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1.24 미국 옐로스톤과 설악산
  2. 2016.12.27 [기고]설악산 앞에서 돈다발을 흔들지 마라

경주와 포항의 연이은 지진은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자연에게 거대 재앙은 인간일 것이다. 주민들이 지진에 삶의 터전을 잃는 것과 같이 반달가슴곰이, 산양이, 하늘다람쥐가 탐욕스러운 자본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는다. 마치 자연과 인간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자연 속에 우리가 있고, 파괴된 환경은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옴을 인식할 때이다. 개인의 권리, 자본의 가치를 그 어느 나라보다 우선하는 국가로 당연히 미국을 꼽을 것이다. 이런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를,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기 위한 ‘국립공원’ 제도라 말한다. 그 어떠한 과학적 발견이나 기념비적 건설행위가 아닌, 보전을 위해 자본의 욕심을 강력히 제한하는 제도를 우러르는 것은 그만큼 이 제도가 국가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달 말 미국 정부의 자연보전 의지를 확인할 발표가 있었다. 미국 국립공원청이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옐로스톤’을 포함하여 전국 17개 공원의 성수기(연간 5개월) 입장료를 약 8만원(한화)으로 인상한다는 발표이다. 방문객 증가 억제를 위한 정말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발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현재도 심각한 고밀이용지역인 설악산(설악산 이용밀도는 옐로스톤의 20배가 넘는다)은 ‘문화향유’를 이유로 오색케이블카를 건설해야 한다고 한다. ‘향유권’을 추가로 심의한 문화재전문위원들의 정당한 재부결 결정을 편향적 법률해석을 통해 허깨비로 만든 문화재청을 포함한 우리 정부는 미국 공원청의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10여 년간 정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나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등의 권위에 기대며 보호지역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자신들의 우수한 전문성과 노력의 성과로 많은 국립공원의 IUCN 보전등급이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승격되었다고 홍보하고, 산림청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나 문화재청의 천연보호구역은 IUCN 보전등급 1등급 또는 UNESCO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환경부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논리를 편다. 실제 산림청은 우수한 자연지역의 공원 편입을 이 논리로 반대하기도 하였다. 미국 공원청의 입장료 인상 결정은 탐방객 증가에 따른 훼손을 막고자 하는 기관의 핵심 임무에 충실했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 반대로 오색케이블카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들은 해당 기관들 본연의 임무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법적 근거도 없는 ‘조건부’를 내세워 보호지역 핵심공간에 건설되는 반영구 훼손시설의 설치를 승인한 환경부나, 더 강력한 보전기관임을 자처한 산림청과 문화재청의 결정은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자진하여 설악산을 엄격한 통제가 요구되는 보호유형으로 전환시킨 후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중적 행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오색케이블카 예정지역은 문화재청에 의해 학술적 목적의 출입까지도 엄격히 제한되는 유형Ⅰ의 보호지역으로, 유형Ⅱ의 미국 옐로스톤보다 강력한 보전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부는 2012년 공원의 보전가치가 이용가치보다 약 9배 높음을 연구결과로 제시한 바 있고, 케이블카를 포함한 공원 내 논란이 되고 있는 많은 시설들을 원천 금지시키는 법률 개정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미 케이블카 같은 시설이 보호지역의 ‘향유’에 맞지 않으며, 보호지역은 충실히 보전될 때 훨씬 높은 가치를 국민에게 돌려줌을 다른 누구보다 잘 아는 정부가 문제의 시설들을 올해 기필코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로 밀어붙이는 모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오색케이블카 승강장 옆 승마연습장과 대청봉 위 호텔이 선명한 설악산 개발계획도가 탄핵 이후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힘은 현 정부에서도 여전한 건가?

<홍석환 부산대 교수·조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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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불교에서 크게 존경받는 조사(祖師)들의 어록을 읽다보면 “누런 나뭇잎을 흔들어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여기 돈 있다”며 우는 아이를 달랜다는 뜻입니다. 곰팡이 냄새가 푹푹 풍기는 책들에서조차 이런 말들이 흔히 나오는 것을 보면, 돈을 좋아하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또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이들이 시국이 어수선한 연말을 틈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환경훼손을 이유로 강력히 항의한 환경단체와 주민들, 문화재 파손을 염려하며 끝없이 탄원한 학자들 앞에서 그들이 흔들어 보인 것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작성했다는 ‘경제성 평가 보고서’입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평균 73억원의 편익이 발생하는 등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건설·운영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1520억원, 고용유발은 935명일 것이라 합니다. 즉 “이렇게 이익이 많은 사업이니 그만 징징대라”는 것입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소속회원들이 8월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부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어코 설악을 파헤쳐 철심을 박고 콘크리트 범벅을 만들고 말겠다는 이유가 겨우 몇 십억원의 이익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강원 양양군 관계자는 경제성 보고서 조작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니 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런 누런 나뭇잎을 당당히 흔들어 보이면서 환경부라는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했다니 한 번 더 어이가 없습니다. 하긴 어이가 상실된 ‘순실의 시대’를 살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설악의 가치가 과연 몇 십억원에 그칠까요? 설령 몇 십억원의 이익이 새롭게 발생한들 그 돈이 과연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갈까요? 이익이 몇 십억원이면 손해는 또 얼마일까요? 그리고 그 손해는 누가 감당해야 할까요? 처절한 호소를 떼쓰는 철부지의 울음 정도로 치부하는 세상에 그저 가슴만 답답할 뿐입니다.

황금이 아무리 탐나도 거위의 배를 갈라서는 안됩니다. 칼을 대는 순간 거위가 곧바로 고깃덩어리로 전락한다는 것을 우리는 녹조 가득한 낙동강에서 이미 목격했습니다. 경제활성화와 국민복지 증진에 기여한다는 약속이 개발업자들이 흔든 누런 나뭇잎이었음을 우리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강’밖에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배웠습니다.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설악은 장구한 세월이 빚어낸 최고의 예술품이고,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숨쉬는 마지막 공간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40여년 전부터 설악산을 천연기념물 171호, 곧 국가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해 왔습니다.

이런 설악을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산’으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설악의 가치는 결코 몇 십억원의 이익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설악은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고, 일부 개발업자들의 배만 불릴 영업장은 더더구나 아닙니다. 설악은 우리 모두가 그 아름다움을 함께 향유하고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전해 줄 공공의 보물입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28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 보존에 있어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구로서, 사업 자체를 ‘부결’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1982년에도 문화재위원회는 2차례나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시킨 역사가 있습니다. “설악산은 우리나라 자연 중에서 가장 대표가 되는 천연보호구역”이고 “인위적인 시설을 금지하여 자연의 원상을 보존해야 하는 것이 이 지역 관리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34년이 지난 지금 이 논리가 뒤집혀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요?

설악의 운명이 이제 문화재위원들의 손에 놓였습니다. 그분들마저 귀 막고 눈감는다면 설악의 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 땅의 자연과 문화의 가치도 위기의 갈림길에 처해 있습니다. 그 가치들이 무너지느냐 마느냐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바로 28일의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문화재위원들께 호소합니다. 부디 ‘옳은’ 판단을 해주십시오. 부디 양심을 지켜주십시오.

장명 | 승려·전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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