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때였다.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친구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자전거가 내 뒤쪽으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뒤통수부터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면 큰일인데’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였다. 이어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엄마, 아빠, 친구에 대한 원망,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조치, 부족한 운동신경에 대한 한탄 등 온갖 생각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제법 극단적인 상상을 포함한 온갖 생각이 들었던 것치고는 민망하게도, 내 뒤통수는 안전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자전거 뒷바퀴 위에 앉아 있었다. 별로 다친 곳도 없어서 툴툴 털고 일어나 수업을 들으러 갔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그 신기한 경험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왜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어째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30초는 그토록 길고, 재미있게 놀 때면 3시간도 순식간일까? 계단에서 발을 헛디뎠을 때처럼 위험한 순간에는 왜 시간이 느리게 느껴질까?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칠 때

위험한 순간에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느껴지는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데이비드 이글먼이라는 연구자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위기 상황에서는 주변 환경을 평소보다 빠르게 인식하기 때문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손목에 찰 수 있는 특수한 전자스크린을 만들었다. 스크린에는 빨간 바탕에 까만 숫자가 보이는 화면과, 같은 숫자가 까만 바탕에서 빨갛게 보이는 화면이 번갈아 보였다. 두 화면이 번갈아 보이는 간격이 충분히 길면 화면에 어떤 숫자가 보이는지 읽을 수 있지만, 화면이 전환되는 속도가 빠르면 읽을 수 없다. 알록달록한 색 팽이를 돌리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이글먼 박사는 사람들이 숫자를 간신히 읽을 수 있는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화면이 전환되도록 설정했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이 번지점프를 하는 동안 손목에 찬 전자스크린에 어떤 숫자가 보이는지 읽어보라고 했다. 만일 위기 상황에서 외부 상황을 인식하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참가자들은 스크린 속의 숫자를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숫자를 읽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번지점프를 보면서 추정한 시간에 비해서, 본인이 낙하하는 시간을 35% 정도 더 길게 추정했음에도 (본인이 떨어지는 동안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느꼈음에도) 그랬다.

그렇다면 실험참가자들이 번지점프를 하면서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뾰족이 솟아오른 새싹처럼 작은 사물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펴보다보면 새싹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공간이 확대되어 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반면에 여러 사물을 두루 훑어볼 때면 넓은 공간이 좁아지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때로는 산 아래의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만큼.

기억도 시각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기억은 내가 의식적으로 인식했던 감정과 생각과 외부 자극과 경험들을 시간이라는 축에 펼쳐낸다. 번지점프를 할 때처럼 위험한 상황에서는, 위기를 돌파할 방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뇌가 평소보다 전반적으로 각성된 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 상황에 대한 자극뿐만 아니라, ‘뒤통수부터 떨어지면 어떡하지’를 비롯한 갖가지 생각과, ‘내가 이 실험을 왜 하겠다고 했던가’같은 후회 등 온갖 감정이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인식된다. 그러면 새싹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볼 때 작은 공간이 확대되는 것처럼, 번지점프를 하는 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게 된다.

이글먼 박사에 따르면,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흐르는 것도 위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는 세상의 많은 것이 새롭고, 그 많은 것들에 호기심, 흥미, 두려움 등 온갖 감정이 생긴다. 이처럼 세상의 여러 가지가 생생하게 인식되는 상황은 정도는 덜 할지언정 번지점프를 할 때와 유사하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갈수록 많은 일에 익숙해진다. 작은 새싹 대신에 여러 가지를 조망할 수 있게 되고, 그런 만큼 시간도 빠르게 흐르는 것이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벗어나야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던 때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놀 때는 시간이 왜 빨리 흐르는가?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만큼이나 억울한 게 또 있다. 재미있게 놀 때면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흐른다는 것이다. 어째서 그럴까? 예기치 못하게 즐거운 일이 생길 때면 신경조절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보상의 예측과 학습, 동기 부여에 깊이 관여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우리 내부의 시계와도 관련된다. 내부 시계가 실제의 시간보다 빠르게 돌아가면 (예: 마음은 벌써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지만, 엘리베이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면에 내부 시계가 실제 시간보다 느리게 돌아가면 (예: 즐겁게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면),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음에 놀라게 될 것이다.

