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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08 [여적]롯데와 완후이(晩會)

소비자보호가 법으로 제도화된 것은 불과 50여년 전이다. 소비자의 천국이라는 미국조차 20세기 중반까지 캠페인 수준에 머물렀다. 케네디 대통령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4대 권리를 발표한 때가 1962년 3월15일이다. 나중에 ‘소비자권리장전’으로 알려진 것으로 안전의 권리, 알 권리,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권리 등이다. 이후 열국은 매년 3월15일을 ‘소비자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한국은 1979년 국회가 ‘소비자보호법’을 통과시켰던 12월3일을 소비자의 날로 정했다.

3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 롯데백화점 앞에서 10여명이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을 대접하고 승냥이·이리가 오면 사냥총을 준비한다’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웨이보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관심은 각종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제작으로 이어졌다. KBS는 <소비자 고발>, MBC는 <불만제로> 등을 만들었다. 고발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코미디도 나올 정도였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1991년부터 매년 ‘소비자의 날’ 저녁 8시에서 2시간 동안 <3·15 완후이(晩會)>라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거론된 기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2011년 3월15일 타깃은 금호타이어였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부터 4년간 중국 내 타이어 점유율 1위였다. <완후이>는 금호타이어가 타이어를 만들 때 재활용 고무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기준치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금호는 사과했으며, 타이어 30만개를 리콜했다. 이후에도 맥도널드(2012년), 애플(2013년), 니콘(2014년), 벤츠와 랜드로버(2015년), 아동용품(2016년)이 문제가 됐다.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은 양면이 있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무고한 기업을 문 닫게 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종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으나 타이어시장을 상실했다. 국내에서 한 화장품회사는 <소비자 고발> 방송 이후 공중분해됐다. 오는 15일 완후이가 방송된다. 중국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국배치와 관련해 한국 관광을 막고, 땅을 제공한 롯데를 난타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일 전격적으로 사드 2기 발사대가 국내로 들어왔다. 이번에 방송될 프로그램은 ‘롯데 특집’을 넘어 ‘한국 특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책임질 자는 있는 건가.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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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