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환경과 에너지'에 해당되는 글 682건

  1. 2019.04.08 [이문재의 시의 마음]‘빨간’ 지구와 ‘파란’ 마음
  2. 2019.04.02 [기고]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서둘러야
  3. 2019.03.27 [기고]미세먼지 재난대책
  4. 2019.03.20 [기고]뜨거워지는 지구, 녹고 있는 이카로스의 날개
  5. 2019.03.14 [사설]미세먼지 대책법안 통과, 이제부터 시작이다
  6. 2019.03.11 [NGO 발언대]미세먼지에 ‘비상한 조치’는 없었다
  7. 2019.03.07 [사설]뒤늦은 미세먼지 ‘중국 대책’, 실효성 있게 진행해야
  8. 2019.03.06 [사설]최악의 미세먼지 5일째, 강제조치도 강구해야
  9. 2019.03.04 [기고]국가균형발전 앞당길 ‘재생에너지’
  10. 2019.02.25 [기고]한전 적자, ‘탈원전 탓’ 시각에서 탈피해야
  11. 2019.02.20 [기고]‘클린디젤’이라는 새빨간 거짓말
  12. 2019.02.08 [녹색세상]기후변화 대응, 청년에 맡겨라
  13. 2019.01.29 [사설]독일 석탄발전 완전 중단 결정이 의미하는 것
  14. 2019.01.28 [NGO 발언대]제주 제2공항, 문제 있습니다
  15. 2019.01.23 [사설]미세먼지 원인 제공한 중국, 한국 탓할 자격 있나
  16. 2019.01.18 [기고]수소경제, 에너지패러다임의 혁신
  17. 2019.01.10 [이상엽의 공학이야기]플라스틱은 과연 환경의 적일까
  18. 2019.01.07 [기고]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와 합의의 기술
  19. 2018.12.31 [기고]대만 ‘에너지 전환정책’은 지속될 것
  20. 2018.12.27 [사설]UAE 원전 적자 가능성, 이래도 미래 먹거리인가

‘이 정도 규모라면 신도시 하나는 너끈히 들어가겠다.’ 인천공항에 들어설 때마다 중얼거리곤 한다. 며칠 전 호주에서 귀국하는 친지를 마중하러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은 물론이고 지하 주차장에 공항철도역까지 포함하면 실로 엄청난 크기의 실내 공간이다. 거대할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하다. 

입국장에 앉아 가까운 미래를 그려보았다. 누군가 기후변화와 같은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리 돔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유리 돔 내부에는 그야말로 조화와 균형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도는 기본이고, 먹을거리는 최적의 상태에서 재배되고 양식될 것이다. 에너지 시스템 또한 재생과 순환이 가능할 것이다. 인구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자립과 자치의 마을 공동체가 뿌리내릴지도 모른다. 

인천공항에서 미래도시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때문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플롯은 단순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최후의 날’에 직면하게 되자 과학자들이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압도적 화면, 정교한 스토리 라인, 과학 지식의 적절한 활용, 인류의 미래를 위한 영웅들의 도전과 희생 등등 완성도가 높은 영화였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우주를 배경으로 인류가 새 행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인터스텔라>.

픽션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실제로 지구 행성을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진전하고 있지만 인류가 ‘또 다른 지구’로 이주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기 전에 인천공항과 같은 ‘유리 돔 도시’가 먼저 생겨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누가 유리 도시에 입주하는가. 또한 지구를 떠날 때 누가 우주선에 탑승하는가. 그리고 새 행성은 어떤 세계를 추구하는가. 몇 년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스텔라>를 떠올리며 붙잡게 된 화두다. 

엊그제 책벌레로 유명한 후배가 “요즘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죠?”라며 신간을 한 권 놓고 갔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조천호 지음, 동아시아). 기후변화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번역서를 읽고 난 뒤여서 얼른 집어 들었다. 기후변화에 관해 평균 이상의 관심을 갖고 있다고 여겨왔는데 책장을 넘기면서 밑줄을 자주 그었다. 무엇보다도 국내에 이런 시야를 가진 기후 전문 필자가 있었구나 하는 반가움이 앞섰다. 추천사에 나왔듯이 “과학이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학자”였다.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을 역임한 대기과학자가 대중들을 위해 쓴 책이지만 그 폭과 깊이가 만만치 않다. 특히 빅 히스토리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기후와 문명의 관계를 조명한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4대 문명의 탄생은 물론이고 프랑스대혁명, 산업혁명도 기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명나라에 이어 청나라가 등장한 것이나 조선시대의 개막, 영·정조 시기의 문예부흥 역시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 문명이 인간 지성의 필연적 결과라고 여기는 것은 오만이다. 인류 문명은 홀로세라는 ‘완전한 기후 조건’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우연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홀로세는 인류가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진입하고 있다. 인류세란 우리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생태 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말한다. 현재 인류가 지구에 끼치는 가장 큰 악영향 중 하나가 지구 평균 온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향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시기를 기준으로 섭씨 1.5도 이하로 낮추자고 결의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면 임계치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인류는 홀로세 기후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폭염, 한파, 해수면 상승, 농경지 상실, 환경 난민, 기후 전쟁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한꺼번에 작동된다. 

지구가 빨개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는 인류에게 관심이 없다. 미래가 우리 인류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속수무책인가? 그렇지 않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의 저자 조천호 전 원장은 과학계의 경고를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과학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력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독감 약에 빗댄다. 위치정보와 독감 약이 문제를 100%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우리가 신뢰하는 것처럼 과학계의 충고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반세기 전부터 ‘성장’을 멈추고 ‘지속’을 추구해야 한다고 권고해왔다.  

인천공항에서 상상한 ‘유리 도시’는 이미 곳곳에서 우뚝하다. 하지만 극소수 기득권층을 제외한 대다수가 유리 도시 바깥에 거주한다. 가난하고 힘없고 아픈 대다수 인류가 지구의 역습에 내몰리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태 환경 문제 이전에 정의와 윤리의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불평등으로 인한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다. 결국 정치의 문제다. 권력에 눈먼 현실정치부터 혁신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성숙시켜 지속을 위한 합의를 이뤄낸다면 지구는 다시 푸르러질 것이다. 우리 안에는 아직 홀로세의 ‘파란 마음’이 있다.

<이문재 시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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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문제가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의 난지도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체매립지로 김포군 검단면 일원(현 인천시 서구)에 조성됐으며,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1992년부터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광역매립장이다.

