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수 존 바에즈와 배우 제인 폰다는 베트남 전쟁 당시 “아메리카의 양심”을 외치며 반전운동의 선봉에 섰다. ‘도나 도나’ ‘메리 해밀턴’ 등의 노래로 유명한 바에즈는 1961년 밥 딜런과 함께 인종차별 철폐운동을 벌이며 미국 사회의 모순에 눈떴다.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반전평화운동에 나선 그는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뒤에도 바에즈는 “베트남 정권의 인권탄압을 막아야 한다”며 문화계 인사 83명의 서명을 받아 뉴욕타임스 등 5개 일간지에 의견광고를 실었다.

배우 문성근씨가 블랙리스트 의혹의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18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폰다는 영화 <클루트>(1971)와 <커밍 홈>(1978)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한 은막스타였다. 그는 베트남 전쟁 기간 반전운동에 적극 참여해 ‘하노이 제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1980년대에는 원전건설 반대운동에 나섰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는 “사담 후세인보다 더 무서운 게 미국의 패권주의”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은 바에즈와 폰다를 ‘좌파그룹 연예인’으로 지칭했다.

한국에선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활동에 나서는 대중예술인을 ‘소셜테이너’로 부른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던 배우 김여진씨, 재능기부 모임을 만들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자녀들을 도운 가수 박혜경씨, 진보적 정치인들과 순회공연을 했던 방송인 김제동씨가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배우 문성근·권해효씨, 방송인 김미화씨, 가수 이승환·이은미씨도 기득권 세력의 외압에 기죽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소셜테이너들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에 ‘좌파연예인 대응 TF’를 만들어 이들을 탄압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배우 김규리씨는 영화와 방송 출연을 금지당했다. 김제동·김미화씨는 진행하던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받았다. 심지어 국정원은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누드 사진을 합성해 온라인에 유포하기도 했다. 소셜테이너에게 좌와 우는 중요하지 않다. 그른 것을 비판하는 최소한의 상식을 추구할 뿐이다. 이를 모르고 소셜테이너들을 옥죈 이명박 정부의 수준이 어떤지 요즘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문성근씨의 말마따나 저열한 ‘일베’ 수준이다.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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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여론조작을 위해 민간인을 동원해 댓글부대를 운영한 민병주 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장이 19일 새벽 구속됐다. 원세훈 원장 시절인 2010~2012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혐의다. 그는 2013년 박근혜 정부 검찰 수사에서 구속을 면했지만 4년 만의 재수사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 때 광범위하게 진행된 추악한 여론 공작 실태는 도대체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엔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작업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증거가 담긴 군 내부 문건이 새롭게 공개됐다. 국방부 2급 비밀문서인 ‘2012 사이버 심리전 작전 지침’이란 문건에는 ‘총선·대선 개입’이라는 활동 목표가 분명히 적시돼 있다. 국정원 외에 국방부 장관까지 군 댓글공작을 진두지휘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민주당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 회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고발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수준일 줄은 몰랐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알몸 합성사진에 얼굴이 오른 배우 김여진씨는 “그 추함의 끝이 어딘지 똑바로 눈뜨고 보고 있기가 힘들다”고 했다. 시민들의 생각도 그와 똑같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합성 사진 제작·유포 계획을 상부에 보고하면서 ‘특수공작’이란 표현까지 썼다. 좌파 낙인을 찍은 문화예술인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식의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와는 전혀 다른 악질적 행태이다. 시민 세금으로 민주주의의 기초를 파괴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난도질했으니, 국가기관의 탈을 쓴 범죄집단이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무슨 법적 권능과 근거로 국정원 기밀사항을 뒤지느냐. 제대로 하려면 국정원이 도청했던 이전 정권 때 일도 공개해야 한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봐도 청와대와 국정원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정원의 문화예술인 퇴출공작은 ‘VIP(대통령) 일일보고’ 형태로 청와대에 보고된 사실도 드러났다. MB의 수족인 원세훈 전 원장은 이런 혐의로 이미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도대체 뭐가 더 나와야 순순히 범죄를 인정할 것인가. 재임 중 입만 열면 ‘국격’ 타령이더니 정작 자신이 나라를 망신시킨 대표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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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진행 중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 문제는 문화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문화예술은 평화와 민주주의 안에서 제대로 숨 쉬며 산다.