생쥐를 사용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생쥐가 기다리는 동안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동이 높으면 내부 시계가 느려지고,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동이 낮으면 내부 시계가 빨라졌다고 한다. 이 결과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동이 높을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질 것임을 암시한다. 시시때때로 웃음이 터지는 즐거운 순간이라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동이 증가할 테니, 반나절이 순식간에 흘렀다며 놀라는 것쯤이야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은 싫지만 아마도 즐거운 시간은 갖고 싶을 당신에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송민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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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나라 건설에 동감하고 지지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러한 나라를 건설하는가이다. 문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극복하고 소외된 새로운 사회세력에 권리와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권한 없이는 불가능하다. 균형발전도 본질적으로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소득과 자원을 지방으로 이전 재분배하는 것인데 이 역시 강력한 리더십의 뒷받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지방정부는 지역 내 토호집단 등 유력 집단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이 때문에 지방분권이 소수집단이나 사회적 약자의 권익옹호에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분권화된 정부하에서 빈곤계층을 위한 지원이 힘들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소외집단에 대한 관심 정도는 국가적 차원의 리더십에 의해 좌우되었다. 강력한 중앙정부가 사회통합이나 사회연대, 평등 실현 등 사회적 가치들을 실현해 나가는 데 더 유리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은 위험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소황제’로 통한다. 영호남 지역에서는 같은 정당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아 견제와 균형의 원리도 무너졌다. 지방의회 다수파를 장악한 단체장은 인사와 예산권은 물론 이제 경찰권마저 손에 넣고 토호세력과 함께 지방패권을 영속화하려 들지도 모른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더라도 서울과 경기에서 먼저 시행해본 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성로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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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래!” 구순 노친네의 목청은 쩌렁쩌렁했다. 걸음걸이부터 힘찼다. 골프라운딩을 두 바퀴 하고도 남을 성싶다.

참 기이한 일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아니 요즘은 더 정확히 그냥 ‘전두환씨’가 새삼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 맞서 싸우던 이들은 하나둘 떠나고 이 늙은 내란수괴는 보란 듯이 강건하고 당당하다. 먼저, 29년 만이라던가. 서울 연희동 골목 장면을 보자니 개인적으로 두 개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하나. 바야흐로 ‘땡전뉴스’가 판을 치던 1984년 6월 어느 날. 당시 한 초등학생은 학교의 소집명령에 학우들과 수㎞를 걸어서 경북의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에 이르렀다. ‘전통 각하’께서 고속도로 개통을 축하하려고 지나가실 때 손을 흔들기 위해서다. 광주를 밟고 최고권력자가 된 전씨가 동서화합을 명분으로 급조한 88올림픽고속도로다. 워낙 서둘러 2차선으로 만든 탓에 한동안 국내 사망률 최고 ‘죽음의 고속도로’로 악명 높았다. 그날 한참을 기다려도 그분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정작 각하께선 헬기로 지나갔단다. 대구에서 대학교에 다니던 동네 형은 방학 때 와선 “전두환 일당이 총으로 사람을 쏘고 권력을 뺏었다”는 무서운 얘기를 들려줬지만 말귀를 알아먹기엔 어렸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후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둘. 1995년 봄이던가. 대학교 학생회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갑자기 밖이 술렁거리고 시끄러웠다. 일단의 선배들이 두 줄을 지어 교정을 다니며 구호를 외쳤다. “독재자 전두환을 처벌하라!” 더러는 야상 군복까지 입은 복학생 선배들이 대학도서관에서 입신양명을 위해 공부하다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들고일어난 것이다.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시점이었던 것 같다.

