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융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산업적으로는 침체, 국민들에게는 불신을 받는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최근의 KB금융 사태는 시장과 산업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관치에 길들여져 자리나 차지하고 보자는 풍토가 뿌리박혀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산업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금융산업이 창조적으로 운영되는 첨단산업이라는 인식보다는 하나의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한심한 정권들과 실세 권력, 일부 금융관료 등의 잘못된 시각이 지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본다.

KB금융지주의 회장, 은행장의 자리는 선출된 정권이나 실세의 입김으로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다. 또한 금융관료나 정치권의 ‘먹잇감’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반복되어 왔고 이를 탈피하려는 노력보다는 정권의 영향하에 두는 자리로 고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KB금융지주의 중요한 자리는 오랜 기간 아무 관련 없는 인사들이 내려와 2~3년간 개인적 욕심을 펼쳐보는 실험의 자리가 되어 왔다.

이는 현재 금융산업의 실상이고 참담한 현실이기도 하다. 금융관료나 관변 교수 등의 ‘낙하산 인사’는 헛발질 경영을 되풀이했고, 이런 이유로 경질하고 또 다른 낙하산 인물을 심고, 미래의 또 다른 인물들이 욕심을 내게 하는 자리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과거 여러 번의 금융지주 인사 문제에서도 오늘의 KB 사태를 적나라하게 경험했다.

하지만 오늘의 금융당국은 무엇을 학습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러한 수준 이하의 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우리의 금융산업 수준을 하락시키고 있단 말인가?

이는 금융을 ‘자신들의 권한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는 보이지 않는 세력의 장난이 늘 존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세력의 뿌리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정치권력이나 이를 충실히 보좌하는 일부 금융관료 등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 안건 논의를 위해 KB금융지주가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17일 서울 중구 KB금융지주 로비에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한 징계를 취소하라며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출처 : 경향DB)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먼저 금융 감독·정책 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 근본적으로 정치권력이나 실세 등이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금융체계 개편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금융위원회의 해체와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개편을 실행해야 한다.

현재의 금융위원회야말로 금융산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대로 선정된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시장을 바로 읽는 판단력을 갖추어야 할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또 하나의 시어머니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위원회 조직은 점점 비대해지면서 기관이 거대화되고 있는 반면, 시장보다는 관치를 우선하려는 사고로 금융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의 독립성 확보와 이를 제대로 감독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면적인 쇄신을 실행해야 한다. 물론 금융감독원도 권력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는 인사가 없도록 투명한 조직으로 변모시키고 인적 혁신도 당연히 해야 할 사안이다.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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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갈등이 봉합되는가 싶으면 다시 격화되고, 화합을 외치다가 돌아서면 등에 칼을 꽂고…. KB금융 최고경영자인 임영록 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수만명의 직원, 수백만명의 고객을 둔 최고경영자로서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 이들의 추한 권력다툼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는 건지 참담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행장은 엊그제 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KB지주 최고정보책임자인 김재열 전무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무 등은 임 회장 측 인물이다. 5월 초 금융감독원에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검사를 요청한 사안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로 결론이 나오자 다시 사법당국에 검사를 요청한 것이다. 끝까지 문제를 파헤치겠다는 의지는 평가할 만하지만 사내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앞줄 왼쪽)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앞줄 오른쪽) 등 KB금융 계열사 임원들이 지난 22일 경기도 가평 백련사의 사찰 체험 프로그램(템플스테이)에 참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 경향DB)


더 기막힌 것은 지난주 제재심의위 결론이 나던 날 벌어진 풍경이다. 당시 KB금융은 경기 가평 백련사에서 임 회장, 이 행장은 물론 모든 경영자와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1박2일의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화합을 도모한다는 자리였다. 하지만 임 회장에게는 독방이, 나머지에게는 한 방이 숙소로 배정되면서 사달이 났다. 이 행장은 화합을 얘기하면서 회장만 독방을 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고, 결국 한밤중에 짐을 쌌다. 예우 차별에 대한 불편함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행장이 귀경한 뒤 머쓱해진 임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과 같은 방을 썼다고 한다. 산사의 숙소 배정을 놓고 한밤중에 벌인 저급한 행동에 말문이 막힌다. KB 내에서는 현재 임 회장과 이 행장 지지파들이 양분된 채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두 경영자의 싸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각기 다른 권력의 끈을 잡고 내려온 낙하산들이 권력 확대를 위해 벌이는 꼴사나운 모습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의 결정이 주전산기 교체 외압 등 그동안 KB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 추궁이라는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책임 회피를 위한 로비싸움으로 변질돼 결국 흥정과 야합으로 끝난 것임을 모르는 이가 없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것은 금융관치의 지배력만 더욱 공고히 하고 해당 금융사 구성원은 물론 금융 소비자에게 피해만 입히는 결과로 이어질 게 뻔하다. 두 사람을 당장 물러나게 하는 것 외에 해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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