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호서대 교수

요즘 카이스트에서 일어난 학생들과 교수의 연속 자살로 대학의 무한경쟁과 기업화 분위기에 제동이 걸렸다. 명문대는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에 진입하기위해, 지방대는 살아남기 위한 골육지책이라며 무한경쟁에 매몰되어왔다. 그러나 우수한 저명교수들의 자살도 줄을 잇는 등 승자도 패자도 불행한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무한경쟁을 멈추고 황폐화되어가는 세상을 되살리기 위해 공감과 협력을 바탕으로 상생의 문화를 만드는 인간교육을 시작하자.

북극의 툰드라지역에는 레밍스란 들쥐들이 집단으로 서식하는데 설원을 떠돌아다니며 살아 나그네쥐라고도 불린다. 레밍스는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먹이가 빨리 고갈되면 집단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제일 빨리 뛰는 1등 쥐가 한쪽으로 뛰면 다른 쥐들도 그 뒤를 따라 쫒는 독특한 습성이 있다. 그런데 점차 서로 빨리 뛰는 경쟁에만 몰두해 한치 앞도 제대로 못보고 떼로 질주하다가 해안가 절벽이나 호수에서 다 함께 떨어져 빠져죽는다고 한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 (출처: 경향신문 웹DB)


현대인류문명도 돈과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한 무한경쟁으로 자원고갈과 지구온난화, 화학물질과 방사능 축적을 초래해 언제 떼죽음을 당할지도 모르면서, 너도 나도 1등만 따라 달리는 레밍스 들쥐 떼처럼 자살문명이 되어가고 있다.

독일 프라이브르그 대학의 세계적인 신경생물학자인 요아힘 바우어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원칙’(Prinzip Menschlichkeit)이란 저서에서 인간은 원래 경쟁보다는 상호협력을 통한 관심과 공감의 동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공생(symbiosis)을 통해 단세포 미생물에서 다세포로, 또 고등 동식물로 진화해온 생태계의 특성에 바탕을 둔 학설로 동양철학자인 맹자가 주창한 성선설과 통한다. 

자연속에서는 모든 개체들이 서로 공감과 협력으로 조화와 상생을 이루는 온화한 모습(어질인)이 있는데 사람도 지나친 권력의 의지를 버리고 자연의 모습처럼 살아야 한다는 가치가 바로 동양의 자연철학이다. 그는 일에 대한 의욕을 북돋워주고 행복감을 주는 체내분비물질인 도파민이나 옥시토신은 경쟁력의 원천인 동기부여체계를 유지해주는데 사람들이 서로 인정, 존중, 관심, 애정을 주고받을 때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계는 무한경쟁으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공감을 박탈해버려 소외시킨다. 오히려 동기부여물질은 줄어들고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호르몬이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마음과 몸이 모두 아파 병들게 만든다. 다른 동물들도 원치않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격리되어 지내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병들어 죽게 된다. 요아힘 바우어는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을 근시안적으로 잘못 해석한 우생학자들과 이기적 유전자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인류의 역사를 피로 물들였다고 반박하였다.  

무한경쟁은 단기적 반짝 비교성과는 낼지 몰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돼 부도덕과 상호불신을 키워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공감을 막아 오히려 일의 다양성과 질을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불신과 불안을 일상화시켜 일등도 꼴등도 불행한 삶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도 크게 저하시킨다. 미국주도의 신자유주의가 스스로 부패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초래해 전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경제 양극화로 지구촌 사람들 대다수를 극빈층으로 내몬 요즘 세계화의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교육은 영리를 위해 경쟁력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달리 인간으로서의 양심과 사회적 책임을 갖는 바른 사람을 만드는 목표를 우선해야한다. 단지 돈을 많이 벌기위한 경쟁보다는 자기의 나태와 무능과 경쟁하며 스스로 주어진 책무에 충실하고 서로를 존중해 상생을 통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가치관인 홍익인간의 대동사회를 실현하는 길이다.

공자 (출처: 경향신문 웹DB)


공자는 이러한 일을 선도하는 사람을 군자라 일컬었고 泰而不驕(태이불교), 즉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은 이라고 표현했다. 항상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다른 모든 이들을 존중해 서로 비교하지 않으므로 교만하거니 비굴할 필요가 없이 담담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돈과 권력이 된다면 대량살인전쟁까지 일으키는 인간들과 달리, 호랑이는 아무리 힘이 세도 그저 자신과 새끼들이 굶지 않을 정도로,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전혀 해가되지 않도록 다른 동물들을 먹이로 취한다. 노장사상의 핵심중 하나인 生而不有(생이불유)는 생태계 구성원들은 서로 소유하지 않고 힘이세도 표시내지도 않으며 없는 듯이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소유로 권력이 생기며 이는 파괴적 에너지의 집중을 가져와 생명의 순환에 큰 장해가 된다. 우리의 마음 한가운데 있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성실하게 살아야(忠誠) 지속가능한 아름다운 자연문명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오세영은 시 ‘한강은 흐른다’에서 ‘저마다 생의 등불 환하게 밝히면서 오늘도 은하수로 묵묵히 흐른다’로 우리민족의 전통적 자연철학적 가치를 함축해 표현하였다. 자연철학은 종주국인 중국보다도 우리나라에서 학문적으로도 더 심화되었고 생활속에 뿌리를 내리고 발효되어 전통문화의 향기를 풍긴다. 자연스럽냐 그렇지 못하냐가 바로 우리 한민족의 가치판단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포춘(Fortune) 지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중 2011년 1, 2, 3위를 차지한 기업, SAS, 보스톤 컨설팅그룹(BCG), 웨그맨푸드마켓의 몇 가지 주요 공통적인 특징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사원들이 단기적 경쟁에 매몰되기보다는 지적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되어 있어 자신의 일을 즐기는 직원들이 많고 임시직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직원들은 실제로 겸손하고 친절하며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다. 더불어 고객으로 하여금 제품 개발과 개선에 참여하도록 허용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지나친 경쟁보다는 상호협력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고객봉사와 사랑의 정신이 살아있는 기업들이다. 학생들을 이런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키우려면 상생의 우리 전통자연철학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교육의 목적은 경쟁에서 1등하는 한명의 인간과 다수의 패자들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각자의 직무에 충실하면서도 협력적인 다수의 선한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 또한 스승은 학생들을 영어·수학만 잘하는 기능인으로 키우기 위해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줄 세울 것이 아니라 학생들 각자 숨어있는 다양한 재주를 스스로 발견하고 관심과 열정을 갖고 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과 독서 토론을 하고 있는 동지장학회 교사들 (출처: 경향신문 웹DB)

