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주문진 어시장에 갈 기회가 되면 나는 오징어를 유심히 관찰한다. 피부의 갈색이 옅어지면서 색이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심심풀이 땅콩과 함께 오징어를 흔한 먹거리로 취급하지만 바다에서 유영하는 오징어나 문어 또는 갑오징어가 주변 환경에 따라 계속해서 색을 바꾼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이들 두족류 동물은 어두운 바위에 앉으면 진한 갈색으로, 모래 위를 헤엄칠 때는 옅은 모래 빛으로 자신의 피부색을 바꾼다. 

2019년 3월 미국 보스턴의 노스이스턴대학 연구진은 오징어나 갑오징어가 피부 층층이 다양한 색소 주머니를 갖고 있으며 빛의 밝기에 따라 이 소기관의 크기를 변화시켜 색소의 농담(濃淡)과 패턴을 조절한다는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빛을 감지한 오징어의 뇌가 신호를 보내면 색소 주머니를 둘러싼 근섬유가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일이 진행된다. 보호색을 띠는 과정에 오징어의 신경계와 세포 골격 단백질 사이의 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군인이나 화장품 업계 종사자들이다. 이들의 목표는 군복이나 전투기의 색을 조절하여 위장술에 사용할 수 있는지 타진해본다거나 빛에 따라 피부의 색조를 조절해보려는 것이다.

신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오징어를 관찰할 때 아마도 글루탐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나는 색소 주머니를 둘러싼 근섬유가 수축하고 이완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한때 내 연구의 주제가 혈관의 수축과 이완에 관한 것이었던 까닭이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근육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뼈와 함께 생명체의 이동에 관여하는 골격근과 혈관 혹은 소화기관을 움직이는 평활근이 그것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협심증 환자들은 급할 때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알약을 혀 아래에 집어넣는다. 구강 점막에 녹아 약물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니트로글리세린은 관상동맥 평활근 세포를 이완하여 혈관을 넓히고 혈액이 잘 흐르게 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은 무기 그리고 의약품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흥미로운 화합물이다. 알프레드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이용하여 다이너마이트를 제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물질의 의약품으로서의 기능은 아주 우연히 발견되었다. 다이너마이트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몇 명이 자신들이 일하지 않는 주말에 협심증 증세가 심해진다는 사실을 감지한 것이다. 이 현상에 주목한 임상 의사들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의약품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정작 협심증을 앓았던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약으로 먹지 않았다고 한다. 무기를 약으로 쓸 수 없다고 간주했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훗날 과학사가들의 ‘펜놀림’일 수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니트로글리세린처럼 혈관을 확장하는 물질을 우리 세포가 만든다는 점이다.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 산소를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에너지를 써서 세포 안의 효소가 만들어내는 혈관 확장 물질은 바로 일산화질소(nitric oxide)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물질을 우리 몸에서 만들고 있다는 점이 다소 의아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 세포가 만든 이 기체 화합물은 생성된 곳 근처에서 국소적으로 작용하고 빠르게 분해된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직면하면 세포는 이 화합물을 즉시 만들어야 한다. 혈관을 확장시켜 산소를 공급할 때 일산화질소는 산소와 협조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세포 안에서 산소와 경쟁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극명한 예는 반딧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름밤을 수놓는 아름다운 반딧불의 정체는 이들 기체 화합물 사이의 경쟁 구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개똥벌레는 세포 호흡에 사용되는 산소를 불씨 삼아 빛을 낸다. 호흡 단백질에 일산화질소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세포는 산소를 호흡 과정에 사용할 수 없다. 갈 곳 없는 산소가 반딧불 불씨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머지않아 곧 반딧불이 꺼진다. 그래서 반딧불은 깜박거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2001년 텁스대와 하버드 의대 공동연구진은 반딧불의 불빛(lantern) 자체가 호흡 단백질에 자리 잡은 일산화질소를 몰아낸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렇게 산소가 다시 호흡에 참여하면 반딧불 불씨는 가뭇없이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포의 호흡 단백질에 결합하는 성질을 가진 화합물이 일산화질소처럼 반딧불을 밝힐 수 있으리라 추론할 수 있다. 동물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인 청산가리를 소량 처리하면 반딧불이 밝아진다. 청산가리가 세포의 호흡 단백질에 결합하기 때문이다. 연탄가스 중독 물질인 일산화탄소도 호흡 단백질에 찰싹 달라붙어 반딧불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

