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환경과 에너지'에 해당되는 글 701건

  1. 2019.08.21 [사설]전문가들 ‘부동의’ 결론, 설악산 케이블카 중단해야
  2. 2019.08.16 [기고]한전 적자 원인은 탈원전 탓이 아니다
  3. 2019.07.29 [NGO 발언대]설악산 케이블카 ‘불법과 거짓’
  4. 2019.07.25 [경향의 눈]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5. 2019.07.11 [김홍표의 과학 한귀퉁이]폭염에서 우리를 구할 자, 드라큘라
  6. 2019.07.08 [여적]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절규
  7. 2019.06.25 [사설]한빛 원전 사고, 기본 매뉴얼도 안 지킨 인재였다니
  8. 2019.06.24 [NGO 발언대]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삼척석탄화력발전소
  9. 2019.06.24 [기고]‘세종시 자전거 출퇴근자 인센티브’ 검토를
  10. 2019.06.19 [사설]총체적 부실 드러난 인천시의 수돗물 관리
  11. 2019.06.14 [시론]한국 에너지 정책의 모순
  12. 2019.06.04 [기자칼럼]환경은 ‘행동’이다
  13. 2019.05.22 [사설]아찔한 한빛 1호기 사고, 원전 안전불감증 이 정도였나
  14. 2019.05.20 [NGO 발언대]비무장지대 생태-평화의 원칙
  15. 2019.05.20 [기고]일본 구라시키의 도시재생에서 배운다
  16. 2019.05.15 [기고]미세먼지 국제협력이 나아갈 길
  17. 2019.05.08 [기고]미세먼지 배출 특례 없애야
  18. 2019.05.02 [기고]물관리, 댐 관리 일원화부터 시작해야
  19. 2019.04.30 [기고]한국, 부패 얼룩진 인니 석탄사업 투자 멈춰라
  20. 2019.04.08 [이문재의 시의 마음]‘빨간’ 지구와 ‘파란’ 마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의 마지막 관문인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전문가들이 최종적으로 사업 “부동의” 의견을 표명했다고 한다. 구성원 14명 중 찬반 양측과 결정권 없는 위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5명 전원이 사업추진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말 한마디로 ‘억지 추진’된 설악 케이블카 사업이 총체적 부정 평가를 받은 셈이다. 사업추진 결론은 이달 말 환경부가 최종 발표한다.  

출처:경향신문DB

20일 바른미래당 이상돈·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이 공개한 협의회의 최종 회의결과에 따르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 동식물 전문가 위원 등 중립 성향 기관·전문가 모두가 8개 쟁점마다 근거를 대며 사업추진에 부정적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양양군이 2011년 설치 계획을 낸 이후 케이블카 사업은 2012년과 2013년 거듭 환경부의 퇴짜를 맞으며 사실상 폐기됐다. 그러나 2014년 강원도를 찾은 박 전 대통령의 “조기에 추진됐으면 한다”는 한마디로 사업이 살아났고, 이듬해 국립공원위원회 승인이 나며 급물살을 탔다.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역은 5개 보호구역(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곳이어서 엄중한 단계와 평가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단계마다 사업통과를 위한 거짓과 끼워맞추기, 무리수로 점철되며 논란을 자초했다. 하지도 않은 조사를 한 것처럼 꾸미고, 각종 자료와 보고서를 조작하고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 추진 주체가 자신있게 내민 경제성조차 국회 예산정책처가 경제성 분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힐 만큼 엉터리였다.

이제 전문가들의 최종 결론까지 내려진 마당에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해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환경적인 이유는 물론 경제적 가치도 조작과 허상임이 드러났는데 계속 추진하겠다면 정치적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 결정은 다른 국립공원에도 신호탄이 될 수 있다. 5중 보호구역마저 개발이 허가된다면 다른 곳은 어떻게 막겠는가. 잠깐의 과실은 달콤할지 모르지만, 환경훼손의 대가는 길고 쓰라리다. 설악산은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는 국제적 보호종인 산양의 번식지 가능성으로 세계도 주목하는 곳이다. 자랑스럽진 않아도 부끄러운 세대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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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전력공기업인 한전이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하였다. 한전의 적자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주장들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한전의 영업적자를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인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 과연 탈원전 때문에 한전이 적자로 전환되었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우선 탈원전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에너지전환 정책은 2018년 기준으로 발전 비중이 23%에 달하는 원자력을 일시에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60년에 이르는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수명이 완료된 설비들을 순차적으로 폐쇄함으로써 원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2018년의 경우 원전 정비과정에서 격납건물 철판이 부식되고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비일정을 연장함에 따라 원전이용률이 일시적으로 저조하였다. 탈원전 차원이라기보다는, 안전한 원전 가동을 위한 측면이라고 봐야 한다. 

다음으로 원전이용률 하락이 한전 적자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원전이용률이 65.9%로 전년 대비 5.3%포인트 낮아졌고 한전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상반기 기준 원전이용률이 79.3%로 전년 동기 대비 20.5%포인트나 개선되었음에도 영업적자는 오히려 증가하였다. 이는 곧 최근 한전 적자 요인이 원전이용률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물론 원전이용률 하락이 한전 영업적자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한전의 영업실적은 원전이용률뿐만 아니라, 발전연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유가, 유연탄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원인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기 쉽다.

2019년 상반기에 영업적자가 증가한 것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원전이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미·중 무역분쟁 확대 등으로 같은 기간 1075원에서 1146원으로 71원 상승하는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발전연료 가격이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더불어 봄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하여 석탄발전기의 예방정비를 봄철에 집중하여 시행하는 등 석탄이용률이 전년 동기와 대비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원·달러 환율, 유가, 유연탄가 등이 전년 동기와 유사하여 발전연료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더라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다시 흑자로 전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2018년과 2019년 상반기의 한전 적자는 탈원전 때문이 아니며, 환율·유가 상승 등에 따른 연료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전력공급원가가 급격하게 변동될 수 있는데, 과거처럼 과도한 흑자가 나도 문제이고, 지금처럼 적자가 발생해도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전이 앞으로 국가의 미래 에너지 정책을 구현해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 에너지안보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을 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한전의 재무건전성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반복되는 원인 규명 논란에서 벗어나, 에너지전환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미래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한전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에게도 올바른 가격시그널을 줄 수 있도록 전력공급원가를 합리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요금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이에 수반되는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여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등 미래 세대들을 위한 발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 한전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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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악의 정상, 권금성에 케이블카가 놓인 건 1971년 일이다. 유신 선포를 얼마 앞둔 박정희는 사위에게 권금성 케이블카를 허가한다. 설악산은 이미 1965년 천연기념물,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명백한 특혜였다. 이곳은 50년 가까이 한 일가가 매년 수십억원의 수익을 남기며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후 케이블카 추가 설치 요구는 1982년, 2012년, 2013년, 2015년 끈질기게 이어졌고, 대상지는 내설악 보호구역 핵심지역을 향했다. 지금도 강원 양양군이 제출한 오색~끝청 구간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가 검토 중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50년의 논쟁,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을 다시 살펴보자. 작년 3월 환경부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는 2012년, 2013년 불허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2015년에 어떻게 통과되었는지 조사해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정책 건의와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의 대통령의 지시, 경제장관회의에서의 후속 조치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내용이다. 최순실과 연관된 경제인단체가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산악승마와 열차, 정상부 리조트 등 산악관광 활성화를 건의한다(2014년 6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방안’을 지시한다(2014년 8월2일).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지관광 활성화,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을 중점 과제로 별도 관리하겠다고 발언한다(2014년 8월2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종 제2차관실 산하 관광레저기획관실 주도로 ‘친환경케이블카 확충 TF’를 이끌고, 2차 회의 때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노선으로 오색~끝청 구간을 확정한다(2014년 11월7일).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 완공이 목표였다.

