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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05 [기고]트램이 바꾸는 도시, 국가의 관심이 열쇠

“아주 완벽합니다. 나이가 들어 버스를 탈 때면 늘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정말 좋습니다. 빠르고 편리합니다.” 파리 T3라인에서 만난 제닉 할머니가 말했다. “트램이 개통되고 나서 매출이 대략 25% 증가했어요. 여기서 20년째 장사하고 있는데, 요즘은 트램 덕분에 아주 좋아요.” 트램역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셈로드가 말했다. 리옹시 도시계획전문가 파트리세는 “트램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라면서 “도시구조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완전히 바꾸었다”고 말했다. 필자가 트램 실태조사를 위해 프랑스에 가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들이다.

트램(tram)은 도로 위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운행하는 전철이면서 버스처럼 정류장 간격이 짧고 운행 융통성이 좋은 교통수단이다. 세계 400여개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트램은 최근 현대화된 모습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새롭게 도입한 도시만 70곳이 넘는다. 트램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뭘까? 유럽도 자동차가 늘어나자 도로를 건설했고, 대중교통은 자동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지하에 만들었다. 그러나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은 도로를 더욱 혼잡하게 만들고 보행자를 구석으로 밀어냈다. 자동차는 외곽개발을 부추겼고 그 결과 도심은 쇠퇴했다. 새로 도입되는 트램은 바로 이러한 자동차 중심 교통정책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했다.

호주에서 운행 중인 트램

유럽에서 부활한 트램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전·수원·성남을 필두로 이미 16개 시·도가 트램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트램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트램의 도입과 운행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지만 트램 관련 정책과 제도는 국가사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트램을 도입하고 싶어도 국가의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헛일이다. 국가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유럽에서는 유독 휠체어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장애인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동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고령화, 도심쇠퇴, 보행환경의 악화와 가로상권의 쇠퇴는 어느 한 도시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법의 중심에 트램이 있다.

국가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주어야 할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도시교통 정책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동안 교통의 목적을 이동성에 두었다면, 이제는 편리성과 접근성을 중시해야 한다. 자동차보다는 사람,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으로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두 번째, 트램이 제대로 도입·정착되기 위해서는 평가체계와 재원확보가 중요하다. 최근에 개정된 도시철도법은 그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지만 자동차와 철도의 특성을 위주로 한 기존 법체계를 트램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다. 2008년부터 도입 노력이 있었지만 실패한 이유도 기존 잣대로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트램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평가체계와 재정지원 및 운영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재영 | 대전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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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