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대표적 정신질환으로 꼽히는 조울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2017년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조울증 환자는 8만6706명으로 2013년보다 21.0% 증가(연평균 증가율 4.9%)했다. 전체 인구의 0.2%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일이 아니다. 8만6000여명은 전체 질환자가 아닌 병의원에서 진료받은 환자이므로 실제는 더 많다고 봐야 한다. 인구의 2~3%를 조울증 환자로 보는 학계 연구에 따른다면, 국내 전체 환자 수는 적게 추산해도 100만명에 이른다.

통계에서 주목할 대목은 20대 청년층과 60~70대 노령층의 증가 속도다. 70대 이상 조울증 연평균 증가율은 12.2%로 전체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20대 연평균 증가율은 8.3%, 60대는 7.2%로 뒤를 이었다. 20대 청년층과 60~70대 노령층에서 환자가 크게 발생하는 ‘조울증 쌍봉’ 현상이다. 한국의 20대는 무한경쟁의 삶을 살아가는 시기다. 스펙을 쌓아도 취업을 보장받지 못하며,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이 청년들의 우울증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20대의 조울증 증가 원인으로 학업·취업 스트레스를 꼽는다. 노년층의 조울증은 가족 사별, 건강 악화, 빈곤 등이 겹쳐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노년의 조울증 증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양극성 기분 장애’로 불리는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울적한 기분이 계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공황장애, 조현증과 함께 현대의 대표적 정신질환이다. 심리질환인 만큼 명확한 진단은 없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좌절, 실패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일찍이 앨빈 토플러가 “미래 사회에서 인간은 자유와 기회를 획득하는 대신 피로와 우울을 얻을 것이다”(<미래의 충격>)라고 한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울증은 현대인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조울증은 개인의 성격 결함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조울증이 사회적 심리질환인 만큼 약물치료와 함께 대인관계·사회적 갈등을 다루는 정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본적으로는 조울증 의 사회적 병인(病因)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무한경쟁, 학력만능주의, 취업 불안, 빈곤 등이다. 조울증 예방 책임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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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