이를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주제를 던져주고 발표와 토론을 통해 서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뜻을 담은 글을 많이 쓰도록 유도하고 이를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능력을 키워주자.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최근 경희대 휴마니타스 칼리지의 개교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신입생들에게 철학과 역사, 문학, 물리, 예술 등의 인문학교육을 확대해 세상을 바라보는 큰 눈을 키워줘야 통섭교육이 가능해진다.

지나친 경쟁은 서로간의 신뢰를 없애 자발성과 의욕을 떨어뜨리고 구성원들끼리 서로 불신하게 만들어 시너지 효과마저 없애버린다. 또한 일등을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등 한 이에게 힘이 집중되면서 필연적으로 부도덕과 부패와 독재를 초래한다. 영어몰입교육과 취업기술에만 매달리는 다수의 다른 많은 대학들과 달리 인문학 심화교육를 통해 인간성을 키우는 외로운 실험에 나선 경희대의 선구자적 교육실험에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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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렬 부산 혜광고 교사



현재 일반계 고교에서 제2 외국어를 선택하는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2009년에 71만 7천명까지 배웠던 학생수가 작년에는 59만 6천여명으로 불과 1년만에 12만 9백여명이나 줄어들어 격세지감이며 과연 일선고교에서의 외국어 교육이 이래도 되는지 곱씹어볼 때가 아닌가 싶다.
 

<경향신문 DB>



오로지 영어 하나만 하면 만사가 형통한다는 식의 외국어교육은 다원화되고 세계가 한 울타리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너무나 편견적이고 근시안적이며 무책임한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제2 외국어 학생수가 급감한데는 교과부가 2009년에 발표한 교육과정 자율화 방안에 의해 작년부터 제 2 외국어 이수 의무조항이 폐지되고 각 대학에서 제2 외국어를 반영하는 숫자가 날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이전에는 제2 외국어과목만으로 구성된 외국어군 일반선택중 1개 이상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던 것에서 작년부터 일반선택과목과 ‘영어1’ ‘영어2’ ‘실용영어회화’ ‘영어독해와 작문’ 등 심화선택과목을 텅폐합한 뒤 이중 1개를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능의 필수과목인 영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제2 외국어는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왔던 것이다. 사실상 제2외국어는 단순히 외국어 하나 더 배우자는 게 아니고 우리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임에도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있다. 국토가 좁고 자원까지 부족한 우리의 실정에서 생존해 나갈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인적자원이며 그 중 하나가 다양한 외국어 교육이 아닌가.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잘 구사해야 해외에 나가 취업도 하고 수출과 교역도 잘 이루어지며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칠수 있고 민간교류의 문화활동도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현행 우리의 중등과정에는 지나치게 영어에 치중해 있어 자칫 한쪽만 보다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뒤떨어지거나 도태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영어에만 편중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를 고립시키는 것이고 스스로 쇄국이나 폐쇄하려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거대한 중국대륙를 이용하려면 중국어를 배워야 하고 남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어를 알아야 하며 미지의 세계요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프랑스어를 구사할줄 알아야 하며 철학과 문학을 위해서는 독일어를 배원야할 것이다.

이 조그맣고 좁은 나라에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무시하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이웃인 일본과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2외국어교육을 강조해 중학교 때부터 우리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교에서 고작 4~6단위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나마 대학수능시험에서 대부분이 제외되어 관심조차 없으며 외국어교육의 특성상 조기교육이 필요한데도 중학교의 경우 특별활동 선택과목중 하나일 뿐이며 전국 중학교중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선택한 학교가 각각 2곳, 스페인어는 4곳으로 아예 중학교에 제2외국어 교육은 없는 것과 같다. 고교에서도 교과부의 영어 편향 교육과정 변경으로 인해 갈수록 줄어들고 대학마저 제2 외국어를 외면해 대학입시정책에 민감할수 밖에 없는 고교로서는 거의 포기상태에 이루고 있다.

일찍 시작할수록 외국어 교육의 효과가 좋다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로 인해 영어는 이미 초등학교 교과과정으로 내려 갔음에도 제2외국어는 고교에서조차 점차 위축되고 있으며  최소한의 단위만 실시할뿐 중학교 과정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외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나 학교의 선택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영어는 누구나 배우도록 의무화하면서 다른 외국어들은 선택권을 주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있다고 본다.

어쨌든 정부의 외국어 교육정책은 오늘만 보지 말고 늘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기존의 관행에 젖어 영어만 일방적으로 실시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외국어를 중고생들이 선택해서 배울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든지, 이수단위수를 늘려 실질적인 외국어교육이 되도록 정책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제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외국어는 우리의 단순한 한 교육과정 차원에서 바라보지 말고 생존과 경쟁력과 직결된 관점에서 보아야할 시기라고 본다. 새 교육과정 편성시 반드시 제2외국어 교육의 활성화 방안이 포함되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견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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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lushlife.com 아가 2012.01.11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은 감사의 말씀을 매우 짧은 주석입니다

  2. Favicon of http://almateutli.com 천사 2012.01.12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의 떡이 커 보인다

  3. 쥬아네 2016.01.03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작 중요한건 빵쯔들은 그 '영어' 한마디도 못해서 끙끙대는게 다반사...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날치기. 엊그제 여당의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 단독처리 행태를 이렇게 부른다. 갑자기 날치기란 말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졌다.
검색해보니 “남의 물건을 잽싸게 채어 달아나는 짓” “남의 물건을 잽싸게 채어 달아나는 도둑”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의원 정족수 이상을 확보한 당에서 법안을 자기들끼리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일”이라고 나와 있다.