당초 수도권매립지는 전체 1685만㎡의 부지에 4개의 매립장(제1·2·3·4 매립장)을 만들어 2016년까지 폐기물 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쓰레기종량제 도입과 폐기물 재활용 증가로 매립량이 줄면서 2010년경 부지의 52.4%만이 매립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매립기간을 연장하려 했다. 하지만 공유수면 매립면허 관청인 인천시는 계획대로 ‘2016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발표했고, 폐기물 대란 위기가 시작됐다. 이후 수년간의 갈등 끝에 2015년 6월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가 인천시에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조건으로 매립기간을 연장하는 4자 합의를 체결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4자 합의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인천시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 제1·2 매립장 매립면허권과 아라뱃길 등 부지 매각대금 인천시 양도, 반입수수료 50% 가산 징수 및 인천시 지원, 매립지 주변 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협력 등이다. 두 번째는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과 관련된 부분으로 잔여 매립부지(제3·4 매립장) 중 3-1매립장(103만㎡)을 사용하고 3개 시·도는 대체매립지 확보추진단을 구성해 대체매립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합의사항 중 인천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대체매립지 조성이다. 현재 3개 시·도는 2016년 대체매립지 확보추진단을 구성하고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속도를 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립을 시작해 향후 7년간 사용할 예정이던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으로 들어오는 쓰레기양이 예상보다 많아 조기에 포화상태에 이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일은 대체매립지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이다. 다들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어디엔가는 설치해야 하는 시설임은 안다. 하지만 내 삶의 터전 인근에 설치되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주민 설득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비선호시설로 꼽히는 환경기초시설은 단순한 보상만으로는 설치하기가 어렵다.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던 싱가포르 정부가 해양 매립지를 조성해 세계적 관광명소와 환경교육의 장으로 변신시킨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본섬과 30㎞ 떨어진 세마카우섬에 쓰레기매립지를 조성한 싱가포르는 원주민을 본섬으로 이주시키고도 해양오염을 우려한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섬 주변의 맹그로브나무 40만그루를 옮겼다가 매립지가 완공되고 난 뒤 다시 옮겨 심을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폐기물 문제에 관한 한 지자체가 중앙정부만 바라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폐기물 처리는 본질적으로 주민 복지 증진에 관한 업무이며, 지방자치법상으로도 자치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체매립지 문제도 당사자인 3개 시·도가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싱가포르 사례처럼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부 등 중앙정부도 지자체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3개 시·도의 지자체장들은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눈치만 보며 시간만 흘려보냈다가는 ‘폐기물 대란’으로 나라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소라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생활환경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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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잦고,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중국 탓도 있으나 기후변화로 ‘에어커튼’ 효과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출원의 미세먼지 유발로 마치 밀폐된 온실에서 연탄을 때는 것처럼 증폭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미세먼지 증폭효과가 가시화된 만큼 주요 배출원인 발전과 수송 부문의 근본적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석탄발전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40%를 차지하며 미세먼지 유발물질의 주요 배출원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 한해 몇몇 석탄발전소의 출력을 약간 줄이는 것에 머물고 있다. 석탄화력을 퇴출시키는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정치권에서 석탄화력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고립된 국내 전력망에서 출력 조절이 안되는 원전을 더 늘리자는 주장은 마치 기어가 고장난 자동차로 고속도로에 들어가라는 것과 같다. 사실 화력발전소들이 매 순간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자동출력조절을 하며 전력망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의 증가 추세에 더해 원전까지 더 늘어나면 전력망 유지가 매우 어려워진다. 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비중이 20%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멀쩡한 ‘디아블로’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따뜻한 공기가 서해바다를 지나며 만들어진 안개가 서해안과 내륙지역에 넓게 깔렸다. 포근한 날씨 속에 당분간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_ 연합뉴스

반면 가스발전은 석탄 대비 적은 미세먼지 배출과 높은 기동성으로 단기간에 석탄발전을 대체할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나 독점사업자인 가스공사로부터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해야 하는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가스발전으로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없다. 사실 1980년대부터 정부는 신속한 도시가스 보급을 위해 가스공사로 하여금 주택용 가스비용의 상당량을 한전에 전가시키도록 해왔다. 덕분에 국내 주택용 가스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9위로 저렴하고 도시가스 보급률은 세계 3위이다. 하지만 발전용 가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때문에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해외에서 가스를 직접 도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정부 당국은 불허하고 있다. 도시가스 보조가 줄어들면 뒤따를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수송부문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국내 66만여대의 중대형 화물차는 나머지 2200만여대의 자동차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정부가 20년 가까이 이들 중대형 화물차에 연간 1조6000억원대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국내 트럭의 화물수송 분담률이 OECD 최고 수준에 이를 정도로 커진 결과다. 일각에서 경유세 인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자고 하지만, 경유세가 오를수록 화물차 유가보조금도 자동 인상되어 저감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외면한 공허한 주장이다.

결국 정부는 과거의 관행 때문에 최대 미세먼지 배출원이 줄어들지 않게 스스로 옭아매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했다면,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석광훈 |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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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는 아버지가 밀랍으로 만들어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서 크레타섬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카로스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 높이 날다, 태양과 가까워지면서 결국 날개가 녹아 바다로 추락하고 만다. 어쩌면 우리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녹고 있는 밀랍 날개로 하늘을 날고 있는 상태일지 모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00년 이후 ‘가장 뜨거운 해’를 매년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전 지구 평균기온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최근 4년(2015~2018년)이 전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해 1~4위로 나타났다.

수치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춥고 가장 무더웠던 계절을 겪으며 기후변화를 몸소 체감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강한 한파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기록했고 여름에는 장기간 폭염 발생으로 최고기온 최고치를 경신(41도, 홍천)하는 등 극한의 기온 변화를 보였다. 또한 최근 들어 이례적으로 태풍 2개(솔릭, 콩레이)가 연이어 한반도에 상륙하여 많은 비를 뿌리는 것을 경험하며 기후변화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전 세계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기후가 이례적인 모습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지난해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회의에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이 보고서는 애초 목표로 삼던 2도 상승으로는 지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음을 인정하고, 서둘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의 적극적인 감축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2100년 해수면 상승폭을 지구온난화 2도보다 1.5도에서 10㎝ 낮출 수 있고, 1000만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이며,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을 2분의 1로 줄일 것이다. 아울러 이상기후 현상은 건강, 생계, 식량과 물 공급, 인간 안보 및 경제 성장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0.5도 하향된 지구온난화 목표는 심각한 물 부족에 노출되는 총인구비율이 최대 50% 감소할 정도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기상기구는 2019년 ‘세계 기상의 날’ 주제를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로 정했다.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3월23일을 ‘세계 기상의 날’로 정하고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세계 각국의 기상청과 함께 이날을 기념한다.