몇 가지 예에서 짐작하듯 대부분의 생명체들은 일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를 만드는 효소 단백질이 있다. 세균도 예외는 아니다. 일산화질소는 아르기닌 아미노산을 변형시켜 만든다. 반면 일산화탄소는 적혈구 헤모글로빈 분자에 하나씩 박혀 있는 헴 분자를 재료로 만든다. 적혈구 하나가 파괴될 때마다 약 8억개의 헴이 분해되고 그만큼의 일산화탄소 분자가 생성된다. 이 두 기체 분자 모두 인간의 몸 안에서 호흡을 조절하고 혈관을 확장하며 신경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 오징어 색소 주머니를 수축하고 이완하는 과정에도 물론 참여한다.    

요즘 과학자들은 이들 기체 화합물을 의료용으로 사용하려고 시도한다. 세포나 조직의 호흡을 일시적으로 정지시켜 활성 산소의 생성을 차단하면 장기이식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와 일산화질소에 천형처럼 부여된 독성 물질이라는 오명은 최근 생겨난 것이지만 사실 이들 두 기체는 생명의 역사 초기부터 오랫동안 세포의 안녕에 공헌해 왔다. 이 두 화합물 모두 호흡이나 광합성 과정을 조절하는 아주 오래된 물질이다. 생물학에서는 오래 버텨 온 것일수록 더 중(重)하고 각별히 아름답다.

<김홍표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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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잃어버렸다. 지하철 선반 위에 둔 것을 잊고는 그냥 내렸다. 10분쯤 걷다가 무언가 허전해서 돌아보니 항상 메고 다니던 가방이 없었다. 그러나 별로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상수역에서 나의 가방을 싣고 응암역 방면으로 출발한 6호선 지하철은 은평구를 순환하고 다시 상수역으로 돌아올 것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하철에 이것저것을 많이 두고 내렸지만 순환선인 2호선을 주로 탄 덕분에 한 바퀴를 돌아온 지하철을 다시 타고 분실물을 찾곤 했다. 이게 뭐가 자랑이라고 적고 있는지 민망하지만, 순환선에서 잃어버린 물건은 열차가 돌아나오는 시점만 잘 맞춘다면 대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마포구청역쯤을 지나고 있을 지하철의 위치를 감안해 새절역으로 전화를 걸었다. 11시57분에 상수역을 지난 지하철에 가방을 놓고 내렸다고 하자 역무원은 나에게 “몇 다시 몇 번에서 내리셨나요. 그걸 모르면 찾을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그는 나에게 인력이 부족해서 지하철이 멈추었을 때 그 자리만 빠르게 찾아보고 나올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나는 대략 7-4번쯤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몇 분 후, 역무원에게서 “가방이 없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역마다 전화해서 찾아달라기도 미안해서 나는 그 지하철이 다시 상수역을 통과하는 시간을 물었다.