세 번째 용례가 사전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날치기가 애초에 ‘남의 물건’을 채어가는 짓이란 게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날치기는 비단 국회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난 7일에 있었던 국가에너지·전력수급·천연가스수급 기본계획 등 3가지 에너지 관련 기본계획 시안에 대한 공청회도 일종의 ‘날치기 공청회’라 할 수 있다. 계획 하나를 다루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3시간에 무려 3개의 계획을 한꺼번에 처리했다.

정부는 에너지 관련 계획 간 기본 전제치, 수요 전망, 에너지 목표안을 공유하면서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공청회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그러자면 시간도 인원도 늘려서 진행해야 했다. 공청회는 무릇 의견을 ‘듣는’ 자리임에도 패널 토론과 방청석 질의에 세 시간 중 단 한 시간만 할애했고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 한 사람만 초대했다.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려 했으며 그 의견을 반영할 의지가 있기나 했던 걸까.

내용도 문제다. 5년에 한 번씩 수립하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2008년 수립 이후 2년 만에 다시 만들고는 2030년 에너지 수요를 1차 계획에 비해 무려 13.4%나 늘려 잡았다. 에너지 수요 전망 산출에 쓰인 4가지 전망치(GDP 성장률, 인구 증가율, 산업구조, 유가) 모두 1차 계획 때보다 오히려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되는데, 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의도적으로 수요를 늘려 잡아서 온실기체 감축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이려는 게 아니라면 이런 셈법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언제부턴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발전소를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보다 2기 많은 14기를 건설한다고 한다. 20기가 가동 중인 현재에도 세계 10대 원전 대국 중 발전소가 가장 조밀하게 입지한 상태인데, 사용후 연료 처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전쟁이나 테러 위험이 있는 분단국가에서 이런 위험시설을 이렇게 조밀하게 지어도 되는 걸까?

사회적 논란이 한창인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을 신재생에너지 확대계획에 반영했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송전탑과 송전선도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늘리고 키우는 성장만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유일한 가치인 양.
‘녹색’이란 말이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참으로 살풍경하다.
독일 녹색당이 표방하면서 널리 쓰이게 된 ‘녹색’은 본디 생태주의와 환경보전에 대한 관심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책임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 국가와 개인이 가하는 구조적 폭력과 억압을 넘어 자결을 강조하는 비폭력 등을 모두 포괄하는 이념이다.


하지만 오늘 여기서 지겹도록 듣는 ‘녹색’은 오히려 그 반대다. ‘진녹’(진짜 녹색)이란 말을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오염되고 전도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무관심과 무기력을 넘어서는 것, 눈과 귀로 보고 들은 사건과 이름들을 기억하고 표로 말하는 것,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을 다시 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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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noline.com 원숭이 2012.01.11 0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2. Favicon of http://coryrockwood.com 천사 2012.01.12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의 떡이 커 보인다

임석민 한신대교수·해운경영학



거대한 토목사업이 꿈틀댄다. 국토해양부가 중국·일본·제주도까지 해저터널을 뚫는 사업을 검토중이다.

국토부 용역을 받아 제주터널을 검토해온 교통연구원은 목포~해남(66km)은 지상으로, 해남~보길도(28km)는 해상다리, 보길도~추자도~제주도(73km)는 해저터널로 건설해 전체 167㎞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한중·한일 해저터널을 연구중인 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실장은 “두 해저터널 건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교통연구원장은 “3개의 해저터널 모두 미래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데, 제주터널(167km)은 2010년대 후반, 한중터널(341km)은 2030년대, 한일터널(222.6㎞)은 2050년대에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땅 파고 강 파고... 바다까지 파겠다고?

교통연구원 사람들이 ‘교통’을 알고 하는 말인지 의문스럽다. 교통연구원도 도버해협의 50km(해저구간 38km) 유로터널을 검토했을 것으로 믿는다. 그들이 유로터널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궁금하다. 8년동안 150억달러(18조원)를 들여 만든 50km 유로터널은 화재, 열차고장 등으로 걸핏하면 통행이 중지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유로터널은 1994년 개통 이후 계속된 누적적자로 자본잠식은 물론 89억유로(13.7조원)의 부채로 2007년 파산 직전에 채무조정을 하고 겨우 살아남아 숨을 쉬고 있다.
초기 투자자들은 대부분 ‘깡통’을 찼고, 채권은행들은 장기저리로 42억유로만 남기고 47억유로를 탕감해야 했다. 2009년 영업이익이 2.8억유로인데 지급이자만 2억유로이다.




환경운동연합과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 주최로 26일 서울 광화문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열린
‘운하를 파지 않고도 잘사는 방법’ 강좌에서 임석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우선 50km 유로터널과 167km 제주터널의 교통수요를 비교해본다.

교통수요는 후방자원(後方資源)에서 나온다. 55만 제주도민과 5,000만 본토 인구가 후방자원이다.
50km 유로터널의 후방자원은 6,200만의 영국인과 많게는 7.3억(유럽 전체), 적게는 5억(EU)의 유럽인들이다. 정치·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본 영국의 위상(位相)은 또 다른 교통유발요인으로 제주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부산 국제신문 특파원이 취재한 2005년 유로터널 이용자는 하루 3만5천명, 연 720만명에 승용차 210만대, 트럭 128만대, 버스(코치) 6만3천대에 달한데도 적자를 면치 못했었다. 영국 철도전략국(SRA)의 경제학자 안게라(Ricard Anguera)는 유로터널로 인해 영국이 입은 순손실이 100억 파운드(18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면 일본(1억2,700만)과 중국(13억3,000만)은 후방자원이 풍부하므로 말이 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면 덜 떨어진 사람이다.