태양은 지난 45억년 동안 하루, 한 시간, 일 초의 시간도 멈추지 않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에너지원을 제공하며 날씨와 해류의 변화, 물의 순환을 일으켜 인류가 지속하게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위성관측 결과에 따르면 태양에너지의 양은 변화하지 않고 있으나,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결과로 인간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상기후’라는 지구의 경고를 눈으로 보고 있다. 이 경고를 무시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다면 점점 높아지는 온도와 함께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단 이카로스처럼 추락하고 말 것이다. 자연도 인간도 변화에는 관성이 있다. 지금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변화의 속도가 바로 늦춰지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당장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김종석 |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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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13일 본회의를 열어 미세먼지를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대책 법안 8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경우 정부가 예비비를 긴급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화천연가스(LPG) 차량을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가결했다. 정국이 얼어붙은 와중에도 여야가 관련 법안을 의결한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날 법 통과로 미세먼지 대응의 기초는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수도권 지역에만 시행 중인 대기관리권역 지정제도를 지방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했다. 미세먼지 배출량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설치·운용도 의무화했다. 미세먼지 배출원과 집중관리구역에 대한 현황 파악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도 법안에 반영됐다. 대기관리권역 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오염물질 총량 관리제 시행과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자동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조항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이제 지자체들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기 설치를 의무화한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 연속 시행된 5일 서울 세종로 사거리 버스정류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버스 안 운전사와 승객들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하지만 이날 법 통과는 시작일 뿐이다. 정부는 통과된 법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하고 구체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가 38%에 이르는 사업장에 대한 엄격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들 사업장에 미세먼지 배출 허용기준보다 30% 더 배출할 수 있도록 특례를 준 것을 재고해야 한다. 당장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면 시한을 정해서라도 규제할 필요가 있다. 경유차를 줄여나가는 방안도 세분화해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5등급 차량 운행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고 차량 2부제도 확대 시행해야 한다. 충남 등 미세먼지 배출요인이 큰 지역에서는 현지 실정에 맞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법령과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편과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시민들과 기업 등 각계의 협조와 인내가 필요하다. 때마침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포함해 미세먼지 해결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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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2월 런던 스모그 사건이 떠오른다. 단 7일 동안 석탄 연소에 따른 스모그 현상으로 1만2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환경 재앙.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고 수도권과 세종, 충청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되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가능한 방안 총동원’을 주문하였다. 7일의 먼지 지옥.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한다. 그 위해성이 명백하다. 1952년 런던의 재앙이 2019년 한반도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비상한 재앙’에 ‘비상한 조치’를 취했는가. 작년 한국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의 52%가 국내에서 생성된 것이었다. 또한 ‘2차 미세먼지, 즉 오염원으로부터 배출된 이후 화학반응을 통해 크게 증가하는 미세먼지는 지역 내 오염원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었다. 단일 배출원으로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은 석탄화력발전소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별 실효성이 없었던 것은 국내 ‘지역 내 오염원’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심하게 곪은 환부를 도려내야 할 큰 수술인데 감기약만 처방하는 꼴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3월6일 (출처:경향신문DB)

미세먼지 재앙은 석탄화력과 경유차, 나아가 화석연료 퇴출에서 출구를 찾아야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똑같이, 미세먼지는 화석연료의 불편한 찌꺼기 때문에 발생한다. 화석연료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선택해야 한다. 인공 강우를 뿌리고, 대형 공기청정기를 달고, 거리를 청소하는 수준으로 해결할 수 없다.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선포하고 60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며 강제 차량 2부제, 내연기관 퇴출만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비상조치인 것이다. ‘탈석탄화력, 에너지 전환’의 정책 기조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국가 차원의 ‘탈석탄위원회’ 구성은 시급한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국정과제로 걸었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임기 내 폐쇄,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무려 20곳이다. 정부는 석탄발전량 비중을 2017년 기준 45.5%에서 2030년 36.1%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오염물질 배출량은 꾸준히 늘 것이다. 향후 10년, 아니 그 이상이 지나도 우리는 미세먼지 공포 속에 허덕거려야 한다. 독일은 2030년 재생 발전 65%를 목표로 하고, 유럽연합은 2050년 전력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2022년까지 석탄발전을 모두 폐쇄한다. 영국은 2040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한다. 폭스바겐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한다. 한국은 어떤가. 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에 따르면,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5~40%로 제시되었다. 석탄화력은 늘고 재생에너지는 더딘 상황, 한참 잘못되었다.

탈석탄화력, 태양과 바람의 길을 갈 것인지 미세먼지 지옥에서 살 것인지, 우리의 삶과 지구의 운명이 걸린 절박한 갈림길이다. 국민 생존권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정치인, 환경 관료가 책임지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민감·취약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와 시민,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사회 대변혁을 강하게 요구할 때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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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에 대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한·중 공동으로 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함께 진행하라고 주문했다.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중국과 함께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정부간 협의를 전제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미세먼지가 지속된 6일 서울 서초구 한강시민공원을 지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연구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국내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책임은 40~50%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도 국내 대기가 정체돼 오염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미세먼지가 중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이 주요인이다. 그러나 정부는 역대로 중국의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중국이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 악화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지만 중국은 이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 책임론을 입증할 근거를 내놓지 못한 탓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에 얼마나 유입되는지를 알 수 있는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LTP)에 대한 이렇다 할 연구 결과가 없다. 별다른 오염원이 없는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제주도의 사례를 연구하는 등 중국 책임론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부터 서둘러야 한다. 중국과 인공강우를 공동 실시하는 것은 단기 처방이다. 그보다 중국의 과감한 미세먼지 조치를 배울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대도시 차량 통행 제한과 석탄 난방 금지 등 강도 높은 대기오염방지 5년 계획을 실행해 성과를 거뒀다. 주요 도시 초미세 먼지 농도를 32% 떨어뜨렸다. 중국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요구할 대상이자 협력자인 셈이다.

[김용민의 그림마당]2019년3월6일 (출처:경향신문DB)

중국을 상대로 실효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되 국내 대책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중국 당국자의 입에서 “우리는 대폭 개선됐는데 서울은 거꾸로 나빠졌다. 따라서 서울 미세 먼지는 중국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게 해서는 안된다. 문 대통령은 30년 이상된 석탄 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며 추경을 긴급 편성해 미세먼지 감축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전 부처가 나서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정치권도 법령과 예산으로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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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5일 전국 곳곳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정지역’ 제주도에서도 지난 4일부터 처음으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동됐다. 학교에서는 실외수업을 중단하는 일이 속출했고, 상당수 시민들도 약속을 취소하고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하지만 실내 미세먼지 농도도 바깥과 다를 바 없어서 시민들은 적잖은 불편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 미세먼지의 피해 범주도 확산되고 있다. 1급 발암물질로 인체에 대한 피해는 물론 시야 확보를 방해해 항공기 운항을 지연시키는 등 경제활동 전반에도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다. 곧 본격적인 황사철이 되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계속되면 국민 생명 안전에 지대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문제는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에 따른 비상저감조치뿐이다.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서울에서는 총중량 2.5t 이상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공공기관 운행 차량에 대해서만 2부제를 시행한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려 해도 법적 근거가 없다.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5일 용산 국립박물관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뒤로 남산타워가 안개속에 가린듯 희미하게 보인다. 우철훈 선임기자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경제활동이나 차량운행 제한도 필요할 것 같다”며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전국적인 차량 2부제를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느슨하게 돼 있는 차량 운행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미세먼지를 대량 배출하는 민간 사업장에 대해서도 조업시간이나 가동률을 줄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일단 시민이나 민간 부문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뒤 추후에 법제화를 통해 강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에 이미 미세먼지를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만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당장은 경제활동에 지장을 주고, 시민들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하는 판에 불만만 제기할 수는 없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는 대기 정체로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중국발 스모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중국 요인이 크지만 중국 탓만 할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 대책을 시행해야 중국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 1월 “미세먼지를 재난 수준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한낱 수사로 끝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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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주에서 이틀간 52개 학회, 80개 기관이 참석하는 제2회 대한민국 국가비전회의가 열렸다. ‘혁신적 포용국가와 균형발전’이란 주제로 열린 이 학술대회에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제반 문제 해결방안이 논의됐다. ‘사회적 대타협의 길’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김부겸 장관은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지방분권과 자생발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지방재정 확충과 국세이양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GDP의 50%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역발전 재정확보는 쉽지 않다.

