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탈핵방침에 대한 핵마피아의 저항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최근 2차례에 걸친 관련 교수들의 ‘봉기문’과 함께 그동안 광고비 획득에 혈안이 되어 핵마피아의 홍보기관으로서 충실히 기능해 온 보수언론들의 집중적인 비판도 볼썽사납다. 특히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의 417명이 탈핵방침의 재검토를 요구한 봉기문의 경우 필자도 같은 직업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자의적 해석으로 가득 차있다. 아래에서 이들의 무책임한 주장을 몇 가지 짚어본다.

첫째,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및 배상비용을 고려하여, 대통령은 독단적인 결정 즉 “제왕적 조치”를 취소하라는 주장이다. 이는 오직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전문가의 본질적인 책무를 망각한 본말전도의 궤변에 불과하다. 전문가의 책무는 학문의 세분화로 부분적인 지식의 소유자인 만큼, 종합적 정책의 수립을 위해 관련자료 및 정보의 제공에 충실하는 것이다.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던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에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석우 기자

막대한 연구비 획득이라는 ‘기득권 유지’만을 위해, 한정된 지식의 전문가가 단락적 주장을 강변하면 사회의 올바른 정책판단 및 합의형성을 왜곡하게 된다.

둘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건설 중인 핵발전소(APR)의 수주원인은 세계최고의 기술수준이 아니라 수익을 무시한 낮은 가격 때문이라는 것은 국제적 상식이다. 만약 핵마피아가 기술수준을 주장하려면, APR1400모델이 아직도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승인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다.

셋째, 후쿠시마의 비등 경수로(BWR)보다 국내 가압 경수로(PWR)의 격납용기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여,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방사능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같은 전원상실로 인한 긴급정지 시에는 국내의 PWR이 BWR보다 오히려 사고 리스크가 더 높은 구조라는 점은 감추고 있다. 즉 BWR과는 달리 PWR은 교류전원을 상실하면, 비상노심냉각장치(ECCS)가 즉각 정지되어, 원자로 내의 직접 냉각이 불가능한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PWR도 전원상실에 대비한 증기구동의 ‘보조급수펌프’를 갖고는 있지만, 직접 원자로 내에 냉각재를 주입하는 기능은 없다. 게다가 원자로노심이 용융상태의 고온이 되면, 고온의 수증기가 증기발생기의 세관 접속부를 녹여 보조급수펌프의 냉각기능도 상실된다.

넷째, 체르노빌 사고원인의 하나로서 격납용기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체르노빌 사고 같은 폭발력에는 국내 PWR의 격납용기도 견딜 수 없다는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다섯째, 핵마피아는 석유 또는 가스와는 달리 원자력은 국가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준(準) 국산에너지”라는 황당무계한 궤변을 펼친다. 준 국산에너지라는 용어는 일본의 재처리 및 고속로 추진파가 만든 조어(造語)로서,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에서 나온 플루토늄 등의 재이용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국내 핵마피아는 용어의 의미조차 제대로 모른 채 인용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핵연료 역시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와 마찬가지로 전량 수입해야 하는 ‘외국산’이라는 기본적 지식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여섯째, 원자력산업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경쟁시장(에너지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은 경제학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정부의 보호로 비효율적인 사양산업인 원자력산업이 경쟁시장에서 퇴출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갖춘 신규 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즉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와 중장기적으로는 국민복지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

일곱째, 핵마피아의 안전 신화와는 달리, 미완성기술의 이용에 따른 핵발전소의 사고 리스크를 스스로 인정하는 국내법도 존재한다. 현행의 원자력손해 배상보상계약법 제4조 제1호에 “대통령이 정하는 정상운전 등으로 인하여 생긴 원자력 손해”의 규정이 그것이다. 이 조항은 법에 근거한 가동규칙(매뉴얼)을 충실히 지켜도 핵발전소 등의 원자력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즉 원자로의 손상·천재지변·제3자의 행위 같은 원인조차 없는, ‘정상운전’에서 일어나는 원자력손해라고 명확히 적혀 있다.

장정욱 |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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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7일, 정부는 신고리 5·6호기를 공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가 공론화 과정을 설계, 관리하고, 최종 의사결정은 시민배심원단이 맡는 방식이다. 핵발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에너지전환 정책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가 배제된 채,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라며,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요구한다.

첫째,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 민주사회에서 사회적 의제의 논의와 결정 과정에 시민대표들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이다. 나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최종결정권은 소수의 전문가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핵발전 논의의 핵심 요소인 ‘안전’은 돈으로 환산하여 다른 경제적 요소들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가치의 문제다. 신고리 5·6호기는 전문가들이 풀어야 할 복잡한 계산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숙의, 선택할 문제라는 뜻이다. 둘째, 전문가 참여. 전문가들은 공론화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논의와 결정을 제대로 하도록 돕는 막중한 역할로 공론화에 참여한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 작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론화위원회는 이번 논의가 ‘사회적’ 공론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론화의 전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시민배심원단의 논의 과정을 TV 생중계 등으로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핵발전에 관한 기본적인 물음에 충실히 답하도록 하고, 사실관계를 다툴 땐, 이견들을 가감 없이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통해 시민배심원단이 최종 결정을 하여, 그 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와 핵산업계의 일방적인 홍보로 핵발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만연해 있고, 핵발전 정책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었다. 한동안은 깨끗하고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원자력 신화’가 우리를 지배했다. 후쿠시마 사고로 안전 신화가 깨지자, 안정적 전력수급과 값싼 전기요금을 위해선 핵발전 외에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해왔다.

