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고산 침엽수의 멸종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리산, 덕유산, 계방산 등 백두대간 핵심 지역 해발 1600m 전후 아고산대 가문비나무의 집단 고사를 확인했다. 수분 부족으로 나무껍질이 벗겨지고 선 채로 앙상히 말라가면서 봄철 강풍에 뿌리째 뽑힌 모습이었다. 한라산 성판악 진달래대피소와 영실 윗세오름의 구상나무 군락도 비극적 상황이다. 한반도 백두대간 생태계의 상징적 존재인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가 차례차례 멸종의 임계점을 넘은 것이다. 한반도 숲 생태계는 이제,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고산 침엽수의 멸종은 우리 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코로나19는 현재 209개국에서 감염자가 확인되었고, 전 지구적 재난으로 확산 중이다.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에볼라, 니파 바이러스의 숙주는 야생 박쥐였고, 박쥐와 접촉한 천산갑, 낙타, 원숭이, 사향고양이, 돼지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된 것이다. 이러한 인수공통감염병이 창궐한 이유는 산림 파괴, 밀림 벌채 등 난개발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사라지고, 무분별한 식용과 약재 거래, 공장식 밀집 사육 등 야생동물과 인간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산불, 홍수, 가뭄, 강설 등 기후위기의 징후들은 생태계의 단절과 훼손, 바이러스의 창궐 빈도를 높이고 있다. 감염병 대유행을 경험하고서야 우리는, 인간 건강은 건강한 ‘생물다양성’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세기 감염병의 70%가 인수공통감염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야생 상태의 ‘바이러스 X’는 예측 불가능한 ‘인간 질병 X’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점 커졌다. 우리 인간은 생물다양성과 인간의 상호 건강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고도 성장을 외치며 경계를 넘어섰다. 야생은 개발과 통제가 가능하다는 생각과 과학기술 만능주의는 코로나19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1.5도의 경고를 무시한 ‘기후위기 팬데믹 쓰나미’는 현실이 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정신 차리고, ‘기후정의’에 응답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의 위기이며, 이는 곧 인간 생존의 위기를 부른다. 위기는 깊고 넓게 곪아간다. 근대의 정치, 경제, 사회는 생물다양성, 사회다양성, 정치다양성을 보전, 확대, 보장하지 않고 ‘유일하게’ 내가 정답이라는, 나만 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 사고에 사로잡혔다. 극단적 환원주의는 파시즘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파괴한다. 한국의 거대정당 독점정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인과 정당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동조자일 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재난에도 ‘물리적 거리 두기’가 무색하게 선거운동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기후악당, 기후파쇼’가 아닌 기후정의에 투표한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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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어야 한다!” 100년 전 근대 도시 운동을 이끌었던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말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전 세계의 도시들은 도시에 나무를 심고 공원을 조성해왔다. 현재 서울의 1인당 공원 면적은 16.80㎡다. 런던의 33.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뉴욕의 14.7㎡와 유사하며 도쿄의 4.5㎡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1963년 서울의 1인당 공원 면적은 7.7㎡에 불과했다. 그동안 확보한 공원녹지는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녹색의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서울의 여유로운 공원녹지에 대한 인상과 수치에는 착시효과가 있다. 자연공원과 하천변을 제외하면 1인당 공원 면적은 11.82㎡로 줄어든다. 게다가 오는 7월 미집행공원이 실효(일몰)됨에 따라 현재 공원 면적의 79%가 다른 용도로 개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1인당 공원 면적은 2.5㎡ 정도로 쪼그라든다. 단순히 수치의 착시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의 공원 분포를 보면 지역적 불평등이 크다. 몇몇 대형 공원이 있어 공원 전체 면적이 커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서 넓은 공원을 만날 수 있는 동네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여전히 우리는 공원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미집행공원을 살리기 위한 예산과 시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소외된 지역을 돌아보고 남아 있는 공간적 가능성을 시민과의 협업을 통해 찾아내야 한다. 학교와 등굣길을 녹색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옥상과 벽면을 새로운 형태의 녹지로 바꿀 수 있다. 방치돼 있던 도로변의 거대한 빈 땅들을 돌아보고 과감히 도로와 철도를 지하화해 경의선 숲길과 같은 공간을 더욱 늘려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진행 중인 ‘3000만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어느 도시 부럽지 않은 공원녹지를 확보하면 나무를 그만 심어도 될까? 세계 최고의 공원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 런던은 2019년 ‘국립공원도시 런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런던의 목표는 도시 내에 더 많은 공원, 더 좋은 공원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이는 도시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즉 도시의 100%가 공원인 도시를 구상하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국립공원도시’는 개념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공원을 주거와 다른 공간으로 나누기보다는 주거를 공원 안의 집으로 보자는 개념이다. 이런 발상은 전체가 공원인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도시, 전체가 학교인 도시로 확장될 수 있다.

런던이 제시한 공원녹지의 패러다임 전환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나무를 다시 심어야 한다.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푸르른 도시가 되어도 우리는 여전히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일상이 비일상적인 염원이 되어버린 시기에, 꿈처럼 다시 피어난 벚꽃과 목련 아래서 마스크를 쓴 채 연녹색 신록을 만져보려는 아이의 손이 왜 우리가 이 순간에도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김영민 |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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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시가 청계천·을지로 지역 재개발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재정비사업을 재생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세운재정비촉진사업은 다수 상인들의 고통을 담보로 시행사만 이득을 보는 잘못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공공성을 위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오랫동안 일해온 세입자들만이 아니라 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건물주조차도 원하지 않는 사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됐다면 이미 행정 절차가 진행됐더라도 당장 멈추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금의 대책은 말 그대로 방향 전환일 뿐이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개발사업이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업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 없이, 철거되는 업체들을 인근의 대체부지로 이주시킨다고 한다. 심지어 재개발구역 해제로 인해 발생할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방지책도 없다. 이렇게만 보면 결국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고 주변 지역은 민간에서 알아서 개발하게끔 두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을지로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고 남은 비좁은 땅에 아파트식 공장을 짓는다면 과연 산업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우리는 대체부지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현 골목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는 리모델링형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산업생태계를 살리고자 했다. 한발 물러나 재개발을 인정하고 대체부지를 받아들인다고 한들,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한 우리에게 대체부지는 의미 없다.