역사에는 ‘문민정부’ 김영삼(YS) 정부가 전두환·노태우의 12·12 쿠데타를 단죄한 것으로 돼 있다. 앞서 3당 합당에 대한 ‘야합’ 비난에 “호랑이를 잡으러 굴로 들어왔다”고도 했던 YS다.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5·18 특별법도 만들었지만 과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시민사회는 전두환·노태우씨를 검찰에 고소, 고발했다. 그날 도서관에서 책을 잠시 덮고 뛰쳐나온 선배들의 함성은 그런 연장선에 있다. 훗날 한나라당으로 제17대 국회의원 금배지까지 단 장윤석 서울지검 공안1부장은 1995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겪고서야 기소돼, 끝내 두 쿠데타 주역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반란수괴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저들은 틈만 나면 왜 버젓이 갈등을 부추길까. 북한군 개입설까지 퍼뜨리며…. 이는 마치 전범들을 영웅시하고 위안부, 나아가 독도까지 트집 잡아 끊임없이 잡음을 즐기는 일본 우익과 닮은꼴이다. 단죄를 못한 탓이다. 독일 등지에도 전쟁범죄를 정당화하고, 인종주의를 신봉하는 늙은 옛 나치단원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사실 지만원씨 발언 등이 불거져나온 맥락이나 시점이 중요하다. 바로 정부의 지지도가 떨어진 때다. 독버섯의 포자는 그늘진 어딘가에 늘 퍼져 있다. 역사를 되돌리려는 자들은 음습한 틈을 노린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이들이 슬금슬금 피어날 것이다. 그러다 훗날 전통 각하의 위패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모셔지지 말란 법이 없다.

그날 도서관을 뛰쳐나온 선배들께 늦게나마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 그 시대의 멍에를 짊어진 386정치인들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망언을 잠재우고, 민주화를 꽃피운 이름들을 더 아름답게 빛낼 열쇠가 될 것이다. 단지 전두환 때리기에 머물러서도 안된다. 그것이야말로 저들이 뻔한 수작을 걸어온 이유일 수 있어서다.

한편으론 각하의 만수무강을 빈다. 왜 이러냐고? 진솔한 사과도 없이 몸져누우시기엔 아직 이르다.

<전병역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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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에도 바람막이숲이 있어 양지마다 쑥이 쑥쑥. 나는 벌써 쑥버무리를 해먹고 쑥국도 끓였단다. 봄이면 어머니가 해주시던 쑥떡 생각이 간절해라. 쫄깃한 떡을 뜯어 콩고물에 찍고 입에 물려주시던 그 손. 당신도 기억하실 게다. 쑥떡을 떼어주시던 우리 어머니들.

친구가 낚시를 가자는 걸 나는 쑥 캐러 가자고 그랬다. “아니 아줌마들 속에 끼여서 쑥을 캐자고?” “칫! 낚시 가봐라. 새까만 사내들뿐이지. 들에 가보면 쑥 캐는 여인들이 콧노래를 부른당.” 내 말에 어이가 없어한다.

“푸른 잔디 풀 위로 봄바람은 불고, 아지랑이 잔잔히 끼인 어떤 날. 나물 캐는 처녀는 언덕으로 다니며 고운 나물 찾나니 어여쁘다 그 손목. 소 먹이던 목동이 손목 잡았네. 새빨개진 얼굴로 뿌리치고 가오니 그의 굳은 마음 변함없다네. 어여쁘다 그 처녀. 들과 언덕 지나서 시냇가에 가니, 꼬리 치는 금붕어 뛰고 있었다. 버들 꽃을 뜯어서 봄바람에 날리니 허공 위에 닿는 꽃. 어여쁘다 그 처녀. 나무하던 목동이 손목 잡았네. 새빨개진 얼굴로 뿌리치고 가오니 그의 굳은 마음 변함없다네….” 새빨개진 얼굴로 지종지종 지지배배 노래를 불러본다.

