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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20 실효성 의문 ‘저출산 대책’ 관점을 바꾸자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금년을 정점으로 내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현상은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크게 훼손할 것이란 판단하에 정부는 2006년부터 출산장려정책을 본격화하여 지난해까지 투입한 예산이 85조원에 이르렀다. 올해 예산 20조원을 합하면 무려 100조원을 상회한다. 그럼에도 출생아 수는 전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내년에는 금년보다 2만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출산은 미혼자의 결혼관과 기혼자의 자식관이 변화한 것에서 생긴 결과다. 한마디로 결혼과 자식이 필수였던 시대가 선택과 부담의 시대로 바뀐 것이다. 미혼자가 결혼을 선택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결혼으로 인한 편익과 비용(금전적 및 비금전적 희생)을 비교한다는 뜻이다.

 

마땅한 직업만 있으면 결혼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겠다는, 이른바 현세주의 인생관을 가진 자발적 비혼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년의 결혼 건수도 전년에 비해 1만여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기혼자의 자식관에 변화가 생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의 사회 진출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녀 양육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증가한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일자리 부족과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인해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의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교육비 부담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그렇다면 출산을 단념하거나, 출산을 하더라도 아들딸 구분 없이 한 자녀 정도만 갖는 것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위의 이유 등으로 한국의 낮은 출산율은 시대환경과 경제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상당한 기간 상수로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출산 장려를 위해 한 해에 수십조원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실효성도 없고 무모하기까지 하다.

 

차제에 소규모 국가를 제외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면적으로 환산한 인구밀도가 세계 1위인 나라가 출산장려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먼 미래에 갖추어야 할 국가의 모습에 부합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증가 일로에 있는 사건사고(교통사고·범법 행위·자살 등)도 대부분 과잉인구와 무한경쟁의 합작이 빚어내는 부작용이 아니겠는가. 미래의 기둥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자살 원인 1위가 극심한 스트레스란 사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심리학자 하버 헨딘은 높은 경쟁 압력이 젊은이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중요한 원인임을 지적한 바 있다.

 

제로베이스에서 한국의 미래상을 설계해 본다면 지금의 인구는 국토 면적에 비해 과밀한 것이 사실이다. 저출산이 변화시키기 어려운 대세이고, 무한경쟁이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희생시킨다면 차라리 관점을 바꾸고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경제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인구 감소에 맞추어 나가면서 동시에 경쟁의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김병문 | 해사 국제관계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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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