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 방정환 동상 서울 어린이대공원 ‘능동 숲속의 무대’ 관중석 뒤쪽을 보면, 앉은 자세로 어린이를 왼팔로 감싸안은 모습의 ‘소파 방정환 선생 상’이 있다. 이 동상은 원래 색동회가 1971년 남산 기슭 어린이회관 옆에 건립한 것인데, 그 후 어린이회관이 대공원 옆으로 이전함에 따라 1987년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다. 동상의 변색 등 훼손이 심해 1995년 소년한국일보가 전국 어린이로부터 10원짜리 동전 150여만개의 성금을 모아 되살린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동상을 조각한 이는 해방 이후 1세대 조각가를 대표하는 김영중이다. 그는 공공미술의 개념을 도입한 조각공원을 조성하고 기념 조각을 다수 제작하여 조각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독립기념관 안에 있는 ‘불굴의 한국인 상’이며 연세대를 상징..
능력보다 승부욕만 큰 꾼들에겐 자기편 대장을 태양으로 섬기며 자기 먹을 것을 챙기는 게 정치 태양 나폴레옹에 축전을 보낸다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일 뿐이다” 동물농장이다. 들어가고 싶지 않다. 바깥에서 서성인다. 바깥이 없다. 바깥엔 또 다른 동물농장이다. 벌써 동물농장 안이다. 비극이다. 야생의 뻔뻔함이 판쳐서가 아니다. 싸움을 피할 수 없어서다. 동물농장의 이념은 ‘동물주의’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반)혁명을 이끈 동물들의 자랑이다. 인간은 적이다. 고통의 뿌리란다. 몰아내면 고통이 사라질 거란다. 발가벗은 공정과 상식으로 농장을 통치할 것이다. “그것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마라.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오웰의 말이다. ‘지금 여기’에 그것이 일어났다. 무능했고 무기..
남이 써준 글로 출판해서 이름을 내고, 봉사 기록을 부풀려 실적을 마련하는 젊은이들이 개탄스럽다. 정말 이건 아니지 싶어 고개를 가로젓다가 개탄을 넘어 살짝 불안해진다.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똑똑하다는 요즘 청년들이 대개 이런 식으로 성장한 건 아닐까. 번듯한 집안에서 멀쩡하게 잘 커서 예절도 바르고 대인관계도 좋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어쩔 줄 모르며 판단이 흐려지는 케이 엘리트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논문이고 상장이고 다 필요 없고 예전처럼 ‘빡세게’ 시험 쳐서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봐야 시험이란 인재를 기르는 게 아니라 거를 수 있을 뿐인데 말이다. 기출문제를 다 풀고, 옆 나라 수험서도 구해서 풀고, 출제자급 과외선생에게 전수받은 비법으로 풀고, 그래도..
‘표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개 KS 마크나 세계 표준을 떠올릴 것이다. 최근에 회자된 세계 표준의 예는 2020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K방역 세계 표준화’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세계 표준을 더 이상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표준을 선점하는 단계에까지 올라섰다. 이제 세계 표준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앞서 세워나가는 ‘기준’이 되었다는 의미다. KS 마크와 관련해 우리는 표준을 획일적인 규격으로 종종 오해한다. 기계나 제품의 경우 표준은 일정한 크기와 모양을 규정한 규격이 맞다. 그러나 품질이나 안전 및 환경과 관련된 표준은 규격이 아니라 최소한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한글맞춤법통일안 같은 인..

다소곳한 문장 하나 되어 천천히 걸어나오는 저물녘 도서관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말하는 거구나 서가에 꽂힌 책들처럼 얌전히 닫힌 입 애써 밑줄도 쳐보지만 대출 받은 책처럼 정해진 기한까지 성실히 읽고 깨끗이 반납한 뒤 조용히 돌아서는 일이 삶과 다름없음을 나만 외로웠던 건 아니었다는 위안 혼자 걸어 들어갔었는데 나올 땐 왠지 혼자인 것 같지 않은 도서관 송경동(1967~) 시인을, 아니 시인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시 ‘잊지 못할 여섯 번의 헹가래’에 의하면 “2014년 세월호 진상규명 추모 행진”에서 서울 보신각사거리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대오를 틀고 경찰과 대치할 때였다. “방송차 지붕에 올라 마이크”를 든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 속에 묻혀 진상규명을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송경동 시인, 선동하지 마세..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마리우폴의 극장에 포탄이 떨어져 한꺼번에 수백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희생자만 수천명이다.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철수하는 지역마다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의 흔적이 발견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전승일인 9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전면전 선포 대 전쟁중단 선언이란 상반된 관측이 나온다. 어느 쪽이든 그의 정의롭지 못한 전쟁은 이미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수도를 점령하고 정권을 바꿔 친러시아 위성국가를 세우려던 초기 목표는 물 건너갔고,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해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분단시키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돈바스 지역 내 친러 공화국 두 곳의 분리독립이란 최소한의 목표를 이룬다 해..
코로나19가 물렁해지긴 한 모양이다. 곧 국제선 운항이 전면 재개된다고 한다. 실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도 비행기는 바쁘게 대륙을 오갔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경영이 직격탄을 맞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화물 운행을 발빠르게 늘려 2021년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웠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이례적인 경영성과로 세계적인 항공매체 ‘에어트랜스포트 월드’가 ‘2021 올해의 항공사’로 대한항공을 선정했다. 모 일간지는 대한항공이 ‘항공업계의 오스카상’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공항·항공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는 위기일 뿐이었다. 인력 감축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정리해고로 나간 동료의 몫까지 늘어난 업무로 뇌출혈로 쓰러지거나, 무리한 위험작업에 투입되어 사망하는 소식들이 ‘항공업계의 오스카상’ ..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마침내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법이 공포됐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민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권력형 비리가 창궐할 것이라는 검찰의 시일야방성대곡에 아연실색했지만,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추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찰, 국민의힘, 보수언론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아 저렇게 돌파할 수 있는 거였구나, 그렇구나. 국민적 합의, 야당의 협조 타령을 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뤄온 지난 5년의 진심을 매우 잘 알겠다. 어디 5년뿐이랴. 차별금지법안이 처음 발의된 것은 2007년이다. 지난 15년 동안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가 지나갔고,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의 자리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그동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는 할 ..
- Total
- 6,136,914
- Today
- 1,840
- Yesterday
- 2,537
- 자유한국당
- 교육부
- 박근혜
- 성폭력
- 촛불집회
- 문재인
- 북핵
- 양승태 전 대법원장
- 블랙리스트
- 세월호
- 새누리당
- 북한
- 청와대
- 국정농단
- 최순실
- 정유라
- 헌법재판소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 김기춘
- 우병우
- 촛불
- 박정희
- 검찰
- 사법부
- 문재인 대통령
- 황교안
- 미세먼지
- 문재인 정부
- 트럼프
- 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