청계천·을지로 일대는 오랜 협업관계로 이루어진 제조 특화 지역이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60년 동안 이 지역에서 거래를 하면서 축적된 유통 경로와 신뢰 관계가 지금의 협업체계를 형성했다. 정밀 가공을 중추로 해서 공구, 철물, 기계부품, 조명, 귀금속, 시계, 인쇄, 전자부품 등 여러 제조·유통 업종들이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시장을 이끌어왔다. 이렇게 특화된 점포 하나하나가 특수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한 점포만 사라져도 지역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산업생태계의 구조도 이해 못한 채로 우선 이주부터 하라고 한다.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의 팔과 다리를 잘라서 다른 곳에 붙이면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가든파이브 사태가 반복될까 우려된다. 

이곳은 제조업 르네상스의 발상지다.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산업생태계는 맞춤형 소량 생산에 특화되어 있고, 자원과 정보의 유통과 접근이 용이한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 그래서 기업 및 공공 연구소, 학교 연구실, 창업가, 예술가 등 창의적인 생산활동을 하는 곳에서 많이 이용한다. 이 같은 산업생태계가 파괴되면 제조업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산활동 전체를 떠받치고 있던 토대가 무너진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방향 전환의 용기를 보여준 만큼, 서울시가 상인들과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고민과 연구를 진지하게 하길 바란다. 재개발로부터 산업생태계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지역 주체인 상인들과 머리를 맞댈 때에만 가능하다. 도시 제조업의 미래를 위해 서울시는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무호 | 청계천생존권사수비상대책위원회 정밀지구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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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비상저감조치 시행에 나서고 있다. 눈에 띄는 조치는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이다. 석탄화력발전은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원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퇴출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발전설비 제조 기업인 두산중공업은 변화를 거부한 것처럼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이러한 ‘오판’은 주주뿐 아니라 한국 국민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매출 하락이 시작된 2013년 이후 한 번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발전설비 시장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수주잔액이 감소했고, 매출액은 지난 6년간 30.6% 감소했다. 지난 5년간 주가는 85% 하락했고, 신용등급은 A+에서 BBB까지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이 당장 올해 재융자(refinance)해야 할 채권이 7090억원에 이른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중공업 경영진은 세계 에너지 시장 동향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지난 한 해에만 미국에서 8개 석탄회사가 도산했고, 호주에서는 상장된 4대 석탄회사가 모두 큰 손실을 내면서 주식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반면 석탄 사업을 정리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회사들은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스페인 전력기업 이베르드롤라와 미국 넥스테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여전히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중에서도 복합화력 가스터빈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가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생산을 시작했지만, 후발주자인 두산중공업이 한국 가스터빈 시장은 확보할 수 있을지라도 지멘스나 GE, 미쓰비시와 같은 전통 강호들과 세계에서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설상가상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가스발전 시장의 잠재력은 점차 줄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거래하는 해외 전력회사, 금융기관, 바이어들은 두산중공업의 경쟁력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두산중공업을 통해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한국 정부가 거액의 정책금융을 유치한다는 조건하에서만 두산중공업과 거래하려 하는 이유다. 납세자 관점에서 이런 상황은 명백히 문제가 있다. 두산중공업의 사업 판단 실패에 대한 대가는 누가 치를까? 대우조선해양의 사례에서 경험했듯 공적 자금으로 기업을 살리려는 시도는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부 차원의 응원이 단기적으로 두산중공업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이 납세자들의 지원 없이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결코 그 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멜리사 브라운 |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아시아 담당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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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후행동 청소년들이 13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정부의 소국적 기후대응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기후변화’가 미국 뉴욕타임스 1면 머리기사를 처음 장식한 때가 1988년 6월24일(현지시간)이다. 제목은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 전문가 상원에서 말하다’였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제임스 핸슨 박사는 전날 미 상원에서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에 의해 강화된다고 99% 확신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은 대중들에게 지구온난화·기후변화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그 피해가 미래세대의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경종이었다. 하지만 정부를 움직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2015년은 기후변화의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진 해였다. 그해 12월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195개국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기후변화 소송에서도 새 역사가 쓰였다. 그해 6월24일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헤이그지방법원은 환경단체 위르헨다와 시민 900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항소법원(2018년 10월)과 대법원(2019년 12월)을 거쳐 확정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5% 감축해야 한다.

그해 8월 미국에서도 의미 있는 기후변화 소송이 제기됐다. 눈에 띄는 점은 원고들이다. 원고 21명은 8~19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핸슨 박사의 손녀 소피 키블리핸(당시 16세)도 있었다. 이 소송은 뒷날 스웨덴의 10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미래세대 환경운동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기후변화로부터 보호받을 헌법적 권리를 주장하며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했지만 제9항소법원은 지난 1월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의 당사자 적격 사유 부족”이 이유였다.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청소년 19명이 지난 13일 “정부의 소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정책이 생명권·환경권 등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냈다. 한국 미래세대의 첫 기후소송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지구온난화 위험에 놓여 있는 다음 세대 청소년들”이라고 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유독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다. 이 소송의 결말이 궁금하다.

<조찬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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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1일 일본 NHK 뉴스에 의하면, 전날 일본 경제산업성 소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배출되어 누적되고 있는 삼중수소 등을 포함한 오염수 처분방법으로 해양방출을 추천하는 내용의 정식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근거하여 경제산업성은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해양방출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하여 후쿠시마현과 이웃한 이바라키현 지사는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일본 어업계도 어업 피해 때문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으며, 일본 유권자 절반 이상도 반대한다는 것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14일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재 사고 원전에서는 삼중수소와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오염수가 매일 약 170t씩 발생하여 2019년 10월31일 기준 약 117만t이 저장되어 있다. 함유된 삼중수소 방사능은 약 856조베크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국내외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환경 범죄에 해당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을 꾀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한 술 더 떠서 그보다 더한 고방사능의 상시적 해양 및 대기 방출을 계획하고 있다. 2022년 본격 가동 예정인 일본 북단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위치한 대규모 재처리공장이 그것이다. 재처리공장이란 원전에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산에 녹여 화학적으로 처리하면서 핵연료 사용 목적으로(또는 핵무기 제조 목적으로) 내용물 중 1%에 해당하는 플루토늄을 분리 활용하고 나머지는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분리하여 저장한다.