상수역에 도착한 나는 내가 2-1번에서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과연 새절역의 역무원이 가방을 찾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가방을 찾을 것을 자신하며 지하철에 올라 선반을 살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8칸을 모두 돌아다녀도 나의 가방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서야 가방을 찾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무엇보다도 가방의 노트북에는 몇 달간 쓴 단행본 원고가 들어 있었다. 온라인에 문서 저장이 되는 클라우드 같은 것을 사용하다가 구독료가 아까워 갱신하지 않았는데, 그 몇 달치가 모두 날아간 것이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에 물건을 놓고 내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다했다. 6호선 유실물센터에 분실물 등록을 했고, 합정역부터 응암역까지 10여개의 역 사무실에 검은색 가방이 들어온 것이 있는지 물었고, 경찰서에 역플랫폼의 CCTV를 확인할 수 있을지를 물었고, 지하철경찰대의 일이라고 해서 다시 거기에도 전화했다. 여러 역의 CCTV를 확인할 방법은 없고 각 역에 경찰관과 함께 동행해 요청해야 한다고 해서, 여러 사람을 고생시킬 그 방법은 그만두었다.

하루가 지나고, 가방을 찾는 일은 거의 포기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분실물이 모두 모인다는 ‘LOST112’에 접속해선, 가방 같은 것이야 아무래도 괜찮아졌다. 거기엔 분 단위로 누군가가 잃어버린 가방, 지갑, 휴대폰 같은 것들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심지어 “노상에서 주운 현금, ○○경찰서” 하는 것도 있었다. 잃은 사람의 마음도, 주운 사람의 마음도 그 한 줄에 모두 들어있는 것이다. 물건은 사면 그만이고 원고는 다시 쓰면 그만이지만 이처럼 서로가 연결돼 있음을 일상에서 감각하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가방의 비용은 그것으로 정말이지 충분히 보상받았다. 여기에 접속하고 나면 모두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다시 무언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다짐보다도 당신의 무엇을 반드시 찾아주겠다는 심정이 되고 만다.

상수역의 역무원을 비롯해 가방을 찾는 동안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준 경찰, 공익근무요원, 분실물센터 직원 등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가방은 잃었지만 덕분에 그보다 소중한 무엇을 얻었다. 그에 더해, 몇 달 동안 쓴 원고가 정말 별로여서 가방이 스스로 도망갔다고 믿기로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김민섭의 가방을 발견한다면 언제라도 연락주었으면 한다. 응원하는 야구팀의 민트색 배지가 달린 검은색 백팩이다.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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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2년 전 출범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다. 4차위가 내놓은 기본 정책방향 대부분이 창조경제의 바탕이 된 ‘지능정보사회 종합대책’과 겹쳤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부분이기도 했다. 벤처업계도 “창조경제나 혁신경제나 4차산업이나 다 개념은 같다”고 말한다.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창조경제의 실패를 기억하는 국민들에게 4차위가 내놓은 대답은 ‘사람’이었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는 정책을 발굴하되, 그 논의의 중심에 사람을 둔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럴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와도 어울렸고, 때마침 ‘우버’ 등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노동소외 현상을 불러온다는 비판이 한창 제기되던 시기였다. 4차위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별도의 분과를 두고 노동부 장관이 이를 맡기로 했다.

얼마 되지 않아 4차위는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여름부터 카풀앱(서비스)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발전과 사람이 부딪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벤처업계는 카풀앱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 사업 모델로 꼽은 반면에 택시 기사들은 극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4차위가 팔을 걷어붙였다. 끝장 토론 격인 ‘해커톤’을 통해 양측을 불러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이 해커톤 참여를 거부하면서 4차위의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택시 기사들이 참여를 거부한 데도 이유가 있었다. 4차위 민간위원 상당수는 벤처·IT업계 전문가나 종사자들이었고, 정부는 카풀앱을 허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다녔다. 4차위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정부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문제를 방관했다. 4차위의 위상도 1년 만에 쪼그라들었다. “정책의 옥석을 가린다”던 4차위는 어느새 ‘자문기관’이 돼 있었다. 대통령 입에선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사라졌고, 4차위 회의에 참석하는 장관 숫자는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연말이 되자 택시 기사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었다. ‘사람’이 죽어나가자 정부가 부랴부랴 움직여 올봄에 합의안 비슷한 것이 나왔다. 4차위 내부에선 정부 측 위원들의 무관심과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의 관심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에 있었다. 미래의 문제를 고민하고 논의하기보다 당장 발등의 불부터 끄기로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혁신성장’이 등장했고, 어느 한 공무원의 서랍 속에서는 낡디낡은 ‘수소경제’가 새것인 양 포장돼 나왔다.

