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상품 가격이 오르면서 실질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노동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은 소비 위축과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막중하다. 중앙은행은 정확한 경기 진단과 과감한 행동으로 돈줄을 조이면서도, 경기 위축을 불러선 안 되기 때문에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정부는 가계와 기업의 고통을 덜어줘야 하며 핵심은 균형과 공정이다. 정부에서 인플레 억제책으로 임금 인상을 통제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우려스럽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단 간담회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은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같은 날 세종 총리공관..
2022년 6월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솟구친 누리호가 지구 고도 700㎞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0년 누리호 개발을 시작한 후 12년3개월 만에 순전히 한국 항공 기술로만 이룬 쾌거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독자 기술로 발사할 수 있는 우주 강국이 되었다며 환호했다. 한 유력신문은 러시아의 기술을 빌려 처음 나로호를 개발할 때 “너희가 뭘 아느냐”는 식으로 무시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 벅찬 일이라며 감격했다. 누군가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주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덕분이라며 이를 온 나라에 퍼트려야 한다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두고 내홍에 휩싸여 있다. 그런데 이런 내홍이 다음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쟁탈전으로만 보인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국민에게서 더 멀어져 가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은 선거를 통해 행정권과 입법권을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고, 당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내부 경쟁도 이런 과정의 일부이다. 당권 경쟁을 백안시하거나 정당 간 경쟁 자체를 낮춰 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관건은 당권 경쟁이나 정당 간 경쟁의 내용과 방식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내홍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당권 경쟁의 내용과 방식 모두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최근 세 번의 선거를 거치면..

장난감의 매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고도 아무런 잔소리도 뒤끝도 없다. ‘어른의 아버지’인 통찰력 있는 아이들은 그걸 재빨리 알아차리고 공룡, 자동차, 레고, 인형을 가까이한다. 어른이 되고서도 장난감 하나 장만하면 좋다. 아무런 군말 없이 항상 나를 기다리는 책도 참 그윽한 장난감이다. 노후를 대비하여 옥편과 국어사전을 곁에 두기로 했다. 노안으로 흐릿해진 전방처럼 그동안 너무 대충 알고 너무나 대강 말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의 주말. 심술궂은 날씨의 훼방으로 집에서 뒹굴게 되었다. 소파, 텔레비전, 식탁 등 똑똑하다는 명사들의 세계에 머무는 동안 몸도 물건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느낌이다. 오후가 되자 머리는 두부처럼 식어가는 기분이었다. 국립국어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
우리나라에는 특별한 자연자산으로 불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사찰림이 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시대에 이미 경주에 사찰림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사찰림은 통일신라시대 선종의 도입과 고려시대 도선 스님의 영향으로 산지 가람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오늘날 이름난 사찰들이 경치가 아름다운 산속에 자리잡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국토 면적의 약 0.7%, 전체 산림 면적의 1.4%에 해당하는 사찰림이 있다. 사찰림은 542개 사찰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사찰당 그 면적이 평균 166㏊에 달한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과 같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중요한 사찰 주변에 이처럼 넓은 사찰림이 보전된 것은 삼국시대 이후 전승되어온 숲을 보전하는 불가의 수행방법 및..

(26) 서울 세종대로 50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세종대로를 건너는 행인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1971년의 흑백사진에는 신호등이 없어서인지 경찰관이 서 있고, 사람들이 왼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질서정연하게 길을 걷는 사람들에서 연출된 사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사진 중앙에 높게 서 있는 전봇대도 눈에 띈다. 2021년의 사진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붉은 신호등에 맞추어 깔끔하게 정비된 건널목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건너고 있다. 전봇대는 사라졌고, 날렵하게 생긴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에서 출발하여 남쪽으로 뻗은 세종대로는 조선시대부터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이며, 제일 넓은 길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육조(六曹)를 비롯한 주요 관아가 길 양쪽에 들어서 있어 ..

지난해 긴급재난지원금 선별 지원과 관련된 논란의 원인은 바로 건강보험료였다. 건강보험공단에는 민원이 폭주했고 언론은 직장과 지역으로 이원화되어 부과되는 건강보험료와 이를 활용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 선정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당시 복지 사각지대 문제와 건강보험료 부담, 생계형 체납이 사회적 이슈였다면, 긴급재난지원금은 국민들에게 건강보험료에 대한 의문과 동시에 불만을 갖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 당시 예정되었던 2단계 개편의 주요 내용이 지난 29일 발표되었다. 당초 계획에는 2단계 개편 시점이 2022년 7월이었으나 9월로 연기된 것이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을 추진하고 2단계 개편을 위한..

신약 개발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된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의 후보 물질 개발부터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비임상)과 1~3상의 임상, 판매승인의 허가 절차, 시판까지 평균 10년이 소요된다. 1차 임상에 들어가더라도 최종 승인을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하다. 성공할 경우엔 부가가치가 워낙 높아 그야말로 대박이 난다.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지난한 신약 개발의 과정을 뚫고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주)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SKYCovione)멀티주’(GBP510)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제 완제품의 출하를 위한 ‘국가 출하승인’만을 앞둔 최초의 토종 코로나19 백신이다..
- Total
- 6,323,791
- Today
- 1,529
- Yesterday
- 5,708
- 김기춘
- 교육부
- 성폭력
- 박근혜
- 문재인 대통령
- 박정희
- 블랙리스트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 북한
- 문재인 정부
- 황교안
- 트럼프
- 새누리당
- 국정농단
- 사법부
- 탄핵
- 자유한국당
- 문재인
- 검찰
- 최순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
- 청와대
- 미세먼지
- 헌법재판소
- 촛불
- 정유라
- 세월호
- 촛불집회
- 우병우
- 북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