한국문학이 한반도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국경 바깥 코리아 민족의 정신과 감성, 그리고 ‘나은 삶’을 위한 투쟁의 문화적 정수였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는다. 물론 이때 문학이란 단지 제도 문단에 한정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말·글 활동과, 시·소설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글쓰기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출연 프로그램 퇴출 등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영민 기자

그런데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언젠가부터 한국문학은 스캔들이나 외국 문학상 같은 바깥의 자극이 아니면 긍정적인 화제를 만들 수 없는 무엇인가가 되었다. 특히 근래의 잇단 큰 추문, 즉 신모 작가의 표절 사건과 문학권력 문제, 성폭력과 여성혐오 문제 그리고 또 불거진 서정주의 친일·독재 부역 논란은 제도문학과 한국문학사의 한계와 그늘이 무엇이었는지를 너무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처리과정은 한국문학이 대단히 고루하고 조로했거나, 청산되지 못한 부끄러운 과거를 그대로 안은 채 ‘자기들만의 리그’를 묵수하는 답답한 제도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하여 일련의 사태는 기성 한국문학의 권위와 정당성 자체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교실에서 기성의 ‘대가’와 ‘정전’으로 이뤄진 한국 현대 문학사를 가르치기가 심히 민망하고 어렵다. 많은 연구자와 독자들의 자긍심과 애정이 식어가고 있다.

물론 사태의 큰 책임은 문단을 담당해왔던 주류들과 나 같은 기성세대 연구자들에게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사태의 전개 과정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권위와 권력의 편에 선 사람들이 제기된 비판을 ‘흠에도 불구하고 문학적 성과가 크다’는 식의 변설로써 무마하려 든다는 점이다. ‘일부’ 표절에도 불구하고, 친일과 독재 부역에도 불구하고, 여성혐오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문학적 성취’나 ‘문학성’이란 마치 불변하는 절대가치이자 권위주의의 원천 같다. 식민, 전쟁, 분단의 참화를 겪어온 한반도에서 이는 꽤 유례가 깊은 교의다. 이는 ‘예술의 자율성’ 명제에 대한 매우 순진한 해석과 문학적 자유주의와 문학성의 성립 요건을 당파적이고도 안일하게 사고한 데서 비롯했다. 물론 거기에 냉전과 분단상황이 개재해 있었지만, 안이함은 늘 파시즘이나 가장 반문학적인 정치행위가 틈입할 밭이 되었다.

그래서 서정주의 사례는 중요하다. 그의 오류는 단지 일제와 전두환을 찬양한 몇 편의 시에 있지 않다. 그는 수십년간 문인협회·시인협회 등의 대표적 문인단체에 군림한 권력자로서, 한국문학을 극우·냉전 문화정치의 일부로 만든 장본인의 하나였다. 한국 문단 특유의 ‘시인의 순진성·탈속성’이라는 신화가 윤리적 무책임과 정치적 파시즘, 여성혐오를 옹호하는 데 악용돼온 사실도 재차 상기하고 싶다. 서정주의 어떤 아름다운 시편들은 문학과 정치의 복잡한 모순이나 역설성에 대한 교훈적 사례이지, 비천한 정치행위를 덮고 가릴 알리바이가 될 수 없다.

문단은 종종 문학성을 사적이고 작은 것 또한 형식적인 것으로 정의하고,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열정이나 역사에 대한 분노와 정의감에 대비시켰다. 가장 편하고 소시민적인 방법으로 문학과 정치 사이의 다가적 모순을 해소하려 했다. 냉전시대뿐 아니라 1990년대 이후에도 재생산된 정치적인 것·사회적인 것과 문학성의 이항대립적 사고는 민주주의 문화에도 장애가 되었다.

오래 묵은 한국문학의 문제들이 충분히 자기비판 또는 토론되지 못한 상태에서 오늘날 문학사 공부와 교육, 그리고 현장 문단은 큰 난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협소한 문학주의나 민족주의 외에 문학사를 다시 사유할 인식의 틀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고, 현실의 문학문화에는 세대 장벽과 젠더 분계가 공고해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새로운 한국문학을 위한 공동의 과제를 생각해본다. 우선 문학사의 재해석·재서술과 문학의 생산·수용구조의 재편성이 동시에 시도되어야겠다. 즉 연구자·교육자·비평가가 새로운 이념과 문학성에 관한 합의를 함께 다시 토론해야겠다.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이항대립적이고 우파적인 것으로부터 구제하는 유연한 원칙과 논리가 필요하다. 한국문학이 탈분단·탈식민 그리고 차별 없는 민주주의의 옹호자여야 한다는 원리는 변함없을 것이다.