재처리 과정 중 사용후핵연료 내 방사성물질들이 방출되는데, 삼중수소도 이 과정에서 방출된다. 롯카쇼무라 공장이 연간 800t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다른 방사성물질들에 더해 연간 약 9700조㏃의 삼중수소가 해양으로 방출된다. 이는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 내 삼중수소 총량의 10배 이상이다. 게다가 대기로도 다른 방사성물질들과 함께 후쿠시마 삼중수소 총량만큼의 삼중수소를 매년 방출한다. 2022년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이 가동하게 되면, 환경 차원에서 볼 때 재앙에 가까운 대량의 방사능을 롯카쇼무라 주변 해양과 대기로 상시 방출하게 되는 것이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의 가동 여부는 일본의 핵무기 확산 가능성 또는 테러그룹들의 플루토늄 탈취 가능성 때문에 그동안 국제사회의 우려거리였다. 연간 800t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8t의 플루토늄을 분리하는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으로 핵무기 1000기의 분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환경적으로도 재앙 수준의 방사능을 상시적으로 해양과 대기로 방출하는 방사성폐기물 방출 공장인 것이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이 중지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강정민 |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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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주변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 해안가에 철새들이 모여 있다. 성산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제주 성산에 사는 ㄱ씨는 자신의 집이 제2공항 사업 예정지로 편입된 사실을 어느 날 저녁 뉴스를 보고 알았다. 현 제주공항의 관제시설을 개선하고 보조활주로를 활용하면 ‘제2공항은 필요 없다’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보고서는 은폐되었다. 제2공항 사업 근거인 2045년 항공여객 수요는 ‘사전타당성 검토’ 4560만명, ‘예비타당성 보고서’ 4042만명, ‘기본계획 용역’ 3890만명으로 일관성이 없었다. 애초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제2공항 사업을 설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주민 460명이 서명해 요구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 의견 공개를 거부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입지적 타당성이 매우 낮은 계획’ ‘갈등 해소와 주민 수용성 우선 확보’ ‘합동 현지조사’ 등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집 앞에서 흔히 발견되는 맹꽁이 등 각종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기록되지 않았다.

‘제2공항, 상생방안 마련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 착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주 2020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선 상생, 후 공사’를 언급했다. 그런데 상생의 알맹이는 없었다. 상생을 내세웠지만, 사실은 ‘연내 강행’만 강조한 것이다. 반면에 올해 제2공항 최대 쟁점인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론화 과정은 쏙 빼버렸다. 정보 비공개와 부실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전면 재검토 혹은 도민 의견수렴 후 결정’을 지지한 70% 이상의 여론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제주 언론 4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계획대로 추진’은 불과 22.8%였다.

지난 10년 동안 제주 항공여객은 매년 100만명씩 급증하고, 2019년 항공여객은 3000만명에 육박했다. 하루 평균 약 10만명이 제주를 방문했다. 그사이 제주의 환경 수용성, 사회 수용성은 한계를 초과했다. 차량 증가와 교통혼잡, 하수처리장 용량 초과,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전국 최다, 소각장 포화와 폐기물 불법 해외 유출, 중산간 난개발, 지속 가능 이상의 지하수 취수, 땅값 상승률과 범죄 발생률 전국 최고 등 삶의 질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토부의 계획대로라면, 2045년 제주는 지금 항공여객보다 1.5배 많은 4560만명을 수용할 것이다.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일관된 입장은 인텔리 관료 중심, 정보 비공개, 물량 만능이었다. 김현미 장관은 철저하게 ‘성장 환상’에 빠져 있었다.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주도했고, 지역 난개발을 성장이라 불렀다. 코로나19의 충격을 공공부문 건설경제 활성화로 극복하겠다고 했다. 제2공항 사업! 일부에게는 돈을, 다수에게는 절망을 안겨줄 것이다. 김현미의 상생은 딱 그 수준이다. 그런 그가 제2공항 건설 여부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은 아주 비극적이다. 제주의 미래는 ‘성장 관료’ 말고, 우리가 결정할 일이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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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목연석(魚目燕石)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의 눈과 중국 연산(燕山)에서 나는 돌은 모두 옥(玉)과 비슷하지만 옥이 아니라는 뜻으로, 진짜와 비슷하지만 본질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주 한전의 2019년 결산실적이 나오자 ‘탈원전=한전 적자’라는 잘못된 주장이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며, 에너지전환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실 본격적인 ‘탈원전’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2017년 23GW이던 원전 설비용량은 2024년이 되면 27GW까지 늘어난다. 이 기간 중 문을 닫는 원전은 3GW에 불과한 반면, 새로 문을 여는 원전은 7GW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원전이용률이 하락했던 이유는 과거 건설된 일부 원전에서 콘크리트 공극 등이 발견되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정비작업은 순차적으로 마무리되어, 2019년 2분기 원전이용률은 예년 수준인 82.8%까지 회복되었다. 더구나 원전 예방정비 및 가동은 원안위 승인 등 법적 절차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니 정부가 의도적으로 개입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맞지 않다.

2019년 한전 실적이 하락한 주된 이유는 3가지 환경관련 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첫째,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값싼 석탄발전 대신에 값비싼 가스발전을 크게 늘려 발전비용이 증가하였다. 둘째,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작년에 배출권 가격이 크게 올라 이와 관련된 비용도 급증하였다. 셋째,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의 이행비용도 늘어났다. 

