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이 어제 모임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명예 퇴진’을 직접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에 주목한다. 전날 전직 국회의장 등 원로들의 퇴진 제안에 이어, 여당 주류까지 퇴진 요청에 동참한 것이다. 늦었지만 전국에서 190만 촛불이 켜지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친박 핵심들도 인식하게 됐다는 증좌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들 제안을 스스로 누차 밝힌 대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주류 중진들은 어제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박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는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국가와 본인을 위해 명예로운 퇴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건의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4~5% 지지율에 머무는 박 대통령을 지탱해주던 마지막 보루였다.

서청원 의원은 회동 후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탄핵보다는 ‘질서있는 퇴진’이 맞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만, (야당의 본회의 표결 추진 전에) 선언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들은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서 의원도 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원유철·김재경·홍문종·나경원·주호영·정우택 의원(왼쪽부터 시계방향) 등 주류·비주류 중진의원 6인 협의체가 2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당내 분위기도 급속히 퇴진 쪽으로 기울고 있다. 대통령 탄핵 추진 요구에 펄쩍 뛰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친박 중진들의 건의에 대해 “박 대통령이 여러 의견을 듣고 있으니 참고하시지 않겠느냐”며 “고명하신 국가 원로들 고견을 바탕으로 당 어른들도 시국수습 의견을 낸 것 같아 보인다”고 평가하며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까지 민심에 맞서던 친박 주류도 대통령 임기 축소에 동의하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촛불민심은 5주째 계속되면서 바람에 꺼지기는커녕 늘어가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는 박 대통령이 연루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퇴진 요구를 넘어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조만간 국회에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고, 현재 흐름이라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지지도는 한국 역사상 최저인 4%(한국갤럽)까지 떨어졌고, 국회 제1당이자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3위로 전락했다.

유권자와 부대껴야 하는 지역구 의원들은 민심 흐름을 절감하고 있다. 오죽하면 한 친박 의원이 “맞아 죽을까봐 무서워 지역구에도 못 내려가고 있다”고 하소연할 정도이겠는가.

정권도 내부에서 붕괴하고 있다. 사의를 표한 뒤 박 대통령의 집요한 만류를 뿌리쳐온 김현웅 법무부 장관 사표가 결국 수리됐다. 교육부마저 박근혜 정권이 추진해온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철회안을 내놓는 등 원심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친박 주류 핵심의 태도 변화로 ‘청와대에서 장기 농성’이라는 박 대통령의 기존 전략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선택지는 둘로 줄었다. 퇴임 시한을 못박고 국회와 정부에 질서있게 권력을 인계하는 방안과, 끝내 버티다가 친박까지 가세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된 뒤 청와대에서 유폐돼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특히 탄핵이 추진되면 헌법재판소에서 소추안이 인용되든 안되든 나라 꼴이 엉망이 된다는 점은 박 대통령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비정상인 한국 국정을 정상화하는 방안인지 두 번 다시 물을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퇴진 선언에 개헌이나 면책 등 이런저런 조건을 달거나 퇴임 시점을 명확하게 못박지 않으면 탄핵 회피용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퇴진 선언을 계기로 국회 내 탄핵 절차 진행을 훼방한 뒤 다시 지지부진하게 끌려고 한다면 더욱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0만명의 촛불시민이라면 그 정도 꼼수는 능히 들여다보고 남을 것이다.

이제 박 대통령은 국정 최고지도자로서 결단을 내릴 시점이다. 조건 없이, 가급적 이른 시점의 날짜를 분명히 택해 사임한다고 약속해야 한다. 또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스스로가 초래한 국정 난맥상에 깨끗하게 사과를 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퇴진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

