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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06 [사설]취업난 몸부림 ‘졸업유예생’ 벼랑으로 내몰아서야

졸업을 일부러 미루는 졸업유예제는 취업난 극복을 위한 대학생들의 절박한 몸부림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휴학, 군 입대, 대학원 진학과 함께 졸업 유예를 선택하고 있다. 스펙을 쌓는 시간을 벌고, 기업의 졸업생 기피 풍조에도 대처하자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44개 대학 중 121곳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유예 학생이 10만명에 육박한다.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들이 대학생들의 버팀목인 졸업유예제를 폐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화여대는 올부터 규정 학점 이수 학생은 무조건 졸업해야 하는 과정수료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논문, 영어성적 등의 졸업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방식으로 졸업을 미룰 수 없다.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면 등록금의 6분의 1인 60만원가량을 내고 추가 등록해야 한다. 돈으로 재학생 신분을 사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강대와 건국대도 졸업유예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학칙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졸업유예 전. 후 일과표 (출처 : 경향DB)


졸업유예생 탓에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대학 입장을 일견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교수 1인당 학생수가 많아지면 교육부의 대학평가 점수가 낮아지고 그에 따라 지원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학 목을 죄고 대학이 다시 학생들의 목을 죄는 형국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대학 평가와 그에 연계한 지원 정책이 실시된 지 오래된 점을 감안하면 대학들의 이런 변명은 뜬금없고 설득력도 약하다. 교육부 평가가 그토록 걱정된다면 졸업유예자 규모를 조정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이러니 추가적인 등록금 수익을 염두에 둔 꼼수 아니냐는 학생들의 의구심이 커지는 것이다. 대학들은 그러잖아도 엄혹한 현실에 신음하는 대학생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않았으면 한다. 대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정부도 문제다. 외환위기 때 대졸 실업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부랴부랴 졸업유예제를 도입해놓고 이제 와서 대학들의 제도 폐지 움직임을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기업도 사원 모집이나 각종 공모전 때 재학생을 우선시하는 방침을 바꿔야 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대졸자 취업 문제는 국가적 과제다. 졸업유예제도 그런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졸업이 무서운 취업난은 대학생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조성한 것이다. 정부, 대학, 기업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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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