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6일 의원총회 뒤 북핵 대책을 주제로 안보토론회를 열었다. 북한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당내에 ‘북핵위기대응특위’도 구성했다. 오후에는 의원 70여명이 전방의 해병대를 찾아 북한 핵실험 도발을 규탄했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이유로 국회를 뛰쳐나왔지만, 장외에서 안보정당의 잰걸음을 보인 것이다.

한국당은 평소 안보 수호 세력을 강조해온 보수정당이자 제1야당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초유의 안보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누구보다 위기 대응에 앞장서야 할 입장이다. 초당적 안보협력은 한국당이 여당 시절 틈만 나면 주문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당은 어제도 그제도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갔다. 한국당은 마치 딴 세상에 있는 듯하다.

4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MBC사장 체포영장 발부 등에 항의하며 국회 보이콧 시위를 하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그렇게 감싸고 돌던 MBC 김장겸 사장은 결국 노동청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MBC는 왜곡보도에 반발하는 기자·PD 10명을 해고하고 71명 징계, 187명을 부당 전보했다. 악덕 기업주도 감히 엄두내지 못할 악질적인 부당노동행위다. 김 사장으로선 사법기관의 정당한 법집행을 더 이상 피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다. ‘김장겸 지키기’에 나선 한국당으로서는 정기국회를 보이콧하며 끌어다붙인 구차한 핑곗거리조차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이번 주말 서울 강남에서 대규모 대국민보고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한다. 2005년 사학법 개정 반대 투쟁 이후 12년 만의 장외집회다. 홍준표 대표는 “우리가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야성(野性)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4년 반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단련을 해야 하는 그런 시점”이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야성을 키우는 데 안보·민생이 근육강화제로 쓰이는 꼴이다.

야당의 장외투쟁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여당에 저항할 마땅한 방법이 없을 때 시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소야대 국회다. 진정 공영방송이 걱정된다면 얼마든지 방송법을 보완해 방송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안보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질타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바깥으로 돌며 하는 일은 안보 강화가 아닌 불안 조장이다. 시민을 안심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에 안보 협치는커녕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이렇게 무책임하고 어이없는 일도 없다. 시민들은 안보마저 정쟁에 이용하는 제1야당에 분노하고 있다. 더는 한국당의 생떼를 받아줄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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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지난 주말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를 “언론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홍준표 대표는 “MBC 사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4일로 예정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은 물론이고, 오는 12~13일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도 거부하기로 했다. 또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김 사장 강제 연행에 대비해 의원들이 비상 대기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전임 정권에서 언론 탄압 선봉에 섰던 한국당이 자신의 ‘주구(走狗)’였던 김 사장을 구하기 위해 언론 자유 운운하고, 국회를 볼모로 삼고 있으니 자가당착(自家撞着)이 따로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사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그의 언론 활동 때문이 아니다.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는 노동 당국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한 탓이다. 주지하다시피 김 사장은 박근혜 정권을 비판한 자사 기자와 아나운서, 프로듀서 등을 저성과자로 낙인찍고, 스케이트장 청소 등 비제작 부서로 발령냈다. 심지어 이 같은 인사가 법원에서 부당전보로 판결이 나자 해당자를 원직 복귀시킨 뒤 다시 부당전보하는 막가파식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도 공영방송 사장 지위를 이용해 노동 당국의 조사를 거부해 왔다.  

한국당이 김 사장을 감싸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물며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빌미로 국회 일정을 거부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만에 하나 한국당이 김 사장 건을 계기로 보수 결집을 시도한다면 오히려 고립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사업주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이유로 국회가 파행돼야 한다면 국회는 1년 내내 문을 열 수 없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근로감독관이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발부받은 체포영장 건수가 지난해만 1459건이다. 김 사장도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노동부 조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떳떳하다면 조사를 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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