그 대안은 재생에너지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그동안 지역발전이 늦어진 인구 저밀도 지역에 유리한 조건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풍력 273MW와 태양광 160MW로 전체 전력수요의 절반을 감당하는 수준까지 와있다. 2030년에 2350MW로 풍력발전이 늘면 전력에너지 자립도 가능해진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생산된 재생에너지 수익의 17%가 지역사회로 환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역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경사가 급한 산지를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부지가 충분하다. 2017년 국내 전력소비량 534TWh 전부를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한다고 했을 때 국토면적의 3.5%면 된다. 임야를 제외하더라도 가용한 농지가 국토면적의 16%다. 이 부지에 영농형 태양광발전을 하면, 농업 생산량은 20% 감소하지만 태양광발전으로 소득이 10배 정도 늘어난다. 전체 농지의 27%가 그 수혜 대상이다. 앞으로 태양광발전 효율이 2배 정도로 늘어나면 필요한 부지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원전 4기 용량의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4GW 조성을 계기로 해상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는 제품을 만들 때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구글, 애플 같은 RE100 기업 유치에 안성맞춤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새만금지역과 같이 수심이 낮고 넓은 해상부지가 20여개로, 총면적은 국토의 4.4% 정도다. 이 부지의 절반만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해도 전체 국내 전력소비량을 충당할 수 있다.

현 시가로 2050년까지 연간 6조원씩 186조원을 투자하면 250GW의 해상 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건설된다. 그러면 연간 326TWh를 발전해 1kWh당 100원이라고 하면 약 33조원의 발전 소득이 생긴다. 일자리도 지역 중심으로 250만개가 창출된다. 6년이면 투자비가 회수되고, 25년간 안정적인 지방재정이 확보된다. 이는 주민 1인당 연간 1000만원씩 330만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에 123조원의 에너지를 수입했다. 석탄, 가스, 유류, 원자력 등 전력생산용 연료 수입액만 20조원이다. 시설비, 인건비, 금융비용을 포함한 한전의 전력구입비 기준으로는 42조원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모두 절감될 비용이다. 만성적인 에너지 수입국가가 에너지 자립국가로 나아가는 것이다. 에너지안보 강화로 국제정치 영향에서도 그만큼 자유로워지게 된다.

에너지수입국이던 독일은 2018년에 전력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40%로 올렸고 프랑스에 남는 전기를 수출하게 됐다. 2050년에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꿀 계획이다. 우리도 전력 수요가 연간 800TWh로 늘고 이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면, 필요부지는 국토면적의 5% 이하다. 농지와 해상 가용부지 합이 20%가 넘기 때문에 연간 80조원 규모의 제한된 전력시장을 놓고 4대 1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해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새로운 해상 재생에너지단지 발굴에 나선다. 11개 광역시·도가 참여 의향을 밝혀온 상태다. 이 중에서 3개 지역을 선정하여 개발 경제성, 환경 영향, 주민 수용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시·도는 RE100 기업 유치 및 지역 일자리 창출과 함께 연간 10조원대의 안정적 지방재정을 확충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 진정한 지방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열 핵심 열쇠는 재생에너지인 것이다.

<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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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2018년 실적이 발표됐다. 한전은 2018년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2080억원으로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에 따르면 영업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은 지난해 국제 연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설비 신증설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원전 정비일수 증가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국내 최대의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의 실적 부진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 원인을 정부의 에너지전환, 탈원전 정책 탓으로 돌리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 에너지전환은 향후 60여년에 걸쳐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가는 장기적 관점의 정책이다. 2024년까지는 4기의 원전이 추가로 건설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원전의 발전량과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다. 그럼에도 한전의 2018년 실적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근거 없는 해석에 불과하다.

지난해 원전 정비일수 증가로 이용률이 낮아진 것이 한전 실적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나 원전 정비일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 정부 시기인 2016년 6월 한빛 2호기에서 격납건물 철판 부식이 발견됨에 따라, 원전 전체에 대한 확대점검이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점검 결과 실제로 다수의 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 부식, 콘크리트 결함 등이 발견되면서 국민 안전을 위해 정비일수가 불가피하게 증가한 것이다.

통상 한전의 실적은 국제 연료 가격 변동 등 외부요인에 따른 전력 생산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국제 유연탄 가격과 국제유가는 2017년에 비해 각각 21%, 30% 가까이 치솟았다. 과거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전이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시절에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석탄가와 유가의 동반 급등이었다.

한편, 최근 원전 안전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움직임은 원전 비중을 당장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운영되어야 할 원전이기에, 안전성을 보다 확실히 보장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그리고 2016년 경주와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을 기억하고 있다. 원전 안전성 문제를 덮어두고 원전 가동률을 올린다면 당장 경제적일 수 있지만, 결국 후대의 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원전 안전성은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면밀히 짚어야 할 사안이며, 절충과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치솟기만 했던 국제유가가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 등으로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점이다. 또한 주요 원전의 예방정비가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다.