생태계 보전의 최일선에 서야 할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은 케이블카 사업을 직접 ‘컨설팅’한다. 환경부는 2015년 별도 비밀TF를 운영하고, 사업자 양양군과 현장 조사계획을 사전에 논의한다.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전문위원회 현장 조사 및 검토보고서를 양양군이 유리하도록 지원, 점검한다. 해당 사업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도록 환경부가 불법과 거짓에 앞장선 것이다. 당시 양양군은 제113차 국립공원위원회에 극상림과 아고산대에 대한 잘못된 언급을 하고, 경제성을 부풀리고, 산양 개체 수는 단 1마리로 ‘산양 주 서식지’가 아닌 것으로 기재된 부실한 ‘자연환경영향검토서’를 제출했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정연만 전 환경부 차관은 미리 투표함까지 준비해 사업을 승인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양양군 삭도추진단 공무원 2명은 사문서 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감사원은 실시설계 용역계약 부당 체결과 3억원 넘는 예산 손실을 이유로 해당 공무원의 징계를 권고했다.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유령 보고서’ ‘슈퍼맨 보고서’로 불렸는데, 조사자가 없거나 거짓으로 작성된 정황이 확인됐다. 최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보도자료(2019년 7월19일)를 내고 ‘공사구간이 아닌 주변지역에서 식생을 조사한 것’ ‘식생조사와 매목조사 결과가 대부분 불일치’ ‘조사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으며, 상류정류장 희귀식물의 이식계획도 적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오는 8월, 설악산 케이블카 최종 검토와 발표를 앞두고 있다. ‘불법과 거짓’의 과거를 바로잡는 것은 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와 ‘환경부 장관 고시 철회’ 결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설악산에 대한 최소한의 배상이며, 기본적인 염치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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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이다. 모두들 날씨에 민감하다. 반면 기후변화에는 무관심하다. 날씨와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후는 지구온도가 장기간 균형을 이룬 상태를 말한다. 날씨는 그 균형에서 벗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눈앞의 날씨변화는 쉽게 알아차리지만, 소리 없이 진행되는 기후변화는 감지하지 못한다. 문제는 미세한 기후변화가 삶에 큰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구 평균온도가 0.5도만 올라도 해수면이 10㎝ 높아져 1000만명이 위험에 빠진다는 통계가 있다.

최근 독일 연구진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동물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가 인간에 앞서 동물의 위기를 부를 것이라는 불길한 소식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상태로 12년이 흐르면 기후위기는 최악의 상태에 직면한다고 예측한다. 지금의 탄소에너지 소비를 절반 이하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 문명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중국조차 공산당 당헌에 ‘생태문명’을 삽입했을까. 21세기를 충적세와 다른 지질시대인 ‘인류세’로 규정하는 학자도 있다. 인류에 의한 자연파괴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대라는 뜻이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시대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화두는 기후위기다. 1991년 ‘녹색평론’을 창간한 이후 30년 가까이 이 문제를 붙잡고 있다. ‘녹색평론’ 최신호(2019년 7~8월호)에는 모두 20편의 글이 실려 있다. 시, 서평, 연재물 등을 빼면 기후위기(6편), 민주주의와 정치(3편), 기본소득제(2편)와 관련된 게 대부분이다. 기후위기 해결이 당면 과제라면 민주주의는 문제 해결의 방법이고, 기본소득은 최소한의 경제적 삶을 위한 장치다. 비핵화, 한·일관계 등 현안에 관심 있는 이들은 ‘녹색평론’이 비정치적이고 탈시사적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녹색평론’만큼 정치적인 잡지도 없다. 김종철은 정치를 다루되 현상이 아니라 근본을 얘기한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김종철은 ‘근본적 생태주의자’다. 생태문제를 문명사적 차원에서 고민하는 ‘녹색사상가’다. 그는 이번호 ‘녹색평론’ 권두에세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녹색화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자고 제안했다. 모두가 비핵화 논의에 매달리고 있을 때, 김종철은 비핵화 이후, 통일 이후의 한반도를 그리고 있었다. 물론 한반도의 녹색화는 비핵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는 가까운 곳과 먼 곳,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는 복안(複眼)을 가졌다. 황우석 사건이 터졌을 때, 그리고 한·미 FTA가 논의됐을 때 그는 여론과 다른 의견을 냈다. 그때는 호된 비난을 샀지만, 지금은 다르다. 10여년 전 기본소득제를 얘기했을 때도 반향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의제가 됐을 뿐 아니라 일부 농촌은 이미 시행 중이다.

김종철은 단순한 환경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환경과 기후의 위기를 문명사적 측면에서 조명하면서 위기의 근원을 근대 문명으로 지목한다. 자본주의의 대량생산에 근간을 둔 산업경제가 지속되는 한 환경과 기후의 위기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후위기의 해법은 자본주의 성장과 발전의 고리를 끊는 데서 찾아질 수밖에 없다. 김종철이 여느 환경주의자들과 다른 점은 끊임없이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아나선다는 점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그의 대안은 ‘소농을 기반으로 한 생태적 순환사회’다. 그가 근대문명이 아닌 소농 중심의 공동체를 강조하는 것은 ‘비근대 사회’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고 인간 본성을 지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마을자치와 협동조합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종철 생태사상론집 &lt;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gt; 참조)

‘녹색평론’은 줄곧 생태에 대한 근본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전국에서 50여곳의 ‘녹색평론’ 읽기 모임이 운영될 정도로 열성독자도 꽤 된다. 그러나 ‘녹색평론’의 생태주의는 아직 사회의 주류 담론이 되지 못하고 있다. 모두 ‘기후위기’를 머리로는 알면서도 발등의 불로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스웨덴의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1인시위에 나선 이후 유럽 전역에서 청소년들의 ‘기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기후 문제에 대해 너무 조용한 한국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구약시대의 선지자 이사야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있을 것이라며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라고 예언했다. 그의 예언은 수백년이 지나 현실화됐다. 세례 요한은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선언하고 예수 영접에 나섰다. 김종철과 ‘녹색평론’이 울리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음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다. 그 외침이 도시로, 마을로 울려퍼져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지구의 ‘기후재앙’을 막을 실천에 나서야 한다.