또한 달라진 문화환경에 맞는 매체·플랫폼의 개발, 탈제도·탈장르 운동이 확산될 필요도 있는 듯하다. 이때 물론 여성혐오 등 나쁜 행태의 완전한 지양과 함께 독자들의 참여, 세대 간의 소통은 기본 과제가 된다. ‘현장’에서 분투하는 젊은 작가·비평가·교육자들에게 격려와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

<천정환 | 성균관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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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관계법 개정안의 재검토를 지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수정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야당은 “문 대통령과 여권이 방송장악이라는  민낯을 드러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방송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이대로 시행되면) 최선은 물론 차선의 사람도 (공영방송) 사장이 안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공영방송 사장이 여야의 눈치만 살피는 소신 없는 인사가 선임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7월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의원 162명이 발의한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등 4개의 방송관계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여야 7 대 6의 구성으로 바꾸고, 사장을 뽑을 때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 다수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어떤 정권도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  없도록 제어장치를 둔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지시가 아닌 제안”이라고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지난 22일 열린 ‘정기국회 대비 연찬회’에서 방송관계법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과 언론단체 등에선 국민배심원단을 모집해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는 ‘국민 추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방송관계법 개정안조차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국회 통과가 무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재검토 발언은 시의적절하지 않다. 숱한 논란 끝에 그나마 차선책으로 마련한 방송관계법 개정안이 아닌 제3의 수정안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이상론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

현행 방송관계법은 사실상 대통령과 여당의 뜻대로 공영방송 사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는 야당에 불리한 것이다. 오히려 개정안이 야당에 유리하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해왔다. 그렇다고 야당에 불리한 현행 방송관계법을 고수하겠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느라 자가당착에 빠진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공영방송을 장악하며 국정을 파탄 낸 보수야당은 지금이라도 공영방송 정상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민주당도 수정안 마련보다 방송관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주력하는 게 옳다. 그게 과거정부에서 참담하게 무너진 공영방송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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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 감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4대강의 죽음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수 국민에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당시 70% 이상의 국민이 반대했고 해마다 4대강이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기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는 국민 절대다수가 원하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이 절차상 이유를 들며 곧바로 감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하자 24일 한국환경회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였다.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9.5%가 4대강 사업은 물론이고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국책사업에 대해 재조사에 찬성했다. 4대강 사업 재조사는 전 국민적 관심사로, 새로운 정부가 이를 묵과한다면 오히려 국민 뜻에 반하게 된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정의당 94.7%, 더불어민주당 92.5%, 바른정당 71.5%, 국민의당 69.4%, 자유한국당 29.4%가 재조사에 찬성하고 연령별로는 40대 87.1%, 19~29세 86.1%, 30대 83.6%, 50대 78.8%, 60세 이상 66%가 찬성한다. 결국 재조사 없이 그대로 덮어둬야 한다는 의견은 일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나 60세 이상 노령층 일부에 그친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7년 5월 25일 (출처: 경향신문DB)

그런데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에서는 재조사 조치에 대해 ‘정치감사’ ‘이명박 정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보복 감사’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감사와 재판, 평가까지 끝난 전전 정부의 정책사업을 또다시 들춰내서 정치적 시빗거리로 만들려 한다며, 오히려 후속사업을 완성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해서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변한다. 당시 침묵했거나 비판에 소극적이었던 보수언론지들의 프레임 또한 다르지 않다.

4대강 사업 재조사가 ‘정치보복’인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4대강을 제대로 회복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과 처벌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재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녹조 범벅인 강에 물고기들의 사체가 떠오르고 시궁창이나 하수구에나 사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강바닥에 우글거리는데도 4대강 사업이 성공한 사업이라고 우기는 그들 말을 과학적 조사 없이 받아들이고 아무런 조치도 처벌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가? 잘못이 없다면, 떳떳하고 정당하다면, 오히려 이참에 시시비비를 확실하게 가리는 쪽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한나라당 출신 정치인들이나 이 사업을 앞장서 옹호했던 소위 전문가들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는 걸까? 4대강 사업 예산을 날치기 처리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4대강 사업을 앞장서 옹호했던 자신들의 행동과 신념이 옳았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잘 알려진 것처럼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는 2011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긍정적 평가를 내린 건 이명박 정권 당시에 이뤄진 1차 감사뿐이었다. ‘셀프감사’를 통한 면죄부 주기였다. 나머지 감사에서는 모두 4대강 사업을 계획부터 재정지원까지 졸속으로 추진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평가했다. 그런데도 담합에 참여한 건설회사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만 있었을 뿐 책임 있는 정책결정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정당성 있는 4대강 재조사를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은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고 생명의 4대강을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시민적 열망에 대한 모독이다. 이제라도 우리 국민은 알아야 한다. 혈세 22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서 강을 파괴한 허무맹랑한 이 사업이 왜 추진되었는지, 어떻게 제대로 된 국민적 동의 없이 추진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책임 있는 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환경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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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가을 이명박 서울시장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정책을 하나 발표했다. 한반도 대운하 구상이다. 남한에 2099㎞, 북한에 1035㎞의 물길을 이어 한반도 전역에 3134㎞에 이르는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553㎞의 경부운하를 시발로 한반도를 운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17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단연 핫이슈였다. 광고만 보면 대운하는 세상을 바꿀 획기적 사업처럼 보인다. 당시 한반도 대운하 동영상 광고를 보자.

