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1.06 [녹색세상]회피해선 안될 공포
  2. 2017.01.05 [기고]원전과 판도라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2017년!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이 있은 지 꼬박 30년이 지난 시점이다. 올해에는 기필코 우리 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차고 넘친다. 10월29일부터 토요일마다 열린 촛불집회 참여시민 수가 2016년 마지막 날에 있었던 열 번째 집회에서 연인원 1000만명을 찍었다. 적폐를 일소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변화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큰 상태인 거다. 어둠을 밀고 나오는 새벽을 알리는 닭처럼, 닭의 해인 2017년도 우리의 역사에서 그런 해가 되길 소망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적폐 중 하나는 ‘원전(정확히는 핵발전)’ 문제다. 작년 12월20일에 1400㎿의 신고리 3호기가 1년간의 시운전을 거쳐 상업운전에 들어감으로써 이제 우리나라에는 25기의 원자로(정확히는 ‘핵반응로’)가 상업운전 중에 있다. 현재 시운전 중인 신고리 4호기도 얼마 있지 않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며 신한울 1호기, 2호기도 이미 공정률이 90%를 넘어선 상태다. 신고리 5호기, 6호기는 작년 6월에 건설허가를 취득해서 본관 기초굴착에 착수한 상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신한울 3호기, 4호기, 천지 1호기, 2호기가 건설 준비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 밀집도로 세계 1위이며, 신고리 4호기까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 부지 내 입지 원자로 수가 8기가 돼 한 발전소 내 입지 원자로 수로도 세계 1위가 된다. 주변 지역 인구 규모도 엄청나다. 고리원전의 경우 부지 30㎞ 이내에 340만명이 넘게 살고 있다. 당장의 손쉬운 전원 확보를 위해 우리의 안전을 내맡기는 위험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저탄소 에너지원이라며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배우 김남길이 출연하는 영화 '판도라'의 한 장면

이런 때에 한 재난 영화가 절찬리 상영 중에 있다. 개봉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누적 관객 수가 450만명을 넘어선 영화, 바로 <판도라>다. 필자는 얼마 전 학생들과 함께 그 영화를 관람하였다. 숨죽인 울음이 상영관을 가득 메웠던 것 같다. 영화가 그려내는 가족애와 주인공 강재혁의 자기 희생적 결단에 목이 메였을 뿐 아니라 언제든 저 영화적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으리라.

영화적 상상이 현실과 다르다며, 과장되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다. 원전업계나 학계 쪽에서는 판도라가 허무맹랑한 가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아마도 현실이 오히려 영화적 상상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땅의 정치 현실이 우리의 상상력을 가볍게 넘어선 것처럼. 이미 지난해 7월에 울산 앞바다에서, 9월에는 경주 인근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진도 5.0과 5.8의 지진을 겪은 후이기에.

우리가 그냥 공포를 느끼는 데 머물거나 대면하기 버거워 외면해 버리면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상상 가능한 공포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설계수명 30년을 넘어섰지만 수명을 연장해서 2022년까지 가동하기로 한 월성 1호기에 대해서는 수명연장 허가가 무효임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되어 지난 4일에 열두 번째 재판이 열렸다. 고강도 지진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이루어진 신고리 5호기, 6호기 건설허가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들이 거부 의사를 표명한 영덕과 삼척에 대한 원전 입지도 해결된 것이 아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몰라도 올 상반기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이제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쟁점이 후보들의 공약사항에 나와야 하고 중요한 투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촛불로 드러난 시민인식이 원전문제까지 연결되기를 희망해본다. 판도라가 보여준 상상이 현실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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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가 상영되고 있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진흙으로 만든 최초의 여성인데 인간을 벌하기 위해 제우스가 만들었다고 한다. 호기심을 못 이긴 판도라에 의해 온갖 불행이 갇혀 있던 상자가 열려서 온 인류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판도라>라는 영화의 제목이 주는 의미는 원전 자체가 인간에게 불행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는 결과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 속 원전 사고는 ‘노후 원전에 지진 발생→밸브 등 중요 기기의 손상→냉각 불능→노심용융발생→발생 수소의 폭발로 격납건물의 폭발→대형 방사능 누출 사고’ 순으로 일어난다.

이런 과정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졸속 보수공사를 바탕으로 결정된 계속 운전, 수만개에 달하는 노후 원전의 기기 중 위험으로 치달을 수 있는 기기고장의 가능성,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성, 방사능 누출에 따른 비상사태에 대비한 매뉴얼 미흡 등이다.

원전 폭발이 가져오는 재앙과 혼란상을 실감나게 그린 영화 <판도라>의 한 장면.

영화 <판도라>가 그리고 있는 원전 사고는 원전의 안전이라는 관점에서는 언제든지 대형사고로 전개될 수 있다고 실제로 우려되어 온 사례들이다. 2011년 3월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설계기준 지진을 초과하는 초고강도 지진에 따른 송전선로 파괴로 외부 전원 상실→해일로 인한 안전설비 침수로 비상전원 공급 기능상실→노심냉각기능 상실→노심용융→수소 폭발로 인한 원전 건물의 폭발→대규모 방사능 누출’ 순으로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효율적이라 평가됐던 방재대책은 무용지물이 됐음을 우리는 목도했다. 따라서 <판도라>가 제시하는 것은 단순히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필자는 최근 국내 일부 지역의 원전 현장을 둘러보며 현장 설비관리 실태를 확인하여 수백건의 개선을 요구했다. 또한 다른 원전들도 유사한 상태로 여겨지고 있어서 설비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사업자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민이 참여하는 설비관리 실태감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요구한 바 있으나, 사업자는 영업비밀과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원천 차단하고 있다.

기존 제도권에서 잘 관리하지 못하는 현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과 감시가 강화된 현장중심 경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신고리 5·6호기 승인이 일방 통과됐다. 그리고 지반가속도 0.2g으로 설계된 원전을 0.3g으로 올리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경주 지진에 따른 지질조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민간검증을 삭제하고 모든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그리고 80여일간 정지 후 조사결과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월성원전을 재가동했다.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폐쇄공간에서 일방적으로 질주하고 있다.

영화 <판도라>는 원전 사고가 현장의 사소한 곳에서 시작해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원전산업계는 이를 두고 도저히 발생될 수 없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면서 논리적 모순만을 따질 일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에게 영화 관람을 권장하는 등 <판도라>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영하 <판도라>는 우리에게 언제 닥칠지 모를 원전 사고에 대비해 항상 정신 차리고 깨어 있을 것을 요구한다. 전국 어디에서건 멀지 않은 곳에서 원전을 볼 수 있는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진정 깨어 있는가?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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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