<조운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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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17일부터 사흘간 국제 드라큘라 콘퍼런스가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개최되었다. 15세기에 드라큘라의 실제 모델이 살았다는 곳에서 멀지 않은 도시다. 드라큘라의 역사와 신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하기 위해 1995년부터 국제대회가 열렸다고 하니 호사스러운 인간의 호기심을 판매하는 시장에서 드라큘라에 제법 상품성이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드라큘라는 유럽의 역사에서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인 뱀파이어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이미지를 획득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도 영화나 이야기 속에서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기 때문에 햇빛을 싫어하고 빈혈이 심한 데다 잇몸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가 길어지는 현상에 주목한 의학사가들은 드라큘라가 포르피린증(porphyria)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의인화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정한다. 짐작하다시피 포르피린증은 인간의 몸에 포르피린이라는 물질이 많아서 생기는 증세를 칭하는 의학 용어이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화학과 생물의 경계에서 20년 넘게 공부한 내 입장에서 보면 포르피린(porphyrin)은 우리 인류에게 단연 가장 중요한 화합물 중 하나이다. 간단히 숫자로 예를 들어보자. 우리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세포이다. 인간이 가진 전체 세포가 약 40조개라면 그것의 절반이 넘는 약 25조개의 세포가 적혈구이다. 순전히 산소의 운반만을 목적으로 진화한 적혈구 안에는 세포라고 규정할 만한 소기관이 아무것도 없다. 유전 정보를 함유하는 핵도 없고 세포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도 없다. 대신 세포 하나당 2억개의 헤모글로빈 분자가 들어 있다. 헤모글로빈(heme+globin)은 네 개의 글로빈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글로빈 하나당 한 개의 헴(heme) 분자가 할당된다. 헴이라는 화합물이 글로빈 단백질 하나와 일대일로 결합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적혈구 하나에는 8억개의 글로빈 단백질과 8억개의 헴이 들어 있다. 적혈구 세포 숫자에 헤모글로빈 분자 수를 곱하면 20,000,000,000,000,000,000,000이다. 0이 무려 스물두개다. 이 계산에 따르면 우리 몸 안에는 최소한 저만큼의 헴 분자가 들어 있다. 

그럼 포르피린은 헴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간혹 나는 수업시간에 포르피린의 화학적 구조가 네 잎 클로버를 닮았다고 비유적으로 말한다. 이 클로버 중앙에 철이 들어가 있는 물질을 우리는 헴이라고 부른다. 헤모글로빈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부위가 바로 헴 안의 철이다. 그러니까 헤모글로빈 안에 헴이 그리고 헴 안에 철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헴 안의 철 대신, 눈자위 아래가 파르르 떨릴 때 복용한다는 마그네슘이 포르피린 분자에 들어오면 엽록체라는 화합물이 된다. 동물의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헴과 태양 복사에너지를 수확하는 엽록소의 기본 골격이 바로 포르피린이다. 호흡과 광합성이 없는 다세포 생명체가 없듯이 포르피린이나 헴을 만들지 않는 생명체도 존재하지 못한다. 

상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헴은 세균이나 식물, 동물 모두 몇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매 단계마다 효소가 일을 한다. 따라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완제품인 헴의 양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헴 전구체 불량품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타나는 증세를 포르피린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햇빛 아래에서 단백질 강보에 싸인 헴은 안정적이지만 자유롭게 활보하는 불량 포르피린은 화학적으로 매우 극성스러워서 세포 입장에서는 위험한 물질이 된다. 또 헴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헤모글로빈의 재료가 적은 포르피린증 환자는 자주 빈혈에 시달린다. 

포르피린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햇빛에 노출되면 살기가 괴로워지니까 빛을 피하는 드라큘라의 행동적 특성은 이해가 간다. 십자가를 기피하는 일은 종교적인 이유가 있다고 해도 드라큘라가 왜 마늘을 싫어하는지는 잘 모른다. 최근에 게재된 한 의학 논문에 마늘 성분이 헴을 분해하도록 도와서 빈혈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할 것이기에 이들이 마늘을 피할 것이라는 자못 ‘비장한’ 추론이 실리기도 했다.

좀 생뚱맞긴 하지만 포르피린증을 앓는 사람들은 잘 먹어야 한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헴을 합성하라는 개시 신호가 전달되고 그에 따라 포르피린의 양이 늘면서 위험 물질이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가 ‘셀’ 자매지에 발표되기도 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18~19세기에 걸쳐 장기간 영국을 통치했던 조지 3세의 행적에서 영양 결핍에 따라 악화되는 전형적인 포르피린증 증세를 찾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소재에 본격적으로 과학적 잣대를 들이댄 매우 흥미로운 결과이기도 했지만 헴의 존재가 생명체의 ‘먹고사는’ 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겠느냐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 멋진 연구였다. 

현재 유럽에선 40도를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사람의 체온에 육박할 정도의 더운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드라큘라처럼 우리도 이젠 여름 햇빛을 피해 다녀야 하나 중얼거리며 멍하니 창밖을 보는데 드라큘라의 저변에 깔린 생물학에서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힐 어떤 묘수를 깨우칠 순 없을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산소와 강하게 결합하는 헴 분자를 개선해 태양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포획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온 식물의 엽록소처럼 포르피린 구조를 흉내 낸 모종의 화합물을 합성할 수는 없을까? 선크림을 바르는 대신 하마처럼 자외선을 차단하는 붉은색 색소를 분비해 태양과 세균으로부터 인류의 피부를 보호할 수는 없을까? 줄기는 모래와 자갈에 꼭꼭 숨겼지만 옥살산 결정의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햇빛을 받아들인 다음 광합성을 수행하는 나미비아 나미브(namib) 사막의 선인장을 어떤 식으로든 모방하는 건 어떨까? 

전 지구적 차원의 오싹한 납량(納凉) 특집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홍표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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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의 첫 10년을 보내면서 미국 국립해양청(NOAA)은 48개국 300여명의 과학자로부터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다. 명백히 인류에 의해 초래된 기후변화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결론지은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는 1880년대 이후 갈수록 더워져 2000년대가 가장 더웠던 10년으로 기록됐다. 당시 영국 기상청의 피터 손은 “보고서는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절규를 나타낸다”고 했다.

그 ‘절규’가 날로 강렬해지고 있다. 사상 최고의 폭염이 한국을 강타한 2018년 지구 평균기온은 14.69도를 기록, 20세기 전체 평균보다 0.79도나 높았다.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4번째 높은 기온이다. 139년의 관측기간 동안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16년이며 2017년, 2015년, 2018년 순이다. 2015년 이후 기록적인 더위의 계속이다. 2018년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973년 대비 6월은 1.3도, 7월은 1.1도, 8월은 0.9도 각각 상승했다. 폭염일수는 31.5일, 열대야는 17.7일을 기록했다. 공히 역대 최장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은 지난해 8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이례적인 폭염의 지속”을 경고했다. 올해도 벌써 지구촌 곳곳에 폭염의 내습이다.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지난달 40도를 넘는 ‘이른 폭염’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인도는 기온이 50도를 넘어 100여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북극해와 맞닿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는 지난 5일 기온이 32.2도까지 치솟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도 지난 6일 36도를 넘으면서 동기 기온으로는 8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폭염경보가 시행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과 중부에 가장 먼저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역대 가장 긴 여름’ 예측도 나왔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필연적 현상이 폭염이다. 기상 이변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온이 45.9도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프랑스 남부 마을의 시장은 “우리는 이러한 기후를 견뎌내야만 한다”고 했다고 한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 이제 견뎌내는 것 빼고는 달리 길이 없는 것일까.