한마디로 거리가 너무 멀다.
현재 54km의 일본 세이칸터널(해저구간 23.3km)이 세계 최장(最長)의 해저터널로 꼽힌다. 1964년 10년 예정으로 착공하여 23년만인 1987년에 준공한 23.3km 해저공사의 후일담이다.

“해저 100m 지하 굴착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압의 용출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굴착이 가능한 지반을 찾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 터널 안으로 바닷물이 유입되어 3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해저터널의 이용객은 1987년 개통 직후 308만명에서 2005년 163만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분당 29톤이 고이는 물의 배수 등 연 17억엔(232억원)에 이르는 유지보수비 등으로 세이칸터널은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167km 서울-제주 고속철도는 배와 비행기와 경쟁해야 한다. 비행기로 50분이면 가는데 2시간 반이 걸리는 고속철도를 누가 이용하겠는가?
앞으로 해상에는 고속선(高速船)도 등장할 것이다. 연 500만명의 제주도 출입객 가운데 고속철도를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경기도에 사는 나는 비행기를 이용하지 고속철도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환승을 해야 하는 부산, 대구 등의 영남지역은 이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연 500만 정도의 관광객은 배와 비행기로 얼마든지 실어나를 수 있다. 세이칸터널과 유로터널도 비행기와 페리선과 경쟁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그리고 해외관광과 경쟁하는 제주 관광객은 무한정으로 늘지 않는다. 환경파괴, 혈세탕진 외에 터널로 얻는 이익은 전혀 없다. 제주도 여행길은 드넓은 바다와 하늘의 천연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중 해저터널은 인천~웨이하이(341km)의 경우 123조원(경기개발연구원 추산), 한일 해저터널(223km)은 92조원(부산발전연구원), 제주 해저터널(167km)은 14.6조원(교통연구원)이 든다고 한다.

이런 예상비용들은 모두 날조된 수치들이다. 교통연구원은 167km 제주터널 공사비를 14.6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50km 유로터널의 공사비가 18조원이다. 그것도 20년전의 금액으로 당초 8.7조원(£46억)에서 18조원(£95억)로 늘어난 금액이다.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부풀리는 것이 이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앞서의 안게라 박사도 유로터널의 수요가 2∼3배로 부풀려졌다고 분개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의 건설비도 당초의 5.8조원에서 20조원으로 3.5배나 늘었다.
현재 중국과 대만이 검토중인 130km 대만해협 해저터널 예상 공사비가 248조원(1조4,400억위안)이다. 123조원, 92조원, 14.6조원 등, 한국의 연구원들이 한결같이 숫자로 장난을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20km, 340km 지하터널을 고속열차로 오가는 여행이 안전하고 즐겁겠는가?

2008년 4월 유로터널 안에서 강한 인화성과 독성의 산업용 페놀을 적재한 트럭에 화재가 발생하여 14명이 부상하고 양방향 교통이 마비되었다. 터널이 오븐처럼 가열되어 섭씨 400도에 달했고 화재 발생 10일 후에 일부만 교통이 재개되었다. 1996년에도 화재로 2주간 교통이 차단되었고, 수개월이나 터널이 무너진 상태로 있었다.
2009년 12월에는 고속열차 5편이 잇따라 고장을 일으켜 승객 2천여 명이 터널에 갇혀 10시간 이상 공포에 떨었다. 2010년 1월에도 고속열차가 터널안에서 멈춰 서 승객들이 다른 열차로 옮겨타느라 2시간이 늦어졌고, 후속열차 3편이 되돌아갔으며, 이후 열차편도 지연되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통과시간 35분이 걸리는 50km 단거리 터널이 이럴진데 220km, 340km 장거리 터널에서는 사고도 더 많을 것이고, 사고가 나면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바다속은 지진도 많아 그 대비도 하겠지만, 그 비용이 엄청날 테고 안심할 수가 없다. 웬만큼 간이 크지 않으면 해저터널을 통과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다.

왜 탁트인 바다와 하늘을 두고 두더지처럼 땅 밑으로 파고드는가? 터널통행료 수입으로 수백조원의 건설비를 회수할 수 있겠는가?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은 이런 물음에 답을 해보라.

이것은 연구용역의 대상도 될 수 없는 직관(直觀)의 문제이다. 제주도, 일본, 중국 모두 해저터널을 파기에는 너무도 먼 거리이다.

어마어마한 토목공사는 건설재벌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서민들은 그 돈을 대느라 허리가 휜다는 점을 명심하고 부질없는 연구용역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곳곳에 넘쳐나는 배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해저터널 뚫을 돈으로 보육시설을 지어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이 나라 백년대계를 위해 시급하다는 것을 국토해양부와 교통연구원은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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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쩝.. 2010.10.01 14: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저터널을 뚫을때 드는 돈을 계산할 전문가가
    그들이 제시하는 전문가 외엔 없다는 것이 더 문제겠죠.

    그 돈이 왜 그렇게 드느냐고 반증할 자신이 없으니, 토목공사를 해대는겁니다.

    빚져서 국가살림.. 참 잘도 하네요.
    그래놓고 복지예산은 없다 하지요.

  2. Favicon of http://www.ttalgi21.com 딸기 2010.10.01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어이가 없네요.
    조목조목 비판해놓으신 걸 보니...
    요즘말로 '분노가 돋습니다'.

