제로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 많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환경연합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시·도민 1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꼴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콧물, 재채기, 기침 등 호흡기 질환과 안구성, 피부성 질환 등으로 불편을 겪고 불안 증세까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꼴로 차량 2부제 등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도 답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 피해 당사자이지만 해결에도 적극적이었다.

미세먼지 해결, 시민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날 토론회가 중요한 이유이다.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은 많이 있지만 제대로 해결된 게 없고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해 정도와 입장 차이가 크고 정부 정책도 일방통행이 많다. 시민들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소통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와 참여를 구해야 한다. 이번이 좋은 기회다. 사전에 취합한 참여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테이블별로 토론이 진행되고 숙의 과정을 통해 전체적인 결과를 도출한다고 하니 내용도 알차다.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보조하는 박원순식 열린 소통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세걸 |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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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엿새째인 15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적 가동 중단 및 폐쇄를 내용으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8곳은 내달 한 달 동안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 동안 정례적으로 같은 조치가 시행된다. 노후 발전소 10곳은 임기 내 모두 폐쇄된다. 또 대통령이 미세먼지를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가 설치된다. 새 정부가 출범 초기에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 문제를 주요 국가 의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은 시기적절하면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체 미세먼지가 1~2%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대선 공약의 재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 가능한 대책부터 시행하겠다는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노후 발전소 가동 중단은 전력수급이나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연결된 민감한 사안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 조치가 국가 에너지 체계를 재편하는 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미래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찾아가는 대통령’ 두 번째 방문지인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 5학년 1반의 ‘미세먼지 바로 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누누이 강조하지만 배출원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는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불가능하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석탄화력발전소나 경유차, 공장과 같은 국내 요인과 중국 등 국외 요인이 있지만 각각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경유차 문제나 중국발 미세먼지와 같은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배출원 분석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총괄하는 미세먼지 대책기구의 설치는 적절한 조치라 하겠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해양부, 외교부 등에 산재된 미세먼지 업무를 총괄하고 과학적인 자료를 생산하는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세우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조치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국한되지만 그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 전문가, 시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국가적 과제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해하거나 보여주기식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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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있을 것이므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도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함께하여야 한다. 그러나 만일 중국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계속해서 한국에 미세먼지로 인한 손해를 발생하게 한다면 국제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먼저 참고할 만한 국제분쟁의 사례로 1941년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트레일 제련소(Trail Smelter) 사건’ 판결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중재재판소는 캐나다 트레일 지역의 제련소에서 넘어온 아황산가스로 인해 미국 워싱턴주의 과수농장 등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것을 명령하였다.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은 국제법상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을 적용하였다. 이 원칙에 따르면 어느 국가도 자신의 관할권 내에서의 활동으로 다른 국가 또는 자국 관할권 바깥 지역에 환경피해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트레일 제련소 사건 판결 이후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채택된 ‘인간환경에 관한 유엔회의 선언’(스톡홀름 선언)의 제21원칙과 199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 선언’의 제2원칙이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을 선언한 바 있다.        

  

(출처: 경향신문DB)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ICJ)도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이 국제관습법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국제법상의 의무가 있다.

또한,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 원칙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모두 당사국인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194조 2항에도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은 “각국은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활동이 다른 국가와 그 국가의 환경에 대하여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주지 않게 수행되도록 보장하고, 또한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사고나 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오염이 이 협약에 따라 자국이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는 지역 밖으로 확산되지 아니하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기본적으로 해양환경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제194조 2항은 각국이 “다른 국가와 그 국가의 환경”에 대하여 손해를 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환경에 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의 환경, 즉 해양환경이나 대기환경 등에 손해를 주고 있고,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의 역외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가 유엔해양법협약 제194조 2항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중국이 제194조 2항 등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협약 위반사항에 대해 어떤 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까? 유엔해양법협약은 분쟁 당사국 간의 분쟁 해결을 위해 의견교환, 조정뿐만 아니라, 중재재판이나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등을 통한 분쟁 해결 수단을 규정하고 있다. 즉, 중국이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요청하면 중재재판소를 설립하여 이 문제를 다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관련 분쟁을 유엔해양법협약상의 중재재판에 회부하여 유리한 중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여야 하는 과제가 있고,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도 예상할 수 있다.

2007년 우리 환경부의 한 연구보고서도 황사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에 대해 국제법상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며 환경협약 체결 등을 통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도 황사뿐만 아니라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볼 때, 중국에 대해 유엔해양법협약 등의 위반을 이유로 국제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발해만의 해양오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환경협약을 새로 체결하는 방안을 계속하여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중국 간에 현재 적용될 수 있는 국제협약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여야 한다.    

미세먼지의 해결을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영석 |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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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중 가장 강한 농도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던 올봄, 어린 자녀를 둔 엄마·아빠의 속은 타들어갔다. 어른들도 목이 아파 외출을 꺼리는 날, 아이들은 공원에 오종종 모여 ‘현장학습’을 했다. 운동장에 나가 공을 찼다. 어린이의 호흡량은 어른의 3배. 어른이 심각하다고 느낄 수준이면 아이에겐 ‘재난’에 가깝다.