원전과 석탄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환경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에너지전환 정책 또한 당장 원전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에너지와 미래의 에너지를 당분간 공존시켜 나가면서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루어 가자는 것이다. 이제는 ‘탈원전’이라는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해 나아가야 할 정책방향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이재희 | 국립목포대 교수 정보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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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경유차에 대한 인센티브 폐기를 발표하면서 ‘클린디젤’ 정책을 포기했다는 비난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디젤, 즉 경유는 한 번도 ‘클린’인 적이 없었음에도 일부 자동차 업체가 경유차 판매 목적으로 ‘클린디젤’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2000년대 초 국내에선 경유차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원래 싼타페 등 8인승 이하 소형 경유승용차는 2002년 배출허용기준이 강화되면 생산이 중단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싼타페는 승용차에서 다목적차로 재분류돼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게 됐고, 일부 차종은 조건부로 생산이 재개되는 등 규제가 무력화됐다. 이후 경유차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이유로 친환경차로 분류돼 각종 혜택을 받았고, 이후 유럽산 경유차도 물밀듯 들어오면서 경유차 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경유차는 다시 철퇴를 맞았다. 경유차는 경유의 물리적 특성과 엔진의 작동원리로 인해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휘발유(가솔린)와 비교하면 경유는 휘발성이 낮아 인화점이 높은 반면 발화점은 낮다. 이에 따라 디젤엔진은 공기를 고압으로 압축해 연소실 내부를 고온 조건으로 만들고, 이때 엔진 내부로 경유를 분사하면 스스로 경유가 연소해 폭발하는 압축착화 방식을 채택했다. 고온·고압에서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나는 디젤엔진은 팽창비가 높아 점화플러그를 사용하는 가솔린엔진보다 대개 열효율이 좋다. 그러나 디젤엔진은 경유를 엔진 내부로 직접 분사하기에 완전연소를 위한 공기와 경유의 혼합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디젤엔진은 구조적으로 불완전연소의 가능성이 크며, 특히 고부하 및 급가속 운전 때는 연료가 과잉으로 엔진에 공급되면서 불완전연소가 쉽게 일어난다. 이때는 일산화탄소뿐 아니라, 소위 매연이라 부르는 흑연이 발생한다. 이 흑연은 유기탄소로 불리는 초미세먼지이며,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입자를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또한 경유차에서는 질소산화물도 다량 배출된다. 경유 자체에는 질소 성분이 거의 없지만, 고온·고압에서 작동되는 디젤엔진 내부에서는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가 반응해 질소산화물이 생성되기 쉬운 탓이다. 반면 휘발유차와 LPG차는 이러한 고온 질소산화물의 생성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질소산화물 배출이 낮은 편이다. 질소산화물은 가장 골치 아픈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다. 자체적으로도 독성이 있으며 산성비를 유발하고, 인체에 해로운 지표면 오존의 원인물질이다. 또한 미세먼지와 연관된 스모그의 원인으로도 알려졌으며, 간접 온실가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동차 업계에선 디젤엔진의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매연과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를 개발해 장착했고, 이로 인해 신형 경유차의 오염물질 배출이 점차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불량한 식자재에 인공 감미료를 넣어 억지로 음식 맛이 나게 하는 것과 같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 BMW 화재 사건 등을 보면, 경유차가 얼마나 대기오염 측면에서 관리하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

경유차와 관련해 20년 전으로의 정책 회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때 경유차 규제가 엄격하게 시행됐다면 아마 지금쯤 우리나라가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에서 세계를 선도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김승도 |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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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 핫하다. 지난달 10일부터 고교생들이 ‘기후를 위한 낙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연합 본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학생과 어른들도 가세하여 이 시위는 매주 목요일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기후를 위한 젊은이들’로 이름 붙여진 시위대답게 “우리는 기후보다 더 뜨겁다” “나의 미래를 불태우지 마라” “공룡도 멸종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학교 빼먹기? 미래를 위해 싸우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를 늦추자고 외친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가 맥없이 끝난 뒤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일이다. 올 초 다보스포럼에 스웨덴 고교생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구온난화를 막자고 연설한 것도 독일, 스위스 등으로 시위가 확산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 기세가 한반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은 확실하다. ‘스카이캐슬’ 때문에.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24차 당사국총회가 개막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뤼셀 _ 로이터연합뉴스

1995년 13명이 죽고 5000여명이 부상한 ‘옴진리교 지하철 독가스 사린 테러사건’에 충격을 받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인터뷰하며 일간지에 기고를 하였다. ‘폐쇄회로와 개방회로’라는 제목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소위 엘리트들이 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가담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 글이었다. 이 글에서 작가는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들을 폐쇄회로에 비유하였다. 입구는 있으되 출구는 없는 언더그라운드. 그곳은 완벽한 세계처럼 보인다. 고립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라면 모든 사물의 이치는 명백하기에 교주에게 맹종한다. 그것이 평화를 주고 안식을 주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실재하는 세상은 개방회로의 사회다. 이곳의 세계는 불안하고 혼돈스럽다. 그러나 생각이 열려 있어서 설령 결점투성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자기 삶의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하루키식으로 보자면 스카이캐슬의 사람들은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다시 벨기에로 돌아가서, 그 고교생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 누군가 선동했더라도 시위에 나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살아갈 가까운 미래가 지구온난화로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에 절박하지 않았다면 그토록 재기발랄한 슬로건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미 북서부의 체감온도는 영하 50도에 육박하였다. 추위 때문에 땅속 수분이 얼어 부피가 팽창하면서 마치 지진처럼 ‘충돌음’이 울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반면에 남반구 호주는 연일 48도가 넘는 폭염으로 더위를 피해 뱀들이 사람 사는 집으로 피난을 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온도 차이가 거의 100도에 이른다니 상황판단 제대로 한 유럽의 고교생들이 기특하다. 한편 캐슬에 갇힌 채 어떤 재난이 닥칠지 걱정할 겨를도 없이 입시와 취업경쟁에 내몰린 우리 젊은이들이 안쓰럽다.

스카이캐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자체가 이미 거대한 폐쇄회로처럼 보인다. 지난여름의 폭염과 현재의 미세먼지, 시한폭탄 같은 플라스틱 문제는 모두 하나의 뿌리, 석유·석탄에 기반한 탄소경제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지난달 29일 정부는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23개 사업을 발표하였다. 대부분은 철지난 토건 사업, 사회간접자본 구축 사업들이다. 지금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때이다. 이럴 때 과연 토건 사업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일까. 차라리 환경교육 예산을 늘려 기후변화에 책임감을 갖는 세계시민을 길러내고, 환경문제 해결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청년 스타트업들을 육성한다면 사회‘직접’자본이 되지 않을까. 24조원의 백분의 일, 아니 천분의 일이라도 ‘기후변화 감수성’을 높이는 일에 쓰인다면 탄소경제의 컴컴한 폐쇄회로를 탈출할 디딤돌이 될 것이다. 선거연령을 대폭 낮춰 고등학생 정도라면 사회문제에 눈뜨게 하자. 세상을 바꾸는 건 청춘의 또 다른 의무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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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2038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소들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일 정부산하 석탄위원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현재 42.6GW(기가와트) 수준의 석탄발전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38년에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독일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한 탄소감축 목표를 2030년에 달성하게 된다. 독일은 이를 위해 10여년에 걸쳐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6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중단키로 한 결정에 이어 에너지 전환에서 독일이 또 한 번의 획을 긋는 셈이다.