<양권모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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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원자로에서 열출력 급증 현상이 발생한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는 결국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한빛 1호기의 열출력 급증의 직접적 원인은 근무자의 계산오류 때문이었다. 원전에서는 핵연료 교체 후 제어봉(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원자로에서 핵연료의 핵분열 반응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함)이 원자로 출력을 설계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제어봉 제어능 측정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원전 측은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변경해놓고 이 담당자에게 교육시키지도 않았다. 결국 이것이 계산오류로 이어지면서 원자로 출력값이 제한치의 18%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할 원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황당하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최초에 제어봉을 꺼내게 만든 제어봉의 조작 그룹 간 편차도 조작자의 미숙이 원인이었다. 제어봉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일을 똑같이 2회 연속 해야 하는데, 한 그룹에서 1회만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측정값이 들쭉날쭉했고, 제어봉을 꺼내 점검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 밖에 불순물 침적 등 기계적인 문제로 인한 원자로 제어 중 제어봉의 고착 현상도 확인됐다. 일반 공장에서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 원전에서 벌어졌다. 여기에 1차 조사에서 드러났듯, 원전 측은 열출력이 제한치(5%)를 넘어 18%까지 치솟았는데도 원자로를 계속 가동했다. 원자력안전법상의 한수원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라 바로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데도 12시간 가까이 방치한 것이다. 면허가 없는 사람이 감독자의 지시 없이 제어봉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으면서 원전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배짱이 어디서 나오는지 묻고 싶다.

다행히 이번 열출력 급증 사고로 인한 핵연료 손상 징후는 없었다고 한다. 한수원 측은 이날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사고를 걱정하는 주민들의 질문에 “국내 원전은 출력이 올라가면 자동으로 운전이 정지되도록 돼 있다”며 안심하라고 했다. 원전은 작은 실수도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완전한 안전 담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원전의 안전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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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1기 설비가 1987년 준공되었으니, 30년이 넘었다. 이곳에서 용광로 안전밸브를 통해 중금속이 포함된 분진과 유독가스가 일상적으로 배출되었다. 한 세대 이상 쉬쉬했던 환경오염사고가 내부 제보로 지난 3월 밝혀진 것이다. 최근 해당 지자체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통지했다. 고의적인 안전밸브 개방에 대해 내려진 30년 만에 최초의 조업정지 조치였다. 환경부도 입장을 내고 대기환경보전법 등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못 박는다.  

포스코는 경제손실이 막대하다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반발했다. 포스코가 제공한 데이터로 몇몇 언론이 조업정지를 ‘제정신으로 한 일인가’라며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회사는 뒤로 빠지고 ‘경제 파탄’ ‘포스코 죽이기’라며 포스코 협력사를 동원했다.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굴지의 대기업이라면, 30년 넘게 벌어진 건강피해와 환경오염 논란에 머리를 숙이는 게 우선 아니겠는가. 주민건강영향조사 실시, 환경오염시설 개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광양제철소는 5기 설비에 연간 2500만t의 철 생산능력을 갖춘,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포스코에너지는 맹방 해안과 안정산 일대에 삼척석탄화력발전소 1, 2호기 건설 공사를 진행한다. 최근 공사 현장에서 길이 1.3㎞ 이상의 ‘지정 문화재급’ 석회동굴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사업시행자인 포스코에너지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문화재지표조사 보고서 어느 곳에도 동굴의 존재는 없다. 부지 전체의 지반 조사, 철저한 문헌 조사와 현장 검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고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검증 없이 믿었다. 지금이라도, 원주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려야 한다.

서울그린캠퍼스 홍보대사 대학생들이 4일 서울광장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며 노란우산으로 ‘1.5도C’를 표현하고 있다.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에서 요청했다.울그린캠퍼스 홍보대사 대학생들이 4일 서울광장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며 노란우산으로 ‘1.5도C’를 표현하고 있다.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에서 요청했다. 김영민 기자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37%는 발전부문에서 기인하며, 발전부문의 80%는 석탄발전 때문이다. 미세먼지 배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현재 가동 중인 60기의 석탄발전 배출량은 경유차 930만대보다 많다. 환경비용만 고려해도, 석탄발전은 경제적으로도 최적 전원이 아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우리나라 관리 기준을 초과할 것이다. 비소, 벤젠, 카드뮴, 6가크롬 등 발암물질도 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고스란히 심각한 건강 피해로 이어진다. 맹방 해안에 매립 중인 석탄 하역부두의 경관 훼손과 생태계 파괴, 비산먼지 등도 문제다. 포스코에너지는 ‘삼척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등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홍보하고 있다. 사적 이윤을 볼모로 주민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광양제철소와 똑같다.

국민의 건강권과 알 권리가 경제 때문에 희생되는 개발 맹신 시대는 지났다. 경제냐 환경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케케묵은 이분법적 논쟁도 적절하지 않다. 2015년 유엔 총회는 글로벌 공동 추진 목표로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채택했다. 슬로건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 이윤의 극대화라는 자본주의 속성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주민의 건강을 외면하지 않고, 경제와 동시에 환경을, 분배의 정의를,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광양제철소와 삼척화력발전소에 대한 포스코의 겸손한 사과와 전향적인 조치를 바란다.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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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었을 때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라의 안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솔직히 만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국제기구를 만들어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발상은 의미가 있지만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은 아닐 겁니다.

교통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노후차량 교체, 혼잡통행료 부과, 대중교통 확충 등의 정책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노후차량 교체’는 적게는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필요합니다. 혼잡통행료 부과는 서울시가 전문가와 수십년간 논의했지만 시행상의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대중교통 확충 또한 많은 정부 재원과 오랜 기간이 필요합니다. 

'미세먼지 저감 나부터 시민실천활동 자전거 홍보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 회원과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당장에 할 수 있는 효과적 정책은 무엇일까요? 자전거 이용률을 확 늘리는 것이 큰 재원 부담 없이 당장에 할 수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네덜란드는 자전거 천국입니다.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시민의 40~50%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합니다. 보통의 북유럽 도시들의 직장인 중 20~30%는 자전거로 출퇴근합니다. 우리나라 도시의 교통시스템을 이들 나라처럼 자전거 중심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면 교통으로 인한 미세먼지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획기적인 자전거 정책의 출발점을 세종시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자전거 인프라를 갖추었고 정부 기관이 많아 협조를 구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퇴근 시 세종시 자전거 이용률은 2%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이미 가구당 1.2대의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고 주차장도 무료입니다. 이것 외에도 날씨가 변덕스럽고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립니다. 그러니 굳이 승용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자전거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 이명박 정부의 자전거 정책이 크게 호응을 받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저는 ‘자전거 출퇴근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민 세금으로 인센티브를 줄 수 없으니 세종시의 모든 공공기관 주차장을 유료화하여 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요. 

무료이던 공공기관 주차장을 유료화하면 승용차 이용 의지가 꺾일 것이고 인센티브를 주면 자전거 이용에 대한 의지가 훨씬 강해질 겁니다. 실제 분석 결과, 월 6만~7만원 정도의 자전거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도 승용차 이용자의 20~30%를 자전거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문제는 정책의 시행입니다. 세종시의 중앙부처 중 힘 있는 기관이 반대하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총리님이 나서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모범적인 행정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시를 자전거 메카로 만들어 모범을 보이겠다”는 총리님의 큰 결심이 필요합니다.

