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2.16 [기고]법원 스스로 주도하는 사법개혁을 기대하며
  2. 2015.06.11 [기고]전관예우의 본질

혼란스러운 시대상황에서 사법부가 사법개혁을 주도해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고 법을 바로 세우는 역할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사회적인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집회·시위와 관련한 행정법원의 결정이나, 원격 심리절차 시행 등은 법원이 사법 소비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모를 시도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그렇지만 사법제도 운영에서 사법 소비자 친화적 개혁, 판결문 공개를 통한 합리적인 사법통제 기반 조성, 그리고 신속히 해결되어야 할 전관예우 문제 등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법 소비자 친화적 개혁의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게 많다. 먼저 현행 전자소송제도를 좀 더 확대해 모든 법원행정이 전자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모든 거래 자체가 온라인화되는 상황에서 분쟁 해결 절차 역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대명제를 세우고 점진적 개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제도 운영은 조속하게 사법 소비자에게 유익하고 편리하게 재편해야 한다. 법원 관할의 경우를 보자. 일반 소송사건과 지급명령 사건의 경우 관할 법원이 달라 일반인으로서는 이를 제대로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용인시의 경우 일반 민사본안 사건은 수원지방법원이 관할 법원이나, 지급명령의 경우에는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이다. 법원 내부의 사정에 의해 이렇게 돼 있는 것이다. 사법 소비자가 이같이 복잡한 법원의 규정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잘못 청구를 했다면 법원은 내부적으로 간단한 이송절차를 밟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법원 실무적으로는 관할 위반으로 각하 결정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법 소비자는 인지대 이중부담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는 과거 토요일이 법적 공휴일로 지정되기 이전에 법원 공무원들의 토요일 휴무제가 먼저 실시되면서 불변기일산정이 법원 편의 위주로 이뤄졌던 사례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법원 공무원이 토요일에 쉬기 때문에 법원 정문이 닫혀 있는 상태임에도 당일 접수를 하지 않은 경우 불변기간이 지난 것으로 보아 각하되는 불이익이 사법 소비자에게 전가됐던 것이다. 이 같은 법원의 태도는 형식적인 법논리상으로는 찬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사법 소비자의 시각에서는 결코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판결문 공개가 일부 이루어지고 있으나,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가능하도록 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사법부에 대한 합리적인 통제는 판결문과 같은 재판기록 공개를 통해 사후적으로나마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판결 확정 전에도 하급심의 판결문이 공개돼 사법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관예우 내지 비리와 관련한 법원의 인식전환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법원은 전관예우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전관 비리 가능성과 위험성은 여전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외국 법조계의 시각에서 국내 퇴직 법관의 변호사 활동, 특히 소송변론 활동 부분은 불공정 가능성이 높다. 고도의 윤리성을 확보해야 할 법원에서 이해관계 충돌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사법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이므로 변호사단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 스스로 성찰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법부 신뢰 회복의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법원의 불공정성이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관의 행정부 진출이나 정계 진출 등은 사법부 스스로 윤리규범을 제정해 사전에 방지하고자 적극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직에 있는 법관에게 부당한 유혹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성이 있다.

 

가치관이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시대 상황에서는 사법부 스스로 전관예우 내지 비리 해소 방안 등을 포함한 엄정한 사법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고 법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사법부가 모범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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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법조윤리를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전관예우’는 대한민국 사법제도의 가장 큰 문제이다. 재판은 당사자의 공정한 권리 구제를 통해 미시적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이고, 이러한 미시적 정의가 모여 거시적 정의가 실현된다.

그런데 전관예우는 ‘전관’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는 ‘돈’과 ‘권력’이 있는 자에게 유리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이처럼 전관예우로 인해 재판이 공정하지 않게 되면 정의가 실현될 수 없어 사법제도의 근간이 무너지게 된다.

변호사법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하여 여러 규제를 하고 있으나, 그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는 계속 존재하는 것 같다. 법조윤리협의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에 의하면 판사 출신 변호사는 6개월간 평균 100건 정도를 수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참고로 서울 지역 변호사는 월평균 1.9건을 수임한다. 안대희, 황교안 두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엄청난 수임료와 월급도 전관예우가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 검사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한 홍모 변호사의 경우에는 2013년 월평균 7억6000만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최근 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영리 목적으로 사건수임을 하지 않는 대신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이것이 전관예우를 근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관예우 해결의 출발점은 전관예우의 본질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전관예우는 그 행위의 주체가 전관 변호사가 아니라 판사·검사이다. 전관예우의 본질은 변호사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법원·검찰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전관예우는 판·검사가 전관 변호사를 우대할 수 없도록 통제하고, 전관예우를 하는 판·검사에게 불이익을 주어야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전관예우에 대한 법원·검찰의 공식입장은 ‘전관예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들이 전관예우를 굳게 믿고 있고, 전관 변호사는 이를 적절히 이용하여 고액의 수임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변호사인 필자조차도 친족에게 전관 변호사 선임을 권유한 경우가 있으니 일반 국민들은 더 말해서 무엇할까 싶다. 따라서 전관예우는 사법과정에서 전관예우가 없다는 점을 법원·검찰이 적극적으로 입증하고, 국민이 이를 납득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법원·검찰에 제안하는 것은 전관예우 해결을 위해 사법과정에 ‘공시제도’를 도입하라는 것이다.

전관예우 해결의 걸림돌은 전관예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판·검사와 변호사의 관계가 사법과정에 미친 결과를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전관예우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공개되는 정보는 판사·검사와 변호사의 관계, 변호사 수임료, 재판 결과, 형사사건의 경우 동종 사건과의 판단 결과의 차이 등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면 판·검사가 자기가 취급한 사건에서 특정 변호사를 봐주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역대 전관예우 논란 고위 공직 후보자 목록 (출처 : 경향DB)


이와 같이 전관예우의 존재가 드러날 가능성을 높이는 공시제도는 판·검사가 자율적으로 전관예우를 자제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법원·검찰은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전관예우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고 이를 판·검사의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 전관예우를 한 판·검사는 징계해야 하고, 재임용을 거부해야 한다. 변호사단체, 법조윤리협의회 및 시민단체도 공개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전관예우 존재 여부를 밝혀내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자유주의 정치체제에서 공정한 재판제도는 정부의 존재 이유이다. 이와 같이 전관예우는 정부의 존립과 직결된 것이므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며, 전관예우를 근절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판·검사가 전관예우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손창완 | 연세대 로스쿨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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