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9.26 적폐청산, 새 정치 밑거름으로
  2. 2017.07.07 뮤직시티 창동을 위한 희망 플랜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 정치보복 논란이 뜨겁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을 빌미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김경수 의원을 필두로 더불어민주당이 강력 반발하자 정 의원은 “국가정보원이나 국가정보기관이 정치보복을 하지 말자는 것”이 적폐청산이라고 재반박했다.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고, 정 의원은 이명박 청와대의 정무수석이었다. 그러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정치보복 프레임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다른 한편으로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사상 최저치인 65.6%로 나타났는데, 이는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최고치였던 82.3%와 비교하면 16.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넉달 전 지지층의 5분의 1 정도가 빠져나간 셈인데, 주로 빠져나간 사람들은 5060세대, TK와 PK 일부, 주부·자영업자·무직자 등으로 박근혜와 자유한국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사람들이다. 문재인 정부의 행보가 실제로 정치보복인지 아닌지를 떠나, 길고 긴 추석 연휴 동안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의 명절 밥상머리에서는 적폐청산한다는 새 정부의 행태가 지난 정부와 다를 게 뭐가 있냐는 얘기들이 오갈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이야기가 오가는 것 자체가 빈사상태의 자유한국당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은 도대체 무엇을 놓고 정치보복이라 주장하는 것일까. 대뜸 국정원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말하는 것일 게다. 수사의 칼날이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에까지 겨눠지자 지난 정부도 아니고 지지난 정부까지 ‘터는’ 것은 ‘치사’하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정치보복에 적극 반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것이 정치보복일까? 과거에 당한 것을 되갚아주고 싶은 보복의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수사하고 처벌해야 할 실제의 범죄행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만약 있었다면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정치적 관용의 한계를 넘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가 핵심이다.

정치적 현안과 관련해서 온라인 빅데이터를 분석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박근혜가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수의 ‘알바’가 활동했고 그들이 정치적 공론장을 얼마나 심각하게 망쳐놓았는지를. 그들의 활동이 선거결과를 뒤바꾸어 놓았는지 여부를 확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들이 부정적인 의미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 나라의 정치적 공론장을 파괴했다는 점이다. 당시 분석가들은 온라인 빅데이터를 분석하며 계속해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의 규모로 이렇게 체계적으로 활동하려면 잘 갖추어진 조직과 엄청난 예산이 필요할 텐데, 그걸 제공하는 자들은 누구일까? 짐작은 가지만 증거는 없었다. 이제야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을 보면 역시나 그 짐작이 맞았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에 세금과 조직을 제공했고, 그들의 활동은 그 당시 청와대와 연결되어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가를 수호해야 할 제1의 책임을 가진 대통령이, 청와대가, 국가기관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데 썼다면 헌법 위반이고, 선거법 위반이고, 국정원법 위반이다. 보복의 감정이 있건 없건 수사하고 처벌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이고, 정치적 관용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사안이다. 그러니 정치보복 운운은 도무지 어불성설이다.

그러면 이것은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정치보복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으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여전히 빠져나간 5분의 1은 정치보복이라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제시한 이유들 중에 정치보복은 3~4위를 오가는 중요한 이유이다. 정치보복이 아닌데, 그 프레임에 빠지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그래도 자꾸만 그 프레임에 발목을 잡힌다.

그 이유가 뭘까. 나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과 ‘촛불정신’ 이외의 다른 정치동력을 찾아내지 못한 데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가 지나간 시대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면 비어있는 것은 다가오는 시대의 비전에 접근해가는 정치이다. 적폐청산이 새 시대의 비전에 접근해가는 불편부당한 과정임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누구도 감히 정치보복을 입에 담을 수 없을 것이다. 밀월의 시간은 끝나가고 성적표를 받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비전을 세우는 것도 아직 지지율이 높을 때 가능한 일이다.