쑥에서 시작해 봄나물이 곧 산동네에 범람하리라. 봄도 사랑도 이렇게 확대되고 커가야 한다. 사랑을 증명하는 단계에서들 주변을 정리하고 오직 한 사람에게 속박되려 하지만, 둘의 사랑을 키우되 그간의 우정들 또한 이어갈 줄 알아야 한다. 남자의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여자의 친구들과도 잘 지내야 한다. 마음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지팡이를 짚던 할머니가 병원에서 나올 때 보니 허리를 곧게 펴고 나타나셨다. 깜짝들 놀라 “수술을 받으신 거예요?” “아니여. 지팡이를 좀 긴 걸루 써보라 해서 말이여.” 작은 지팡이를 짚고 쑥만 캐러 다닐 일은 아니다. 봄누리엔 납작 엎드린 달래 냉이 씀바귀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제 곧 키만 한 두릅나무에 쌉싸름한 두릅이 영글면 저기 산자락 너럭바위에 앉아 동동주 한 잔 마셔야지. 마음도 커가고 사랑도 커가고, 모두가 함께 커가는 봄.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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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최근 ‘주민 투표’가 진행됐다. 경비원 인원을 줄일지를 묻는 투표였다. ‘자치관리’ 형태로 일하고 있는 22명의 경비원을 ‘용역관리’로 전환해 12명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경비원 10명을 줄이면 가구당 연간 35만원에서 최대 54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앞서 경비원들에게 낮과 저녁에 각 2시간씩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야간근무도 폐지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비원들은 ‘사람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를 되찾은 것이다. 지난 5일 투표결과가 발표됐다. 전체 598가구 중 83%인 499가구가 투표에 참여했다. ‘현행 유지’에 296가구가 찬성, 59%의 지지를 얻었다. 주민들은 ‘경비원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조금씩 부담을 나누자는 양보가 있었고, 그 결과 주민과 경비원 모두 계속해서 함께 살게 된 것이다.

택시·카풀 업계가 출퇴근 카풀(승차공유)서비스 대타협을 이뤄냈다. 택시업계는 ‘일터’의 일부를 내주면서 혁신을 택했고, 카풀업계는 ‘제한 운영’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디지털 플랫폼의 공유를 약속한 결과다. 기아자동차 노사도 8년 가까이 끌어온 통상임금 소송에서 양측이 한발 물러서면서 타협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갈등과 혼란 해소,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못 받은 통상임금을 덜 받는 대신, 향후 임금은 법원 판단에 따른 기준을 적용키로 노사가 합의한 것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오른쪽에서 네번째)과 택시·카풀 업계 대표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문을 들고 서 있다. 김영민 기자

한발 물러서고 부담을 나누면 다 함께 잘사는 ‘동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한국사회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야 한다’는 경제원칙이 지배하는 사회가 됐다. 대립과 갈등은 그래서 끊이지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사상 최대로 벌어진 소득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자살률과 노인빈곤율, 최저 출산율이라는 숙제를 안겼다. 비정규직 양산,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자의 ‘일터’를 불안하고 위험한 곳으로 만들었다. 영리병원은 의료공공성을 훼손하고 의료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일부 자립형사립고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과 서열화를 낳는다.

‘다 함께 잘사는 나라’는 ‘최소 비용-최대 효과’라는 경제 원칙으로는 이룰 수 없다. 자유와 정치적 참여에서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민은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 ‘존중’은 교육·직업의 기회가 공평해야 하고, 기본생존권 보장이 가능해야 한다. 이런 존중은 복지국가에서 강화되는데, 자연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독일의 사회학자 알렉산더 페트링은 <복지국가와 사회민주주의>에서 복지국가를 자유·보수·사회민주주의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하면서 이 중 사회민주주의적 복지정책을 ‘가치 있는 목표’라고 주장했다.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는 세금을 통해 재원을 조달, 균등한 공공서비스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한다. 소득불평등을 개선, 높은 수준의 탈상품화(개인이 노동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이다. 우리 헌법 제34조도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이 가리키는 복지의 지향점도 분명하다. 헌법은 “사회보장·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여성·노인·청소년·신체장애자·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국가에 명령한다.

우파와 신자유주의 시장론자들은 “복지의 확대는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의존 문화’가 확대되고 경제는 둔화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실업수당 등 사회보장을 축소하고 국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가 어땠는가. 미국·영국 사회는 한때 실업률과 극빈층이 증가하면서 계층 간 대립과 분열로 홍역을 치러야 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의 책읽기>에서 “복지국가의 건설 없이는 지속적인 경제성장도 사회통합도 불가능하다”며 “모든 국민이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이 없다면 복지국가는 실현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며, 일하는 부모가 회사 눈치 안 보고 아픈 아이를 위해 병가를 신청하고, 사교육비와 주거비 걱정을 덜 하도록 돕는 것이 복지국가가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분당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과의 동행’을 위해 늘어난 비용 부담을 감내키로 했다. 택시·카풀업계와 기아차노사는 대화와 양보를 통해 ‘이익의 공유를 통한 동행’을 선택했다. ‘우리 모두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대화와 양보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반목과 대립으로 ‘벼랑 끝’에 선 우리 사회의 갈등 치유를 위한 해법이 존재한다.