“한반도 동서남북에 3000㎞ 운하를 건설해 분열된 국론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하천정비로 환경이 좋아지며… 홍수대비는 물론 가뭄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다… 건설비용 15조원은 민자유치를 통해 국민의 부담이 거의 없도록 하고… 골재판매로 공사비 60%를 충당할 것이다… 파급효과로 3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화물운송비가 3분의 1로 줄어들며… 수질이 개선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7년 5월 25일 (출처: 경향신문DB)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뒤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글로벌 코리아’ 기반조성 핵심과제로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선정했다. 학계·종교계·시민단체에서 운하백지화운동이 거셌지만, 국토해양부 장관은 대운하 비판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시위로 국민저항이 하늘을 찌르자 뜻을 굽혀야 했다. 2008년 6월19일 이 전 대통령은 “촛불정국이 준 교훈은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뜻을 받들라는 것”이라며 “국민이 반대하면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그해 말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을 내놓았다. 한국형 녹색뉴딜이라며 4대강 정비사업을 발표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을 준설하고 보를 설치해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 등 1석7조의 친환경 경제사업”이라고 찬양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대업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를 보고 대운하사업의 완전포기라고 믿은 것은 너무 순진했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화장했을 뿐 대운하사업은 물밑에서 계속 추진되었다. 교통과 물류, 관광의 목적에서 출발했던 대운하가 비판에 직면하자 일단 홍수예방, 수질개선, 물 확보라는 ‘치수개념’을 내걸고 직진 대신 선회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1·2단계의 단계적인 추진에 나섰다. 한반도 대운하 가운데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상징적인 구간인 경부운하의 조령 50㎞ 구간만 미룬 것이지 나머지는 그대로 ‘고(go)’였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을 정비해 커다란 물그릇을 만들면 가뭄과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4대강의 정비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였다. 정비대상은 강의 지류나 상류·소하천이지만 재차 ‘4대강 정비를 한다’며 삽을 든 것이다. 가뭄이나 홍수피해지역은 대부분 지류나 상류 유역이다. 헛발질했다. 그 결과 ‘괴물보’와 ‘녹조라떼’가 탄생했다. 누가 봐도 댐과 같은 형태에다 과도하게 크게 설계된 ‘가분수형’ 갑문은 하시라도 운하로 탈바꿈하기에 적합하게 고안된 것이었다. 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한다고 했던 강은 보로 인해 고인 물이 썩으면서 ‘녹조라떼’가 됐다.

또 노다지라던 4대강의 골재는 돈 먹는 하마가 됐다. 골재판매 수입은 목표액에 턱없이 모자랐다. 오히려 수천억원의 유지비만 들었고 흉물로 지역민원을 일으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운하사업은 국고지원을 받는 안전한 국가재정사업으로 탈바꿈했다. 22조원이 넘는 예산의 상당액이 민간건설업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무엇을 위한 사업이었나.

이 전 대통령은 경부운하가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국가 인프라가 되기를 꿈꿨는지 모른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녹색뉴딜이라며 친환경적인 사업으로 포장했으나 한물간 삽질 경제일 뿐이었다. 도로 항만과 같은 인프라투자로 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비전은 매몰비용만 늘렸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는 신기루였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을 농단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국토를 농단했다.

국가가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 재원, 노력을 낭비했고, 미래는 준비 안된 상태로 남아 있다. 참담한 결과를 드러낸 대운하사업은 후대에 부담만 남겼다. 정부가 무슨 짓을 했는지 궁금하다.

박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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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문건을 보면 정부는 낙동강 강정 고령보, 영산강 승촌보 등 전국 10곳의 보 인근에 다목적 천변저류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조원이 넘는 돈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4대강사업에 22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바 있다. 그런데 수질 개선을 이유로 또다시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천변저류지를 조성해 상류에서 흘러온 물을 정수한 뒤 하류로 보내거나 상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 곳에 적게는 1600억원, 많게는 3300억원을 들여 모두 2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수중보로 인해 강물이 썩으면서 이른바 ‘녹조라떼’ 사태가 반복되자 내놓은 대책이다. 강물이 썩는 근본원인을 찾지않고 눈앞의 것만 보는 땜질식 처방이 아닐 수 없다.

