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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04 [기고]EBS 수능 연계는 ‘교육 복지’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18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2014년에 발표된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 지역이 읍·면 지역보다 3배 이상 많았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가 늘어났다. 따라서 사교육비는 지역 간 교육 격차와 계층 간 학력 격차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세대 간 교육 세습이나 학력 대물림의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고질적인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지난 2010년 “수능 문제의 70% 이상을 EBS 수능강의에서 연계해 출제하겠다”(이하 EBS 연계 정책)고 발표하고 이를 시행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첫째, EBS 연계 정책은 고등학교 사교육비를 크게 억제시켰다. EBS 연계 정책이 시행된 이후 EBS 수능 사이트의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여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하였으며, 경쟁 사이트의 주가는 3배 이상 감소하였다. 또한 최근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EBS 수능 강의로 인해 연간 억제된 사교육비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EBS 수능 강의가 없어진다면 사교육을 늘리겠다는 의견이 40%가 넘어 EBS 연계 정책이 사교육비를 크게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EBS 연계 정책은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0% 이상의 학부모들이 EBS 연계 정책은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EBS 수능 사이트에 저장된 이용 현황을 분석해 보면, 학생 1인당 시·군·구별 이용 현황에서 최상위권에 읍·면 지역의 시·군·구가 다수 포함되었고, 읍·면 지역 학생들의 평균 수강률은 중소도시나 광역시보다 더 높게 나타나, 읍·면 지역의 많은 학생들이 EBS 수능 강의에 의지하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진열되어 있는 EBS 수능 교재 (출처 : 경향DB)


EBS와 수능시험 간의 연계 정책은 그 장점을 잘 살려 나가야 한다. EBS 수능 강의가 처음 도입될 때 정부는 과열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해열제’로 투여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는 EBS 수능 강의라는 해열제만 계속 투여하고, 과열된 사교육비를 줄일 만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해열제마저 중단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한 최근 수능 출제 오류의 원인으로 EBS 교재의 부실을 지적하고, 그 대책 중 하나로 EBS 연계 정책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번에 발생된 수능 오류는 EBS 교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를 연계 정책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다. 오히려 EBS 연계 정책은 수능 출제 오류를 없애는 방법 중의 하나로 사용될 수 있다. 금번 수능 출제 오류의 원인을 제한된 출제 인원과 폐쇄된 출제 환경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수능 문제은행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는 100배 이상의 문제은행을 구축해야 하므로 그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설사 만들었다 할지라도 교육과정이 바뀌면 또 개발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EBS 수능 교재를 낮은 수준의 개방형 문제은행으로 보고 이를 활용하면 오히려 수능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대입 환경에서 EBS 연계 정책은 ‘개천에서 용 나게 하는’ 유일한 정책이다. EBS 연계 정책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뛰어넘어 계층 간,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하나의 교육복지 정책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정영식 |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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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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