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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1 서해 열차페리의 허상과 실상

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맞서 박근혜 후보는 한·중 열차페리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운송물류를 전공한 필자의 눈에는 둘 다 어불성설의 공약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4대강 살리기’라는 기만적인 타이틀로 강행되어 현재 이 나라에 큰 골칫덩어리가 되어 있다.

한·중 열차페리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제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에 편승하여 간간이 거론되다가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이 중국을 방문하여 서해 열차페리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열차페리는 철도, 해운, 트럭의 특성을 모르고 상상하는 비현실적 아이디어이다. 열차페리는 페리선에 열차를 직접 진입시키기 때문에 하역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인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이다.

중국 옌타이 열차 페리 (출처 : 경향DB)


열차페리는 약점이 많다. 우선 철도는 완결력이 없어 트럭의 도움이 필요하다. 예컨대 평택~롄윈강 구간을 열차페리가 운항한다면, 수출의 경우 파주, 춘천, 이천 등에서 화물을 트럭에 싣고 와 의왕 철도터미널에 반입하여 열차에 싣고 평택항으로 가서 페리선에 싣고 롄윈강을 거쳐 중앙아시아로 간다는 것이다. 수입의 경우는 그 역순이다. 의왕~평택항 구간을 철도로 운송한다? 말이 되지 않는다. 평택항의 하역 작업이 의왕 철도터미널에서 이뤄지는 것에 지나지 않아 비용과 시간이 줄지 않는다.

게다가 열차페리는 적재율이 매우 낮다. 지금 서해바다를 오고 가는 1700TEU급 컨테이너선은 선창(6단)에서 갑판 위(5단)까지 11단을 적재할 수 있다. 그런데 열차페리는 철도대차(臺車)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데다 단적(段積)을 할 수 없어 컨테이너선의 몇 분의 1도 싣지 못한다. 또한 표준궤(1435㎜)인 한국의 철도대차가 중국횡단철도(TCR)로 중앙아시아를 곧바로 가려면 철로 폭이 광궤(1522㎜)로 달라져 우루무치에서 환적을 하거나 철도대차에 보기(bogie)를 달아야 하는 등 또 다른 비용이 든다.

그리고 각 항구마다 열차페리 부두를 건설하려면 방대한 철도부지와 장치장이 필요하고 페리에 싣고 내리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요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국토가 좁아 철도운송이 도로운송에 비해 열세이다. 철도는 최소한 500㎞ 이상의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다. 부산~서울 구간도 트럭이 철도보다 우세이다. 열차페리는 전혀 타당성이 없는 프로젝트로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임석민 | 전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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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