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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해맞이 명소를 찾아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각자의 새해 소망을 염원한다. 해맞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산 정상에 있는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그것을 추억에 담아가는 경우가 많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전국의 주요 산봉우리에 있는 정상 표지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립공원만 하더라도 300개가 넘는 정상 표지석들이 전국의 주요 국립공원 봉우리마다 설치되어 있다. 말 그대로 정상 표지석은 해당 국립공원의 명칭, 봉우리명과 해발고도를 표기함으로써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지리적 위치 표시를 제공해 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비로봉 정상에도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정상 표지석은 25년 전에 지역의 한 산악단체에서 후원하여 기증한 자연석 형태의 표지석이다. 그런데 최근 이를 두고 소백산국립공원의 주능선을 경계로 하는 양 지역 간의 이견으로 갈등이 빚어졌다. 최초 정상 표지석 설치 당시에는 없었던 특정 지역임을 알 수 있는 지자체 표기가 설치 이후 누군가에 의해 지금의 정상 표지석에 석각(石刻)되면서 양 지역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했는데 최근 이를 두고 다시 갈등이 재점화되었다.

무릇, 자연에는 주인도 없으며 인간은 잠시 머물다 이를 향유하고 갈 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는 그 어느 특권계층이 독점적으로 전유할 수 없는 대상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정상 표지석이 상식과 정상적인 의미에서 해석되기를 바라고 나아가 지역 화합의 표징이 되어 갈등과 대립으로 양립되는 지자체들에 단합과 결속을 다지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정상 표지석은 서로 나눠 가질 수 없지만, 그것을 배경으로 한 추억은 얼마든지 서로 나눠 가질 수 있다.

<이경수 | 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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