일반 제품에 비해 유기농 제품이 더 비싸듯이 환경과 안전을 강조하다보면 결국 관련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정확하게 산출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독일 및 덴마크와 같은 에너지전환 모범 국가에서는 친환경 발전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고, 전기요금 고지서에 친환경 발전으로 인한 추가적 비용이 별도로 적혀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관련한 국민적 논의가 아직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에너지전환은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 투자액 중 67%가 재생에너지에 집중되고 있으며, 세계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8년 26%에서 2040년 6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전환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로 소비자에게 적절한 가격신호를 제공하여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전력의 낭비적 소비를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당장 올해부터 신기후체제인 파리기후협정이 본격 가동된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유승훈 |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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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강동구의 한 폐지 수거업체.처리가 된 폐지묶음이 차에 실리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20년 전 새벽 4시 영하 15도의 골목길을 기억한다. 싼 맛에 구입한 새벽 비행기를 타러 공항 가던 길, 폐지 줍는 할머니를 보았다. 그는 75도쯤 굽은 등으로 쓰레기를 매만져 자기 몸체만 한 폐지를 구원해냈다. 누가 감히 게을러서 가난하다고 하는가. 고 노회찬 의원은 새벽 4시 구로에서 강남 가는 6411번 버스를 타는 청소 노동자에 대해 말했었다. 한겨울 새벽길에는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이 세계의 평온을 몸으로 떠받치는 사람들.

2018년의 ‘쓰레기 대란’이 폐지로 돌아왔다. 똑같은 전개다. 전 세계 50%의 폐기물을 수입하던 중국이 이를 금지했다. 폐기물을 떠넘길 곳이 없어지자 폐기물 가격이 폭락한다. 그 결과 재활용의 춘추전국시대 혹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인 약육강식시대가 도래한다. 오로지 돈 되는 재활용품만 살아남는다. 돈 안되는 재활용품을 처리해봤자 운반비도 안 나온다.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재활용품을 수거하려면 돈을 내라고 한다. 결국 수거업체들이 “안 가져갈 테니 알아서들 하세요”라고 답한다. 수거가 중단되고 우리 동네에 ‘쓰레기 산’이 쌓일 찰나, 우유팩에는 닭 뼈와 휴지가 꾸역꾸역 담겨 있고 박스에는 택배 송장과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재활용 업체는 이 ‘쓰레기’들을 외면하고 질 좋고 저렴한 외국산 폐지를 사서 쓴다. 

중국이 폐기물 수입 금지를 더 강력히 시행하면 폐기물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폐지를 줍던 사람들은 어찌 될까. 소설가 백영옥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밀린 예술가를 “사람들이 기피하는 불편하고 후진 지역에 들어가 더러운 거 다 먹어 치우고 깨끗하게 해놓으면 땅값이 올라 자신들은 떠나야 하는 미생물 같은 존재”라 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쓰레기를 구원하는 사람이야말로 도시 삶을 떠받치는 필수 유익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충북인’에 따르면 청주에서 이들이 사라지면 소각·매립에 100억원 이상이 든다. 폐지 줍는 사람들은 100억원 이상의 세금을 아낀 대신 시간당 750~1000원을 벌었다. 2020년 최저시급은 8590원이다. 환경운동가 짐 퍼킷의 말처럼 “쓰레기는 늘 가장 저항이 적은 경제적 경로를 따라 흘러내린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는 질 낮은 혼합 폐지에 처리비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1년 전 인도에서 만난 쓰레기 줍는 ‘웨이스트 피커’는 주정부로터 발급받은 ‘직업 카드’와 복지 혜택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그때 우리말에는 웨이스트 피커를 번역할 적당한 단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폐지만 줍거나 노년층만 하는 일도 아니건만 ‘폐지 줍는 할머니’ 외에 그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존재는 투명하게 지워진다.

삶이 쓰레기가 되는 순간은 일의 가치를 인정받지도, 보상을 받지도 못할 때다. 지금이라도 공공자금을 쏟아 멸종위기에 처한 폐지 줍는 사람들과 지구를 살려야 한다. 우리 스스로는 분리배출을 제대로 해서 타인의 노동과 지구를 갉아먹지 말고, 기업은 재활용이 쉽도록 물건을 만들어 해당 물건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다 귀찮고 싫다면 집 앞에 쓰레기 산을 껴안고 살든가.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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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미세먼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와 함께 지구촌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긴 유언장에는 인류가 앞으로 100년 안에 새로운 행성을 찾아 지구를 떠나지 않으면 멸종할 것이라는 경고가 들어 있다. 그 원인으로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원자력발전소와 핵폭탄, 사람들의 건강 악화 그리고 소행성 충돌을 들었다. 소행성 충돌을 제외하곤 모두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의 돈벌이에만 혈안인 머니좀비(money zombie)들과 이들과 한통속인 정치인들에겐 기후변화도 부정의 대상이어서 10년 뒤 지구의 운명이 정말 걱정이다. 이들에게 지구를 맡기기보다는 지구촌 시민들이 직접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

최근 잇따르는 폭염과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를 겪으면서 환경파괴에 의한 인류 멸망 시나리오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미 기후재앙은 살벌한 현장을 일상화하고 있다. 얼마 전 들이 건조해지자 들불이 발생해 해안선을 따라 전 국토로 번지면서 몇 달째 화염에 휩싸인 호주 해안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확산되는 화염과 여기서 나오는 연기의 띠는 불길한 전조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재앙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만일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10년쯤 뒤엔 전 세계가 봄마다 화염에 뒤덮이고 여름엔 태풍에, 겨울엔 한파나 온난화 등 이상기후에 시달릴 것이다. 인간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인명손실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기후변화협약이 무색하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에 비해 무려 60%나 증가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 나라가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00% 이행하더라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에는 역부족이라 각 나라가 지금부터 2030년까지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2100년까지 갈 것 없이 10~20년 안에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로에 선 지구를 살리는 일은 과학기술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온실가스를 크게 줄여야 하는데 지구촌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물과 전기를 아끼고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해 자원 낭비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를 매년 100억t 이상 배출하는 가축 사육을 억제하려면 육식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간소한 채식 중심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 이를 지키면 자연히 음식물쓰레기도 줄어들 것이다. 쓰레기 분리와 재활용은 물론이고 특히 평소에 전기와 물을 아끼기 위해 냉난방을 자제하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애용해야 한다. 독성 쓰레기 투기나 폐수 방류 등 환경파괴범을 보면 즉시 128로 신고해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

정책적으로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나무를 곳곳에 많이 심고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늘려 화석연료를 줄여나가야 한다. 환경 선진국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이미 20%를 넘어섰는데 한국은 겨우 1%를 넘어서 지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지구를 살리는 일들을 실천하려면 자연의 순리를 존중해 자연스럽고 검소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이기영 | 초록교육연대 공동대표·호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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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버그가 2020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0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패널 세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이 6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법인과 전직 임직원들에게 각각 벌금 260억원과 징역 1~2년 및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 기준치를 초과한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하는 경유차 12만대를 들여와 이 중 상당량을 판매한 혐의다. 지은 죄에 비해 벌금의 규모나 형량이 가벼운 것은 아쉽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박모 전 사장 등은 법정구속을 면했고, 독일로 도피한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은 선고가 연기됐다. 