4대강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당초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반대하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이름만 바꾸어 추진했다. 실제로는 한반도 대운하의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래서 수중보의 수문도 운하의 갑문 수준으로 ‘거대하게’ 설치했다. 정부는 수중보가 세워지면 물부족과 홍수 문제가 해결되고, 수질이 좋아지며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등 장밋빛 미래를 쏟아냈다.

2013년 8월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영산강 승촌보 인근에 마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조가 강을 뒤덮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인해 수질은 엉망이 됐다. 커다란 ‘인공 수조’가 된 하천에서 맑은 수질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 가뭄과 홍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정작 해야 할 것은 군소하천 정비였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통해 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40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고 했으나 허구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시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4대강사업에 혈세를 더 쓰겠다고 우기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유역의 천연 여과기능이 있는 수변공원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 황폐화했다. 4대강사업 조사단에 참가한 일본인 대표는 “명백한 환경파괴 사업”이라며 “운하건설 사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은 물고기 씨가 말랐다고 아우성이다. 농경지 침수로 고통받는 농민도 부지기수다. 모든 문제는 강물을 흐르지 못하게 막은 데서 비롯됐다. 자연의 복원력을 믿고 4대강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고민과 노력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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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운하 건설을 공약했다가 국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한발 물러서 22조원의 국고를 들여 4대강 보 공사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는 영산강에 2개, 금강에 3개, 한강에 3개, 낙동강에 8개 등 모두 16개의 보 공사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는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보 설치로 주변 농지면적이 축소되고 농토가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심각한 녹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또한 보 유지관리를 위해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보 건설이 필요했다면 필요한 지점에 시범적으로 몇 군데 설치해 보고, 그 경험을 기초로 해서 다른 보 공사를 연차적으로 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4대강에 16개의 보 공사를 한꺼번에 강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 보 공사가 부실공사가 됐는지 해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칠곡보에 균열이 생긴 것은 보 기초 시공을 암반에 하지 않고 모래 위에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보도됐다. 다른 보에서도 이러한 공사 후유증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6년 8월 경북 고령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 위로 왜가리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이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가 남긴 4대강 사업의 후유증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임기 말에 탄핵심판을 받고 있다. 국토개발 사업은 먼 앞날을 내다보며 생태계와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4대강 16개의 보도 더 이상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미리 대비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4대강 보 공사가 처음 의도대로 물 부족을 해소하고 가뭄과 홍수를 막아 물을 다목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선후보들이 4대강 보 후속 조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기연 | 전 영암 신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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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이명박’이라는 별명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현지시간 20일 취임하자 한국 누리꾼들은 ‘미국 사람들, 비슷한 지도자를 우리는 이미 겪어보았소’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가 취임사에서 “민중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며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의 악당 베인의 연설을 ‘복붙’하고, 빈자리가 숭숭했던 취임식에 ‘150만명’이 참석했다고 숫자까지 제멋대로 부풀리자 미국인들은 황당해했다. 미 중앙정보부(CIA) 본부 공석에서 기자를 콕 찍어서 인신공격하는 트럼프의 비민주적 행태는 한국 언론이 이미 지난 8년간 지나온 길고 어두운 터널의 ‘초입’을 연상시켰다. 트럼프의 취임식 케이크가 4년 전 버락 오바마의 두 번째 취임 때 사용됐던 케이크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며 요리사가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은 그의 단임을 기원하며 4년을 초단위로 거꾸로 세는 ‘트럼프 퇴임 카운트다운 시계’를 만들었다. 반면 지지율 60%로 백악관을 떠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은 ‘짤방’들이 유통됐다. 오바마를 태우고 백악관을 떠나는 헬리콥터를 슈퍼히어로가 안간힘을 쓰며 붙들고 있는 장면 등이었다.

이에 한국의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렇게 위로했다. “지금 화나서 엎어버리고 싶겠지만, 나머지 절반을 (설득하려면 트럼프가) 누구도 부인 못하는 최악의 삽질을 한 4년 정도는 해야 한다”며 “너네는 큰 나라라 그렇게 삽질하면 우리 모두 이 세상에 없겠구나. 미국인들아. 잊지 마라. (트럼프 대통령이) 핵 쏘기 전에 탄핵”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던 미국인들이 어떻게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대선 당시 트럼프의 각종 구설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홍보로 역효과를 냈다는 뒤늦은 후회도 나왔다. 이에 각종 구설에 휩싸여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대선캠프가 ‘혹시 우리도 같은 패턴인가’ 싶어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믿거나 말거나.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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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대통령의 독서목록을 공개한 것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였다. 책 읽는 대통령을 부각시키려는 뜻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폭넓은 독서편력으로 유명했다. 3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했던 그는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다면 감옥에라도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책을 읽을 때 밑줄을 긋고, 모퉁이에 글을 적었다는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두고 읽어야 할 책으로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 박경리의 <토지>, 변형윤의 <한국경제의 진단과 반성> 등을 꼽았다.