독일은 1980년대부터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 왔으나 석탄화력이 여전히 전체 발전량의 약 38%에 달하는 등 의존도가 높은 데다 원전중단에 따른 발전설비 감소로 ‘탈(脫)석탄’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공영방송 여론조사에서 4분의 3이 석탄발전 중단을 지지하는 등 ‘탈석탄’이 사회적 공감대를 굳건히 형성하고 있는 것이 어려운 결정을 가능케 했다. 시민들의 지지는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독일의 에너지·기후변화 전문 연구기관인 부퍼탈연구소에 따르면 독일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원전·석탄화력보다 많은 3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2018년 11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석탄화력발전소 모형을 만들어놓고 석탄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김영민 기자

한국은 현재 석탄화력발전소가 모두 60기로 국내 발전의 40%를 차지한다. 정부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이 중 16기를 폐쇄 또는 LNG발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36기를 대상으로 추가 폐쇄·전환조치를 취하겠다고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원전학계와 보수세력들은 원전 가동을 늘리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하나 짓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무책임한 주장일 뿐이다.

미국의 좌충우돌식 일방주의로 기후변화 방지라는 인류공통의 과제 달성이 난항을 겪는 지금, 독일이 꿋꿋하게 이를 실천해 가는 모습은 다른 나라의 귀감이 된다. 한국도 석탄화력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잡음들을 정부가 종합 점검하고, 대안 도출을 위해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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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봐도 모자라는 제주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비양도의 오름, 차귀도와 수월봉의 절경이 하늘의 여행객을 반긴다. 한라산 영실의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다랑쉬오름의 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선흘과 저지 곶자왈의 이끼 숲과 고요한 아침, 멀리서도 포근한 동백동산의 능선과 먼물깍의 노루 소리, 한여름 시원한 용천수의 기쁨은 또 어떠한가. 쇠소깍의 흐름은 섶섬, 문섬, 범섬으로 펼쳐진다. 연산호 바다 숲은 도화돔, 주걱치, 자리돔의 안식처이고 태평양을 거슬러 온 등 푸른 물고기의 앞마당이며 남방큰돌고래와 오키나와의 기억을 닮은 푸른바다거북의 고향이다. 대자연과의 만남, 바로 우리가 제주로 떠나는 이유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넉넉함과 아름다움이 알려질수록 제주 관광객 숫자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2010년 이후 제주 관광객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고, 2016년에는 관광객 1500만명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지방이 인구 유출로 고민하는 것에 반해,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도민 68만명에 연간 관광객 1500만명의 시대, 그 이면은 어떠한가.

지난 연말, 구좌읍 월정리 해녀들은 “동부하수처리장 오폐수 때문에 물질 작업이 불가능하다”며 제주도청에 찾아가 생존권을 요구했다. 섬 주민이 의존하는 지하수는 관측 이래 최저 수위를 기록했고 일부 지역은 제한급수가 실시되었다. 소각장에도 매립장에도 처리량을 넘는 쓰레기가 날마다 쏟아지면서 압축해 쌓아놓거나, 수십억원을 들여 육지로 쓰레기를 보내 처리했다. 우후죽순 들어서는 건물이 제주만의 독특한 경관을 망치고, 교통량 증가를 이유로 비자림로 숲길을 벌목했다. 수용력을 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제주의 자연은 훼손되고 주민의 일상은 흔들렸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 현상의 전형이다.

현재 갈등 중인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우리에게 과연 ‘제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의 결과에 따라 제2공항 최적 대안으로 성산읍 일원을 선택했다. 제주공항 수요 추이는 2020년 3211만명, 2030년 4424만명, 2035년 4549만명 등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측됐다.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비용편익은 무려 10.58이었다.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핵심 요지였다. 수요 추이가 적절했는지도 논란이지만, 설령 국토교통부의 제주공항 수요 추이가 맞다 하더라도 ‘과잉관광’을 그대로 용인할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다. 제주의 자연과 환경이 4500만 관광객을 무한정 감당할 수 있을까.

지난해 ‘제2공항 입지선정 재조사 검토위원회’는 안개일수 오류, 오름 절취 누락, 지반 정밀조사 생략, 철새도래지 평가 제외, 대안지 의도적 탈락 등 제주 제2공항 후보지 선정 과정의 중대한 결함을 확인했다. 제2공항 성산 후보지 선정을 취소하고 원점 재검토를 제안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검토위원회를 강제 종결시키고 1주일 전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보고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국토교통부는 공항사업을 추진하면서 보고서 조작, 비용편익 부풀리기, 주민 의견 무시, 사업 강행 등을 반복하고 있다.

제2공항 사업 추진 절차상의 문제와 함께 양적 팽창 일변도의 개발 정책에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한 시기다. 유네스코 3관왕인 제주 고유의 아름다움과 제주도의 환경·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수용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지속가능하지 않겠는가.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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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 수준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미세먼지는 일상생활의 패턴을 좌우할 정도로 큰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면 집 밖으로 나가기가 겁이 나고, 환기를 위해 문을 열 수도 없다. 숨 쉴 공기를 돈 주고 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와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가장 나쁜 수준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는 최악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핀란드보다 4배 높다. 한국 미세먼지의 발생은 인접국인 중국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국에 영향을 주는 지리와 기후환경적인 요인 때문이다.

사흘 연속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서성일 기자

하지만 정작 중국은 한국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21일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장은 “(한국이) 맹목적으로 (중국) 탓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말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부대변인도 “서울 스모그는 서울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발생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사실 왜곡이다. 중국의 책임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서해상의 소청초 해양과학기지에서 미세먼지 오염원을 추적한 결과 발원지의 70%가 중국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을 입증하는 생생한 증거도 많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공기가 최악의 등급을 기록하자 곧바로 서울의 대기도 악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지 않았다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물론 한국의 공기질 악화는 누구보다 한국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그렇다고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는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사실 부정이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양국의 공동노력에도 균열을 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을 갉아먹고 건강을 해치는 공동의 재앙이다. 양국의 개별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협력적 자세를 촉구한다. 한국 정부도 말뿐인 대책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저감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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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 화석연료 기반 시기에 누렸던 고속 경제성장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성장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평균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는데, 소득수준이나 경제규모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를 주로 이용한 사회, 특히 중국과 아시아의 대도시 및 우리나라는 대기환경이 매우 악화돼 국민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플랫폼 경제’ 실현을 위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데이터경제와 인공지능(AI), 수소경제를 선택했다. 현재의 국가 경쟁력에 비추어 볼 때 세계적인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분야를 이 3가지로 정리한 것으로, 정부는 향후 5년간 9조~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소경제가 에너지패러다임 전환과 에너지 안보, 미래 산업 육성 등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저감과 전후방 산업 창출 등을 위한 수소경제 성장에 이미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7년에 수소기본전략 및 로드맵을 마련했고, 유럽도 수소전기차·수소인프라 공급확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기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의 경우 수소전기차의 상용분야는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이르렀지만 수소 생산 및 저장 등 인프라 생태계는 아직 미흡해 현재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수소전기차의 부품은 그 수가 매우 많고, 특허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다. 핵심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 Membrane Electrode Assembly)와 금속분리판의 경우 국산화에 성공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에 적용됐다. 전 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이 탈(脫)탄소 및 세계 에너지 전환을 위해 만든 ‘수소위원회’(Hydorogen Council)의 공동 회장사를 맡고 있는 에어리퀴드사의 피에르 에티엔 프랑 부사장은 “현대차가 넥쏘를 통해 보여준 성취는 글로벌 수소사회를 더욱 빠르게 앞당길 수 있는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소 인프라에 대한 기술은 여전히 부족하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핵심기술인 압축기와 저장탱크 등은 현재 기술 개발 중에 있으며, 실증을 통해 상용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수소생산(개질기, 물 전기분해) 부분의 기술 수준도 아직 높지 않다. 물론, 이 정도의 성취도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에 보여주었던 에너지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열정으로 이룩한 성과물이다.