그리고 4차위가 출범 2주년을 막 지난 시점인 지난 25일, 4차위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이라는 발표 자료를 내놓았다. 권고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인재’라는 말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주체인 ‘인재’를 육성하고, 그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제 등 노동제도 개선, 대학 자율화, 산업별 맞춤형 지원 등 정부가 충실한 지원자가 돼야 한다.”

출범 초기 4차위가 강조했던 ‘사람’이 어느새 ‘인재’로 둔갑했다. 인재도 물론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겠지만, 문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이, 4차위가 중심에 둔다 했던 ‘사람’이 ‘인재’는 아닐 것이다. 4차위는 그리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 52시간제와 같은 노동제도가 걸림돌이라고 적시했다.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만든 게 주 52시간제 아니었던가. 인재를 위해 사람을 포기하잔 말일까. 그러고보니 4차위는 사람을 중심에 놓고 미래를 그린다고 했으면서 한번도 이에 대한 보고서나 권고안을 내놓은 적이 없다.

구태여 세어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전체 19페이지의 이 권고안에서 ‘사람’이란 단어는 딱 한번, ‘혁신’이란 단어는 79번 나온다.

<송진식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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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다가오는지 아침저녁 쌀쌀함이 배나 더하다. 밤새 내린 이슬로 아침 마당이 촉촉하다. 뽀글이 점퍼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만날 찾아 입게 된다. 아이들아! 대학에 합격하려면 ‘재수 없는 꿈’을 꾸면 된단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야 또 많단다. 

입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야무지게 책상에 달라붙어 책을 읽곤 한다. 그러다보면 하루가 금세 휙 지나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깐. 가르치는 일보다 배우는 일이 훨씬 즐겁다. 매주 설교를 하는 목사가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하다. 입으로 뱉은 말처럼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자유란 그래 말을 앞세우지 않고 몸으로 먼저 살 때 차오르는 기쁨이 맞다. “울안의 닭은 배불러도 솥 안에 삶아지고, 들판의 학은 배고파도 천지가 자유롭다.” 지공 선사의 시를 가슴에 새긴다. 

남들보다 프로필이 장황한 편인데, 한마디로 줄이면 자유인. 사실 아무것도 되지 않고자 싸워왔는데, 그만 이력이 늘었다. 인도의 현자 크리슈나무르티는 말했다. “자유인은 사실 사제복이나 사타구니쯤 가리는 남루한 옷을 입거나 하루 한 끼 식사하는 이러이러한 인간이 되고 저러저러한 인간은 되지 않겠다고 무수히 선서를 한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내적으로 단순하며 ‘아무것도 안되려는 사람’이다. 그런 이성은 장애물이 없고 두려움이 없으며 무엇을 향한 전진이 없기 때문에 놀라운 수용력을 지닌다. 이로써 은총과 하느님과 진리, 원하는 모든 것을 지닐 능력을 가지게 된다.” 

