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1.24 후회 없이 꿈을 꾸겠다
  2. 2016.11.21 탄핵과 헌법 1조 운동, 양 축으로 가자

촛불 민심과 국민 여론은 거듭 대통령의 하야다. 하지만 대통령은 꿈적도 하지 않는다. 헌법을 무기로 대통령이 국민을 이기겠다고 작정했다는 뜻이다. 선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마지막 가능성으로 남았던 대통령의 정치는 완료됐으며 명예혁명과 망명을 운운했던 일각의 로망은 소멸했다. 남은 것은 국회의 정치와 시민의 정치다. 국회의 정치는 이제 외길로 보인다. 탄핵을 가결하고 헌법재판소로 가는 길, 대통령의 헌법과 국회의 헌법이 맞붙는 막다른 길이다. 반면 시민의 정치는 이 길과 함께 또 다른 길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사문화된 원칙을 되살려 엘리트 독과점 정치의 대의 민주제를 넘어서겠다는 국민혁명의 길이다.

날마다 특종과 속보와 가십성 뉴스가 홍수를 이루지만 국민은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지 않는다. 대통령의 하야를 마땅하게 여기는 민심은 하야한들 지난한 탄핵으로 간들 그다음이 마땅치 못한 이 난국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직시하고 있다. 국민은 마음속에서 대통령을 지웠기 때문이다. 진상 규명과 처벌은 응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무엇을 위해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 것인가이다. 초겨울의 주말문화이자 저녁문화가 된 광장 행렬이 100만 촛불을 켜면 때맞춰 청와대 실내등이 꺼지고 경복궁과 북악산이 깜깜해지는 광경은 우연이 아니다.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을 교차하는 이 빛과 어둠의 대비는 국민 저마다의 간절한 ‘보디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거대한 ‘미디어 아트’다.

이 ‘국민예술’이 열망하는 국회의 정치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의 4대 국정과제를 사사로운 먹잇감으로 갈취한 ‘비선 실세’의 공범들과 이들을 공권력으로 뒷바라지한 국가 시스템의 적폐를 대청소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진 국회를 정당득표 연동 비례대표제를 통해 일신하라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탄핵 정국을 경과하는 동안 국회의 정치가 보여줘야 할 기본이다. 이것을 실천하지 않고 대통령 선거로 가서 차기정부가 하겠노라 공약한들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민심은 안다. 51%로 당선된 대통령을 95%가 마음에서 버리게 된 국민의 자괴감은 더 이상 무력감이나 패배감이 아니라 새 판 짜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집단지성의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이 점에서 민심의 향배를 요약하면 이렇지 않을까 한다. 못 볼 것의 끝을 끝내 보았다, 돌이킬 수 없고 돌아갈 수 없는 데까지 왔다, 그리고 이 몹쓸 사태를 단숨에 정리할 방법을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국회는 죄인의 심정으로 탄핵의 외길에서 입법, 행정, 사법, 헌법재판, 선거관리에 이르는 헌법기관 전체의 정상화를 위한 대장정에 그 어떤 지름길도 샛길도 없음을 직시하고 국가 대개조의 가시밭길을 정직하게 걸어가라고 말이다. 이렇게 국민과 소통하며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어야 대통령 선거가 의미를 갖는다.

시민의 정치는 국회의 정치를 견인하되 따로 가야 할 길이 있다. 그것은 100만 촛불이 부른 그 노래의 후렴구 그대로다. “후회 없이 꿈을 꾸겠다 말해요”이고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이다. 이 꿈을 계속 꾸고 싶어서 소설가 부희령은 “오래오래 광장을 지킬 수 있으면 되는 거”라 믿지만 그러기 위해선 “촛불이 꺼지면 언제든지 옆 사람에게 붙여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강풍이 불고 한파가 와도 모일 수 있는 공간을 국민과 함께 만들 공적 주체는 누구일까. 이 난국에도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후의 헌법기관, 바로 전국 17개 광역 지방정부와 의회이며 228개 기초 지방정부와 의회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국민은 경험했다. 중앙권력의 갑질 횡포에 위축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지만 주민자치를 위해 깨알같이 많은 일을 해 왔으며 특히 위기 때 국민이 믿고 의지할 언덕이 되었던 공공이 누구였는지 말이다. 그 지방정부와 의회가 전국 각지에 한겨울의 촛불 민심을 환대하는 공간을 마련한다면, 시민의 정치는 겨울밤 내내 새로운 민주공화국의 천일야화를 이어갈 것이다. 이 천일야화를 통해 헌법을 공부하고 민주주의 교과서를 집필하며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행복한 나라를 후회 없이 꿈꿀 수 있어야 한다. 대중문화 평론가 황진미의 통찰대로 “허깨비가 사라진 이후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꿈꾸는 것”이야말로 시민의 정치가 갖는 힘이자 국민혁명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새로운 민주공화국이라면 국회의 정치와 시민의 정치를 연결하는 플랫폼은 대통령이나 중앙정부가 아니라 충분한 권력을 가진 지방자치의 각양각색 정치여야 할 것이다.

