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촉발된 한·일 간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며, 이러한 한·일 간의 대립은 그동안 일정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독도 문제에도 예외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치인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독도 해병대 주둔 등 독도 관련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나오는 의견들이 다시 제시되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전쟁 불사론도 언급된 바 있다.

정부는 연례적인 독도방어훈련을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확대해 진행했으며, 그 대상도 독도 중심 훈련에서 벗어나 울릉도와 동해 일대를 훈련 구역에 포함시켰다. 해양수산부, 해군, 해경이 ‘범해양기관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독도 문제는 한·일의 과거사와 연동된 역사문제이지만 영유권, 해양경계 획정, 분쟁 해결 등이 고려되어야만 하는 국제법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독도는 일반 육지와 다른 도서(島嶼)로서의 특별한 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관할해야 하는 대상이 육지와 함께 바다라는 점이 항상 고려되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독도방어훈련이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그 대상 범위가 확대된 것이나, 해양 관련 정부 주요 부처인 해수부, 해군, 해경이 정책협의회를 구성하여 정책의 무게가 바다에 비중있게 실리도록 한 것은 독도 문제의 접근과 관련해 바람직하다고 평가된다.

다만 영유권과 관련된 정책 결정은 현시대의 국제법의 법리나 추세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필리핀과 중국의 분쟁 및 관련 중재사건에서 보듯이 최근 해양에서의 분쟁 사례를 보면 군사적인 무력 충돌보다는 어선들의 무단진입과 불법조업, 우익단체의 상륙 시도 등 민간 부문의 갈등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비군사적 분야에서의 적절한 대응은 현대 국제법의 분쟁 관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안보를 전제로 하는 군대와 치안을 전제로 하는 경찰의 본질적인 차이는 분쟁 발생 시 적용되는 법원칙 및 규범이 다르다는 데 있으므로, 이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비군사적 분야에서 정부의 독도 관리 및 분쟁 발생 시의 대응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즉 독도 영유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분쟁 관리가 최우선적 정책 과제일 수밖에 없다. 문제가 발생 시 대응도 대응이지만 예방적 차원에서의 관리에 정책 운영의 방점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국회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독도 해역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 함정이 인근까지 도착하는 데 일본 함정보다 3시간이나 늦는 등 운용의 묘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현재 독도에는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산하 경찰조직인 소대 규모의 독도경비대가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도서로서의 특별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독도의 성격, 현재 한·일 간 위기 국면에서 독도에 대한 국제법적 규범 내에서의 관리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현재의 독도경비대와 함께 해양영토의 치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해경의 독도 공동주둔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독도의 영토 및 해양관할수역에 대한 현대 국제법 내에서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해경의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이석우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국제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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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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