아무것도 안되려는 사람, 자유인들이 있어 예술도 있고 종교도 불을 밝힌다. 선생님이 장래 희망을 묻자 과학자, 장사꾼 쏟아지는데 한 여자아이가 말했어. “결혼해서 애 낳고 소박하게 살 거예요.”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아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럼 저는 이 친구가 애 낳는 데 협조하면서 소박하게 살래요.” 힛, 그리 살아도 뭐 둘이 좋다면야. 우리 사회는 이제 이 소박한 꿈도 꾸기 힘든 비혼과 저출산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렇다고 대범한 자유인들이 눈에 띄지도 않는다. 닭장에 갇혀 와글다글 살다가 솥 안에 삶아지기 일보 직전.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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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의 장편소설 <흙>에는 주인공 허숭이 의사와 다투는 대목이 나온다. 의원을 찾은 허숭이 마을 환자들을 치료해 달라며 왕진을 청하자, 의사는 대뜸 선금을 내라고 큰소리친다. 게다가 차비는 환자가 부담하고 자동차가 닿지 않는 곳은 두 배의 진료비를 내야 한다고 하자, 허숭은 “그러면 가난한 농민들이 병이 나면 어떡하느냐”며 따진다. 이른바 왕진을 둘러싼 소동이다.

왕진(往診)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일을 말한다. 의원이 드물고 교통수단이 여의치 않았던 옛날, 왕진은 의사 진료의 전부였다. 가죽가방을 들고 환자를 찾아가는 의사의 모습은 ‘인술의 상징’으로 비쳤다. 왕진은 최근까지 지속됐다. 춘원이 소설을 쓰던 1930년대만 해도 전체 진료 건수의 30%를 차지했을 정도로 성행했다. 그러나 의료 행위가 병·의원 내 진료 위주로 개편되고 응급의료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왕진은 1970년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췄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왕진이 부활하고 있다. 왕진 제도는 일본, 독일 등 의료선진국에서 먼저 소환됐다. 일본의 경우 의사가 환자 집을 찾는 왕진 건수가 연간 1000만건을 넘어섰다. 독일은 패밀리 닥터에 해당하는 ‘가정의’가 가정을 방문해 환자를 치료하고 진료기록을 관리한다. 미국은 노인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를 통해 방문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30일 의사의 방문진료 수가를 올리는 내용의 ‘일차의료 왕진 수가 시범사업’을 의결했다. 의사에게는 왕진 1회당 8만~11만5000원의 진찰료를 받게 하고, 환자는 이 중 30%만 부담하는 방안이다. 의사협회는 진료 수가가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왕진의 수가에 외래 환자를 놓치는 기회비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진료가 자선사업이 아닌 만큼 의사들의 요구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왕진은 보행 곤란자, 취약지 거주자 등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또 환자와 얼굴을 맞대고 하는 진료여서 첨단장비를 이용한 원격진료보다 오진율을 낮출 수 있다. 인술의 정신에 맞고 시대 요청에도 부합한다. 현대판 왕진 제도가 정착되도록 정부와 의료계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조운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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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는 30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11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해 KT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채용비리는 기회 균등이라는 사회정의를 무력화하는 반사회적 범죄다. 이런 점에서 이 전 회장 등에게 선고된 형량은 결코 무겁다 할 수 없다. 

재판부는 “부정채용으로 KT는 신뢰를 잃었고, 수많은 지원자들에게 큰 배신감과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당연한 지적이다. 당시 KT의 공채 경쟁률은 81 대 1에 달했다. 그런데 ‘힘센 부모나 친척’을 둔 지원자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자격이 없는 직원을 채용한 기업도 손해지만, 부정채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이 겪은 분노·좌절 등 사회적 손실은 측량조차 하기 어렵다. 

이석채 전 KT 회장. 연합뉴스

재판부가 기업의 채용 재량권을 무한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의미 있다. KT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고, 이 전 회장이 대표이사라고 해도 채용 재량권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내 회사에서 내가 사람 뽑는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하는 민간기업의 빗나간 채용 관행에 대한 경고다. 채용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어떤 반칙·특권도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을 재확인한 셈이다.