  3. 이런 겉비판은 아무리 해도 뭐... 2010.10.01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들에겐 먹히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결국 저~ 심연의 핵심세력들을 제대로 끄집어내서 비판해내지 않는다면, 아무리 이런 식으로 그런 공사등을 욕하거나 비판해봤자 별무소용이란 것!

    맹바기 아자씨가 그렇잖아요~
    아무리 뭐라뭐라 국민들이 비판하고 촛불들어도...
    그 넘을 뒤에서 조종하는 것들이 이리저리 하라고 시킨 대로만 움직이고 있단 거 말입니다!

  4. Favicon of http://huntingpastore.com 윤석영 2012.01.10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일을 나의 친구를 계속, 이거 정말 끝내 준다

  5. Favicon of http://greenstarenergysaver.com 고명진 2012.01.12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큰 최고야, 당신은 날 계몽있다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 중국학)                                                                

 
최근 중국이 백두산 서쪽 자락에 대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세운다고 한다. 총공사비 850억위안(14조4500억원)으로 125만㎾ 가압경수로 AP-1000형 원자력 발전설비 6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족한 전력 문제 해결과 낙후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보면 225억위안(3조8000억원)에 이르는 연간 전력 생산량과 45억위안(7650억원)으로 추산되는 징위현의 연간 재정수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원전 건설입지가 백두산 화산대 지진 다발지역이어서 중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지난달 중국·러시아·북한의 접경지역인 두만강 유역에서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난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백두산 천지 (경향신문 DB)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중국의 개혁·개방 30년 만에 ‘중국모델론’이 대두하고 경제학계에서는 경제학원론을 다시 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조5000억달러라는 외환보유액이 입증하듯 경제대국으로 나아가는 중국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귀환할 일도 가까운 듯하다.

그러나 그 중국 성공의 해(2008년)에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사망·실종자 9만명, 한 해 동안 여진 발생 5만여건으로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대다수 중국민의 지진에 대한 피해의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대학 왕샤오밍(王曉明) 교수는 중국 정부가 피해양상과 관련해 아직도 정확한 통계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싼샤댐 건설로 인한 쓰촨성 대지진과 같이 개발독재 모델에 의한 무분별한 경제발전 기획·추진 과정에서 야기될 환경파괴와 그 후과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식과 중국 정부의 책임의식을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냉철한 비판의식을 탈경계적으로 조직해나가는 작업이 절실하다. 세계화와 지역화는 다국적기업만의 논리일 수 없다. 중국 지식계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 동력, 쌍방향성 누리꾼문화와 촛불시위 등 문화정치 활력이 진정한 한류임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 대만에서 벌어진 촛불시위는 그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아시아적 대중문화의 탈경계적 소비로 형성된 대중적 아시아주의, 팝아시아니즘도 문화 아시아를 향한 희미한 가능성을 현시할 만큼 한국과 중국의 대중 정서는 같이 간다.

하지만 한 시사주간지의 “지구를 바꾸는 행복한 상상 ‘안될 게 뭐야(Why Not)’” 기획에 동참하며 ‘공정무역 초콜릿’을 손에 든 꽃남 김현중에게 환호하는 중화권의 팬덤은 삼성카드 광고 카피(Why Not) 속의 김현중에게도 열광한다. 공정가격의 환상으로 생산과잉 상태를 만드는 공정무역이 진정한 대안이 아닌 것처럼 환경파괴에 대한 환경보호 기획은 결국 ‘혁명을 파는’ 시장의 논리에 포섭되기 십상인 것이다.

그러나 백두산 원전 건설은 이미 지나간 역사의 민족주의 다시 쓰기가 아니고 한류의 유연한 문화 침투도 아니다. 패권적 민족주의든 신자유주의 세계화 논리든 대자연의 분노에 비하면 잔망에 불구하다는 것은 허망한 영화 <2012년>과 <아바타>도 말한다. 원전 건설 문제는 4대강 개발 문제와 함께 인류의 생존 문제라는 실존적 문제에 입각해 출발해야 할 것이다.
 
‘안될 게 뭐야’의 발랄한 시도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아시아 연대의 관점에서 지역지식의 확대 재생산 및 공유, 나아가 비판적 현실 개입과 인문적 상상력의 제공이라는 학문적 책임성과 윤리성, 인류의 미래지향을 담지하는 인문학의 비판적 개입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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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arvezcoowar.com 조용형 2012.01.11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2. Favicon of http://alushlife.com 아가 2012.01.12 1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은 감사의 말씀을 매우 짧은 주석입니다

권혁범 (대전대 교수.정치언론홍보학)


폭설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예산안이 국회에서 야당과의 합의 없이 통과된 것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초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권을 따낸 것에 대한 작은 논란도.
충격적인 것은 후자, 즉 한국전력이 원전 계약을 따낸 사실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한국 주류 언론의 보도가 ‘용비어천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경험으로 한전에 결정적인 충고를 했을뿐더러 한국의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막후에서 집요한 설득작전을 폈다는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 대통령이 이러한 ‘기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UAE로 날아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한국의 뉴스 방송시간에 맞추어 생방송 회견까지 한 행위는 이해할 수 있다.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쇼’를 탓할 생각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47조원’의 원전 수주를 아무런 비판과 냉정한 검토 없이 ‘우리의 승리’로 보도한 주류 언론의 태도는 여론몰이에 가까웠다. 극소수의 언론만 원자력발전소가 갖는 위험성, 반환경적 성격, 과장된 예상 이익에 대해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경향신문 DB | AP뉴스)


‘녹색성장’을 외쳐온 현 정부가 갑자기 원자력 예찬론으로 돌아선 것은 환경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거의 없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원자력 발전론자들은 그것을 ‘청정에너지’라 부른다. 하지만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나 구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이 보여준 것은 지나간 과거의 한 장면에 불과할까?
만약 고리 원전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서울에서 26만명, 후쿠오카에서 32만명 정도가 방사능 때문만으로도 사망하게 된다는 가설이 있다.