이처럼 수소전기차와 관련된 기술은 현재 대기업인 현대차 등이 잘 이끌어 나아가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개발 및 투자를 진행 중인 수소인프라와 연료전지 분야 등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상생협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우리나라 수소경제 사회는 전 세계에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강력한 모습으로 비춰지게 될 것이다.

과거 정부가 적극 개발했던 에너지 다소비 업종, 즉 중후장대 산업인 석유화학·제철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구조로는 저탄소 국가로의 이행은 거의 불가능하다. 저탄소 사회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이제 전 세계 국가들이 꼭 이뤄내야만 하는 과제이다. 아울러 정부의 적극적인 지식 집약적 수소경제로의 이행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편, 수소경제는 국민들의 수용성 부분에서 아직 장벽이 존재한다. 인지도가 높지 않고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 부분도 적극 해소해야 한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진정으로 멋진 환경을 물려주려면 지금 치러야 할 적지 않은 비용과 사회의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수소경제의 실현을 위해 새로운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이제 ‘필수’인 시대가 됐다.

<이택홍 호서대 수소인프라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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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70%는 물이고 우리 주변의 물건들은 70%가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생각하기가 힘들다.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며 값이 상대적으로 싸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plastic)은 그 어원이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 있듯이 원하는 형태로 가공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석유화학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플라스틱의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자연계에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이 마지막 특성 때문에 사용 후 폐기된 플라스틱은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 인류가 지난 수십년간 만들어낸 플라스틱의 양은 약 83억t으로 계산된다.

일러스트_김상민 기자

최근에도 인구 증가, 산업과 사회의 발전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3억5000만t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서도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이제까지 만들어진 플라스틱 중 약 9%만이 재활용되었고, 12%가 태워졌으며, 79%는 모두 땅속에 폐기물로 묻었거나 버려졌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의 일부는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들어간 뒤 원형순환 해류 등의 이유로 오랜 기간 모여져서 우리나라 크기의 약 10~15배에 달하는 큰 플라스틱 섬들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버려진 플라스틱들은 해양과 육상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80%에 달하는 해상쓰레기가 플라스틱이고 바다 새들의 90%가 플라스틱을 배 속에 가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5㎜보다 작은 것으로 정의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공업용 연마제나 치약, 각질제거를 위한 세안제 등에 포함된 것뿐 아니라, 버려진 폐플라스틱들이 햇빛과 마모에 의해 서서히 부서져서 생성되기도 한다. 이 미세플라스틱들을 물고기가 먹고, 우리는 그 물고기를 먹으니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는 것이다. 걱정을 아니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은 인류와 환경의 적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우리가 입고 신는 옷과 신발, 칫솔 등 개인위생용품, 페트병과 플라스틱용기, 포장지, 휴대폰, 컴퓨터, TV, 전자기기들의 외부물질과 부품들, 자동차의 내외장재, 건축 내외장재 등 정말 플라스틱 없이 이 세상이 돌아갈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플라스틱이 없는 현대사회는 상상할 수가 없다. 플라스틱, 보다 더 정확하게는 석유화학 제품들이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그 많은 물건들을 철이나 나무로 대체한다고 생각해보라. 불가능할 것이다. 오히려 자동차 경우만 보더라도 경량화 추세에 맞추어 금속 부품들을 엔지니어링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플라스틱 물건들이 분해가 안된다고 불평을 하는 것이 맞을까? 만일 당신 자동차의 범퍼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된다면 그 자동차를 구입하겠는가? 오히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고,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썩지 않는다는 좋은 특징들이 요구되는 많은 산업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일회용 포장재와 용기들 또한 가격경쟁력과 그 편의성으로 인해 지속 사용의 유혹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래서 가장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들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사용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공동체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더니, 드디어 지난해 12월20일 사용금지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부 젖은 식품 이외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플라스틱 문제는 무엇 때문일까? 우리가 마구 사용하고 아무 데나 버려 온 우리 행동의 문제가 아닐까? 사실 썩지 않는 물질들은 금속과 돌 등도 많이 있고 그 용도에 맞게 잘 사용하여 왔다.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무분별한 벌목 등 천연자원들의 엄청난 사용으로 환경에 더 큰 해를 입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잘살고 편하게 살기 위해 너무 많은 양의 화석원료들을 꺼내서 연료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인류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었다. 꼭 필요한 양만큼 만들어서 사용 후에 재활용이라도 잘 했다면 오늘날의 플라스틱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오히려 플라스틱은 천연자원의 고갈을 막고 환경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플라스틱의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하여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우선 편리성 위주의 우리 생활패턴을 바꾸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되고 폐기되는 플라스틱은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일부 일회용 제품들과 미세플라스틱 같은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생활습관상 버려지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기존 석유화학 유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바이오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 석유화학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많은 화학물질과 고분자들도 친환경 바이오 기술로 생산하는 미래 화학산업이 다가올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바이오 기반 친환경 화학산업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플라스틱, 그 자체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생산과 관리, 사용, 그리고 폐기와 재활용을 제대로 잘하지 못한 것이 플라스틱을 환경오염물질로 만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플라스틱의 친환경 생산, 올바른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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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을 가진 나라라면 어디서나 직면하는 과제가 있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이다. 원자력 발전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이라는 사용후핵연료를 남기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든 처분해야 한다. 한국에도 사용후핵연료 1만5000t이 쌓여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도 월성원전은 2021년이면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데 막상 처분할 곳이 없다. 

한국에서 원자력은 1962년 제3의 불로 등장했으나 56년이 지난 지금은 고준위 방폐장 문제를 남기며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됐다. 우리는 중저준위 방폐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분쟁에 직면했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이 가져올 파장은 가히 국가적 난제라 할 만하다. 이미 2016년 마련된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현 정부가 굳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일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고준위 방폐장 건설로 향하는 여정이 좌초될 수 있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합의의 기술은 제도 설계도 포함한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제도 설계 원칙은 뭘까? 우선 세 가지를 짚어볼 수 있다.