전문가들에게 묻는다. 한국에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같은 핵발전소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제로’인가? 그렇지 않다면, 사고가 났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원상회복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언제쯤인가? 고리의 경우, 핵발전소 반경 30㎞ 내의 지역주민 382만명의 대피 방안이 있는가? 제한된 시간 내에, 그 많은 사람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가? 핵발전소 내 임시저장소는 곧 포화상태가 되는데,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은 무엇인가? 10만년 동안 완벽한 분리와 차폐를 요구하는 영구처분장 건설이 가능한가? 언제 가능한가?

에너지전환을 하면 전력의 안정적 수급이 어렵다는데, 전력수요 예측과 전력수요 관리는 합리적으로 해왔는가? 전기요금은 얼마나 인상되나? 안전 확보의 비용으로도 수용할 수 없는, ‘폭탄’ 수준인가? 핵발전 단가가 가장 싸다는데, 발전원별 단가 책정은 합리적인가? 발전소 설계에서 건설·운영·폐기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사고의 사회적 비용까지 반영하면, 핵발전 단가는 어떻게 되는가?

시대는 변했다. 위험을 무릅쓴 값싼 에너지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바람이 커졌다. 문 대통령의 탈핵·에너지전환 공약은 이런 시대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고, 대선에서 국민의 승인을 받았다. “어떤 것이 생명 공동체의 온전함, 안정성, 아름다움의 보존에 이바지한다면 그것은 옳다. 그렇지 않다면 그르다”(알도 레오폴드). 핵발전으로 생겨나는 방사성물질들은 “생명 공동체의 온전함, 안정성, 아름다움”을 파괴한다. 생명 공동체에 맞는 에너지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해와 바람, 바로 거기에 있다.

조현철 신부·녹색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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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는 반대하는데 핵무기 반대 구호는 왜 함께 외치지 못할까? 원자력발전소보다 더 무서운 ‘대량살상’의, 아니 절멸의 무기가 바로 한반도에 있는데 말이다. 이것은 지금 한국 반핵(아니 탈핵?) 운동의 난제다.

사실 전 세계 핵 관련 운동을 보면 ‘반핵’인가 혹은 ‘탈핵’인가 하는, 운동적으로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비교하면 유럽은 반핵(Anti-NUKE) 운동이 주였고, 그에 따라 핵무기 반입 저지 및 미군기지 반대투쟁을 했다. 그리고 일부는 녹색당 창당의 밑거름이 됐고, 일부는 더욱 급진적인 사회운동으로 남아 이미 이익집단이 된 ‘조직노동’에 대한 견제세력이 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스리마일 원전 사고 등을 계기로 주로 반원전운동 혹은 원전가동 중단운동을 했다. 그리고 그들 반원전운동은 자국의 핵무기를 타국에 배치하는 문제에 미온적이거나 모른 체했다. 그들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참전을 반대하는 반전평화운동에 가담하기는 했으나 적극적인 군비축소 및 특히 미국산 핵무기의 폐기운동으로는 진행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반원전운동은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중산층 지향의 시민운동이었다.

지금까지 양상을 보면 한국의 핵관련 운동은 미국과 비슷하다. 반핵이 아니라 탈핵운동 일변도이며, 원전가동 중단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핵무기 및 미군기지 문제에 대체로 침묵하며, 외부세력이 아니라 주로 한국 정부와 정치권을 겨냥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때 미국은 즉각 B-52 핵전폭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지만 ‘탈핵’운동단체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사드 무기를 한국에 반입하면서, 미국은 한반도 인근에 핵잠수함을 배치하고 핵무기가 포함된 한·미 군사훈련을 시행했지만 그에 대해서도 탈핵운동은 거의 침묵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전격 배치한 26일 성주골프장의 길목인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사드 반대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결국 탈핵은 하지만 반핵은 못하는 사회. 이는 사회적 분위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지진대의 원전 가동과 방사능 유출에 극도의 공포를 갖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북·미 긴장고조로 현실화될 수 있는 핵폭탄 투하와 가공할 방사능 구름에 대해선 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북한 핵무기 개발을 비판하지만, 이 모든 긴장의 한 축인 미국에 대해선 현저히 불균형적인 태도 내지 침묵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 불균형, 이 의식적인 동시에 무의식적인 검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니면 탈피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면 없이 한반도의 전쟁, 핵전쟁 공포로부터의 자유는 요원한데 말이다.