한전이나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의 원자로는 전혀 다른 모델이고 비교적 안전하다고 치자. 원자력을 찬양하는 전문가들은 전기 생산에 드는 비용이 수력이나 화력에 비해 원자력이 훨씬 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계산법은, 수명이 30~50년인 원전의 해체 비용이나 주변 토양과 해안의 오염으로 인한 환경복구 비용은 전혀 포함하지 않은 엉성한 것이다. 그 비용이 ‘외부화’되어 있다.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 문제도 실상은 아주 난감한 문제 가운데 하나다. 일본의 시민과학자 다카기 진자부로의 말처럼 원자력은 “꺼지지 않는 불”이다.

또한 소수의 과학자 및 관료 엘리트에 의해 비밀스럽게 추진·유지되는 원자력발전소 문제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형적인 ‘핵국가’가 갖는 속성을 띰으로써 민주주의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스웨덴 및 독일 같은 선진국이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중단하거나 점진적으로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세계 원자력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풍력, 조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적 투자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원자력 ‘수출’을 ‘쾌거’나 ‘기적’이라고 선동하는 것은 수많은 노동자를 마비상태로 몰아간 원진레이온 공장을 중국으로 ‘수출’한 것을 국력 증대라고 강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근대적 개념인 ‘국운’까지 들먹이고, 게다가 그것이 ‘우리의 승리’라며 포장하는 한전, 주류언론, 청와대! 그 ‘우리’에서 적어도 나와 녹색시민들의 이름은 빼줬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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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oryrockwood.com 천사 2012.01.10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의 떡이 커 보인다

  2. Favicon of http://gospelvideoexpress.com 박기동 2012.01.12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아름다운 날 놀라게하는 군, 중단하지 마십시오

최기련 아주대 교수·에너지학 


최대 4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하고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되었다는 소식에 우리는 어떤 소원도 들어준다는 ‘요정(genie·램프 속에 사는 정령)’을 만난 것 같이 행복하다.
더구나 1조달러 규모 시장이 열리는 원자력 중흥 시대에 즈음하여 터키·중국 등지로의 추가 수출도 가능할 것 같다. 글로벌 녹색경쟁 시대에 새로운 국부 원천을 개척한 셈이다.

하릴없이 에너지문제 학습에만 종사해온 필자는 원전 수출로 에너지부문이 국부(國富) 해외유출의 중죄인 신세를 면하는 ‘역 종속이론’을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생각에 마냥 행복하다. 오랜만의 사회통합을 보는 것도 흐뭇하다.
그래서 흥겨운 노랫가락이 생각난다.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 봐”다. 이 노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면 “I am a genie for your wish”가 된다.

그러나 이 노래의 원전인 동화 내용에 의하면 요정을 램프에서 잘 꺼내줘야 소원을 들어준다. 그리고 너무 많은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허망하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원자력이라는 ‘요정’의 능력은 학계에서 충분히 검증되었다.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에 기반을 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원자력은 유일한 후자이다. 따라서 석유, 석탄 등 ‘태양 근원’ 화석에너지의 고갈 위험이 커지고 신재생 실용화가 지연된다면 ‘지구계 자생’ 원자력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총 에너지 소비의 80%를 점하는 화석에너지의 완전 대체는 불가능해도 전력 생산의 80% 정도는 가능하다는 ‘원자력 요정’ 논리가 정립된다.

이러한 논리를 가장 먼저 수용한 국가가 우리와 UAE에서 경쟁한 프랑스였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은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 원자력 자립을 추진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대한민국의 영광”을 이룰 수 있을까? 안전성 미흡과 경제성 한계라는, ‘원자력 요정’을 가두는 램프를 잘 만지는 전략을 세우면 가능하다.
성급함과 오만함의 탈피가 이 전략의 핵심이다. 따지고 보면 안전성 논란은 핵폐기물 처리방안이 없는 핵잠수함 기술을 성급하게 민수용으로 전환한 데 기인한다. 요정이 잠에서 깨기 전에 램프를 만져버린 셈이다.

이 결과 ‘화장실 없는 호화주택’ 같은 원전 유지를 위해 ‘오만한’ 안전규제가 불가피했고, 결국 원전 경제성 저하로 귀결됐다. 많은 국가에서 원전 장기침체로 점진적 기술혁신 기회가 상실됐다. 우리나라의 원전 경제성과 안전성을 국제사회가 공인한 것은 꾸준한 운영경험 축적과 공정기술혁신 덕분이다.
그러나 안전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2050년 이후 핵융합로 상용화로만 가능하다. 따라서 추가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중간 대안인 제4세대 원전(APR+) 개발과 국가총체적 원자력 혁신체제 도입이 긴요하다.

그러나 대형 신형 원전일수록 경제성이 떨어지는 “규모의 불(不)경제”도 경계해야 한다. 또한 국내 전력소비자 부담을 경시하는 전문가들의 지적 오만함도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인적자원의 질적 혁신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복합기술인 미래 원전 개발에 우리나라의 모든 전문역량이 집결될 수 있는 ‘열린’ 혁신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원자력 칸막이 문화를 혁파하고 진입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엄정한 경제성 평가와 지속가능한 국제경쟁력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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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hefreakyfriends.com 인형 2012.01.11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crantfordsflowers.com 2012.01.12 1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팀장 

 