세종시를 자전거 중심도시로 성공시킨다면 다른 도시로의 전파는 순식간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쉬운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성낙문 | 한국교통연구원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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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18일 인천 서구, 영종, 강화 일대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이 서울 풍납취수장 대신 인근 수산·남동정수장의 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의 공급 경로를 바꿀 때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을 빼내고 물의 속도를 줄여 관로 내부에 있는 물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이 먹는 물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했다니 어이가 없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7일 인천 서구 청라배수지에서 수돗물의 수질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연합뉴스>

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시는 초동 대처는 물론 사후 대응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인천시 상수도본부는 연일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데도 “수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물이 일시적으로 혼탁해졌다가 다시 맑아졌다는 이전 사례만 믿고 일주일 동안 손을 놓은 것이다. 지하관망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오염된 물을 빼내지 못했다. 심지어 보름이 다 되도록 탁도계가 고장나 있는 것조차 몰랐다. 그 결과 정수 탁도가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넘은 오염된 물도 일시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인천시 담당자들은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며 “거의 100% 인재”라고 비판한 것은 당연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전날 인천시의 대응이 안이했다고 사과했지만 이것으로 그칠 상황이 아니다. 조 장관도 “인천시가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오는 22일부터 시작해 29일까지 전 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한 달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당장 시민 1만여명이 밥을 해먹기는커녕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다.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는 학교가 150여곳이나 되며, 생수로 샤워하는 주민도 많다. 깨끗한 수돗물 공급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책무다. 정부와 인천시는 최대한 일찍 원상 복구해야 한다. 그리고 20일 동안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물관리 시스템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 정수장뿐 아니라 급수와 배수관망까지 총망라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새로 마련하고, 상수관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 오염된 수돗물 공급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전국적으로 수질 관리 실태를 점검한 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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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온실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도 그 몫을 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이 최근에 내놓은 3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석탄과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40년에는 최대 3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요하고도 현명한 전환 조처로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태양열과 풍력을 활용하는 핵심 기술을 획득하고, 이동 수단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배터리 관련 기술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험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해 과감한 조처를 단행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필요성은 최근 유엔 사무총장이 내놓은 요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020년부터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새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도록 한국 내에서 불필요한 석탄 사용에 제동을 걸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관련 분야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 

에너지 경제 분야의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한국은 석탄으로 인한 좌초자산 발생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좌초자산은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한다. 손실액은 10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석탄발전을 선호하는 현재 한국의 정책이 안고 있는 규제상 허점 때문이다. 기후 관련 조처들이 가속화되고 재생에너지 기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미 쇠퇴한 석탄산업을 붙들고 있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이와 같은 잠재적 피해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을 빚고 있는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찌레본 2호기 석탄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한국 정부가 소유한 한국전력은 베트남의 응이손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또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인도네시아의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 프로젝트 투자에 관여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010년 이후 주로 동남아 지역의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세계 2위와 3위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충청남도 당진과 태안에 있다. 한국의 석탄발전소 절반이 모인 이곳 충남은 2026년까지 14기의 석탄발전소를 퇴출시키기로 했으며, 재생에너지를 촉진하여 에너지의 절반가량을 충당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야심찬 석탄 퇴출 계획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도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대신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처는 석탄으로부터 탈출하는 국제적 투자 추세를 따른 것이다. 이미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에서 이탈했다.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은 새로운 석탄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또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42억달러에 이르는 석탄 관련 투자와 80억달러에 이르는 석유 및 천연가스 관련 투자를 곧 중단한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금액 200억달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과 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정부 연금 펀드인 한국의 국민연금공단도 이러한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석탄발전소의 40% 이상이 이미 수익 중단 상태일 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잡아먹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약속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진정나아가려면, 한국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지속하고 있는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를 중단하고 석탄발전을 비호하는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들여 조성한 정부 자금을 석탄 관련 좌초자산의 덫에 빠뜨려 날려버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온실가스 탈출 여정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석탄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투자를 빠르게 전환하고 그 이익을 취하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일본과 중국을 압도하는 주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대로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제를 이행하는 기회가 되고,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성화를 밝히는 주역이 될 것이다.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전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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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맥주를 기어이 구독 리스트에 올리고 말았다. 술 사랑이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그 구독 사이트는 술 말고도 다른 것으로 마음을 움직였다. 하얀 고래 한 마리다. 이 업체는 지구온난화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위기에 근접한 벨루가 고래 한 마리를 세계자연기금으로부터 입양했다고 한다. 물론 진짜 입양은 아니다. 멸종위기 근접종 또는 멸종위기종의 개체 유지 및 보호 활동에 후원금을 내는 방식이다. 한주 전쯤 맥주와 함께 벨루가 한 마리가 활짝 웃는 모양의 스티커가 배송돼 왔다. ‘고래야, 미안해!’

아이를 키우면서 겁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 더 나빠질 일만 남은 것인지 두렵다. 거북이가 빨대의 바다를 헤엄치고,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는 곳.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하고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곳. 그런 지구에서 아이들이 살아가야 한다는 게 화가 난다. ‘얘들아, 미안해!’

두렵다면, 미안하다면 바꿔야 한다. 많은 이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홍대 일대에선 ‘플라스틱 컵 어택’이 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쓰레기덕질’이 중심이 된 행사로 홍대 인근에 버려진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줍고 이를 해당 매장에 돌려주는 환경활동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 운동이 된 ‘플라스틱 어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영국, 벨기에, 프랑스 등에선 쇼핑을 하고 나서 과대포장된 비닐, 플라스틱 포장지를 해당 매장 카트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어택’이 이뤄진다. 같은 날 한강에선 플로깅(plogging) 행사도 개최됐다. 플로깅이란 영어 조깅(Jogging)과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kka Upp)’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나와 지구의 건강을 동시에 지킨다’는 주최 측의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그보다 앞서 ‘전지적 바다거북이 시점’이라는 행사에선 참가자가 ‘거북이’가 되어 빨대로 가득 찬 바다를 헤엄쳐보는 체험행사도 열렸다. 청년 비영리 단체 ‘통감’은 이 행사를 시작으로 매월 11일엔 빨대를 사용하지 말자는 플라스틱 빨대 퇴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한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4월 14일(현지시간) 스톡홀름의 한 기차역 플랫폼에서‘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그레타 툰베리 페이스북 캡처

쓰레기 덕후들과 플로거들, 청년 활동가들이 유난스러운 것 같다고, ‘프로불편러’ 아니냐고 느낄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 프로불편러가 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 수 있다. 비닐봉지 대신 플라스틱 용기를 들고 정육점이나 김밥집에 가보기, 텀블러에 커피 담아보기, 물티슈가 아니라 손수건 사용해보기… 당장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쉽지 않은 항목들이다. 텀블러를 깜빡해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사서 나온 경험, 장바구니를 챙기지 못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본 적이 있을 거다.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등교 거부 운동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스웨덴의 16세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TED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78년에 저는 75번째 생일을 축하하게 될 거예요. 자녀나 손주가 있다면 함께 생일을 보내겠지요. 아마 2018년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묻겠지요. 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고요. (중략) 우리가 지금 당장 한 일들 또는 하지 않은 일들은 저와 제 세대가 미래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점점 불편해지려고 한다.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능하면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 에코백과 장바구니를 챙기고, 공정무역 상품에 관심이 간다. 빨대를 다회용으로 바꿨고,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친환경적 마인드를 갖고 있거나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기업의 제품에 손이 간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행동은 힘이 세다. 툰베리는 말한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해요. 하지만 희망보다 필요한 건 행동입니다. 행동하기 시작하면 희망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지선 뉴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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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 1호기에서 최악의 안전관리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빛 1호기 제어능력 시험 도중 열출력에 이상이 발생했으나 12시간 가까이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어서면 즉시 수동으로 정지시켜야 하지만 계속 가동됐다고 한다. 열출력이 높아지면 ‘원자로 폭주’로 이어져 자칫 원자로가 폭발하는 대형사고로 확대될 수 있다. 시민단체는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사고처럼 폭주로 갈 뻔한 사고”라고 말하고 있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아찔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원안위는 한빛 1호기 사용을 정지시키고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에 특사경이 투입되는 것은 1978년 원전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처음이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이 21일 서울 중구에 있는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개최한 ‘한빛 1호기 긴급정지 사건 해설’ 설명회에서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한 소장 왼쪽은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오른쪽은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이번 사태 경위를 보면 원전을 운영하는 한수원의 안전불감증이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다. 한수원의 운영기술지침서에는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수동정지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가동중단은 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매뉴얼에 따를 것을 지시한 뒤에야 이뤄졌다. 한수원은 “원자로가 위험수준에 이르기 전에 자동정지되도록 설계돼있다”고 했지만, 불의의 사고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2012년 고리 1호기에서 작업자들이 실수를 은폐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큰 사고를 숨긴 채 어물쩍 넘어가려 했던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원전의 안전관리도 주먹구구식이었다.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비전문가가 제어봉을 조작하는가 하면, 감독의무자는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총체적인 관리부실이 아닐 수 없다.