내년이면 6월 국민항쟁 30년이다. 그 사이에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여섯 명의 대통령을 뽑았다. 국민이 원하는 바는 일곱번째 대통령을 뽑기 전에 헌법 제1조의 원칙이 살아 숨 쉬는 민주공화국을 맘껏 꿈꾸는 일이다.

김종휘 성북문화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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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한 결과만 보더라도 박 대통령은 제3자 뇌물죄 등을 저지르고, 국정을 파탄으로 이끈 몸통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물러나게 해야 한다. 이것은 특별검사가 진행해야 할 수사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원내 야당이 해야 할 몫과 광장의 촛불이 해야 할 몫도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야 박 대통령이 ‘국정복귀’ 운운하는 행태를 막을 수 있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를 지킬 수 있다. 원내 야당은 탄핵 절차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야 3당 대표들이 모여서 범국민 서명운동을 결의했다고 하는데, 자기 역할을 못 찾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국회 내에 있는 야당들이 해야 할 일은 서명운동이 아니라, 어떻게든 탄핵을 성사시킬 길을 찾는 것이다. 탄핵이 눈앞으로 다가와야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해도 할 것이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탄핵이 현실화될 것 같으니까 사퇴했다.

탄핵 절차로 갔을 때 우려되는 것은 네 가지이다. 첫번째는, 국회 내에서 탄핵 소추 의결에 필요한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 찬성을 얻을 수 있느냐다. 그러나 이것을 두고 좌고우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야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미 새누리당 안에서도 탄핵 얘기가 나왔다. 이들이 탄핵에 동의하도록 설득과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 뇌물죄를 저지른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가 누구든 퇴출명단에 올릴 준비가 국민들은 돼 있다.

두번째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고민해봐야 소용없다. 만약 헌법재판관들이 탄핵 소추를 기각한다면 헌재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여론이 그렇다. 따라서 아무리 보수적인 헌법재판관들이라고 하더라도 법리적으로든, 상식적으로든 탄핵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탄핵 심판에 걸리는 기간도 최대한 단축하도록 여론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

세번째는, 국회가 탄핵 소추 결의를 하게 되면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당들은 진작에 총리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 때문에 망설여서는 안된다. 만약 황 총리가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 이후에도 박 대통령을 비호하거나 국정을 농단하려 할 경우에는 황 총리까지 탄핵시켜야 한다.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면 가능하다. 역사를 보면, 권력서열 3위자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 사례도 있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던 때에도 권력서열 3위인 외교장관 허정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었다.

네번째, 헌재소장과 헌법재판관 1명의 임기가 내년 1월, 3월에 각각 끝나는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관 9명 중 최소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가능한데, 임기가 끝나는 헌법재판관 자리가 새로 충원되지 않으면 그만큼 가결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뇌물수수를 한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고 버틸 헌법재판관이 있을까?

그래서 지금은 야당들이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하고, 탄핵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야당이 해야 할 몫은 바로 이것이다.

물론 탄핵 절차가 시작된다고 해서 시민들은 촛불을 놓아서는 안된다. 국회나 헌재에만 맡겨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앞으로는 퇴진과 함께 우리가 꿈꾸는 나라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이다. 12일에 이어 19일에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제 헌법 제1조가 제대로 실현되는 민주공화국을 염원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강력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는 다른 국가의 헌법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헌법 제1조는 입법권이 의회에 있다는 것으로 시작되고, 일본헌법 제1조는 천황 얘기부터 시작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대한민국 임시헌법’에 뿌리를 두고, 제헌헌법으로 이어진 문구이다. 이 두 문장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응축된 문구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촛불은 헌법 제1조를 실현하는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제도를 손보는 것이 우선이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는 것이 정답이다. 민주주의가 잘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시민들의 직접참여를 보장하며, 지방의 자치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개헌을 해야 한다. 이렇게 대한민국이라는 집의 구조를 뜯어고쳐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이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다.

이 일은 결국 주권자인 시민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에게 이 일을 맡겨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촛불은 ‘헌법 제1조 운동’으로 계속 타올라야 한다.

하승수 |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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