또 변호인 뒤에 숨어 검찰 수사를 방해할 것이 아니라, 숱하게 제기된 모든 의혹과 관련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때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가 살아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것도 시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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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이 고취될 때 느끼는 심리적 만족감을 이르는 속어다. 마약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마냥 국가적 소속감이 자존감을 강화시키는 경우를 말한다. ‘국가가 허용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지난 26일 전국 190만명의 시민이 참여한 촛불집회에서 ‘국뽕’ 경험을 했다는 인터넷 간증이 이어졌다. 지구촌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클린 평화 시위’에 외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세상 어느 나라 시위대가 집회 이후 청소까지 마치고 귀가한단 말인가. 역설적이게도 이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장본인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재물·섹스·가족사가 얽히고설킨 스캔들로 매일같이 추문을 생산하며 대한민국 국격을 땅바닥에 메다꽂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송인 허지웅은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5주째 (촛불집회에) 나왔는데 요즘은 한 주 동안 만신창이로 바스러진 시민의 자존감이 토요일마다 회복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부가 국격을 구겨놓으면 시민이 촛불로 다려 펴낸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같은 날 밤 8시에 1분간 진행된 시민들의 소등시위에 대해 이렇게 썼다. “광화문 카운트다운 맞춰서 불 끄고 얼른 창밖으로 어느 집에 불 꺼지나 보고 있는데 의외로 많은 집에서 차례로 타다닥 불이 꺼지는 걸 보고 차오르는 국뽕을 참을 수 없었다.”

이번 ‘국뽕’ 경험은 과거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2002년 월드컵 국뽕이 영웅적인 선수들과 자신의 동일시를 통한 만족감이었다면, 이번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험은 시민사회의 성격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 희망도 나온다.

다만 이번 평화시위가 ‘유별나게’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누리꾼들은 지적한다. 고 백남기 농민을 사망케 한 시위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은 그간 평화시위를 지향해왔다. 경찰의 차벽이 물러나고, 물대포가 사라지고서야 물리적 마찰이 줄어들었다. 우리 시민들은 원래부터 멋진 사람이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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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 본문 앞에는 전문(前文)이 있다. 헌법학자들은 이 전문이 본문의 각 조항을 지배하는 근본원리로서, 헌법의 본질적 부분을 이루는 ‘헌법의 헌법’이라고 본다. 그래서 헌법 전문은 당연히 헌법규범의 단계적 구조 중에서 본문에 우선하는 최상위의 근본규범이 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헌법 전문에는 곧이어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부분이 나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부정선거로 헌법을 유린하고 측근들의 부정축재를 용인한 이승만 정권에 대항한 시민혁명이 4·19혁명이다. 이리하여 4·19 시민혁명의 이념은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계승해 가야 할 이념이 된다.

지난 주말 5차 촛불집회는 서울 광화문에 150만명, 전국적으로는 190만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였고, 전 세계에 비폭력·평화집회의 전범을 보여주었다. 광장은 10대부터 70대 이상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로 빼곡히 채워졌지만,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요구는 단 하나, ‘대통령 즉각 퇴진’으로 모아졌다. 퇴진 전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4%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그 시각에 집이나 직장에 있던 국민들의 마음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적 신임을 이제 거두어들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제5차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행진이 허용된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모인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당 일부에서는 “현시점에서 대통령 하야는 헌정 중단, 헌정 파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절차와 방법이 아니므로 ‘헌정 중단’이나 ‘헌정 파괴’를 낳을 것이라며, 대통령 퇴진 이후의 정국에 대해 불안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국민들에게 불신임당한 대통령에 의해 헌법에 따른 국정 수행이 중단된 ‘헌정 중단’의 상황이다. 주권자인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대통령이 퇴진하고, 이후 정국 수습을 통해 국정 공백 상태를 극복하며 60일 이내의 선거를 통해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을 뽑아 민주 헌정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헌정 회복’이고 ‘헌법 수호’이다.

대통령의 중도 ‘퇴진’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혀 불안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이다. 헌법 제68조 제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궐위’란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탄핵결정으로 파면된 경우뿐만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퇴진’한 경우를 포함한다. 헌법은 전문의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부분을 통해 국민적 신임을 잃은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중도 퇴진할 수 있음을 규정함과 동시에, 불의의 정권이 퇴진하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대통령에게 헌법 제70조가 부여한 대통령 5년 임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부여한 신임을 스스로 저버린 대통령은 임기 중간에도 주권자인 국민들의 당당한 퇴진 요구에 의해 퇴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들이 직접 불의의 정권에 책임을 묻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이다. 헌법이 정한 이러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질서 있게 이 헌정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야말로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오히려 위험스러운 것은 대통령의 퇴진 거부로 ‘국정 공백’과 ‘헌정 중단’ 상황이 길어지는 일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 1300조원에 육박하고 내수와 수출이 모두 얼어붙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외교·국방에도 중요한 현안들이 쌓이고 있다. 대통령의 퇴진 결단이 시급한 이유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정치권이 가장 치중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진상규명의 노력이다. 검찰과 특검의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국회의 국정조사와 탄핵소추가 병행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진상규명이 병행되면 주권자인 국민들은 이를 통해 규명된 진상들에 근거해 계속해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국민이 성공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광화문에 부모 손을 잡고 나온 많은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국민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승리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 후 이제 어떤 대한민국으로 갈 것인가를 국민과 정치권이 치열하게 논의하면 된다.