다독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직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책을 활용해 보수언론에게 “‘독서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감명 깊게 읽은 책의 저자를 발탁해 중용하기도 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를 쓴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을 펴낸 이주흠 전 리더십비서관이 대표적인 경우다.

2016년 5월 1일 일반인들에게 첫 공개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관광객들이 창밖에서 서재 내부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답게 독서스타일도 실용적이었다. 종이책보다는 ‘e북’(전자책)을 즐겨 읽었던 그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피터 언더우드의 <퍼스트 무버> 를 청와대 참모진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선 잠자기 전 책 한 권을 읽었다는 존 F 케네디가 독서광의 반열에 올라 있다. 20일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도 케네디에 버금가는 애독가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년간의 백악관 생활에서 생존한 비밀은 독서에 있다”고 했다. 그는 “연대감을 느끼고 싶을 땐 링컨, 마틴 루서 킹,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의 책을 읽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관저 유폐’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책을 읽으며 ‘생존’하고 있을까. 박 대통령의 독서목록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청와대가 지난 10일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읽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펴낸 <축적의 시간>이 낫다”고 넌지시 조언하기도 했다. 하긴 평소 책 읽기보다는 TV시청을 즐겼다는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독서목록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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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은 64개의 괘로 길흉을 따진다. 64괘 중에서 가장 좋은 괘가 겸(謙)이다. 겸손할 겸은 말씀 언(言)과 아우를 겸(兼)이 합쳐진 자다. 말할 때 상대를 배려해서 하면 자연 겸손해진다는 뜻이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새해는 겸과는 거리가 먼 해가 될지 모르겠다. 대통령 선거철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잃는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는 항상 옳고 똑똑하고 구국의 영웅이다. 들보 같은 흠결도 ‘세상에 안 그런 놈 어디 있느냐’고 하고, 티끌만 한 장점은 “세상에 이런 사람 또 있느냐”고 한다. 무조건적이다.

정책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세금은, 보육은, 가계 빚은, 실업문제는 어찌 풀지 궁금하지도 않다. 그건 난 모르겠고, 뽑아 주면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식이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은 반기문에 대해 “공산당만 아니라면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자기 집 가사 도우미를 구한대도 “공산당만 아니면…”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눈 감고 귀 막고 뽑았던 대통령이 박근혜고 이명박이다. 이명박은 4대강에 20조원이 넘는 돈을 퍼부었다. 5000만 국민 1인당 40만원씩 걷어 강물에 뿌린 꼴이다. 지난 연말 모임에서 만난 서울대 교수는 “그 돈을 벤처 불쏘시개로 지원해줬으면 10%, 5%만 성공했어도 지금 활활 불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는 긴 말 할 것 없다. 시민들은 박근혜에 대해 믿어 왔던 것들이 조작된 신화이며 허상이었음을 4년 뒤에 깨달았다. 그나마 늦게라도 밝혀진 게 다행이다. 정유라의 강아지가 나라를 구했다. 촛불시위에 나온 노인들이 아이들에게 과자를 건네주며 “우리가 잘못해서 너희가 고생이다”고 했다고 한다. 과자로 끝낼 일이 아니다.

리더십의 요소는 통찰력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다. 나라의 장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 상황은 바람과 같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는 남보다 먼저 봐야 한다.

16세기 일본의 작은 섬에 포르투갈인이 표류했다. 이들이 긴 총으로 멀리 떨어진 과녁을 맞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은 총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그들의 말을 배웠다. 17세기 조선의 제주도에 네덜란드인 서른여섯명이 표류해왔다. 하멜 일행이다. 이들 중에도 총포 기술자가 있었다. 조선은 이들에게 노역을 시켰다. 생김새가 특이하다고 춤과 노래를 가르쳐 남자 기생으로 부리기도 했다.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으로 전국시대를 통일했고, 조선은 굴욕적인 역사를 맞았다.

