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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8 [사설]국정농단 부실수사 이대로 덮을 수 없다

검찰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박관천 경정이 작성한 이른바 ‘십상시 회동’ 문건 유출에 관여하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로써 정윤회씨 문건 파동을 둘러싼 검찰 수사는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사건의 실체는 오간 데 없이 청와대 주문에 충실한 ‘청부 수사’의 전형이다.

조 전 비서관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그의 사법처리는 여러모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는 파문이 불거진 뒤 “문건의 신빙성은 60% 이상”이라고 줄곧 말해왔다. ‘찌라시’라고 규정한 청와대와는 정반대 입장이다. 정씨가 “문고리 3인방과 몇년째 연락조차 없었다”고 한 얘기가 거짓말로 들통난 것도 그의 폭로 탓이다. 이래저래 청와대에 껄끄러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고심하던 검찰이 뒤늦게 강공으로 돌아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눈 밖에 나면 결코 무사할 수 없다는 낙인효과를 심어준 셈이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조사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_ 연합뉴스


검찰은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수사의 본류인 국정농단 의혹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십상시 회동’ 자체가 없었다손 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건 회동 자체가 아니라 비선 실세들이 무슨 일을 꾸몄느냐이다. 정씨를 둘러싼 의혹은 유진룡 전 문화부 장관의 증언에서 보듯 구체적인 사실관계도 어느 정도 나와 있다. 오죽했으면 현정권 실세로 통하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짝퉁이 등장했겠는가. “저 이재만입니다…”라는 거짓전화 한 통에 대기업들이 앞다퉈 취직자리를 내준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 사건 수사가 용두사미로 전락한 것은 청와대의 책임이 크다. 정치색 짙은 사건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검찰에 떠넘겨 면죄부를 받고자 했던 게 화근이다. 그렇다고 치부가 감춰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애초 실체적 진실보다 청와대 주문에 충실하면서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자초했다.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비선 실세들의 국정농단 의혹은 박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그 추악한 실상을 밝힐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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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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