정부는 한국전력컨소시엄이 1400만㎾급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4기를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방송은 뉴스 속보로 보도하는가 하면,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언론은 이번 수출이 자동차 100만대 수출에 맞먹는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며, 원자력발전 수출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언론의 날카로운 심층보도는 사라지고, 정부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거나 영웅담을 생산하고 있다.
김영학 지식경제부 차관은 이번 수주의 성공은 ‘경제성’에 있었다고 했다. 한국형 원전(APR1400)은 ㎾당 건설단가가 2300달러인데, 프랑스(EPR)는 2900달러, 미국(AP1000)은 3582달러였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술력의 승리를 강조하지만 입찰을 따내기 위해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기술력으로 치면 아직 우리는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제어계측장치 등 핵심 원천기술이 없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원전 건설에 추가로 필요한 핵심부품은 미국에서 구매해 공급해야 한다.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직원들이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한전 컨소시엄이 원전 건설업체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
경향신문 DB|2009-12-27)

원전은 국내든 국외든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 같이 원자력 기술과 기반이 부족한 곳에 수출을 할 때는 안전성 문제를 더욱 철저히 따져야 한다. 만일의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문제는 한국형 원전은 국내에서도 아직 건설 중이며,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다.
원자력 옹호자들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기우일 뿐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원전 운영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고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에서도 1999년 도카이무라 임계사고로 40여명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2명이 사망한 바 있다.

더불어 원자력에너지로 가는 길이 올바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은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2기를 추가 건설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고유가 위기의 답을 원자력에너지 확대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이 정말 ‘녹색’이 될 수 있는가? 자신을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하는 한 분이 녹색연합에 전화를 걸어왔다.
“최근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는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요. 그럼 원자력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가요? 사고가 나도 사람들이 다치지 않거나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건가요?”

이 질문이 바로 핵심이다. 원자력에너지는 안전하지 않으며, 핵폐기물을 양산하고, 고갈되는 우라늄 자원에 의존한다. 게다가 원전 부지 선정과 대규모 송전탑 건설은 각종 사회·환경적 갈등을 낳는다.

한국의 원자력 수출이 걱정되는 것은 원자력 신화의 확산이다. 원자력에 대한 어떠한 비판적 관점도 수용하지 않은 채 양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이다. 중앙집중식 대규모 원전과 재생가능에너지는 양립할 수 없다. 에너지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질수록 재생가능에너지는 원전을 꾸며주는 장식품으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 투자하고 생산을 확산하는 데 반해 우리는 원자력에너지로 퇴행하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확대 재생산되는 ‘원자력 르네상스’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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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noline.com 원숭이 2012.01.10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2. Favicon of http://e-integrity.com 조용형 2012.01.13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금요논단>

임지현 (한양대교수.역사학)

2009-03-27


1996년이니 이미 10년도 지난 옛일이다. 폴란드에 삶의 둥지를 틀고 있던 나는 그해 가을 벨라루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로드노 대학에서 강연을 마치고, 차로 두세 시간 거리의 노보그로덱에 있는 폴란드의 대문호 아담 미츠키에비츠의 생가를 둘러보고 오는 길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이 마침 '고기 없는 날'이라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 배를 쫄쫄 굶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당시만 해도 폴란드에서는 이미 사라진 현실 사회주의의 결핍의 유제를 벨라루스에서 경험했던 것이다.

그러나 배고픔보다 더 생생한 기억은 슬라브 벽돌로 조잡하게 갓 지은 집들이 길가에 줄줄이 늘어선 새로운 정착촌들이었다. 동행한 그로드노 대학의 친구에게 물으니, 체르노빌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때문에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의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만든 새로운 정착촌이란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해 장애아로 태어난 어린이들 (경향신문 DB)


체르노빌이 위치한 우크라이나의 대부분 지역은 정작 멀쩡했지만, 이웃한 벨라루스는 바람의 방향 때문에 전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주민들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소비에트 연방 시절이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간에 심각한 갈등이나 충돌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체르노빌의 예에서 보듯이, 군소 국가들이 조밀하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의 경우 자신의 '고유한' 영토 내에 자기 돈으로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핵발전소를 짓는 것은 더 이상 개별 국민국가가 행사하는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동유럽 전체의 사활이 걸린 '초국가적' 문제인 것이다.

방사능 낙진이나 그것을 몰고 오는 바람은 불경스럽게도 '국경'에 대한 개념이 없다. 체코에서 핵 발전소를 짓는데, 엄격한 환경 평가와 기술 평가를 거쳐 이웃 폴란드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제멋대로 국경을 넘나드는 방사능 낙진은 더 이상 개별 국민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적 '위험'과 '위기'의 관리주체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점 더 빈번하게 한반도의 봄을 공습하는 황사 역시 '국경' 개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슬 퍼런 출입국 관리소조차 불법입국으로 황사를 체포할 수는 없다. 혹은 체포하더라도 별 수 없다.

몽골의 사막지대와 황하 유역의 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황사는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의 덴버 시에까지 도달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심지어 황사의 중금속 미세 먼지가 서울 시민들의 평균 수명을 2~3년 줄인다는 연구보고서까지 나올 정도이다. 문제는 자신들의 삶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치는 황사에 대해 정작 한반도 주민들은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서 사막화를 촉진하든, 근대화를 앞세워 오염물질을 마구 배출하든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민국가의 경계 내에서 일어나는 한 그것은 중국의 주권 문제이므로 우리는 개입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주권의 신성불가침성과 민족주의의 주술에 사로잡혀 있는 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회적 상상력은 빈곤할 수밖에 없다.

수년 전 중국이 황해 연안에 대규모 핵발전소 건설안을 발표했을 때, 황사와 함께 제멋대로 국경을 넘나드는 방사능 낙진을 고민하기보다 한국의 발전 설비를 팔아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한국 사회 주류의 반응은 국경에 갇혀 있는 이 빈곤한 상상력이 얼마나 자기 파괴적일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물론 한국의 산림청이 중국당국과 공동으로 사막화를 막는 방풍림을 조성한다든지 일부 환경 친화적 대기업이 황사를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더 근원적으로는 '국경'에 갇혀있는 우리의 상상력을 민족주의의 주술에서 해방시킬 필요가 있다.