AVK의 행위는 의도적 조작에 의한 환경범죄라는 점에서 그 죄가 무겁다. 경유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일산화질소 등을 내뿜는다. 한국은 질소산화물을 유럽 배출가스 허용기준(유로)으로 관리한다. 승용차의 경우 2015년 9월 이전까지는 유로5(0.18g/㎞)를, 이후부터는 유로6(0.08g/㎞)를 적용해왔다. 그런데 AVK 배출가스 조작차량은 주행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유로5 기준치보다 10배 가까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민을 상대로 ‘가스 테러’를 저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더구나 AVK는 이를 알고도 숨겼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 등에 대해 “관계 법령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검사 시에는 정상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시에는 차량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조작한 것이다. 주행 시 저감장치가 정상 작동하면 연비·출력 등 성능이 떨어지는 점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결국 돈벌이를 위해 대기오염에 눈감은 것이다. 재판부도 “피고인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질타했다. 정부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경유차는 2400만대에 이르는 등록차량의 42%에 달하지만, 소형차까지 포함한 배출가스 관리제도가 본격 시행된 것은 불과 2년여 전이다. 환경 위반 처벌규정은 헐겁기 짝이 없고, 인증검사는 주로 서면으로 진행해왔다.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는 당신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며 “이를 이해하고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악마’나 다름없다”고 했다. 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은 ‘지구 오염에 눈감은 악마’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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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보자. 전 세계 청년을 상대로 내일 글로벌 선거를 치른다면 제1 공약은 무엇일까. 단연 기후변화가 돼야 할 것이다.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연말 22개국 18~25세 청년 1만896명을 대상으로 현시대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를 물었더니, ‘기후변화’가 41% 응답으로 1위에 꼽혔다.  

환경 운동가인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공동의 미래를 향한 지속 가능한 방향 구축’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살 여중생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8월의 어느 금요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의회 건물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 소식이 보도되며 각국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기후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란 단체가 결성됐다. 2019년 3월15일엔 전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140만명이 참여한 동맹 휴학이 진행됐고, 5월과 9월, 11월에도 동시다발적인 전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이 이어졌다. 한국 청소년들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팻말을 들고 동참했다. 불과 1년 반 만에 ‘툰베리 현상’이 세계를 휩쓸었다. 

기성세대는 기후변화에 그만큼 민감하지는 않다. 어쩌면 각종 국제무대에서 툰베리와 연달아 설전을 벌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울지 모른다.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는 트럼프의 입장은 “먹고살기 바빠 기후 문제는 사치”라는 기성세대의 속내와 어느 정도 닿아 있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유럽의회에서 툰베리는 ‘지금 집에 불이 났어요!’란 연설로 위기를 호소했다. 불타는 지구가 바로 내가 살아야 할 ‘우리집’이라는 연대의식이 세계 젊은 세대들을 하나로 묶었다. 몇 달째 꺼지지 않는 호주 산불, 녹아내리는 빙하,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로 숨 막히는 공기, 플라스틱 등 썩지 않는 쓰레기더미…. 70~80년은 이 ‘집’에서 살아야 할 젊은 세대에게 기후 문제는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 무서운 위협이다.

지난달 31일 ‘환경정의 타운홀미팅’에서 청년들이 공룡옷을 입고 퍼포먼스를 펼쳤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공룡처럼 인간도 멸종하고 말 것”이라며 쓰러져 죽는 연기를 했다. 각국의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 보고서에서 한국은 61개국 중 58위다. 중생대 공룡처럼 인류세의 인류는 청년세대에서 끊어질까. 스스로 ‘멸종위기종’이라 말하는 청소년들의 외침이 절박하다.

<송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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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시설에서 지난해 말 고농도 방사성물질이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2일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 인공 방사성 핵종이 연구원 내 자연증발시설 주변 우수관으로 방출됐다는 보고를 21일 받았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12월30일 연구원 정문 앞 하천 토양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난 6일 분석한 결과 방사능 농도가 최근 3년 평균치의 59배(25.5㏃/㎏)로 측정됐다.

자연증발시설은 실험과 연구과정에서 나온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태양열로 증발시키는 시설로, 연구원은 여기서 처리되는 방사성폐기물은 극저준위 수준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런데 이 시설 앞 맨홀에서 고농도의 방사성 세슘134, 137과 코발트60 등이 측정된 것은 연구원의 안전관리에 다시금 의문을 품게 한다. 핵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세슘137은 인체에 위험한 인공 방사성물질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다량 검출된 바 있다.

대전시는 사고에 유감을 표시하고, 신속·정확한 조사와 원인규명을 촉구했다. 자치단체가 보도자료까지 내 유감을 표시한 것은 연구원에서 수년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원에는 연구용 원자로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등이 있는 데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 ‘죽음의 재’로 불리는 방사성물질의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도 2017년에는 방사성폐기물의 분류·처분 절차를 따르지 않고 콘크리트·토양·오수 등을 무단으로 폐기한 사실이 적발됐고, 2018년 1월과 11월에는 두 차례나 화재가 발생해 방사성폐기물이 불에 탔다.