바깥세상은 눈이 핑핑 돌아가게 변하고 있다. 변화의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지금 1년은 미래 10년, 100년을 좌우한다. 4대강이나 창조경제 따위가 새 시대로 나아가는 시대정신일 수는 없었다. 본인이 모르면 사람이라도 잘 써야 한다. 경전에는 ‘천하가 다 옳다고 해야 그 사람을 한 번 찾아가서 보고 쓰라’고 했다. 박근혜는 천하가 다 안된다는 사람을 보지도 않고 썼다. 이명박은 5년 내내 땅을 팠고 박근혜는 주사를 맞았다.

역사는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불의가 가고 정의가 오지 않는다. 역사는 그냥 발전한 적이 없다. 기득권 수구세력이 변화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의 진보는 이름 없는 수많은 개인들이 힘을 모을 때만 가능했다. 4·19혁명이 그랬고 6·10항쟁이 그랬다. 그렇게 죽어라 애써도 역사는 직선이 아닌,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이탈리아 역사학자 비코는 말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세월을 허송했다. 박근혜, 이명박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시민들의 손으로 뽑았다. 그사이 금쪽같은 시간이, 기회가, 에너지가 강물처럼 흘러갔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흐르는 강물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2000년 전 폼페이 사람들은 베수비오 화산을 끼고 살면서도 희희낙락하다 하루아침에 4m 두께의 화산재에 파묻혔다. 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무슨 일이 닥쳤는지 잘 모르는 모습 그대로 발견됐다. 기존의 특권세력들이 이들과 똑같다. 기득권 세력들은 다른 세상을 사는 듯 살아왔다. 촛불은 박근혜의 무능뿐 아니라 재벌, 검찰, 정치, 언론 등에서 그동안 자행돼온 불의와 시민의 분노가 만난 곳에서 등장했다. 시민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몰랐던 게 아니고 마그마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었을 뿐이다.

새해는 불평등, 불공정, 불의의 구체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특권과 반칙, 불법과 협잡이 판치는 세상을 끝내야 한다. 촛불은 화산 폭발의 전조(前兆)다. 민심이란 화산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화산은 아직 폭발하지 않았다.

박래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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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 출신답게 의전을 중요시했다. 그는 골프를 칠 때 앞뒤 팀을 받지 못하게 했다. ‘황제 골프’란 말은 그때부터 쓰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코스 하나를 공짜로 독점하며 골프를 쳤다. 그의 골프 행차 때면 청와대에서 골프장까지 경찰이 배치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황제 테니스’를 했다. 서울시장 때 남산 테니스장에서 3년가량 공짜로 테니스를 쳤던 그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주말에 반값 요금만 내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황제 테니스’를 즐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황제 의전의 종결자’로 불릴 만하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영국 국빈 방문 때 5성급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와 샤워꼭지를 바꾸고, 머리손질과 화장을 위해 객실에 조명등 2개와 스크린 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14년 부산 벡스코 아세안 정상회의 때는 박 대통령 전용 화장실을 위해 세면대와 변기를 새로 설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천시장 재직 시절 박 대통령의 인천시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변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변기에 집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시민운동가는 광화문 촛불집회 때 모인 성금으로 2만원짜리 유아용 변기를 구입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청와대에 발송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전용 변기를 쓰기 위해 멀쩡한 변기까지 교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장도리]2016년 12월 19일 (출처: 경향신문DB)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황제 의전’으로 자주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 임대아파트를 방문하면서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고 해 주민들에게 “대통령 코스프레 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3월 관용차를 타고 서울역 KTX 승강장까지 진입해 ‘황제 의전’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24일 올해의 사자성어로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민생은 돌보지 않고 ‘황제 의전’만 즐긴 배를 물이 뒤집는 걸 다른 사자성어로도 표현할 수 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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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12월31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안조정소위 회의장. 지역구 의원들이 A4 용지에 지역사업명과 예산액 등을 적은 뒤 3~4번 접은 쪽지를 회의장 안으로 끊임없이 밀어넣었다. 이른바 ‘쪽지예산’이었다.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 예결위 간사가 5일간 머리를 맞댄 국회 정문 건너편 렉싱턴 호텔에도 쪽지예산이 쇄도했다.