원전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이미 체르노빌 원전사고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경험한 바 있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더구나 한국 원전시설은 노후화되면서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빛 2호기와 월성 3호기가 갑자기 가동중단되거나, 불꽃이 일어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가 난 한빛 원전 1호기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나아가 국내 원전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과 원전관리자들의 안전교육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원전 안전에 사고예방 이외의 방법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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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 60여년 단절의 역사는 기적처럼 새로운 자연을 태동시켰다. 금단의 땅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보전, 복원되었다. 경기도 파주부터 강원도 철원 고성까지 248㎞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는 한반도에서 단절되지 않은 유일한 동서 생태축이다. 서부전선의 사천강·사미천·임진강은 습지 생태계의 진수를 보여준다. 중부전선의 너른 평강고원과 철원평야, 한탄강 습지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며 멸종위기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한북정맥 삼천봉과 적근산,  백두대간 고성재와 삼재령, 고성 건봉산 일대의 동부전선에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가 살고 있다. 국립생태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5929종,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이 남한 국토 면적의 0.6%에 불과한 비무장지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 냉전의 비극이 역설적으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생명에게 유례없는 낙원을 선사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향한 상당한 진전을 지켜봤다. 상호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남북 정상의 합의에 박수를 보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하며 비무장지대 안 감시초소를 일부 철수했고, 한강 하구 공동 이용을 위한 수로 조사를 추진했으며 남북 공동 유해 발굴사업을 진행했다. 파주, 철원, 고성 지역의 비무장지대 평화둘레길도 발표됐다. 경의선과 동해선을 복원, 현대화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도 정상화할 것이다.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도 남북 합의에 따라 설치될 것이다. 경제적 번영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로 나아가겠다는 원대한 그림이다. 

그런데 작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무장지대 일원의 개발 압력은 폭발적이다.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계획이 평화와 안보의 이름으로 추진되었다. 비무장지대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 개발계획, 접경지역발전종합계획, 한반도 생태평화관광벨트, 비무장지대 평화둘레길 조성, 문산~개성 고속도로 등 행정부 구상은 ‘생태보전의 원칙’ 없이 중구난방이다. 생명의 땅, 비무장지대가 들썩이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이 합의한 ‘한반도 번영과 통일의 평화지대’도 마찬가지다. 경제, 번영, 통일을 명분으로 사업을 밀어붙이지만 ‘생태보전의 원칙’은 없다. 비무장지대 생태·평화 가치에 입각한 범정부 부처의 일관적인 지휘체계도 없다. 통일부와 국방부 주도의 남북 협력사업은 초기부터 공론화되거나 공개되지 않는다. 2006년 수립된 환경부 남북 경제협력 환경 가이드라인은 여태껏 무용지물이다. 평화는 있을지언정 생태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평화의 공간’으로서 비무장지대는 어떠해야 할까. 지금, ‘평화지대’로서 비무장지대에 필요한 것은 내부 탐방이나 관광이 아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번영의 가치도 아니다. 시급히 난개발을 억제할 남북협력 관련 환경 가이드라인을 만들자. 비무장지대 보전을 위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자. 남북 공동 생태조사를 제안해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밝히고 근현대사의 문화유산을 발굴, 보전하자. 남북이 합의한 협력사업 이외의 계획은 멈추고 범정부 차원의 비무장지대 보전체계를 구축하자. 전쟁의 역사를 대자연으로 치유하는 곳. 비무장지대는 한민족이 인류에게 선사하는 미래의 세계유산이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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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이 정부정책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런데 도시재생은 속도전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고 다양한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장소적 특징과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로7017과 뉴욕의 하이라인, 그리고 이런 사업의 원형이 된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파사주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파리의 경우는 폐철도를 활용해서 부족한 도심 공원 개념을 도입했다. 철도 주변의 중층 주거들은 도심지역의 특성 때문에 공원 같은 시설들이 부족한데, 이를 해결해준 것이다. 

뉴욕 하이라인 역시 지역적 특성과 결합해서 갤러리 중심의 미술유통 산업군이 형성되었고, 패션산업의 유통과 소비공간이 확보되었다. 동시에 공간적·도시적 특징은 뉴욕에서 가장 모험 가득한 지리적 특징으로 나타나 구글 같은 IT산업들이 들어서는 장소가 되었다. 반면에 서울로7017은 이런 장소적 산업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도시 공원이라는 측면만 강조되었고, 남대문 패션시장에 공급하던 다양한 의류산업 생태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만리동 일대는 남대문 패션시장의 제조 공급원이었는데, 서울로7017은 이에 대한 접근이 없었다. 

은 고가도로에서 녹지로 조성된 서울역 앞 ‘서울로 7017’ 개장 1주년인 20일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20일 개장한 서울로를 찾은 방문객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도시재생이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 과제인 이유는 산업 생태계나 인문 생태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일자리와 경제적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장점은 톱다운(Top-Down)의 효율성이다. 그런데 도시재생은 복잡해서 톱다운과 지역기반의 다양한 연구와 관찰, 그리고 대안이 요구되는 정책 프로세스의 테마다.

대안은 뭘까? 최근 일본 구라시키를 방문하고, 담당 공무원의 설명을 들었다. 1968년 도시미관이라는 도시계획으로 출발해 약 50년간 진행한 구라시키는 실패를 거듭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진화해왔다. 전형적 지방개발 사업인 티볼리 공원이라는 테마파크는 잠깐 반짝하고 나서 디즈니랜드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들어서면서 망해버렸다. 테마파크는 우리나라의 지자체도 얼마나 많이 발표하는가? 일시적 투자 사업일 뿐이고 지속하기 정말 어려운 사업이다. 대부분 망한다.

구라시키 역시 망하고 나니 자신들의 지역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도시 계획의 일환이었던 구도심 역사지역을 가공하기 시작했다. 자기의 장점을 찾은 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번에 큰 사업으로 성공하기보다는 지속적 정착을 위한 장기적 시각에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정착 지원도 얼마 안되지만, 2년에 걸쳐서 상담하고 검토함으로써 작은 이익으로 정착할 진짜 주민과 상인을 찾아낸다. 경관을 위해서는 8층짜리 건물용지를 사들여 건물을 높게 짓지 않는다. 이는 장소의 완성도를 위한 일이다. 구라시키 미관지구 내 소상점이나 기업들에는 온라인 판매보다는 지역 판매를 장려하고, 특화 상품화를 지자체가 지원한다.