주목할 것은 “이 전 회장이 청탁을 받고 이를 인재경영실에 전달하고 합격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정채용에 가담했다”는 재판부 판단이다. ‘딸의 부정채용’을 뇌물로 보고, 그 대가로 이 전 회장의 2012년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아줬다며 검찰이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사건도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의 뇌물(딸의 부정채용) 공여 혐의를 뒷받침하는 같은 재판부 판단이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 의원 딸 채용비리 정황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반박할 것이 있다면 증거를 제시하고 무죄를 주장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김 의원은 최근까지 “검찰이 증언 교사를 했다” “정권이 김성태 죽이기를 하고 있다” 등 음모론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제라도 정치공세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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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법원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한 지 30일로 1주년을 맞았다. 당시 대법원은 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11 대 2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며 도리어 한국을 상대로 경제보복을 강행했다. 이후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과거사를 정리하지 못한 한·일관계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1년이었다. 

이춘식씨가 30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초등학생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일제의 식민지배와 신일본제철의 반인도적 행위로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피해자들은 60년 넘게 기다린 끝에 2005년 한국 법원에 첫 소송을 제기했고, 13년여 만에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사이 원고 4명 중 이춘식씨 혼자 생존해 있다. 1년이 되도록 법적으로 인정받은 권리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너무나 부당하다. 게다가 신일철주금 등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가 중단된 상태이다. 자산 매각을 위해서는 일본 기업에 압류명령서를 보내야 하는데 일본 외무성이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를 반송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나 다름없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일본 정부의 비상식적인 입장 탓이다. 일본 정부는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국가 간 협정으로 소멸시킬 수 없다는 국제인권법의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 1991년 야나이 슌지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 등도 개인의 청구권은 살아있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징용 피해자들의 배상금 현금화 조치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 마무리될 수 있다. 일본 기업의 자산 강제 매각이 현실화하면 한·일 갈등은 한층 더 격화된다.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24일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평행선을 달리던 양국 관계가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신조 총리 회담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실적인 방법은 한국 정부가 제시한 ‘1+1’(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위자료 지급)안을 토대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양쪽 입장을 절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일본 정부가 한국이 먼저 입장을 달리해야 한다는 태도부터 바꾸어야 한다. 12월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양국은 갈등 해결의 접점을 찾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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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조국 파문’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법무장관이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제11차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호욱 기자

이 대표의 사과는 때늦은 감이 있다. 그나마도 최근 당내에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대로 갈 수는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조 전 장관 지명과 사퇴 과정을 겪으며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진영논리에 빠져 ‘조국 비호’ 입장을 강하게 고수해왔다. 그 맨 앞에 선 사람이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다. 그러나 결국 조 전 장관은 사퇴했다. ‘조국 이슈’로 추락하던 당 지지율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조 전 장관 임명을 고집했던 여당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확인시켜주는 지표다. 이 대표는 두 달여간 온 나라에 혼란과 갈등을 초래한 데 대해 좀 더 일찍 머리를 조아리며 반성했어야 한다. 

‘조국’ 이후 정국을 어떻게 수습하고 끌고 나갈 것이냐의 문제는 민주당뿐 아니라 청와대, 정부 등 여권 전반에 해당되는 얘기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사과한 것이 전부이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떠밀리듯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을 뿐이다. 그러고는 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참모들이 국정 보좌 기능을 점검하고 반성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말만 집권여당일 뿐 청와대에 시종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줬다. 이러고서야 제2, 제3의 ‘조국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책임을 지라는 게 무조건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얘기가 아니다.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지도부를 교체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조국 정국’에서 당과 청와대가 시민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였는지, 민심을 전달하고 조언하는 참모 기능은 제대로 작동됐는지, 여권 내부의 의사 결정 시스템은 정상적인지 등 그간의 국정운영 방식을 하나하나 뜯어볼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두 달 반 동안 국민들도 많이 지치셨다”고 했다. 그걸 안다면 한 줄 사과로는 부족하다. 더 반성하고 쇄신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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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연기파 배우를 보며 엄마가 말씀하신다. “저분 신인 시절에 진짜 연기 어색했지.”