예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쪽지예산 탓에 2013년도 예산안은 “새해 회계연도 개시(1월1일) 전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채 해를 넘겨 처리됐다. 1963년 예산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쪽지예산으로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635억원, 이한구 원내대표는 272억원을 따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엔 이상득 전 의원의 ‘형님예산’이 도마에 올랐다. 2008년부터 날치기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3년간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챙겼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여야는 쪽지예산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최근에는 쪽지 대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하는 ‘문자예산’ ‘SNS예산’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2017년 국회 통과 예산, 주요 국회 증액 내용, 분야별 예산 증감내역 (출처: 경향신문 DB)

올해도 비선 실세 최순실 관련 예산 1800억원이 깎이는 바람에 쪽지예산이 기승을 부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문제로 국정이 혼란스러운 상황이고, 기획재정부가 쪽지예산을 제출하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고 했는데도 쪽지예산 파티가 벌어졌다. 의원들이 예산심의 과정에서 증액을 요청한 사업은 4000여건, 금액은 내년도 예산의 10분의 1 수준인 40조원에 이른다. 특히 여권 실세 의원들의 ‘잇속 챙기기’는 극에 달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최소 50억원, 정진석 원내대표는 48억원,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60억원을 새로 증액시켰다. 야당에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소 13억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47억원을 지역구 예산에 반영했다.

쪽지예산은 나라살림을 부실하게 만드는 퇴행적 관행이다. 나라살림이야 어찌 되든지 지역 포퓰리즘에 기대 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부실 의원’이란 쪽지를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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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일간(26일) 지지율은 17.5%로 사상 최저였다. 대선 득표율 51.6%로 당선된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지율이 한때 67%까지 올랐다가 35% 안팎에서 등락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한 방송 토론에서 “나라를 팔아먹어도 35%는 지지할 것”이라고 한 말은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지만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지지층의 절반이 떨어져 나갔다.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이 매국보다 더 큰 폭발력을 미치는 것이다.

주간경향 [시사 2판4판]순실여대 (출처: 경향신문 DB)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2012년 수호표지석을 독도에 세운 사진과 글을 올렸다. 사흘 만에 73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꽃이 지고서야 봄인 줄 알았다’ ‘구관이 명관’ 등의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억이 매우 짧다는 말을 많이 한다. 불과 4년 전 그 지긋지긋하던 MB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그때를 그리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니 역사의 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정권을 잡은 자들은 이걸 노려 온갖 비루한 일을 다 한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전 관리가 현 관리보다 잘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이 말은 전 관리가 실정을 했고, 나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후임자가 전임자보다도 못하다면서 비아냥댈 때 쓰는 말일 뿐이다. 과거의 제도와 관습에 익숙해진 이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한탄하듯 사용하기도 한다. 60년 전 제3대 대선 때 이승만을 대통령 후보로 냈던 자유당은 보수층 결집을 노리면서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선거구호를 동원했다.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 국가재정 악화, 취업난 등 수많은 적폐를 남긴 이명박은 ‘명관’이 아닌 ‘악관’에 가깝다. 이명박의 잘못을 바로잡길 바라는 시민이 박근혜에게 표를 던졌지만 청산과 단죄는 없었다. 실정은 더 심해졌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두 대통령을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인 격’이라고 해야 하나.

안호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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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에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어제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매입비용 9억7000여만원을 국가에 떠넘긴 혐의(배임)로 재판에 회부된 김 전 처장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거액의 예산을 전용한 고위공직자에게 실형이 내려지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다. 그러나 법원이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 핵심 피고인의 위법행위를 인정한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고 본다.


이광범 특검,수사결과 발표 (경향신문DB)


이광범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내곡동 수사를 종결하며 이 대통령에게 재직 중 불소추 특권에 따른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이 불기소했던 김 전 처장을 기소함으로써 사실상 이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자백’했듯이 김 전 처장의 배임으로 인한 이익은 이 대통령 일가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법원도 판결문에서 “거액의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함으로써 대통령 일가에게 거액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며 이 대통령 일가가 배임행위의 ‘수혜자’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재판부가 이 대통령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부분에 주목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당초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한 경호부지 매입 업무만 맡아오던 경호처가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전례 없이’ 사저부지 매입이라는 사적 업무까지 맡아 양 부지를 일괄 매입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고 판단했다. 이 대통령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 불허와 압수수색 거부 등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데는 성공했으나, 법원의 판단으로 정치적·도덕적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다. 김 전 경호처장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 전원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도 통렬히 자성해야 마땅하다. 


가장 참담한 것은 이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 수사 종료 이후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의혹의 진상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성하기는커녕 ‘셀프 서훈’을 하고 ‘국정운영 성과’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송할 것이라고 한다. 뻔뻔하고 몰염치하기 이를 데 없다. 


법원의 판결은 미완으로 끝난 내곡동 사건 수사를 재개해야 할 필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내곡동 터를 직접 찾아 ‘OK’했다는 김 전 처장의 언론 인터뷰 등 재수사에 필요한 정황도 충분한 터다. 이 대통령은 11일 뒤면 청와대를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더 이상은 법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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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