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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이 빗물에 젖어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정의기억연대와 이 단체를 이끌어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틈타 친일 극단세력이 위안부 운동을 폄훼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7일 기자회견 후 2차례 열린 수요시위 장소 인근에선 보수단체들이 맞불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위안부상 철거, 수요시위 중단’을 주장했다. 지난 20일에는 20대가 서울 흑석동에 설치된 소녀상을 돌로 훼손한 일도 있었다. 위안부 운동에 흠집을 내면서 30년 운동 역사 전체를 부정·폄훼하는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용수 할머니의 요구는 정의연을 중심으로 한 지난 30년 동안의 위안부 운동을 짚고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 할머니의 비판을 운동 전체에 대한 비판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심지어 한 극우 인사는 “이용수씨는 위안부 피해자가 아니다. 불쌍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미지와 전혀 합치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고 했다. 일제 침략을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하기는커녕 위안부에 대한 사실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 정의연 수요시위에 대한 맞불시위를 이끈 반일동상진실규명 공대위도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일본 극우세력이 사용하는 ‘위안부상’ ‘위안부(소녀상) 비즈니스’라는 용어까지 공공연히 쓴다. 그 핵심 인물은 지난해 일본 돈으로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일제하) 한국인 노무자들의 임금은 높았고, 전쟁 기간 자유롭고 편한 삶을 살았다”는 망언도 했다. 위안부 운동 단체 내부의 이견 노출을 기회 삼아 자신들의 굴절된 역사 인식을 퍼뜨리려는 망동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용수 할머니의 뜻을 왜곡하면서 역사를 후퇴시키는 이들 단체의 행동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일본 우파성향 언론들이 최근 수요시위 중단과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기 시작한 데는 이들 단체의 망동이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이들의 주장이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어선 안 된다. 더불어 이들에게 비판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이 속히 해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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