임지봉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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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시위의 새 역사를 썼다. 전국을 밝힌 190만 촛불은 사상 최대 규모요, 촛불의 절정이었다. 춥고 눈·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훼손된 민주주의를 시민 손으로 직접 되살리려는 촛불은 횃불로, 들불로 번져 활활 타올랐다. 시민들은 활력이 넘쳤고 외침은 엄중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에워싼 인간띠 잇기는 청와대를 포위하며 행진을 벌였다. 6살 아들과 함께 나온 젊은 엄마는 “이미 민심이 대통령을 이겼다”고 했다. 시민들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골목길에서도 버려진 손팻말 등 쓰레기를 주웠다. 광화문광장을 일순간 암흑으로 바꾼 ‘1분 소등 행사’에서 시민들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외치며 다시 불을 붙였다. 감동과 전율이 몸에서 몸으로 전해졌다. 남녀, 세대, 지역, 이념을 떠나 모든 시민이 하나가 된 자리였고, 대화합 축제의 장이었다.

주말인 26일 오후 8시 제5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50만개의 촛불이 1분간 꺼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함성이 이어졌다. 촛불은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옆으로는 종로·청계천로·새문안길, 율곡로까지 메우며 밝고 힘있게 다시 켜졌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침묵은 진실을 덮을 수 없다.” 시민들은 너나없이 목청껏 울분을 토해내며 청와대를 향한 행진을 시작했다. 전국 60여개 도시에서도 눈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40만개의 촛불이 함께 타올랐다. 사진공동취재단

광장에 나오지 못한 수많은 시민들도 마음은 함께했을 것이다. 시민들은 비폭력·평화 시위를 유지했으며 경찰은 평화시위 보장 약속을 지켰다. 외신들도 “사상 최대 피플 파워” “거대한 콘서트”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대통령은 국격을 추락시켰지만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품격을 보여줬다.

청와대는 주말 집회 이후 “국민의 뜻을 다시 한 번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의 소리를 잘 듣고 겸허한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마나한 반응만 5주째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말로는 시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시민들의 화만 돋우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2차 대국민담화 이후 3주일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10월20일), 국무회의(10월11일)를 마지막으로 주재한 이후 공식 회의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법무부 장관·청와대 민정수석이 낸 사표조차 1주일이 다 되도록 처리를 못하고 있다. 참모가 던진 사표조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대통령의 현재 모습이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교육부의 반기(反旗) 조짐에도 가타부타 언급이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 모든 국정 현안을 판단하고 결정해줬던 비선 측근들이 한순간에 사라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 검찰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대면조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엔 국회 국정조사가 본격 개시되고, 야당이 추천한 특검도 임명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선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된 셈이다. 더는 입을 닫고 넘어가기 어렵게 됐다. 아무런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시민의 분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혹시 역풍을 기다려 국면전환을 하겠다는 속셈이라면 가당치도 않고 이뤄질 수도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수많은 시민들로 하여금 한 달 동안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서게 했는지를 헤아려야 한다. 200만 촛불의 명령은 탄핵 전에 퇴진하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대통령 스스로 결단해주길 바라는 것뿐이다. 강제로 끌려 내려오기 전에 스스로 사퇴 일정을 제시하고 물러나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나 바른길이다. 청와대는 시민들에게 포위됐고, 섬처럼 고립됐다. 들끓는 민심은 이제 폭발단계에 이르렀다. 더 얼마나 많은 촛불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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