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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6 [사설]스포츠를 존폐의 위기로 내모는 승부조작

2013년 당시 동부 감독이던 강동희씨 사건은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스타 출신의 현역 감독이 브로커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후보 선수들을 투입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가 인정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창진 KGC 감독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KT 감독 시절이던 지난 2~3월 경기에서 후보 선수들을 기용해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스포츠 토토에 돈을 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이 지인들을 동원해서 빌린 사채(3억원)로 자신의 팀 경기에 베팅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만약 경찰이 제기한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다. 현역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셈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2014~2015시즌에 펼쳐진 5경기를 주목하고 승부조작 여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물론 수사가 초기 단계여서 섣부른 예단은 하기 어렵다. 전 감독도 법무법인을 통해 “승부조작이나 불법베팅의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내기를 바란다.

이재민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년 만에 불거진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_ 연합뉴스


경찰의 수사 소식만으로도 국내 농구계는 공멸의 위기감에 빠졌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가뜩이나 떨어진 농구의 인기가 스타 현역 감독들의 잇단 탈선으로 끝없이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구는 좁은 코트에서 불과 5명이 뛰는 종목이다. 선수 교체의 제한도 없다. 이 때문에 감독의 작전에 따라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고, 승패나 점수차 관리 등의 방법으로 조작할 여지가 있다고 한다.

차제에 다른 종목도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대응하면 안된다. 지금까지 농구 외에도 야구와 축구, 배구 등이 모두 연루되어 홍역을 치르지 않았던가. 도박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이다. 불법도박 세력들은 선수나 감독, 심판 등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검은 손길을 내민다. 예컨대 프로배구에서는 승부조작 관련자들이 출소한 후에도 선수들에게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파악되기도 했다. 사실 어떤 제도나 법으로도 도박의 유혹을 근원적으로 막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마음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도박은 다르다. 한 사람의 탈선이 종목 전체를 존폐의 위기로 빠뜨릴 수 있다. 무엇보다 그들을 우상으로 삼았던 팬들의 상처는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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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