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6.14 [여적]박근혜와 유진룡
  2. 2017.01.24 [사설]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사과, 그 희극과 비극

대통령과 그가 발탁했던 장관이 수용자 번호를 가슴에 단 피고인과 그의 죄상을 밝히기 위한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서 만났다. 얄궂은 운명이다. 13일 서울중앙지법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출석했다.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 면전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발생한 문체부 공무원 찍어내기 인사에 관해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 전 체육국장을 콕 집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한 것에 대해 유 전 장관은 “노태강은 문체부에서 상위자나 하위자 다면평가 결과 최상의 성적을 받은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목을 꼿꼿이 유지했다. 그가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이 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초기 박 전 대통령의 유 전 장관 임명은 신선했다. 유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양정철 청와대 홍보비서관의 인사청탁을 거절해 차관직에서 경질됐다는 얘기가 돌면서 세간에 이름 석 자가 각인됐다. 양 비서관으로부터 “배 째드리지요” 등의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옳은 것은 옳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말하는 ‘영혼 있는 관료’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장관 임명으로 정권의 이미지 제고에만 신경 썼을 뿐 정작 중요한 그의 반골 기질은 수용하지 않았다. 2014년 7월 박 전 대통령은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위증 논란 등으로 낙마해 후임자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유 전 장관을 전격적으로 경질했다. 두 차례에 걸쳐 유 전 장관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건을 항의한 것 등이 원인이었다. 유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모든 국무위원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려 박 전 대통령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돌고 도는 게 세상 이치인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찍어냈던 노태강 전 국장을 최근 문체부 2차관에 임명했다. 공무원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주고 박근혜 정부의 과오를 비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여기까지는 문재인 정부가 전임 정부와 닮은꼴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달라야 한다.

오창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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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인 송수근 제1차관과 문체부 간부들이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김종덕 전 장관과 김종 전 차관에 이어 조윤선 장관까지 줄줄이 구속되자 부처 차원에서 참회하고 자성의 뜻을 밝힌 것이다. 송 차관은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보루가 돼야 할 문체부가 공정성 문제를 야기한 것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럽다”면서 “통절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특별검사가 진실을 밝히는 일에 적극 협조하고 책임도 감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체부의 참회를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체부를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챙기는 도구로 마음껏 주물렀다. 자질이 없는 사람들을 장차관으로 기용해 사기업도 못할 일을 서슴없이 시켰다. 문체부는 정상적인 국가 조직이 아니었다. 유진룡 전 장관이 두 차례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의 부당성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공허한 저항에 그쳤다. 오히려 정유라씨의 승마 대표선수 선발이나 1급 공직자 집단 사직 강요 논란이 보도됐을 때 문체부는 의혹을 부인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편법 설립도 문체부 간부와 직원들이 충실히 해냈다. 법령과 절차에 따라야 할 관료조직이 스스로 규범을 어긴 것이다. 강요당했다고 피해자로 자처할 수 없는 비극적 상황이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집행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유 전 장관은 어제 블랙리스트 작성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주도했으며, “헌법 정신을 훼손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김 전 비서실장은 지금까지 리스트 작성 지시를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이를 보도한 언론을 제소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운영은) 문화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일로,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명한 사람들은 나몰라라 하는데 문체부는 분명히 지시를 받았다며 사죄하는 희극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면 황교안 권한대행이 나서서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황 대행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문체부를 대표해 사죄한 차관은 언제 블랙리스트 사건 피의자가 될지 모르는 처지다. 1만명에 이르는 문화예술인을 블랙리스트에 묶어 탄압한 국제사회의 수치를 수습하는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공무원들이 권력자의 불법적 지시에 복종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상부의 지시를 영혼 없이 따르기만 하다 사후에 참회하라고 공직을 맡긴 게 아니다. 공직사회 전체가 단단히 교훈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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