연구원은 검사 결과 외부를 흐르는 하천의 방사능 농도는 평상시 수치라고 밝혔지만, 지역 환경단체는 그동안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얼마나 외부로 흘러나갔는지 알 길이 없다며 역학조사에 나서라고 했다. 연구원은 방사성 측정 나흘 뒤인 10일 원안위에 1차 보고를 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름이 지나 공개된 것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사건·사고가 잦다보니 주민들이 연구원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간다. 연구원과 원안위는 이번 사고의 원인·진상을 하나도 남김없이 철저하게 공개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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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아마겟돈의 한 장면과 같았다”고 증언할 만큼 거대한 화마가 호주 대륙을 휩쓸던 시간. LA에서 열린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영화 <조커>로 주연상을 수상한 호아킨 피닉스는 남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축산업과 기후변화 문제의 관련성을 인정하고, 행사 식단을 모두 채식으로 준비해주신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 감사한다.” “또한 오늘 많은 분들이 호주 산불을 걱정하는데, 위기의식과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한다면 행사를 위해 전용기를 타고 오는 행동은 하지 말자.”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출연한 영화 '조커'의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방송을 본 후 기사를 찾아봤다. 오랜 시간 채식운동을 해온 그가 직접 주최 측인 HFPA에 제안한 것이라 한다. 기후변화에 역행하는 트럼프 정권에 소신발언을 하기로 유명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는데, 그 역시 2016년 아카데미에서 주연상을 수상할 때 환경문제를 언급했었다. 디캐프리오의 자동차 3대는 모두 전기차이거나 하이브리드 기종이고, 태양열을 이용하거나 가죽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에코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배우 제인 폰다도 최근 ‘금요일마다 체포되는 사람’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가 이끄는 기후변화 관련 시위를 매주 금요일 워싱턴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고 경찰에 잡혀가기를 반복해서다. “82세는 감옥 가기 딱 좋은 나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그의 곁에 많은 유명인이 함께했다. 호아킨 피닉스도 참가해 체포되었다.

최근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가축사육이 기후변화의 최대 원인 중 하나이며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의 총 배출비율보다 많으므로, 세계인이 10~15년 정도만 채식을 한다면 지구 평균온도를 다시 안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심란해진다.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배송상품은 자제하고, 가까운 매장이나 재래시장에 가서 내 장바구니에 담아 걸어온다. 차도 없애고 대중교통만 이용한 지도 오래다. 내 돈 주고 묵는 여행지 숙소의 전기와 수도도 아끼고, 며칠 묵을 때도 매일 수건과 시트를 갈지도 않고, 세면도구도 반드시 챙겨 일회용품도 낭비하지 않는다. 남은 음식은 싸오고, 내 몸 하나 가꾸고 안락하자고 하는 행위가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소비도 절제한다. 그런데 이제 가끔씩 즐기는 식도락의 소소한 행복마저 포기할 때가 온 것일까. 경제는 괜찮은 걸까.   

산불이 휩쓸고 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버종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불에 탄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과학자들은 우리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이 조금 안 남았다고 경고한다. 불지옥이 된 호주는 2016년 비영리 단체들로부터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기후 악당 4개국’ 중 한 곳으로 지목되었었다. 뉴욕타임스는 “지금 호주는 기후자살을 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인과응보라는 이야기다. 한국 역시 기후 악당국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기후 문제가 특히 안타까운 것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고위도의 일부 선진국들은 적정 온도대에 진입하며 경제적 이득을 얻는 반면, 열대 쪽의 저개발국들은 더욱 빈곤에 빠진다는 점 때문이다. 환경 파괴의 주범보다 피해자들이 설상가상의 고통을 치르는 아이러니에 죄책감이 든다.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한 집에서 산다. 삶은 불공평하지만 파국은 냉혹하게 공평할 것이다. 환경 운동가인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말한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어요.” 불타는 지구에서 뛰어내릴 곳은 없다. 당신이 재벌이든, 팍스 아메리카나의 대통령이든.

<박선화 마음탐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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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사회 생태 이슈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전환’일 것이다. ‘전환’은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찾는 일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생태 전환’의 관점으로 올해를 예측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자본주의 산업사회를 이끌었던 화석연료 및 핵 기반의 에너지원을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생태 전환은 개발주의 이면의 환경 훼손을 생태적으로 재자연화, 복원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에너지 전환의 주요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해결의 답은 에너지 전환에 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가지 문제의 원인은 석탄화력발전소, 그리고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선박 등 내연기관이다. 문재인 정부가 화석연료를 폐기할 수 있을지는 올해가 갈림길이다.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선포하는 국제사회에 ‘기후 악당’인 한국이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반기문 위원장이 이끄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해 석탄발전소 퇴출, 전기요금 합리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등 ‘전환’을 위한 중요하고 큰 결정을 앞두고 있다. 생태계든 주민이든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입지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4월 총선, 정치가 에너지 전환에 응답해야 한다.

4대강 재자연화, 새만금 해수 유통, 용산미군기지 오염 정화, 평창 동계올림픽 가리왕산 복원, 비무장지대 생태보전 등 몇 가지를 2020년 생태 전환의 주요 과제로 예측할 수 있다. 올해 총선 전후로 금강,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이 확정된다.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낙동강, 한강 재자연화 방안도 결정된다. 새만금사업 2단계 수질 개선 평가 용역도 완료된다. 더 나은 수질을 장담할 수 없다면 결국 새만금 수문을 영구적으로 열어야 할 것이다. 용산미군기지 반환 협상도 올해 개시된다. 국가공원에 대한 열망에 앞서 기름과 화학물질에 오염된 토양, 지하수를 오염자인 주한미군이 책임질지가 관건이다. 정부와 지자체, 학계와 시민사회가 합의한 가리왕산 ‘온전한 복원’이 강원도의 약속 파기와 정선군 투쟁위원회의 농성으로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가리왕산의 운명도 곧 판가름 난다.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에 대한 북한의 호응도 관심사다. 이 외에도 제주 제2공항 등 중대한 현안이 발등의 불이다.

