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어제 열렸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역사인식부터 창조과학회 활동, 도덕성 문제까지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질 논란이 증폭됐다. 이번 청문회는 박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에 그의 해명을 듣고 장관 자격이 있는지 검증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야당은 자진사퇴를 압박했고 여당의 분위기도 냉랭했다. 그만큼 박 후보자가 심각한 자질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박 후보자에 대해 오해가 풀리거나 해명된 것은 거의 없다. 그는 뉴라이트 활동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실체를 잘 몰랐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그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주변을 설득할 정도”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역사관 논란에 대해 ‘역사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생활 보수’ 운운했으나 이는 오히려 공대 출신 과학자들로부터 공분을 일으켰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는 “과학기술자는 역사관도 필요없는 도구적 존재가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또 그는 성경의 창조론을 과학으로 인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자 “진화론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진화론의 노예가 됐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다.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군대 복무기간 단축, 논문 표절, 위장전입, 보육기업의 주식수수, 현금 3000만원 셀프 포상 등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가 낙제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의 역사인식, 도덕성, 문재인 정부의 인사원칙 위배 등 어느 것 하나 문제되지 않는 게 없다. 그런데 박 후보자는 사퇴요구에 대해 “의원의 평가에 맡기겠다”며 버티겠다는 생각이다. 자격이 되지 않는 박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과학계에 대한 모독이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의지에도 합당하지 않다. 그는 국사를 논하고 결정하는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 정부는 인사원칙을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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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가을이 벼락처럼 떨어지자 여름이 게 눈 감추듯 사라져버렸습니다. 흩날리는 봄꽃 속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4개월. 그동안 새 정부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이 원하는 많은 일을 추진해왔습니다. 불철주야 정부를 진두지휘하는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과학기술 관련 인사는 실패였습니다. 박기영 교수와 박성진 교수의 고위직 지명은 과학기술자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이 나올 때마다 실망은 좌절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 실패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과학기술에 대한 새 정부의 철학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듭니다.

과학기술은 누적적으로 발전합니다. 어제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오늘의 실험을 이어가고, 다른 연구자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연구를 계획합니다. 지뢰밭을 지나갈 때, 앞사람이 안전하다고 꽂아놓은 표시를 뒷사람이 밟고 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빨리 가기 위해서 거짓표시를 꽂는 사람에게 관용은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공(功)이 크더라도 연구결과 조작에 연루된 사람은 과학계에 발붙일 수 없습니다. 과학계에서 황우석 교수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초대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가 8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논란 해명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혹시라도 청와대에서 ‘누구나 과(過)는 있게 마련이고 일만 잘하면 그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 그는 과학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조작은 과학에서 조금의 관용도 받을 수 없는 범죄입니다. 과학기술계는 구호를 앞세우고 필요하다면 거짓도 서슴지 않는 불도저형 리더십보다 과학을 제대로 아는 정직하고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과학은 의심에서 출발합니다. 의심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물질적 증거를 모아 결론을 내리는 것이 과학입니다. 태양이 정말 돌고 있을까 의심했던 갈릴레오는 별의 운동 자료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가 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그것에 결과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창조과학은 성경에 있는 문자 그대로의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을 끼워 맞춥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과학은 아닙니다. 과학으로 신을 입증하려는 것이 제대로 된 기독교신앙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내용은 조악하다 못해 황당한 수준이라 여기서 논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창조과학을 과학이라 주장하며 그 세를 넓히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해왔다는 점입니다. 2012년 이들의 청원으로 교과서에서 진화론이 빠질 뻔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생물학계의 개입으로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 사건이 과학저널 네이처에 소개되며 한국이 국제과학계의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박성진 후보는 한국창조과학회의 이사를 맡았던 핵심인물입니다. 청와대가 그를 비호하며 내놓은 해명은 “개인이 가진 종교는 공직자로 임명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신앙은 검증 대상이 아니다”입니다. 하지만 창조과학은 종교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입니다. 저는 박성진 교수가 ‘신에 의한 세상의 창조’를 ‘믿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신에 의한 세상의 창조’를 ‘과학’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사이비과학의 폐해를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20세기 초 구소련에서는 과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트로핌 리센코가 스탈린의 총애로 과학계 지도자가 됩니다. 그는 반(反) 마르크스주의 이론이라며 유전자의 존재조차 믿지 않습니다. 결국 그의 엉터리 정책으로 소련의 농업은 붕괴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부 사이비과학 추종자들이 백신접종을 거부하여, 박멸되었던 홍역이 귀환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창조과학과 같은 사이비과학은 과학에 대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런데 창조과학의 핵심인물이었던 사람이 과학기술 관련 부처의 장이 된다면 이것은 그 자체로 코미디입니다. 저는 제가 지지하는 정부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김상욱 | 부산대 교수·물리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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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찬양하고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사관을 옹호한 사실이 밝혀졌다. 박 후보자는 포항공대 교수 시절인 2015년 2월 학교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승만 독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알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만들기 위한 독재”라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에 대해선 “조국근대화에 대한 열망”으로 평가하며 ‘유신과 중화학공업’을 예시했다. 유신독재를 근대화 열망으로 미화한 것이다. ‘일제 장교를 통한 일본과의 비교: 일본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대목에선 일본군 복무 경험까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 얘기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8월30일 (출처: 경향신문DB)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벤처기업·소상공인 전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곳이다. 1996년 산업부 외청으로 만들어진 지 21년 만에 장관 부처로 새로 탄생했다. 할 일도 많지만 기대도 크다. 혁신을 선도해야 할 부처의 수장에 케케묵은 뉴라이트 사관으로 정신무장한 사람을 기용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8·15 건국절 제정과 친일·독재를 미화한 역사 국정교과서를 적폐 1호로 규정하고 폐기를 지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적폐를 앉히려는 꼴이다.

박 후보자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신이 생명을 창조했다는 창조론 연구 단체의 이사 경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2015년 포항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프리미엄 시세가 3000만~4000만원인데도 계약서에 450만원으로 신고해 다운계약서 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출범 100일이 지나 고르고 고른 마지막 장관 인사가 이 모양이다. 오죽하면 보수야당에서도 “유신 찬양 장관 후보자는 우리 입장에서도 레드라인을 넘었다”(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번 인사는 하루빨리 철회하는 게 옳다.

이런 인사 실패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한두 번은 실수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되풀이된다면 인사검증 시스템이 단단히 고장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인사를 늦게라도 철회하기는커녕 그대로 강행하는 고집과 오기다. 청와대는 이미 시민의 신뢰를 잃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검증도 못하고, 문제를 알고도 고치지 않으니 보통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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