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담 (성공회대 교수. 중국학)                                                                

 
최근 중국이 백두산 서쪽 자락에 대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세운다고 한다. 총공사비 850억위안(14조4500억원)으로 125만㎾ 가압경수로 AP-1000형 원자력 발전설비 6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족한 전력 문제 해결과 낙후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보면 225억위안(3조8000억원)에 이르는 연간 전력 생산량과 45억위안(7650억원)으로 추산되는 징위현의 연간 재정수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원전 건설입지가 백두산 화산대 지진 다발지역이어서 중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지난달 중국·러시아·북한의 접경지역인 두만강 유역에서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난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백두산 천지 (경향신문 DB)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중국의 개혁·개방 30년 만에 ‘중국모델론’이 대두하고 경제학계에서는 경제학원론을 다시 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조5000억달러라는 외환보유액이 입증하듯 경제대국으로 나아가는 중국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귀환할 일도 가까운 듯하다.

그러나 그 중국 성공의 해(2008년)에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사망·실종자 9만명, 한 해 동안 여진 발생 5만여건으로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대다수 중국민의 지진에 대한 피해의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대학 왕샤오밍(王曉明) 교수는 중국 정부가 피해양상과 관련해 아직도 정확한 통계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싼샤댐 건설로 인한 쓰촨성 대지진과 같이 개발독재 모델에 의한 무분별한 경제발전 기획·추진 과정에서 야기될 환경파괴와 그 후과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식과 중국 정부의 책임의식을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냉철한 비판의식을 탈경계적으로 조직해나가는 작업이 절실하다. 세계화와 지역화는 다국적기업만의 논리일 수 없다. 중국 지식계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 동력, 쌍방향성 누리꾼문화와 촛불시위 등 문화정치 활력이 진정한 한류임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 대만에서 벌어진 촛불시위는 그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아시아적 대중문화의 탈경계적 소비로 형성된 대중적 아시아주의, 팝아시아니즘도 문화 아시아를 향한 희미한 가능성을 현시할 만큼 한국과 중국의 대중 정서는 같이 간다.

하지만 한 시사주간지의 “지구를 바꾸는 행복한 상상 ‘안될 게 뭐야(Why Not)’” 기획에 동참하며 ‘공정무역 초콜릿’을 손에 든 꽃남 김현중에게 환호하는 중화권의 팬덤은 삼성카드 광고 카피(Why Not) 속의 김현중에게도 열광한다. 공정가격의 환상으로 생산과잉 상태를 만드는 공정무역이 진정한 대안이 아닌 것처럼 환경파괴에 대한 환경보호 기획은 결국 ‘혁명을 파는’ 시장의 논리에 포섭되기 십상인 것이다.

그러나 백두산 원전 건설은 이미 지나간 역사의 민족주의 다시 쓰기가 아니고 한류의 유연한 문화 침투도 아니다. 패권적 민족주의든 신자유주의 세계화 논리든 대자연의 분노에 비하면 잔망에 불구하다는 것은 허망한 영화 <2012년>과 <아바타>도 말한다. 원전 건설 문제는 4대강 개발 문제와 함께 인류의 생존 문제라는 실존적 문제에 입각해 출발해야 할 것이다.
 
‘안될 게 뭐야’의 발랄한 시도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아시아 연대의 관점에서 지역지식의 확대 재생산 및 공유, 나아가 비판적 현실 개입과 인문적 상상력의 제공이라는 학문적 책임성과 윤리성, 인류의 미래지향을 담지하는 인문학의 비판적 개입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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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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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arvezcoowar.com 조용형 2012.01.11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2. Favicon of http://alushlife.com 아가 2012.01.12 1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은 감사의 말씀을 매우 짧은 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