무엇보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2년마다 보직 이동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험을 계속 공유하고 노력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노력이 돋보였고, 이들과 함께하는 지역 건축사들의 애정과 성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아직 완벽한 성공이라 보기 어렵지만 50년에 걸쳐서 끝없이 노력하는 구라시키의 태도에서 지역기반의 학습과 관찰, 지속적인 개선이 도시재생의 필수조건임을 강조할 수 있었다.

<홍성용 | 건축사·건축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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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드는 대기오염물질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국경을 훌쩍 넘어버리는 월경성(transboundary) 오염물질은 관할권의 충돌과 오염원인-피해 간 책임 충돌을 야기한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편서풍이라는 바람의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즉 계절과 대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아시아 대륙과 중국에서 미세먼지와 월경성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월경성 오염물질 저감의 비용과 편익, 국력과 여론의 비대칭성은 한·중 간, 더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환경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지역 월경성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비전과 제도를 만들 것인가? 

필자는 2015년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된 파리협약(Paris Agreement)과 유사한 제도적 모델을 제시한다. 동북아 대기오염 협약은 생존을 위한 공동 목표 설정, 국가결정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NDC), 재원 마련, 경험 공유, 이행의 측정·보고·검증(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협약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의 환경 협력의 결과물처럼 협력 강화 양해각서, 센터 설립 등의 결과물이 아닌 각 국가에 구속력 있는 다자간 국제협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참여 국가의 책임과 피해 배상이 다자간 국제협약의 주된 내용이 된다면, 협약 자체가 형성되기 힘들 것이다. 

대신 자발적인 국가결정기여, 즉 자국 내에서 어느 정도의 오염물질을 언제까지 어떻게 줄이겠다는 것을 스스로 결정·공표하고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각국의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공동 저감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각국의 구체적인 저감 목표를 설정하는 데 필수적이다.  

협력의 내용은 경험 공유, 공동 재원 마련, 측정·보고·검증의 확립이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미세먼지 배출 저감이 가능 혹은 불가능한가에 대한 기술과 정책 공유가 국가 자발적 기여 협약의 중추이다. 

미세먼지 저감의 성공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패 경험도 공유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 정책, 인적 자원의 공유를 위한 재원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투명성과 측정·보고·검증 방안을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당사자들과 함께 점검할 필요도 있다.

바람의 흐름은 막을 수 없어도, 관할권 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 한 국가가 아닌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하에서 산업계, 시민,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도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대기 환경을 누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태동 |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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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수산단의 대기업들이 측정치를 조작해 대기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한 사실이 적발되고,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에도 심각한 허점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전국 1위인 현대제철은 허용기준의 5배 이상을 초과해 시안화수소를 불법 배출하고, 오염물질 저감장치 고장을 숨긴 채 5년째 가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안화수소는 흔히 ‘청산가스’라고 불리는 독성물질로 일반적인 대기오염물질보다 인체에 더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환경부의 배출허용기준 강화조치를 무색하게 만든다. 환경부는 금년부터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의 배출허용기준을 최대 2배 강화했다. 그러나 ‘예외인정 시설’로 삼천포화력 1~6호기, 보령화력 1·2호기, 호남화력 1·2호기, 동해화력 1·2호기, 현대제철 등을 지정했다. 수많은 사업장에 유예나 면제 특혜를 주었다. 심지어 삼천포화력 5·6호기의 경우 강화 전 황산화물 기준이 100 이하인데 현재 140 이하를 적용한다. 

배출기준 자체도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예외적으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 인천 영흥화력보다 여전히 2~4배 느슨하다. 영흥화력의 경우 2003년 강화된 기준이 이미 15년 이상 적용돼왔다는 점에서 전국의 모든 석탄발전소 배출기준을 영흥화력 수준으로 강화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부터 배출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예외를 금지하며 초과배출 부과금을 현실화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의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전국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배출하는 충남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 충남도는 2017년 석탄발전소만을 대상으로 보다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너무 긴 탓에 금년부터 적용된 환경부의 배출기준 강화에 추월당해 적용되기도 전에 사문화될 상황이다. 지난달 늦게나마 제철업, 석유정제업 등을 포함한 것은 다행이지만, 2021년에야 적용될 예정인 조례의 배출기준은 현재 적용 중인 환경부 기준보다 20% 강화된 정도에 불과하다. 겨우 20% 강화로는 환경설비 개선이나 배출량 감축을 유도하는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다. 

충남도는 적어도 배출허용기준을 2021년까지는 영흥화력 수준인 현재 환경부 배출기준의 50% 정도까지 낮추고, 2023년엔 30%까지 낮춰야 한다. 환경부도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을 답사해 매연을 맹렬하게 거대하게 내뿜는 굴뚝들을 바라보고, 미세먼지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해 어떤 배출기준을 설정할지 고민해 보시라.

<신현기 |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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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하나의 수계(水系)별로 관리 및 운영 주체가 서로 다른 다목적 댐과 수력발전 댐이 공존하고 있다. 다목적 댐은 말 그대로 홍수대비 조절과 수질관리, 발전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는 것이고, 수력발전 댐은 오직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만을 목적으로 하는 댐이다. 다목적 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용한다.

문제는 댐관리가 이원화되면서 물관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수력발전 댐을 운용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력발전이라는 목적에만 집중하다보니 수질관리, 용수관리, 안전관리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매우 부족하다. 수력발전용 댐인 팔당댐만 봐도 매년 대량의 녹조 발생, 수질 악화, 홍수대비 능력 등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땜질대응이라도 해야만 하는 팔당댐 주변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족한 살림에 더 허덕이는 상황이다. 

1960년대 국가 전체 발전량의 35%까지 담당했던 우리나라 수력발전 댐의 발전 비중은 2018년 기준 0.17%까지 축소되었다. 이는 현재 화력발전의 27분의 1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다목적 댐의 발전량까지 다 합쳐도 수력을 통한 발전량은 국가 전체 발전량의 0.4% 정도인 게 현실이다. 이렇게 미미한 효율을 지속하고자 수력발전 기능 외 다른 여러가지 댐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이 때문에 수력발전 댐을 다목적 댐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댐의 다른 기능, 즉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 대응과 녹조나 기타 수질관리상의 이점을 모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관 간 영역다툼이나 밥그릇 싸움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수력발전 댐을 다목적 댐으로 전환하자는 얘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지고 있는 수력발전 댐의 운용을 한국수자원공사로 넘긴다는 의미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입장에선 달가울 리 없다. 2016년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는 수력발전 댐 관련 업무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수자원공사로 위탁운영하도록 결정하였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수자원공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들을 제시하며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자원 공사로의 일원화가 아닌 위탁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도 당시 환경부보다 산업자원부의 발언권이 더 컸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물관리 일원화 관련 법이 작년 5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관리의 기준을 행정구역별로 나눈다는 건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하나의 수계로 흐르는 게 물이다. 행정구역이 아닌 수계별로 통합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 특히 댐관리 일원화부터 올바로 실행돼야 한다. 일본, 프랑스, 호주, 미국 등 선진국들만 봐도 하나같이 댐관리 일원화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1960~1970년대 압축성장기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수력발전 댐들이지만 이제는 다목적 댐으로 용도가 바뀌어야 한다.

