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해맞이 명소를 찾아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각자의 새해 소망을 염원한다. 해맞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산 정상에 있는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그것을 추억에 담아가는 경우가 많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전국의 주요 산봉우리에 있는 정상 표지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립공원만 하더라도 300개가 넘는 정상 표지석들이 전국의 주요 국립공원 봉우리마다 설치되어 있다. 말 그대로 정상 표지석은 해당 국립공원의 명칭, 봉우리명과 해발고도를 표기함으로써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지리적 위치 표시를 제공해 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비로봉 정상에도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정상 표지석은 25년 전에 지역의 한 산악단체에서 후원하여 기증한 자연석 형태의 표지석이다. 그런데 최근 이를 두고 소백산국립공원의 주능선을 경계로 하는 양 지역 간의 이견으로 갈등이 빚어졌다. 최초 정상 표지석 설치 당시에는 없었던 특정 지역임을 알 수 있는 지자체 표기가 설치 이후 누군가에 의해 지금의 정상 표지석에 석각(石刻)되면서 양 지역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했는데 최근 이를 두고 다시 갈등이 재점화되었다.
무릇, 자연에는 주인도 없으며 인간은 잠시 머물다 이를 향유하고 갈 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는 그 어느 특권계층이 독점적으로 전유할 수 없는 대상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정상 표지석이 상식과 정상적인 의미에서 해석되기를 바라고 나아가 지역 화합의 표징이 되어 갈등과 대립으로 양립되는 지자체들에 단합과 결속을 다지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정상 표지석은 서로 나눠 가질 수 없지만, 그것을 배경으로 한 추억은 얼마든지 서로 나눠 가질 수 있다.
<이경수 | 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일반 칼럼 > 이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일간의 독립전쟁 (0) | 2018.01.10 |
---|---|
관광수지 적자 대책 조속히 수립해야 (0) | 2018.01.04 |
산 정상의 표지석, 화합의 표징이어야 (1) | 2018.01.04 |
항생제 남용을 막아야 할 이유 (0) | 2017.12.28 |
연말 시상식, 애매모호한 기준 (0) | 2017.12.28 |
사이버 성폭력 피해, 주변 도움 받아야 (0) | 2017.12.20 |
- Total
- 5,690,970
- Today
- 189
- Yesterday
- 1,066
- 문재인 정부
- 국정농단
- 검찰
- 헌법재판소
- 촛불
- 탄핵
- 북한
- 박근혜
- 성폭력
- 북핵
- 교육부
- 박정희
- 문재인 대통령
- 사법부
- 정유라
- 코로나19
- 자유한국당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 황교안
- 촛불집회
- 최순실
- 우병우
- 미세먼지
- 김기춘
- 새누리당
- 세월호
- 청와대
- 문재인
- 블랙리스트
- 양승태 전 대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