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뿜고 있는 공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기후변화 국제단체들이 잇따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환경책임경제연합·기후변화투자자그룹 등 6개 단체가 공동으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0년 배출량 대비 20% 이하로 줄이는 것에 불과하므로 더 전향적인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는 요지였다. 2015년에 한국이 정해놓은 2030년 배출량 목표치 5억3600만t으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한 파리협정을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환경단체 클라이밋애널리틱스도 한국의 감축 목표가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하며 감축 목표를 2배 이상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제단체의 압박이 이어지는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 대응이 미흡하다는 명백한 반증이다. 그린피스는 최근 문 대통령에게 그린뉴딜을 경기 부양책의 핵심 과제로 추진해달라는 서한을 전하면서 이에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 중인 부처들을 비판했다. 내연기관차·정유·항공 등 화석연료 의존형 업종을 기간산업으로 정한 산업부, 석탄화력발전 퇴출 계획을 늦춘 환경부 등을 거론했다. 세계에서 7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은 기후위기 관련 조사에서 번번이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가 전체 61개국 중 58위였다. 지난 17일 세계경제포럼(WEF)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지수’도 WEF가 정한 선진국 32개국 중 그리스에만 앞선 31위였다. 

5년 주기 이행점검을 규정한 2015년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올해 안에 이전보다 진전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국가별 감축 목표에는 지속적·점진적으로 강화하는 ‘진전 원칙’이 적용된다. 전보다 강화된 목표를 제출하는 게 원칙이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미온적인 데다 감축 목표마저 강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국제사회의 권고를 적극 수용해 2030년 목표를 높여야 한다. 만약 제자리걸음 목표치를 제출한다면 기후 악당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겠다고 한 정부의 약속과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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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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