<김순구 | 성결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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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석탄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며 치명적인 대기오염 물질로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석탄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외 석탄 투자의 큰손인 한국, 중국 등의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엔 석탄 발전이 유용하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개도국의 요구에 응답할 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투자는 개도국 경제와 산업에 유익할까?

반부패 시민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최근 인도네시아 석탄 산업과 연계된 비리 조사 보고서 두 편을 발표했다. 수년간 철저한 보안 아래 이뤄진 조사 결과로, 향후 추가적 증거들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조사는 한국 정부가 향후 인도네시아 석탄 투자 중단을 고려해야 할 상당한 이유를 제시한다.  

첫 번째 보고서는 지난 17일 열린 인도네시아 대선에 부통령으로 출마했던 정치인 산디아가 우노를 겨냥한다. 우노가 인수한 인도네시아 거대 석탄 기업 ‘베라우 석탄에너지’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정체불명의 역외 기업 ‘벨로드롬’에 자문료 명목으로 4300만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을 지불했다. 베라우 석탄에너지는 이외에도 우노와 연관된 기업에 꾸준히 거액의 자금을 유출했고 베라우는 기업 재정 악화로 수억달러에 이르는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손해는 투자자에게로 돌아갔다. 우노의 부정은 자칫 인도네시아 자국 내의 흔한 부패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위트니스를 비롯한 해외 단체들은 한국과 같은 투자국도 여기에 상당한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거기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인도네시아 석탄 산업에 관련된 부패는 단순히 정치인 한둘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우노뿐만 아니라 현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의 측근인 해양부 장관 루훗 빤자이딴 또한 석탄 관련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과거 석탄 기업 ‘토바 바라 세하트라’를 익명의 구매자에게 비공개 액수로 판매했는데,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몇 년 전에는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여럿이 일본 및 프랑스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석탄 발전소 증설 계약을 내주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둘째, 한국은 해외 석탄발전 금융지원 규모 세계 2위 국가다. 최근 수주를 알린 두산 자바 9, 10호기 신규 석탄발전소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내 다수 석탄발전소의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 소유의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이 투자 주체인데, 이 중에는 최초 건설 허가 자체가 불법이라고 판결 난 찌레본2 발전소도 포함돼있다. 현재 찌레본 지역장은 기반시설 사업과 관련하여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셋째, 한국의 석탄발전 투자는 국제적인 평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석탄발전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앞당기는 데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패로 얼룩진 인도네시아 석탄 비리를 유지하는 데 연루되는 위험을 자처하는 것이다. 즉 한국의 인도네시아 석탄 투자는 심각하게 얼룩진 석탄 비리를 심화하는 데 한 요인이 될 뿐이다. 

잇따른 인도네시아 석탄 산업의 부패 의혹들은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정부는 파리협정의 협약국이면서 기후변화 리더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석탄발전 금융지원을 계속하는 이상 한국은 기후변화 리더가 될 수 없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즉각 중단하길 요구한다. 한국 투자자들 또한 여전히 인도네시아 석탄발전에 재정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일련의 사건들을 중대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애덤 맥기번 | 글로벌 위트니스 선임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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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이 정도 규모라면 신도시 하나는 너끈히 들어가겠다.’ 인천공항에 들어설 때마다 중얼거리곤 한다. 며칠 전 호주에서 귀국하는 친지를 마중하러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은 물론이고 지하 주차장에 공항철도역까지 포함하면 실로 엄청난 크기의 실내 공간이다. 거대할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하다. 

입국장에 앉아 가까운 미래를 그려보았다. 누군가 기후변화와 같은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리 돔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유리 돔 내부에는 그야말로 조화와 균형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도는 기본이고, 먹을거리는 최적의 상태에서 재배되고 양식될 것이다. 에너지 시스템 또한 재생과 순환이 가능할 것이다. 인구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자립과 자치의 마을 공동체가 뿌리내릴지도 모른다. 

인천공항에서 미래도시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때문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플롯은 단순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최후의 날’에 직면하게 되자 과학자들이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압도적 화면, 정교한 스토리 라인, 과학 지식의 적절한 활용, 인류의 미래를 위한 영웅들의 도전과 희생 등등 완성도가 높은 영화였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우주를 배경으로 인류가 새 행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

픽션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실제로 지구 행성을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진전하고 있지만 인류가 ‘또 다른 지구’로 이주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기 전에 인천공항과 같은 ‘유리 돔 도시’가 먼저 생겨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누가 유리 도시에 입주하는가. 또한 지구를 떠날 때 누가 우주선에 탑승하는가. 그리고 새 행성은 어떤 세계를 추구하는가. 몇 년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스텔라>를 떠올리며 붙잡게 된 화두다. 

엊그제 책벌레로 유명한 후배가 “요즘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죠?”라며 신간을 한 권 놓고 갔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조천호 지음, 동아시아). 기후변화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번역서를 읽고 난 뒤여서 얼른 집어 들었다. 기후변화에 관해 평균 이상의 관심을 갖고 있다고 여겨왔는데 책장을 넘기면서 밑줄을 자주 그었다. 무엇보다도 국내에 이런 시야를 가진 기후 전문 필자가 있었구나 하는 반가움이 앞섰다. 추천사에 나왔듯이 “과학이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학자”였다.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을 역임한 대기과학자가 대중들을 위해 쓴 책이지만 그 폭과 깊이가 만만치 않다. 특히 빅 히스토리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기후와 문명의 관계를 조명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4대 문명의 탄생은 물론이고 프랑스대혁명, 산업혁명도 기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명나라에 이어 청나라가 등장한 것이나 조선시대의 개막, 영·정조 시기의 문예부흥 역시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 문명이 인간 지성의 필연적 결과라고 여기는 것은 오만이다. 인류 문명은 홀로세라는 ‘완전한 기후 조건’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우연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홀로세는 인류가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진입하고 있다. 인류세란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생태 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말한다. 현재 인류가 지구에 끼치는 가장 큰 악영향 중 하나가 지구 평균 온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향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시기를 기준으로 섭씨 1.5도 이하로 낮추자고 결의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면 임계치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인류는 홀로세 기후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폭염, 한파, 해수면 상승, 농경지 상실, 환경 난민, 기후 전쟁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한꺼번에 작동된다. 

지구가 빨개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는 인류에게 관심이 없다. 미래가 우리 인류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속수무책인가? 그렇지 않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의 저자 조천호 전 원장은 과학계의 경고를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과학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력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독감 약에 빗댄다. 위치정보와 독감 약이 문제를 100%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우리가 신뢰하는 것처럼 과학계의 충고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반세기 전부터 ‘성장’을 멈추고 ‘지속’을 추구해야 한다고 권고해왔다.  

인천공항에서 상상한 ‘유리 도시’는 이미 곳곳에서 우뚝하다. 하지만 극소수 기득권층을 제외한 대다수가 유리 도시 바깥에 거주한다. 가난하고 힘없고 아픈 대다수 인류가 지구의 역습에 내몰리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태 환경 문제 이전에 정의와 윤리의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불평등으로 인한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다. 결국 정치의 문제다. 권력에 눈먼 현실정치부터 혁신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성숙시켜 지속을 위한 합의를 이뤄낸다면 지구는 다시 푸르러질 것이다. 우리 안에는 아직 홀로세의 ‘파란 마음’이 있다.

<이문재 시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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