정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주의보 때 교육현장에서 야외수업이 ‘자제’될 것이라고 했지만 수업 조정 판단은 어린이집·유치원 원장과 학교장 재량이다. 게다가 한국은 미세먼지 기준이 느슨해 ‘고농도’에 신음해도 주의보는 쉽게 발령되지 않는다. 원성이 높아지자 올 1월 환경부는 ‘건강취약계층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각 지자체에 ‘주의보’보다 더 엄격한 ‘예비주의보’를 만들게 해 교육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전국 지자체 가운데 예비주의보가 시행되는 곳은 없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3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아빠와 딸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는 17일 교육부와 함께 한번 더 아이들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이번엔 서울시교육청과 엇박자다. 이날 정부는 ‘야외수업 자제’ 기준을 기존 ‘예비주의보’ 이상 단계에서 그 이전 단계인 ‘나쁨’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서울시교육청은 ‘보통’일 때도 야외수업을 자제시키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기준 조정을 검토해 다시 발표하겠다”고 했다. 애초 서로 충분히 논의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혼란이다.

환경부가 다음달 8일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힌 미세먼지 담당자 대응교육도 이상하다. 전국 유치원·학교 담당자만 대상이다.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할 어린이집이 빠졌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서 어린이집 교사 대상으로 미세먼지 내용을 포함한 안전교육을 하고 있어서”라고 했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도, ‘미세먼지 담당자’ 대상의 교육도 아니다. 대응교육조차 따로따로다.

지난겨울과 이른 봄, 아이들이 최악의 미세먼지 속에서 ‘각자도생’한 후에야 내놓은 대책이다. 적어도 각 주체가 ‘딴소리’ 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송윤경 | 정책사회부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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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초미세먼지(PM2.5) 기준을 오늘부터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초미세먼지로 수도권 공기가 나쁠 때 취하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발령 요건을, ‘다음날 미세먼지 예보가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모두 나쁨’일 때로 낮췄다.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공공기관 차량에 대해 강제로 2부제 운행을 실시한다. 행정기관이 운영하는 대기배출 사업장과 공사장은 스스로 운영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반면 공공기관 방문 민간인 차량의 2부제와 민간 사업장·공사장의 조업 단축은 예외로 했다.

초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초미세먼지 대책 발령 요건을 완화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2월15일 비상 저감대책 시행 한 달 보름여 만에 추가로 내놓은 것이라는 점에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사이 수도권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14차례 발령됐지만 정부는 비상조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보완대책을 내놓은 것은 땜질행정, 탁상행정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서울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3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도심 하늘이 잔뜩 흐려 있다. 이준헌 기자

무엇보다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공기관 차량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조업단축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이 없다. 조업단축을 지키지 않을 때 어떤 제재를 할 것인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만 기대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해 봄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도 유치원 운동회와 각종 스포츠 행사가 열렸던 사실을 기억한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것이 그해 6월3일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지난해 말의 ‘초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였다. 아무런 소용없는 이런 대책 남발로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없다. 미세먼지 배출원 실태를 파악하고 배출기준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올해 미세먼지는 지난해보다 더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고등어구이 논란’ 등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민감도는 높아졌다. 2년 전 상황이지만 때마침 일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분의 1로 낮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의 노력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증거다. 임기응변으로는 미세먼지에 빼앗긴 봄을 되찾을 수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봉책 아닌 실천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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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오후 5시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서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어제 오후 2시까지 21시간 동안 지속됐다. 지난해 10월 초미세먼지 경보제 시행 이후 7번째, 올해 들어 6번째이고, 주의보 예비단계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12월부터 벌써 17번째다.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와 내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 대기 정체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및 주의보 예비단계 발령 상황을 보면 그 시기가 겨울철과 봄철에 집중된 만큼 본격적인 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최근 미세먼지는 담배 이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폐암과 같은 폐질환뿐 아니라 심장질환 사망에 초미세먼지가 기여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지난 3월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이 2012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는 담배로 인한 연간 사망자 600만명보다 100만명이 많은 수치다.

서울 하늘을 덮은 미세먼지에 봄철 황사보다 유해 중금속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 29일 서울 시내가 뿌옇게 흐려 있다. (출처 : 경향DB)


그런데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등 주요 도시와 대기 질 개선 협력이라든가 대기오염 배출원 관리 강화 등 중·장기적인 대책뿐이지 단기적인 긴급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호흡기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과 노약자, 어린이 등의 외출 자제와 실외 활동 및 외출 시 황사마스크나 방진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게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내년부터 미세먼지가 경보(250㎍/㎥) 수준이면 초·중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는 등의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철만 되면 찾아오는 초미세먼지를 마시면서 마냥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초미세먼지의 주변국 영향이 30~50%라는 말은 곧 그 나머지인 50~70%가 내부 요인이라는 뜻이다. 단기적으로 확실한 대책은 국내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고 그 가운데 35%를 차지하는 차량 배출량을 억제하는 것일 터이다. 전문가들은 차량부제 시행 등 강력한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차량 2부제 참여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83.2%가 찬성을 표시했다고 한다. 초미세먼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만한 불편은 감수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국내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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