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후 아시아에서는 조선인들이 제주도에 표류했던 류큐(지금의 오키나와)의 왕자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이야기의 전모는 이중환의 (1751)에 나온다. 인조대에 일본이 류큐를 공격해서 그 왕을 잡아가자, 류큐의 세자는 물만 넣으면 술로 변하는 돌인 주천석과 모든 것을 덮을 수 있는 거미줄로 짠 만산장으로 아버지를 구하고자 한다. 그런데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게 되었는데, 제주 목사가 이 보물들이 탐이 나 몰수하고 세자를 죽이고 그가 왜구였다고 꾸며 무고했다. 류큐 왕자 살해설이라고 불리는 이 이야기는 조선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이중환만이 아니라 박지원도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1930년대에도 동일한 이야기가 채록된 바 있다. 그런데 이중환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상한 곳이 많..

공자와 제자들이 하루는 석문이란 곳에 유숙했다. 석문은 노나라의 성문 중 하나였다. 그곳 성문지기가 제자 자로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자로는 공자의 문중에서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성문지기가 말했다. “아, 그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기어이 하려고 하는 사람 말이오?” 공자의 말은 공자 살아생전에 이미 성문지기도 익히 알 정도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정평이 나 있었다. 어지러운 현실을 떠나 살던 은자들로부터 애쓰지 말라, 당신만 힘들 뿐이라는 충고를 거듭 듣기도 했다. 당신이 애쓴다고 하여 참된 말이 현실에서 쓰이는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럼에도 공자는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았고 자기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군주를 찾아 천하를 주유하였다. 그러나 공자는 자기 말이 쓰일 가능성이 별로 없음을 직시하고..
보고 싶을 때까지 나타나지 마라. 비우고 더 채워라. 역사가 부르는 곳에서 시작해라. 오래전부터 정가에서, 때로 논객들이 대선 패장에게 권하는 금칙(禁飭)들이다. 일수무퇴일 첫 착점을 섣불리 작게 사사롭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2009년 탈당까지 해 전주 선거에 나섰다가 대선 꿈을 잃어버린 정동영과 1992년 정계은퇴 후 외유-아태재단 이사장-지방선거로 집권 디딤돌을 쌓은 DJ 사례가 곧잘 비교된다. 몇 달 만에 당대표로 복귀한 이회창·홍준표가 있었고, 4년간 ‘비주류 대주주’로 살다 비대위원장으로 부활한 박근혜가 있었다. 사람 따라 제각각인 이 논쟁은 이재명의 정치 복귀에서도 예외 없이 불거졌다. “지방선거를 끌어달라”는 지지자의 열망과 당의 호출이 있었지만, 대선 두 달 만의 빠른 컴백은 뜻밖이었다...
건국 이후 가장 화려하게 출발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였다. “시작은 공정하고, 과정은 공평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란 슬로건은 많은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의 비도덕성 속에 그 말은 새로운 나라를 갈망하는 메시아적 희망으로 들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끝자락에 이르러 그 말은 거의 함몰되고 말았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 대답은 저들의 몫으로 남는다. 이런 점에서 이제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 요건은 화려한 언어의 포장이나 공약이 될 수 없다. 경륜 있는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의 스펙도 필요하겠지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은 ‘감동의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등은 일생을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면서 키워온 대..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다양성은 유전적 ‘보험증서’ 같은 기능을 한다.”(레베카 코스타) “다양성을 수용하려는 의지가 약할수록 진정한 자기 인식 능력도 떨어진다.”(마이클 린치) “너무 유사한 집단은 새로운 정보를 논의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제임스 마치) “동질성이 강한 집단은 다양성이 강한 집단에 비해 더 쉽게 결집하며, 응집력이 높아질수록 외부 의견과 고립되고 집단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그 결과 집단의 판단이 옳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게 된다.”(제임스 서로위키) 다양성을 예찬하는 명언들이다. 우리 주변엔 이런 다양성 예찬론이 흘러넘친다. 혹 다양성을 비판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거의 없을 게다. 다양성은 아름다운 단어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1.5도’는 인류 생존의 위협을 막아낼 마지노선이자 기후위기의 임계점이다. 세계 197개국은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2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하는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각국은 2도 억제로는 파국을 막기 어렵다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며 1.5도 이내 제한을 국제사회 목표로 내걸었다. 지구 기온이 1.5도 올라가면, 50년에 한 번 나타났던 극한폭염이 5년마다 발생하고 해수면이 0.26~0.77m 상승하는 등 지구 생태계가 급격히 파괴된다. 2021년 연평균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11도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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