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히로카네 겐시’는 오십대 중년 시기를 잘 사는 6가지 비법을 소개했는데, 1. 작은 욕심 부리기(예컨대 따뜻한 찌개를 안주 삼아 마시는 술 한 잔의 즐거움. 싸고 맛있는 세계의 즐거움이 있음), 2. 과거 따위 돌아보지 않기(묵은 감정 깨끗이 정리하고 이름조차 잊기. 가슴 뛰지 않는 물건 버리기), 3. 망설임 없이 즐거움으로 향하기(언제 죽을지 모르니 매일을 진지하게 즐기고, 오래 살지 모르니 배우는 일에도 새삼 도전하기), 4. 방황하지 않기(제발 좋아하는 일만 찾아서 하고, 피차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기), 5. 감정 온화하게 다스리기(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뭘 줘도 아깝지 않은 존재를 갖기. 뭘 받을까가 아니라 뭘 줄까에 관심 쏟기. 자식이 있다면 부모 품을 떠나도록 놓아주기), 6. 인생은 일장춘몽임을 깨닫기(평소에 유서쓰기. 가급적 이별은 산뜻하게). 나나 당신이나 버릴 것 하나 없이 6가지가 빠짐없이 필요하겠다.

촌락에서는 오십대도 이팔청춘. 환갑은 돌잔치나 비스무리. 품바 몸뻬 바짓가랑이를 걷어 입고 이태리 가짜상표가 붙은 오일장 목도리를 펄럭이고서 활개를 치는 아낙네들. 어깨허리치마를 해 입고 만세를 부르던 3·1운동 여학생들의 피가 흐르는 분들. 후반생을 이리 산다고 생각하니 없던 정도 생겨나고, 미운 정은 미운 정대로 고마워라. 어쩌다보니 오십대에 와 닿은 나는 젊고 대찬 ‘차도녀’는 ‘무섬증’부터 덥석 든다. 또 젊은 사내의 원대한 꿈이나 패기에 찬 언변을 감상하는 자리도 얼른 피하고 보는 게 상책. 냉대를 할 것 같으면 냅다 망설임 없이 집으로 향하기. 방황하지 않기, 인생은 일장춘몽. 방어가 최선의 공격. 수비가 튼튼한 축구는 재미가 없으나 결승전에는 그런 팀들이 남더라.

인생 중반이 되면 개그도 하나 외울 줄 알아야 한다. 소가 죽으면 다이소. 얼음이 죽으면 다이빙. 김밥이 죽으면 김밥천국.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죽기 전에 외우라. 실없이 웃다가 잠들면 꿈자리도 좋지. 밤새 싸우다가 한을 품고 등져 눕는 오십대 부부도 많다더라. 등이 가려울 때는, 여깃다! 효자손. 오십대 필수품 가운데 하나인데 편의점에서는 왜 팔지 않는지 모르겠다.

<임의진 목사·시인>

'일반 칼럼 > 임의진의 시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사람의 별명  (0) 2019.01.24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0) 2019.01.17
오십대  (0) 2019.01.10
근사한 유리창  (0) 2019.01.03
수고한 이들에게  (0) 2018.12.27
북극여우와 여관  (0) 2018.12.20
Related Posts Plugin for WordPress, 

Blogger...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