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모든 이가 편치 않은 마음이지만, 그중 학부모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교육부의 2학기 전면 등교수업 방침이 발표되자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결손을 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그들이다. 무엇보다 가정학습의 장기화로 인한 누적된 피로감이 극도에 달한 맞벌이 가정에서 전면 등교 방침은 가뭄에 단비다. 그런데 이번 4차 대유행으로 전면 등교가 무산되자 학부모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2학기 전면 등교는 가능하다. 왜냐하면 학교는 준비돼 있고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학교가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전혀 새로운 변화가 불고 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경험하였고 원격수업으..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납니다. 눈을 감고 내 머릿속 기억을 찾아 떠나 봅니다. 머릿속에는 수많은 작은 기억의 방들이 있습니다. 떨어져 있는 듯하지만 연결되어 서로의 기억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어 하는 기억들의 방은 꿈틀대고 있고, 기억하기 싫은 기억들의 방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기억의 방들은 커졌다 작아졌다, 뒤로 숨었다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하며 계속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내가 찾고 싶은 기억은 점점 더 깊숙이 숨어 버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기억에 깜짝 놀라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1979년 출간된 는 SF소설의 주제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작품은 주인공 아서 덴트가 1인 시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건설회사 사람들이 우회로 건설을 위해 아서 덴트의 집을 철거하고자 방문했고 아서 덴트는 그에 불응하며 건설차량 앞에 드러눕는다. 우스꽝스러운 대치가 이루어지는 그때, 갑작스럽게 친구인 포드 프리펙트가 나타난다. 포드는 자신이 베텔게우스 근처 작은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며, 지구가 곧 은하계 지역 발전계획에 의거하여 4차원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철거되어야 함을 알린다. 아서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곧 전 세계에 울려퍼지는 외계인의 방송이 나오고, 지구가 폭파된다. 소설은 주인공이 우주선에 히치하이킹을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처럼 과학기술과 그를 통한 상상력은 지금 우리의 삶에서 익숙..

얼마 전 아프리카에 다녀왔다. 민주콩고의 수도 킨샤사에 위치한 코로나19 제2진단센터는 지난해 우리 정부가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구축한 최신 시설로 킨샤사 내 PCR 검사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출장은 PCR 검사를 10여차례 해야 했고, 항공편도 원활하지 않아 다소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지원한 개발협력의 현장을 방문하니 장거리 여행의 피로를 잊을 정도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단순히 보건 분야의 위기가 아니다. 경제·사회적으로 큰 위기이기도 하다. 7월 말 기준 전 세계 1억9000만명 이상이 확진되었고, 4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루 1.9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층이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하는 등 전 세계 빈곤이 악화되었다..

‘오이정(吳以井)’ 하면 아마 금방 떠오르지 않는 인물일 테지만, 명옥헌 하면 ‘아하, 그 배롱나무가 흐드러지게 피는 정자!’ 하고 바로 알아채는 분들이 많으리라. 명옥헌 하면 배롱나무, 배롱나무 하면 명옥헌이다. 그만큼 명옥헌은 배롱나무와 짝을 이룬 대표적인 여름 원림이라 할 만하다. 이쯤 되면 배롱나무가 명옥헌의 주인인 듯하여 정작 진짜 주인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명옥헌을 조성한 사람이 바로 오이정이다. 광해군 때 낙향하여 담양 고서면 목맥산 기슭에 조촐한 서재를 짓고 살던 아버지 오희도가 세상을 뜨자, 아들 오이정이 그 자리에 명옥헌을 지었다. 전통 원림은 호남과 영남지역에 많다. 명옥헌은 호남의 명원 중 하나다. 배롱나무는 옛 선비들이 즐겨 찾던 나무인지라 명옥헌 인근 식영정, 환벽당, 소쇄원 등..

코로나19 시대, 인권운동도 어렵다. 사람들이 모여서 말하는 자리를 만드는 일이 본령인데, 모이지 말라는 시간이 길어지니 말이다. 집회는 쉽게 금지되었다.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면 실외 집회는 당연히 실내 행사보다 위험이 적다. 법과 물리력이 정부에 있으니 금지당할 뿐이다. 실내 행사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돈이다. 거리 두기를 하려면 훨씬 넓은 장소를 빌려야 한다. 온라인 영상 중계나 접근권을 높이는 것도 다 돈이다. 주주총회는 인원제한 없이 허용되지만 동네 식당들은 집합금지 명령으로 휑하다. 무엇이 멈추고 무엇이 이어지고 있는가. 위드 코로나. 정부가 9월 말 10월 초라는 일정을 언급하면서 방역체계 전환 논의가 공식화됐다. 마냥 미룰 수 없는 논의다. 확진자 수를 ..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 무능 그 자체였다. 구조작업을 방치한 세월호 참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그가 항상 무능했던 것은 아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야당지도자로서는 너무 ‘유능’했다. 특히 야당 시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퇴행적 정책들을 저지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던 현 집권세력보다 백배 ‘유능’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 대통령 탄핵을 시도한 역풍으로 초토화된 한나라당을 천막당사로 옮기는 뼈를 깎는 변신으로 살려냈고, 소수의석을 가지고도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꼭 중요한 개혁법안들을 줄줄이 좌초시켜버렸다. 구체적으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인 152석, 민주노동당이 10석, 새천년민주당이 9석 등 진보개혁진영이 170석 이상을 차지하고 한나라당은 121석밖에..

① 여자는 20개월이었다. 양아버지에게 맞아 숨졌다. 생전에 성폭행 피해도 입었다. 가해자는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② 여자는 25세였다. 첫 월급을 받은 다음날,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했다. 남자는 119 신고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 법원은 남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여자는 3주간 뇌사 상태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③ 두 여자는 각각 40대, 50대로만 알려졌다. 성범죄 전과자에게 살해당했다. 남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도주하기 전 한 여자를, 도주 과정에서 또 다른 여자를 죽였다. 경찰과 보호관찰소에서 수차례 그의 집을 찾아갔지만, 수색은 하지 않았다. 집 안에는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이 있었다. ④ 여자는 77세였다. 손자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가해자 2명은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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