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지역구 225석, 권역별 비례 75석, 연동률 50% 적용’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 합의안을 마련해 정당별 추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기 위한 절차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에서 합의안과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 목소리가 분출해 변수로 등장했다. 패스트트랙 상정에는 ‘전체 의석의 5분의 3’ 또는 소관 상임위인 ‘정개특위 재적의원 5분의 3’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석 분포상 바른미래당이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해 이탈할 경우 패스트트랙은 어려워진다.

바른미래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와 패스트트랙 상정을 논의했으나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강력 반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 의총으로 넘겼다. 바른미래당 의원 29명 중 10명 안팎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수처법과 관련해 당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의 공수처법 조율도 난제지만, 선거제 합의안과 패스트트랙 자체에 반대하는 의원들 입장이 강경해 추인이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한국당의 반대는 충분히 예상된 것이지만,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여야 4당이 어렵사리 마련한 선거제 개혁이 자칫 좌초될 위기에 처한 모양이다.

여야 4당 합의안은 정당득표율을 의석수와 정확히 일치시키는 완전 연동형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행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에 비해 표심의 왜곡을 줄이고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완화하는 개혁의 취지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의 의사가 반영되는 의회 구성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그런 선거제 개혁 방향을 추동해온 바른미래당에서 이제 와 개혁의 발목을 잡는 ‘반동’의 기류가 대두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눈앞의 이해에 집착해 ‘정치개혁의 최고’라는 선거제 개혁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선거제 합의안을 추인했다. 바른미래당도 단식투쟁까지 해가며 지탱해온 선거제 개혁의 소중한 기회를 저버리는, 역사에 죄를 짓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한국당이 결사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실패하면 선거제 개혁은 물 건너간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선거제 개혁의 성패가 달렸다는 점을 명심하고 반대 의원들의 설득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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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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