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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구는 약 77억9300만명이고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해서는 음식 섭취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오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5억명에 육박할 때 현재의 음식시스템(food system)은 안정적일 수 있을까? 2050년까지 지금보다 최소 30% 이상 요구되는 음식물 증산이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생산된 농수축산 먹거리의 최소 3분의 1이 버려져 낭비되며, 8억명 정도가 영양결핍 상태인 반면 19억명은 비만 상태이다. 농수축산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의 약 25%를 차지하며 70% 정도의 담수를 소비한다. 

이미 다가온 기후위기와 물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음식시스템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특히 음식의 생산, 분배, 소비, 재활용 및 폐기뿐 아니라 영양, 농약과 항생제 사용, 토양의 질, 환경영향, 물과 에너지, 기후변화 문제들이 함께 고려된 전체 시스템 수준에서의 분석을 통해 전략을 세우고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되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지까지를 모든 면에서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의 추적성(traceability)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 세계경제포럼은 기술혁신에 의한 음식 가치사슬에서의 추적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음식의 추적성 향상을 통해 우리가 섭취하는 여러 음식물들이 건강, 영양, 경제, 환경에 미친 영향을 생산부터 소비까지 단계별, 항목별로 보여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여러 핵심기술들은 음식 추적을 편리하고 투명하게 해줄 수 있다. 우선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생성된 데이터 확보와 개별 음식물의 식별이 가능한 기술이 필요하다. 센서기술은 비침투적·비파괴적 센서기술이 핵심이며 이미지 분석기술과 접목되어 농수축산물의 생육 상태와 질병 여부 등의 파악이 가능하다. 적외선 분광기술로 수분, 단백질 및 지방 함량 등도 비침투적·비파괴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더욱더 강력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온실, 축사 등의 최적화 제어, 관리, 보안이 통합된 스마트팜도 가능하며 고도의 센서들이 개발되면 실시간 동식물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관리도 가능하다.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늘 있어왔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좋은 환경에서 농약이나 항생제 사용 없이 생산되어 유통 과정에서 변질될 상황 없이 내 입으로 들어오고 있는지 음식 이력 추적이 요구되어온 이유이다. 미국에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기치로 ‘Field to Market’이라는 연합체를 만들어 농산업, 정부, 대학, 환경보호단체 등이 함께 최적화된 농업 공급망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IBM은 블록체인 기반의 음식 추적 시스템인 ‘IBM 음식 신뢰’를 개발하여 여러 음식 생산 및 유통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음식 추적이 투명하고 정확히 이루어지면 소비자들의 음식 생산 과정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향상, 음식 공급망의 최적화 및 음식 낭비 감소, 지속 가능한 음식 생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러한 음식 추적성 향상을 위한 기술들을 포함하여 음식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12가지 혁신적 기술을 제안하였다. 음식 수요의 변화에 관련된 세 가지 기술로는 대체단백질, 음식의 안전과 질, 추적성을 위한 센서기술, 개인 맞춤형 영양을 위한 영양유전학을 들었다. 대체단백질은 육류 대신 비동물성 단백질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식물성 단백질, 세포, 조직 등을 기반으로 고기맛이 나게 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일부 시판되고 있다. 조금 더 미래에는 예전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미생물 기반의 단백질 생산기술도 다시 확립되어 활용될 것이다. 센서기술은 음식물의 안전성과 질을 확실히 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음식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개인 맞춤형 영양기술도 이미 조금씩 활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유전체와 개인 생활패턴에 따른 최적의 영양을 제공하는 음식 프로그램들이 제시될 것이다.

음식 가치사슬의 최적화 부분에서는 모바일 서비스 배달, 빅데이터 분석에 의한 최적의 보험설계와 함께 위에서 언급한 실시간 음식 공급망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위한 사물인터넷 기술, 블록체인 기반의 음식 추적 기술, 이상 네 가지가 제시되었다. 모바일 서비스 배달의 경우 중간유통망 감소에 의해 농부로부터 소비자로의 직거래를 통해 불필요한 음식물 손실을 방지할 뿐 아니라 농업 종사자의 수입을 6%까지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기본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살리기 위하여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기술들로는 투입 자원과 물 사용이 최적화된 정밀농업, 농식물 건강과 토양의 복원탄력성을 위한 마이크로비움 기술, 음식 생산 시스템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기술, 농식물의 영양·기능·병충해 내성 강화 등을 위한 유전자 편집기술, 바이오 소재 기반의 농작물 및 토양 보호기술이 제시되었다.

나는 한식이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의 음식이라고 자부한다. 상기 음식시스템 혁신을 위한 기술들 중 다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개발 중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음식안보의 확보뿐 아니라 최소의 낭비,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건강식으로 인정받는 K푸드 음식시스템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leesy@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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