2020년, 환경을 넘어 생태로의 전환을 바란다. ‘환경’은 자연을 물리적 대상으로서 관리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생태’는 인간 가치와 한 몸으로 자연을 파악하고 삶의 전환을 요구한다. 위기의 세계는 환경론자가 아닌 근본적인 생태주의를 요청한다. 에너지 전환과 생태 전환은 ‘할지 말지’의 선택이 아니라, ‘해야 하는’ 생존 과제이며 지속 가능한 삶의 지향이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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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기지 여러 곳이 ‘발암물질 범벅’인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5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모린 설리번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의 보고서(2018년 3월 작성)에 따르면 주한 미군기지 5곳의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최대 15배 초과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등 과불화 화합물은 발암물질이다. 이런 유해물질이 미군기지 가운데 대구와 경북의 2곳, 의정부 2곳, 군산 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이다. 주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관리실태가 엉망이라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에 있는 캠프 스탠리 주한 미군기지의 문이 15일 굳게 닫혀 있다. 김기남 기자

그동안 국내 미군기지의 환경문제는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 유류 관련 오염이 대부분이었다. 미군기지 주변 토지와 지하수 오염이 기지 내 기름유출 사고로 다뤄졌기 때문에 과불화 화합물 오염은 생각지도 않았다. 미군기지가 또 다른 유독화학물질로 오염되지는 않았는지 총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과불화 화합물의 유해성은 끔찍하다. 태아와 어린이의 발달지연, 콜레스테롤 증가, 전립선·신장·고환암 등과 관련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경고는 미 국방부 스스로가 밝힌 위험성이다. 더구나 과불화 화합물은 자연은 물론 인체 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잔류해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고 한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 추정물질로 분리하고 있다. 또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국제협약인 스톡홀름협약은 PFOS와 PFOA의 제조·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출처:경향신문DB)

이번에 유해물질이 발견된 미군기지들은 미군이 사용 중이다. 미군기지 내 과불화 화합물 오염도가 높은 이유는 이 물질이 포함된 소방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방장비 사용이 계속되는 한 발암물질의 배출은 중단되지 않는 것이다. 비가 올 때마다 미군기지의 유해물질이 스며들어 기지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주한 미군기지 내 기준치 이상의 과불화 화합물 검출은 미 국방부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온 것이다. 스스로 환경오염 실태를 밝힌 만큼 왜곡이나 축소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은 미군기지 내 과불화 화합물 오염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미군기지 인근 지역의 지하수 오염실태를 정밀조사하고 주민건강 영향조사도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피해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미군기지 오염정화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주한 미군기지라 해도 땅을 빌려주고 오염 뒤처리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은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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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4글자 중 겨우 56자였다. 조금 더하자면 174개 글자다. 합해도 230글자, 전체 글 중 2.6%에 불과하다. 취임 3주년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언급한 글자의 개수다. 글자 숫자만 가지고 중요도를 다루기엔 무리가 있지만 빈약한 건 사실이다. 더 놀라운 건 신년 기자회견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물은 기자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새삼스러운가!

기후위기는 정치 지도자의 어젠다다. 그저 급작스러운 날씨문제가 아니다. 예컨대 2010년 기후위기로 러시아에서 밀 생산량이 25% 줄어 수출이 중단되었다. 이웃 시리아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밀값으로 지출하던 서민층이 폭동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했고, 그 결과 대거 난민과 이슬람국가(IS)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산불이 휩쓸고 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버종 지역에서 15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불에 탄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의 산불도 산불로 끝나는 게 아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약 5만7000달러에 달하는 세계적인 부국 호주의 시민들이 장기간 지속된 산불과 기후변화의 여파로 기후난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재산상 손해는 44억달러에 달하며 야생동물 10억여마리가 폐사하였다.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진행되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독립 평가기관인 저먼워치, 뉴클라이밋연구소,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예상했듯이 전체 61위 중 58위로, 지난해 57위에서 한 단계 떨어졌다. 100점 만점에 28.53점. 그런데도 여전히 기후변화를 남의 나라 일인 것처럼 탄소감축에 관심이 없다. 아직도 석탄발전소는 60기나 가동하면서 오히려 7기를 더 건설하고 있고 동남아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선진국은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증가하여 2018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7억t을 넘겼다.

산불로 부모를 잃은 새끼 캥거루와 왈라비들이 15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비어와 호주동물원 야생동물병원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서 쉬고 있다. 호주에선 지난해 9월 이후 심화한 남동부 지역 산불로 남한 면적보다 넓은 땅이 불탔으며 동물 10억마리 이상이 희생됐다. 현재까지 28명이 사망하고, 주민 1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기후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연합뉴스

유럽의회는 지난 11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였고, 세계 1200여개 지방정부들도 이 기후위기 비상사태에 공감하여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신년사에서 ‘지구 온난화는 현실이며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적 능력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지금도 가능하다. 오늘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아서 나타나는 결과는 우리의 자녀, 그리고 손자 세대가 겪게 된다’고 강조하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의 총리들의 신년사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각오와 결심이 비장하게 흐르고 있었다.

호주 산불, 미국의 대홍수, 인도의 열파 등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우리는 ‘대재앙이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세계’에 살고 있다. 과연 재난이 우리를 피해갈 것인가.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우리는 누가, 어디에서 우리의 안전과 미래를 지켜줄까.

호주산불로 코알라가 새까맣게 타죽고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뉴스가 띄엄띄엄 나오는 가운데 이제 모든 뉴스의 중심은 선거, 선거로 흘러 내 가슴도 타들어 간다. 그러나 선거는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고 혁신가들이 무대에 오르는 경연장이 될 수도 있다. 미래를 읽고 대전환을 이끌 기후혁신가들의 등장을 기대한다.

<이미경 |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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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빨리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기관들이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학생들까지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법정에서는 기후 소송이 진행되는 등 풀뿌리 시민운동도 앞장서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1000명은 기후변화 대처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세계 각국이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이오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하고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행동지침을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지침은 먼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는 동시에 강력한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메탄과 블랙카본 등 단기성 온실가스를 신속하게 줄이자는 주장이다. 셋째는 산림을 비롯한 자연생태계를 복원 및 보호함으로써 이들 생태계가 탄소를 흡수하는 큰 몫을 담당하게 할 것, 넷째는 동물성 식품을 덜 섭취하는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바꾸자는 주장이다. 다섯째는 탄소 없는 경제로 전환해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풍요의 추구라는 목표에서 탈피하자는 것이고, 여섯째는 적절한 정책을 통해 하루 20만명 이상 늘어나는 지구촌 인구를 안정화시키자는 내용이다.