4월26일 새벽, 우리 사회의 이런 한계는 고스란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멀찍이 떨어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의 주민들에게 날벼락으로 떨어졌다. 그날 새벽 한국 경찰이 경비를 선 가운데 미군이 모는 트럭들이 사드 장비를 옮겼다. 70~80대의 연로한 주민들은 그 새벽 자신들의 고요한 마을을 습격한, 점령군처럼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던 미군들과 그들을 보호한 한국 경찰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곧바로 외쳤다. “미국 경찰은 물러가라!”

이 구호가 바로 전율이다. 그들은 이 사회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있는 이념적인 편향과 왜곡을 넘어서 곧바로 알아차렸다. 무엇인가 잘못됐다, 이것은 나라가 국민을 향해서 할 짓이 아니다, 이 나라 경찰은 미국 경찰인가.

근데 왜 이 사회는 침묵하는가? 왜 우리는 박근혜의 국정농단에만 분노하고,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농단’에는 침묵하는가? 물론 여기에는 넘어서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탈핵뿐 아니라 반핵을 고민해야 하고, 친미와 반미를 다 고민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과연 이 땅의 평화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도 현장의 상황은 너무 절박하고, 고령의 원주민들은 이 모든 현대사와 한국 사회의 못난 모습이 그들에게 전가한 부담을 안은 채 사드 배치를 온몸으로 막고 있다. 평화로워야 할 가정의 달, 과연 당신의 평화를 깨는 세력이 누군가 한번 생각해보고,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를 기억해주기 바란다.

권영숙 | 노동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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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최순실의 시간, 퇴행의 한 시대가 간다. 극복해야 할 불평등 사회와 위험 사회, 개혁해야 할 재벌체제와 정치제도. 넘어야 할 산은 한둘이 아니다. 민심은 부패하고 부정한 권력을 결국, 폐기할 것이다. 그 자리에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절실히 맞이할 것이다. 광장은 칼바람 속 오늘도, 가능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녹색연합의 ‘다양성 존중과 생태계 순환’의 강령을 따르는 필자는 탄소 중독과 핵 몰입 사회를 넘어서는 녹색 세상을 상상한다. 그리고 동시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과연 녹색으로의 삶, 녹색으로 지속되는 사회 시스템은 가능할까. ‘잘 가라 핵발전소’는 환경운동가의 공허한 구호이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환경 엘리트의 자기만족적 환경보험은 아닐까. 녹색은 지속가능한 세상의 보편적 가치인가.

‘탄핵 다음 탈핵’이라고 한다. 부정한 세상을 접고 위험 사회를 극복하자는 의지다. 우리는 2011년 3월11일, 6년 전 후쿠시마를 생생히 기억한다. 일본 동북부 지방을 몰아친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붕괴됐다. 전원이 끊기면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렸고 콘크리트 외벽은 폭발했으며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은 불탔다. 방사성물질은 태평양으로 대책 없이 퍼졌다. 후쿠시마 참사 6주기의 교훈은 담장 너머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원전인 월성 1호기에 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수명연장 결정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어린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7일, 서울행정법원은 핵발전소와 관련한 유례없는 판결을 내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한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는 것인데, 수명연장 승인절차가 위법하다는 게 이유다. 나아가 1심 재판부는 ‘핵발전은 과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인가’라는 질문을 한국 사회에 던졌다. 후쿠시마 사태와 경주 지진처럼 핵발전소 참사는 우리와 너무도 가까이 있고 그 위험이 바로 지금,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탄핵 이후 19대 대통령 선거는 안전 사회를 위한 ‘탈핵 약속’의 광장이기를 희망한다.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겠다는 약속, 지진의 직접 영향권에 건설 예정인 신고리 5~6호기의 백지화 약속,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금지한다는 약속, 월성 1호기의 조속한 폐쇄 약속. 이 정도가 ‘탈핵 약속’의 기본이 아닐까. 우리는 ‘탈핵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그러면 녹색 세상을 향한 탈핵 다음의 로드맵은 뭘까.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나아가 ‘그린칼라 체제’를 예측할 수 있겠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란, 우리 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전력은 생태적이며 정의로워야 한다는 뜻이다. 석탄화력과 핵발전은 위험 사회를 지속할 뿐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

‘그린칼라 체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발판으로 심각한 환경파괴와 극단적인 불평등 사회를 동시에 극복하자는 제안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500만개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를 제안한 반 존스의 책 <그린칼라 이코노미>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인 탈핵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은 자본주의 경제를 넘어 그린칼라 체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상상해 보라.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블루칼라 노동자”의 모습을.

녹색으로의 삶은 선택이 아닌 우리의 존재 그 자체이다. 녹색은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녹색 세상으로의 변화는 다 함께 살기 위한 필연이며 마지막 길이다. 낡은 왕조의 유물이 가고 찬란한 봄이 온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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