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민감한 안보 현안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송 장관은 사드 배치 이전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송 장관은 “대통령에게 전면배치를 건의했지만 임시배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가 “완전배치를 위한 전 단계로 임시배치를 한 것이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게 결론이 났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말이 논란을 빚자 “일반 환경영향평가 뒤 사드 배치 지역을 바꿀 수 있다”고 번복했고, 의원들의 재확인 질의에 “(롯데골프장 안에서) 위치 조정을 한다는 뜻”이라고 다시 바꿨다. 도대체 송 장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회의장 단상으로 향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사드 발사대 배치 문제는 대내외적으로 중대 현안이다. 반대 시민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고 중국은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당국자라면 누구라도 시민 혼란을 초래하고 주변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언행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송 장관의 태도는 청와대의 애매모호한 입장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시민 불안을 진정시켜야 할 주무장관이 정책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안보 현안에 대한 그의 판단도 문제가 많다. 그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너무 빨리 넘었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레드라인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청와대와 차이가 있다. 외교적 대응과 군사적 대응을 가르는 기준으로 사용되는 레드라인을 넘었느냐 여부는 중대한 문제다. 그런 점에서 북한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평가한 것은 성급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는 논란이 돼온 핵잠수함 도입 문제에 대해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지만 이것이 과연 정부의 정리된 의견인지도 궁금하다. 그는 한·미 간의 한국 미사일 지침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느냐를 두고서도 회의 내내 “있다”와 “없다”는 답변을 오갔다. 부적절한 답변이 이어지자 여당 의원이 대신 입장을 정리해주기도 했고, “장관으로서 충분히 학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송 장관은 월 수천만원의 자문료 등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국방개혁 적임자로 인정받아 장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국회 출석에서 드러난 그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어느 때보다 시민의 신뢰가 중요한 북핵 위기 국면에 송 장관이 제대로 장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송 장관은 준비된 장관임을 증명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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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국방개혁의 강도와 속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송 장관은 지난주 취임 연설에서 “더 이상 어떤 이유로도 국방개혁을 늦춰서는 안된다”며 “군을 새롭게 건설한다는 각오로 국방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을 단순히 개혁하는 수준에 머무를 게 아니라 새로운 국군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전 군의 몸집을 줄이고 국방 문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도 있다. 송 장관의 국방개혁에 대한 상황 인식은 타당하며 그의 역할을 기대한다.

송영무 신임 국방부 장관(왼쪽)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장관 이·취임식에서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방부기를 이양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박민규 기자

국방은 지금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 어제는 감사원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사업이 부실했다며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헬기사업단장 등 3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전투용으로 개발한 헬기가 실제로 비행 안전성도 갖추지 못했으며 심지어 기체 내부에 빗물까지 샌다는 것이다.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지난주 압수수색을 받았다. 군은 자체적으로 국방을 개혁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 국방개혁 특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챙기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 장관은 예비역 육군중장이 맡던 국방부 핵심 직위인 정책실장을 군 출신이 아닌 공무원으로 내정했다고 한다. 국방 문민화를 위한 작은 걸음이다. 송 장관은 이를 출발점으로 문민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송 장관은 또 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권도 환수하고 장병의 복지도 확충해야 한다. 이 모두 쉽지 않은 개혁과제들이다.

문 대통령이 일부 도덕적 흠결에도 송 장관을 굳이 임명한 뜻은 오로지 국방을 개혁해 달라는 시민의 요청 때문이다. 송 장관은 이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 안팎 기득권 세력의 보신주의 논리와 압박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과거 관행에 철저히 비타협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초지일관해야 한다. 역대 정권들이 국방개혁을 약속해놓고 결국 흐지부지한 것은 기득권 세력이 저항할 때 타협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송 장관은 법무법인으로부터 고액을 받고 방산 업무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드러나 방산비리 개혁에 적임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송 장관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국방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이런 의구심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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