<장덕진 | 서울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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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본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2만석 규모의 전용 공연장, 서울아레나를 도봉구 창동에 건립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음악인들에게 창동은 아주 낯선 곳이었다. 왜 굳이 창동에 아레나를? 홍대도 힘들어 죽겠는데, 창동에 과연 뮤지션들이 갈까? 인디음악이 서울 동북권 도시재생 사업에 도구적 수단으로 사용되는 건 아닌가? 이런저런 의구심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팽배할 즈음에, 서울아레나의 마중물 사업인 플랫폼창동61이 작년 4월29일에 개장했다. 형형색색의 해상용 컨테이너 61개로 만들어진 플랫폼창동61은 클럽형 공연장 레드박스와 입주뮤지션을 위한 스튜디오, 녹음과 합주가 가능한 레코딩 스튜디오와 리허설 스튜디오 등 음악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체계적으로 갖추었다. 홍대 앞 음악신(music scene)과 비교할 때,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창동의 초라한 모습은 플랫폼창동61의 좋은 사운드 시스템과 뮤지션 친화적인 편의시설로 인해 지금은 록, 힙합, 재즈, 국악 등 장르 뮤지션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이 되었다.

플랫폼창동61은 2016년에 총 23만여명이 방문했고, 총 218회의 각종 문화프로그램, 뮤지션 137개 팀이 참여한 168회의 공연, 공연장 가동률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성공적인 첫해를 보냈다. 50여 입주·협력 뮤지션이 참여해서 96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올해도 40여 입주 및 협력 뮤지션들이 좋은 공연들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플랫폼창동61은 ‘원더걸스’, ‘트와이스’, ‘SS301’, ‘크나큰’ 등 아이돌 그룹들의 쇼케이스와 뮤직비디오의 촬영지이자, 각종 음악 관련 방송 프로그램의 녹화장소, CNN, BBC 방송의 취재 장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창동은 음악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에는 여전히 황량하고 쓸쓸하다. 플랫폼창동61이 있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정작 본 사업인 서울아레나는 중앙 정부의 석연치 않은 사업 타당성 심사에 발목이 잡혀 17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서울 권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창동에 K팝 아레나를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어, 조만간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뮤직시티 창동을 조성하는 계획은 단지 대형 공연장만을 건립하는 것으로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유럽과 미국의 유서 깊은 음악도시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성장과 장구한 음악클럽들의 건재, 그리고 음악 팬들의 오랜 열정으로 만들어졌다. 뮤직시티 창동 역시 앞으로 수많은 뮤지션과 팬들, 그리고 다양한 음악 자산들이 모여 오랜 음악적 유산을 이루고 그것들의 축적을 통해서 성장할 것이다. 단지 도시재생을 위해 음악이 도구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도시의 미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원이 되는 뮤직시티를 상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뮤직시티 창동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플랜이 수립되어야 한다.

다행히 7월6일 박원순 시장 주재로 음악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뮤직시티 창동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했다. 서울시가 준비하는 뮤직시티 창동 플랜 안에는 대형 아레나 공연장 이외에 2000석 규모의 라이브공연장, 장르음악 중심의 클럽 공연장 조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 음악인들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는 대중음악 명예의전당 건립과 대략 300여개의 음악과 공연 관련 기업 유치 계획도 준비되어 있다. 글로벌 음악비즈니스, 음악 테크놀로지, 차세대 음악 미디어 플랫폼 개발을 위한 대중음악 전문학교 설립과 균형 있는 음악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문 지원기구 설립 등도 검토하고 있다. 다양한 규모의 공연장, 음악 산업을 견인하는 창의적인 기업들, 다양한 대중음악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과 차세대 음악 산업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이 창동이라는 장소 안에 집적될 수 있다면, 뮤직시티 창동은 상상의 은유가 아닌, 현실의 공장이 될 것이다. 이 희망 플랜이 내가 창동에 올인하는 유일한 이유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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