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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15 [기고]국립대 총장 임용 거부사태를 생각한다

현재 일부 국립대학의 현안 중 하나는 총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제청과 관련된 문제일 것이다. 몇몇 대학들이 이미 총장을 선출하였으나, 교육부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제청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인 임용 후보자와 사법적 판단을 겨루고 있다. 이에 대하여 사법부는 대체로 원고인 후보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즉 교육부는 제청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청을 강제할 구속력은 전제되지 않는다.

현재의 사태에 대해 대학에서는 업무적 차질이 야기될 수도 있고, 총장 부재로 인한 대내외적 행정공백이 심화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즉 학사행정과 교육 그리고 연구를 관할하고, 대외적으로는 학교를 대표하는 책임자의 부재는 그 직책이 주는 의미 이상의 역할 상실과 대외 이미지 훼손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학내 전체 구성원들이 느끼는 감정의 일단은 곧 무기력, 그 자체이기도 하다.

현 사태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교육부 장관의 제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공립대 총장 선거가 단순히 일반선출직 선거와 같이 당선되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선출되는 절차적 과정이 아니라, 중간과정에 있는 제청권자의 제청을 받아 임명권자가 임명한다고 할 때, 제청권자의 역할을 때때로 간과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당선이 곧 임명이라는 공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제청 시에 조건부 제청을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없는 한, 제청권자는 조건부 제청의 차원에서 제청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제청권자의 고유한 권한인 동시에 재량적 처분이라 보인다.

따라서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독자적 의사결정과정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교육부의 후속조치 과정이 미비하다는 것이 주목된다. 조건을 충족하면 제청하겠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의 소송과 관계없이 일정 기간 내 재선거해 재청하라든지, 도무지 대안 제시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큰 아쉬움이다.

한편 후보자의 경우, 일단 총장 선거에서 선출되었으면 임명된다는 기존의 관행적 공식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제청권자의 무조건적 권한행사에 대한 기대와 확신으로 스스로 문제를 그르치고 있다. 이는 전술한 일반 선출직과 달리 제청과정을 가지며, 현재 교육부에 대해 승소하는 것은 제청권자의 재량적 제청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적 제청을 전제로 승소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조건부 제청에 대한, 그리고 제청의 강제성 관점에서는 별 이득이 없는 소송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일 제청 거부 조건에 대해 교육부에 잘 소명하고 이것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져 제청이 이루어진다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12일 덕성여대 신임 총장에 선출된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출처 : 경향DB)


현재 이번 제청 건과 관련해 대학의 자율성이 학내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이번 사태와 거리가 있는 듯하다.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은 침해되지 않았고, 선거와 같은 행정적, 절차적 자율성은 교육부를 탓할 것이 안된다. 혹시 국립대의 자율성이 정치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해석된다면, 이는 이론의 여지는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교육부의 금번 결정을 대학 자율성의 훼손과 연관지어 언급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제 제청권자의 제청에 대한 강제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사법부는 일단 교육부가 제청은 해야 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론 제청 여부는 아직도 교육부가 판단할 일이다. 여기에서 대학이 소송에 휘말려 장기전에 돌입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구성원을 비롯한 대학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교육부는 대안 제시 없이 결정한 무책임한 제청 거부 사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적 대학운영에 일말의 유감을 표해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대학이 어떠한 형태로든 정상화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김진환 | 한국방송통신대 강원지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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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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