옛날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신체 어딘가 간질거리는 느낌을 자주 경험한다. 소위 ‘발 연기’라는 걸 하는 배우가 많고, 주연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훈련된 배우층이 두껍지 않던 시절이라 외모가 좋으면 연기력이 부족해도 주연을 시켰기 때문이다. 내공 탄탄한 주인공들뿐 아니라 재연 드라마의 무명 배우들, 떼로 달려드는 좀비 역할의 엑스트라 연기조차도 흠잡을 데 없는 요즘과는 격세지감이 크다.

BTS를 비롯해 연예계가 이끄는 한류 열풍의 배경엔 전문적인 시스템이 있다. 신인으로 보이는 이들도 수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온 준비된 인재라는 것쯤은 이제 상식이다. 예능의 위상이 올라가니 더 많은 실력자들이 몰리고, 다시 질이 높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세계적 영화제가 친근해지고, 작품도 다양해지니 다소 아쉬운 외모로 조연에만 머물던 진짜 연기파들이 각광받는다. 연기 하나로 잘생김도 창조해내는 ‘신 스틸러들의 전성시대’다. 여전히 지나친 상품화, 불법, 불공정의 그늘이 있지만 발전의 속도는 빠르다.

어느 분야건 발전엔 공식이 있다. 초기엔 스타를 통한 관심 끌기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스템의 완성만이 지속적 발전을 이끈다. 세계 1위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 벤치마킹 갔을 때 배운 핵심은 “바보도 쉽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었다. 실제 그들의 표현이 그렇다. 경영서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주제 역시 “스타 경영인을 넘어 제도를 구축한 회사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연예계를 포함하여 시스템을 통해 큰 발전을 이룬 다양한 분야와 달리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며 탄식을 자아내는 분야가 떠오른다. 연예인보다 몇 배는 국민생활에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업계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 그들의 딸 혹은 친구가 대통령이 되었던 암흑시대가 지나는가 했더니, 언제부터인가 미디어가 만든 벼락 스타들이 뜨고 진다. 정치권 요직엔 실무능력과는 무관한 법조인과 교수, 지역 유지들이 명성과 이미지만으로 다수를 점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언행으로 앞서가는 국민들의 울화를 돋운다. 21세기 남자 연예인들은 요리실력도 일취월장하는데, 18세기 의원들은 여성 의원에게 “출산으로 국가에 기여하라”는 훈계를 한다. 토론엔 논리가 없고 주장엔 팩트가 없고 국민에게 예의도 없다.

연예인과 정치인. 모두 대중의 인기로 존재하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연마하여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집단과 자만에 빠져 “내가 누군지 아느냐”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집단이 보여주는 결과는 비교 불가다. 청소년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과 불신하는 직업, 국위선양을 하는 직업과 국가망신의 직업을 가른 것은 그들 자신이다.

그러나 혹세무민의 정치인들이 여전히 득세하는 데에는 국민들의 책임도 크다. 진영에 기반한 감정적 동조와 우상화, 단기 이익에 좌우되는 이기심. 무엇보다 시스템이 갖춰지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성.

‘빨리빨리’ 문화는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큰 장애물을 치우고 묘목을 심는 우직한 일꾼보다, 이를 무능이라 비난하며 늪지에 빌딩을 세워주겠다는 강렬하고 말초적인 선동자들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준다.

해외 시사 뉴스엔 30~40대에 이미 차세대 리더로 부각되는 정치인들이 보인다. 청년시절부터 정치를 직업으로 여기고 행정능력을 쌓아온, 정당의 장기적 비전 속에 키워진 인재들이다. 

정치는 규모가 큰 살림이고,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꿰차고 실천하는 일상의 경영행위다.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울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과 다르지 않다. 거창한 스펙이나 언변, 스타성보다는 공동체의 가치와 실무를 아는 성실한 인물을 선택해야 국민이 편안하다. 

탄탄한 기초실력으로 맡겨진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하는 정치 ‘신 스틸러’들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박선화 마음탐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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