<김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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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연설에서 대통령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비유했다. 영상자료를 보니 문제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주십시오”였다.

이 대목에서 나 원내대표는 일부러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를 강조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발언이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이미 짐작했던 것이며 혹시라도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못할까 봐 확실히 해두기 위해 주의를 환기시키며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던 것이다. 이 발언에 항의하는 의원들을 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돌리는 장면도 보았다.

절로 웃음이 났다.

연설의 이 대목에는 비유법 가운데 과장, 은유, 인유 등이 사용되었는데 북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아 시비를 걸던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이제는’이라고 했다는 점에서, 마치 지금까지는 전혀 비난하지 않았는데 마침내 참을 수 없게 되었다는 식으로 과장했고, 마찬가지로 ‘낯 뜨거운 이야기’ 운운하는 부분 역시 한결같이 현 대통령을 비난해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과장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과장법은 의도적인 왜곡이지만 아쉽게도 수사학 혹은 비유법에 왜곡이라는 분류항은 없다.

또한 대통령을 수석대변인과 동일시했으므로 은유법인 셈이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으므로 인유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또박또박 말하는 방식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점층법을 사용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더 있지만 각설하고 짧은 문장에서 여러 비유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이 대목이 세심하게 기획되었음을 뜻한다. 예상된 반응에 비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는 제스처도 기획된 것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어떤 식으로 어조를 유지해야 할지, 예상되는 반응에 어떤 제스처를 취하며 대응해야 할지, 사후에 용이하게 발뺌을 하려면 인유를 사용하는 게 나을지 등 여러모로 고심했을 노고가 눈에 보인다.

다양한 비유법을 동원한 이유는 물론 그게 거짓말임을, 밑도 끝도 없이 옹호하거나 대변한 적 없다는 걸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고골의 말이 떠올랐다. 고골의 희곡 <검찰관>은 1836년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고 특히 보수파에 큰 충격을 주면서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고골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인지 혹은 자신의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망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러시아를 떠나 외국에 체류했고 40대 중반에 우울증, 정신분열 등으로 고통받으며 끔찍하게 죽었다. 고골은 이 작품의 창작 동기를 “러시아에 존재하던 추악한 것과 모든 종류의 불의를 한데 엮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리게 해보자”는 거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바탕 웃음, 바로 이게 고골의 남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창작에서 동기보다 중요한 건 무엇이 한바탕 웃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인 듯하다. 고골은 지인에게 보낸 다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한다는 것은 진리를 말할 때에만 나올 법한 진리에 가까운 어조로 자연스럽고 순진하게 거짓을 말함을 뜻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거짓말이 가지는 희극적인 모든 것이 있다.”

태연함과 순진함을 가장한 거짓말, 이미 간파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간파당할 수 없다는 듯이 진실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기가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고골이 하지 않은 말을 하나 덧붙이고 싶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진실을 대면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거짓말은 홀로 솟아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하거나 은폐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하다. 나 원내대표가 대면한 적 있던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손홍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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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13일 열린 ‘제 10차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19조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골자는 2020년 이후 착공이 예정됐던 12조6000억원 규모의 13개 민자사업을 연내에 착공하고, 11개 민간사업 4조9000억원 규모의 사업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민간이 투자 가능한 사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민간을 끌어들이면서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절차를 어물쩍 넘기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부가 연내 착공하겠다는 13개 대형사업은 환경영향평가나 주민 민원 때문에 지연돼왔다. 이런 사업들에 속도를 내다가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의 필요성과 부작용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11개 민간사업(4조9000억원)의 착공시기를 평균 10개월 앞당기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민자 적격성 조사’의 기준을 법 개정을 통해 완화하겠다고 했다. 민자 적격성 조사란 민자사업에 대해 사업타당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성 항목을 빼기로 했다. 부실화를 예방할 장치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 정부는 시민우려를 감안해 ‘투명한 사업정보 공개’를 통해 불신을 없애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 행태로 볼 때 이런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1월30일 (출처:경향신문DB)

