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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8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불안한 이유

2018년 시흥 배곧신도시에 서울대 캠퍼스가 들어선다. 시흥시가 제공한 땅(27만5000평)의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창출된 개발 이익으로 캠퍼스를 짓는다는 것이 건설 계획의 요체다. 공간과 기숙시설이 부족한 대학, 개교 공약을 실천하는 지자체, 분양 이익을 만들어내는 건설사, 이들 3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새로운 형태의 캠퍼스 건설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건설사의 ‘서울대로 유학가자’는 광고 카피는 첫 분양 계약(총 2701가구)의 성공을 이끌었다. 또한 지난달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회동해 배곧신도시를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캠퍼스 설립 세 주체에 이어, 경기도와 지역 주민, 수천명의 아파트 분양자까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관련된 이해당사자의 외연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정 공공정책에 여러 단위들이 이해관계로 얽히면 예상치 못한 정책 실패의 요소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관련 집단들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일관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상호의 신뢰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예정되었던 실시협약을 돌연 연기해 합의를 파기하고, 학내 구성원에게 제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등 서울대가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혼란의 수순을 밟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먼저 학내에서 캠퍼스 확장에 대한 정책 토론 및 공론화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학교 당국, 교수,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정기회의(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는 8개월 동안 멈췄다. 사업 진행이 허술하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서울대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에서 터져나온다. 시흥캠퍼스 설문조사 결과의 원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학생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당국이 설명회를 개최해 학내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지만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사후 설명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대~여의도 신림선 경전철 (출처 : 경향DB)


특정 학과나 학부를 이전하는 문제와 의무 기숙(RC)도 학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국은 학내 반발을 이유로 특정 학과 이전과 RC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총장의 명의로 확약하지 않는다면 재추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시흥시는 다양한 형태의 RC가 가능하기에 현실에 맞게 추진하면 된다는 의지를 보였다. 도무지 신뢰할 만한 정보는 없고, 어떤 건물이 들어선다는 ‘카더라 소문’만 난무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시흥캠퍼스 설립 후 분별없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지는 않을지 교수와 학생의 불안 심리만 증폭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캠퍼스 확장 정책이 과연 서울대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지, 부동산 개발 이익으로 캠퍼스를 짓는 것이 올바른지를 지적한다. 그러나 그간 보여준 서울대의 미숙한 행보는 이에 대한 성찰의 기회조차 가로막았으며, 언제 터질지 모를 갈등의 불씨만 남겨놓았다. 만에 하나라도 서울대의 변심으로 실시협약이 무산된다면, 지역 사회와 분양자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반대로 서울대가 학내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무리해서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면 학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현재 서울대는 대학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지 모를 기로에 서 있다.


김두현 |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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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