특히 채식 위주의 식단 변화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과 블랙카본 같은 단기성 온실가스도 현저하게 줄여준다. 블랙카본의 40~50%가 숲과 대초원을 불태우는 데서 배출되고 축산업은 삼림 파괴와 메탄의 주 배출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축 사료가 아닌 사람이 먹을 식량 재배를 위한 농토를 넓히는 한편 축산업으로 사용되는 농지에 삼림을 조성함으로써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

이미 작년 8월 제네바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세계 각국 정부가 승인한 ‘기후변화와 토지에 관한 특별보고서’를 발표하고 화석연료 감축과 함께 토지 이용의 획기적 전환 없이는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선진국에서 육류와 유제품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며, 전 인류가 채식이나 비건(완전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꿀 경우 최대 연간 80억t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고, 음식물 쓰레기만 신경 써도 연간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경작·혼농임업 등 식량 생산방식을 바꿔도 2050년까지 최대 연간 96억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음을 밝혔다. 종합하면 생산에서 폐기까지 먹거리 시스템만 개선해도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최대 50% 가까운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식습관 변화를 연결고리로 땅과 동식물들과의 관계를 새로이 할 수 있다. 기후변화 및 사막화의 완화, 생물다양성의 복원을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물 부족·인류 건강·식량·양극화 문제의 해결이란 가능성도 확인해 준다. 

인류는 식습관 변화를 통한 악순환과 선순환 가운데 양자택일의 순간에 서 있다. 인간과 지구, 밥상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밥상혁명의 순간이다.

<고용석 |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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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사업을 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5년도 지나지 않아서 사업을 완료했다. 강바닥을 팠고 보로 막았다.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강을 살린다고 한다. 맞다. 살려야 한다.

강을 죽인 사람들도, 강을 살리겠다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강을 모른다. 강은 콘크리트가 아니다. 생물이다. 물도 살아있고 강바닥도 살아 움직인다. 손을 대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강이, 강바닥의 모래가 마음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들이, 학자들이, 강에 가 보지 않은 사람들이, 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를 없애면 농사를 못 짓는다고 주장한다. 틀렸다. 4대강 준설 때문에 수위가 낮아져서 농사를 못 짓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모래를 강에서 파냈기 때문이다. 보만 열고 파헤쳐진 강바닥은 그냥 두겠다고 한다. 물속은 보이지 않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두고 보자고 한다. 틀렸다. 강바닥은 강의 뼈다. 강의 기반이고 본체다. 4대강 사업은 강의 뼈를 꺾었다. 꺾인 뼈는 내버려둔 채 피부성형만으로 강이 살아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순차적으로 하자고 한다. 어떤 보는 그냥 두고 어떤 보는 철거하겠다고 한다. 틀렸다. 강의 반응은 연쇄적이다. 상류에서 하류, 본류에서 지류까지 모두 서로 영향을 미친다. 한 지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의 수문을 열었더니 모래톱이 생겨나서 강이 살아났다고 한다. 아니다 모래톱은 새로 생긴 게 아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래가 물이 빠져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이 모래는 4대강 이전의 원래 강바닥이 아니다. 포클레인이 파헤쳐 놓은 상처입은 강바닥이다. 살아난 게 아니라 이제야 눈에 보이게 드러난 강의 속살이다. 강의 상처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있을 거라고 한다. 틀렸다. 없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의 임무는 보 처리 대책에 한정되어 있다. 환경부는 강물을 관리하고 국토교통부는 강을 관리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4대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도 없고 마스터플랜도 없다. 큰 그림이 없으니 5년 후, 10년 후 4대강이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어쩔 것인가? 아직도 문제가 뭔지 모른다. 4대강 사업이 만들어 놓은 상처가 무엇인지 모른다. 강 전체를 살려야 한다. 4대강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강을 살리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보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강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살려야 한다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피만 닦아내자는 것이다.

살려야 한다. 생명이니 생명으로 취급해서 살려야 한다.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미국과 유럽에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그들이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은 강 전체다. 강의 본류와 지류, 물, 강바닥, 생물, 수질, 지하수는 하나다. 그들은 강을 생명으로 다룬다. 보를 없애고 물길을 돌리고 강바닥의 모래를 살려낸다. 그것으로 부족해 적응관리를 한다. 자연의 생명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열어두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도 모른다. 무지하다.

<김원 |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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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세계는 광물자원 전쟁 중이다. 지난 세기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원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지금껏 우리는 화석원료를 소비하면서 산업과 사회를 성장시켜 왔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세계 각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그린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저유가 속에서도 2차전지, 전기차,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등에 이르는 그린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기조는 견고하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대표적인 고성장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지난해 15조1000억원에서 올해 25조원으로 1년 만에 약 60% 성장했고, 2023년에는 95조8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신기후체제가 가동되고 그린에너지 산업에서의 신기술 발달과 규모의 경제가 지금의 추세대로 가속된다면 탈화석시대는 더욱 빨리 실현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관련해 광물자원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노후 전력망의 현대화와 자동차 경량화 등 에너지 소비효율 제고 과정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드론 등 수송 부문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동화도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요해 구리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구리 수요의 꾸준한 확대를 예상하고 구리광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구리 매장량 1위인 칠레의 주요 구리광산 지분 약 35%가 일본 기업 소유다.

한국 기업도 뛰고 있다. 국내 1위의 특수강 전문 기업인 세아베스틸은 지난 10월 글로벌 알루미늄 업체 알코닉의 한국법인 알코닉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알코닉코리아는 항공, 자동차, 방산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세계 10위권 구리광산 업체 코브레파나마의 지분 10%의 전량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 광산의 구리 매장량은 21억4000만t으로 추정된다. 2012년 광물공사와 LS니꼬동제련이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20%를 인수했고 2017년 LS니꼬동제련은 보유 지분 10%를 운영사인 FQM에 매각했다. 현재 광물공사는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정가격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하는 바람에 유찰된 상태다. 그런데 지분을 매각한 LS니꼬동제련이 지난 10월 말 광산 운영사인 FQM과 구리 180만t 구매계약을 맺었다. 거래기간은 15년으로 내년부터 매년 12만t의 구리정광을 코브레파나마 광산에서 공급받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공기업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지분을 팔고 민간 기업은 원료를 사는 형국이다.

자원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며 단순히 금전관계만으로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자원이 많은 국가와 오랫동안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가능하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자원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사업이다.

<강천구 | 인하대 초빙교수 에너지자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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