정부는 지난 1월 24조원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경기부양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들었다. 그러나 이번 사업들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말하면서 서울·수도권의 대규모 ‘SOC 속도전’에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SOC사업으로 온 나라가 공사판이 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 ‘SOC사업으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면서 관련 예산도 삭감했다. 그러나 결국 ‘삽질 경제’로 돌아서는 것 아닌가 싶다.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SOC사업은 부실화될 공산이 크고, 이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 세대에 발생 가능성이 큰 후유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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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가수 정준영씨가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빅뱅’ 멤버 승리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여성만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 내 폭행 사건이 마약류 유통,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성매매 알선, 경찰 유착 의혹 등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불법 동영상 유포 범죄까지 확인된 것이다. 최악의 막장 드라마가 현실로 옮겨진 듯한 ‘버닝썬 사태’에 시민은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씨 등의 ‘단톡방’ 대화를 보면, 동료 연예인들 사이에서 불법촬영물 공유가 일상적으로 이뤄져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피해자를 둘러싸고 나눈 대화는 차마 지면에 옮기기 어려울 만큼 혐오스럽다.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은 더 충격적이다. 승리가 은퇴를 선언했고, 정씨도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대로 믿기 힘든 이유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과 유포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강윤중 기자

정씨는 과거 불법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유야무야됐다. 이번에도 단톡방 대화 내용에서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발견되는 등 경찰 고위층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비위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을 몇몇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나 일탈로 치부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단톡방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행태는 상당수 남성 사이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자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는 여성의 신체 부위 등을 찍어 올리는 ‘여친 인증’ 릴레이가 벌어져 남성 13명이 검거됐다. 남자 대학생들이 학과 내 남학생만 모이는 ‘남톡’에서 같은 과 여학생을 성희롱한 사례는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대신 성적 대상화하는 왜곡된 남성문화가 빚어낸 참담한 현실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성폭력과 성착취의 질긴 카르텔을 고발하고 폭로해왔다. 하지만 돈과 힘, 명성을 가진 이들은 공권력과 유착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빈번했다. 더 이상은 안된다. 여성은 포획·전시·공유될 수 있는 사냥감이 아님을 선언해야 한다. 당장은 ‘정준영 동영상’의 피해자가 누구일지 추측하고 루머를 유포하는 행태부터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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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13일 본회의를 열어 미세먼지를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대책 법안 8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경우 정부가 예비비를 긴급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화천연가스(LPG) 차량을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가결했다. 정국이 얼어붙은 와중에도 여야가 관련 법안을 의결한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날 법 통과로 미세먼지 대응의 기초는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수도권 지역에만 시행 중인 대기관리권역 지정제도를 지방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했다. 미세먼지 배출량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설치·운용도 의무화했다. 미세먼지 배출원과 집중관리구역에 대한 현황 파악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도 법안에 반영됐다. 대기관리권역 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오염물질 총량 관리제 시행과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자동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조항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이제 지자체들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기 설치를 의무화한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 연속 시행된 5일 서울 세종로 사거리 버스정류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버스 안 운전사와 승객들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하지만 이날 법 통과는 시작일 뿐이다. 정부는 통과된 법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하고 구체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가 38%에 이르는 사업장에 대한 엄격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들 사업장에 미세먼지 배출 허용기준보다 30% 더 배출할 수 있도록 특례를 준 것을 재고해야 한다. 당장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면 시한을 정해서라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 경유차를 줄여나가는 방안도 세분화해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5등급 차량 운행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고 차량 2부제도 확대 시행해야 한다. 충남 등 미세먼지 배출요인이 큰 지역에서는 현지 실정에 맞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법령과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편과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시민들과 기업 등 각계의 협조와 인내가 필요하다. 때마침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포함해 미세먼지 해결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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