첫째, 공론화는 정부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데 집중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통한 정확하고 균형 있는 정보 공개가 필수다. 원전의 위험성을 축소해서도 안되지만 원전의 위험성만을 과장해서도 안된다. ‘길들였다고 믿은 야수, 고질라’ ‘페라리 엔진을 장착한 두발 자전거’ ‘속도 제한 시속 60마일에 묶여 있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600마일로 달리는 고성능 슈퍼카’ 등의 은유는 원자력의 양면성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균형 잡힌 인식을 대변한다. ‘불과 같아서 하인일 때는 한없이 충직하지만 주인이 되면 한없이 나쁜 존재’가 원자력이라는 비유는 또 어떤가. 원자력에 대한 찬반 입장과 무관하게 원하는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확증편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둘째, 가치논쟁으로 비화하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과 선호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최대한 다양하게 펼쳐놓고 그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시하며 AHP, CVM, DEA 등의 다양한 과학적 조사 기법을 활용해 참여자들의 상대화된 인식을 측정해야 한다. 이렇게 정교한 조사방법이 동원되면 공론화위원회가 결과를 재해석하거나 공론화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사항들을 추가로 언급할 필요가 없어져 공론화의 정당성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된다. 

셋째, 공론 형성과 파악은 이해당사자 간 이해 조정과 다른 차원의 활동임을 인식하고 전자는 공론화위원회가, 후자는 정부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공론화 결과를 존중해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 결정과 정책 형성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정책 결정의 유일한 근거로 공론화 결과를 이용해서도 안되며 그 과정에서 섣부른 이해 조정을 시도해서도 안된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이해를 조정하고 다수와 소수 사이에 합의를 구축하는 것은 공론화 후에 이어지는 긴 정책과정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진행해야 할 국가사무이다.

<은재호 | 한국갈등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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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대만 지방선거와 함께 10개의 국민투표가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제16호 ‘전기산업법’ 제95조 제1항의 ‘2025년까지 모든 원자로 가동중지’를 명시한 법률조항(이하 ‘2025 탈원전 조항’) 폐기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투표 결과 찬성 589만표, 반대 401만표로 가결되었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많이 포함된 것을 발견하였고 이 글을 통해 바로잡고자 한다.

‘2025 탈원전 조항’이 폐기되더라도,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이나, 신규 원전(4호기)의 추가건설을 위해서는 행정권에 의한 정치적 결정을 비롯한 다양한 관문을 거쳐야 한다. 대만 현행 법률에서는 원전의 가동기한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운영 허가만료 5~15년 전에 신청을 제출하여야 하는데 1호기와 2호기 모두 연장 신청기한을 넘긴 상태로, 연장 신청을 제출할 수 없다. 따라서 ‘2025 탈원전 조항’이 폐지되더라도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이나 신규원전 건설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투표 가결 후, 원전 3기가 위치한 지방 정부에서는 계속운전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각 원전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한 데다 지리적으로 활성단층에 위치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차이잉원 총통은 지방 정부의 의사와 방사성폐기물의 처리 문제 등을 이유로 ‘2025 탈원전 조항’은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폐지하지만, ‘집권 여당의 원전제로 목표 불변’ 입장을 유지하고 에너지구조 전환과 관련, 기존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2025 탈원전 조항’ 폐기가 통과된 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2025년까지 단계적 탈원전 및 2025년까지 3분의 2 수준으로 화력 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늘리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던 중 각 원자력발전소에서 개별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에 원전이 가동 중지되면서 예비전력량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전력수급이 불안해진 이유이다. 보수언론들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부족 사태가 발생하였다며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둘째는 작년에 발생하였던 ‘8·15 정전사태’이다. 사건 발생 후 언론들에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였다고 보도하였고 또한 한국 언론들에서도 그렇게 보도된 사실을 알고 있다. 이 글을 빌려 정중하게 해당 내용은 잘못된 오해임을 알리고자 한다. ‘8·15 정전사태’가 발생한 진짜 원인은 현장 직원이 실수로 천연가스 공급 밸브를 차단하였는데, 해당 밸브는 리스크 분산을 위한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데 있다. 인위적인 실수로 4000MW의 천연가스 발전소 6기에 대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어 발전을 멈추었고 대규모의 정전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대만 정부에서 정식 조사보고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식적으로 규명하였다. 이후 대만 전력공사의 임원들도 솔직하게 밝히기를 상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중단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모든 원자로를 풀가동하더라도 시스템에서는 정전을 피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만과 한국의 에너지 상황은 비슷하기도 하고 상당히 다른 부분도 많다. 따라서 에너지 구조의 개혁 과정은 상이한 수요에 따라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리스크가 높은 원자력 발전과 오염이 심각한 화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재생에너지와 관련 에너지 효율개선 기술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탈원전과 탈화력 발전의 기회는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목표에 가까울수록 도전은 더 많아지기에 시스템 개혁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만에 있는 우리는 앞으로도 도전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또한 한국과도 에너지전환을 위해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함께 동아시아 에너지 구조 전환을 실현하고 기후 정의(climate justice)를 실현할 수 있길 희망한다.

<홍선한 | 대만 녹색공민행동 연맹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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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

탈원전을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원전이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경향신문이 입수한 한국전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건설 사업’ 자료를 보면 원전 수출의 사업성에 의문이 든다. 자료를 보면 한전은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서 매출이익 1조910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우선 사업기간이 늘면서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체보상금은 하루 60만달러(약 6억7800만원)다. 그리고 공사비도 수출입은행을 통해 100억달러를 빌려준 뒤 운영수익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지체보상금과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은 마이너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정권이 효자사업으로 치켜세웠던 UAE 원전 수출이지만 헛물켠 셈이다.

2013년 5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2호기 착공식에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등 전력당국 관계자들이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원전 수출의 수익성 악화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국에서 사업 포기가 속출하는 이유다. 최근 일본은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 등이 연달아 해외에서 수주한 원전 건설 사업을 포기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각국의 안전기준 강화로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세계에 건설 중인 50기의 원전 중 33기 이상의 공사도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원전사고의 위험성, 사업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원전 수출은 노다지가 아니라 ‘고(高)리스크 사업’인 것이다.

(출처:경향신문DB)

세계는 각종 위험이 도사린 원전사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성장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풍력발전은 전년 대비 17%, 태양광 발전은 35% 증가했다. 반면 원전 발전량은 1% 증가에 그쳤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재생에너지의 경제성도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미국 전문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2009~2017년 생산전력당 평균 발전비용은 풍력이 67%, 태양광은 86% 감소했다. 그러나 원자력은 오히려 20% 증가했다. 그러니 많은 국가들이 탈원전에 가세하는 것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키로 했다. 덴마크·스웨덴, 벨기에·스위스도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에서만 에너지 전환이 첨예한 논란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최근 방한한 국제적인 에너지 및 핵 전문가는 “원전산업 발전이 새로운 혁신에 장애물이 되는데, 한국이 바로 그런 곳”이라며 안타까워한 바 있다. 세계는 10여년 전부터 에너지 전환에 집중하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만 ‘멸종위기종’인 원전에 매달려 신산업을 외면하면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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