국경을 넘어서는 트랜스내셔널한 상상력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 삶의 절실한 요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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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dowudo.com 아가 2012.01.11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박 겉 핥기

  2. Favicon of http://bikexcapes.com 고명진 2012.01.13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이유진(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장)


도시의 밤은 휘황찬란하다. 번쩍이는 네온사인과 나무를 칭칭 감은 전구들, 아파트 옥상 경관 조명등까지. 문득 지금 우리가 쓰는 전기가 얼마나 먼 '여행' 끝에 서울에 도착하는지 궁금해졌다. 울진핵발전소에서 만들어져 신태백-신가평 765kV송전탑을 타고, 백두대간을 넘어온 것일까? 아니면 충남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시작해 신안성 765kV송전탑을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서울에 입성한 것일까?
수도권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38%를 소비한다. 하지만 대형발전소가 수도권, 특히 서울에 자리잡는 법은 거의 없다. 핵발전소는 울진·고리·월성·영광에, 화력발전소는 서산·태안·당진에 집중해 있다. 수도권에서 전기를 흥청망청 쓰는 동안, 누군가는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송전탑 근처에 살면서 전기 생산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살고 있다.


                                                                    (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정부는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2년까지 원전 12기를 더 짓는다고 발표했다. 핵발전소 같은 대형발전소를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송전탑의 크기도 커진다. 전기수송을 위한 '고속도로'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 밀양시민들은 바로 이 '765kV송전탑' 때문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신고리원전 1, 2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초고압송전탑을 세우는데, 69기의 철탑이 밀양을 관통한다.
주민들은 초고압송전선이 유발할지도 모르는 암발생률 증가 같은 건강피해를 가장 두려워한다. 또 수십 개의 철탑과 거미줄 같은 송전선로가 들어서면 밀양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고, 땅값도 떨어뜨린다고 걱정한다. 심지어 경기도 용인시 일대를 지나가는 송전탑은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정 옆에 들어선다.

한전은 밀양에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고, 총신대에는 사전공지도 없이 공사를 시작했다. 박정희 군사정권 때 만든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한전은 송전탑 건설에 있어 인허가 특혜를 받고, 지식경제부의 허가만 얻으면 개인 토지도 강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매서운 겨울날 밀양시민 1500여명이 버스를 타고 상경해 한전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그날 언론에는 한전이 산림청과 '친환경송전탑 건설 협약식'을 맺었다는 내용만 보도됐다. 밀양시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도권 시민들도 언론도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하는 과정에서 지역이 겪는 고통에 무심한 것이다.
핵발전소와 같은 대형발전소 중심의 전력공급체계는 수도권 주민들의 에너지 과소비를 조장하고, 지역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 2020년 전력생산에서 원자력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이런 정책의 장기적인 피해는 국민 모두의 몫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전력수급체계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검토해야 한다. 철저한 전력 수요관리를 중심으로 에너지계획을 수립하면서, 국책사업을 명목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전원개발촉진법도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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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dowudo.com 아가 2012.01.10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박 겉 핥기

  2. Favicon of http://sudowudo.com 아가 2012.01.12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박 겉 핥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상공의 버섯구름이 핵 시대를 열어젖힌 지 63년이 됐다. 오늘날 핵무기에 대한 신념은 거의 보편적이다. 세계의 안보가, 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바로 그 물질에 달려있는 셈이다.

핵 관련 용어는 국가들을 세 종류로 나누고 있다. '클럽'과 '우산', 그리고 아웃사이더들이다. '클럽'은 핵 특권을 주장하는 초강대국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핵비확산조약(NPT·1968)이 아웃사이더들에게 (핵을) 허락하지 않는 반면, 그들 자신의 핵 독점은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우산' 국가들은 명목상으로 비핵국가이지만 그들의 국가 방위는 동맹의 핵 '우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여기에 포함된다. 세번째 그룹의 국가들은 핵무기 없이는 안보도 없다는 논리를 공유한다. 안보를 확보하려는 그들의 시도는 본래부터 안정적이지 못했던 체계를 불안하게 만든다.

국제사회가 핵무기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지면서 이제 관심은 지구온난화의 위협과 기후 재앙으로 옮겨갔다. 어제까지 플라토늄 안보를 제공하던 세계 지도자들은 오늘 우리에게 플라토늄 생존을 제시한다.

전기 공급에 있어서 핵 의존도는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전세계 평균은 약 16%이고 영국 18%, 미국 19%, 일본 30%다. 한국과 프랑스는 각각 40%, 78%다.

미국은 2006년 2월 '글로벌 핵에너지 파트너십(GNEP)'을 발표했다. GNEP는 핵물질의 생산과 가공, 보관, 판매, 처리를 통제하고 세계 나머지 국가들에 핵시설을 임대하는 자발적 핵에너지 연합의 일종이다. 이것은 현존하는 유엔 중심의 국제 통제 틀을 비켜간다.
GNEP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해결책 차원에서 제시되긴 했지만, 이것은 또한 핵폐기물을 재활용해서 증가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핵폐기물을 보관하는 것보다 10배 이상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한데도 말이다.) 핵산업의 전 세계적 확장에 대한 요청은 지난 30년간의 반 확산 정책을 역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에너지 수요에 대한 핵의 기여도를 유지하려면 향후 10년간 원자로 80기를 새로 짓고, 그후 10년 동안 원자로 200기를 추가로 가동해야 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29기가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난다 해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단지 5%, 온실가스는 3%만 감축된다.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새 원자로 수천기가 필요하다. 이것을 준비하는 데 수십년이 필요하다.
GNEP 의제는 개량 증식원자로(ABR)로 알려진 기술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니 ABR는 이론적 계획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ABR를 상업적으로 개발하려면 족히 수십년은 걸린다. 결국 GNEP는 비용과 기술적 실현가능성,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또한 이 시스템이 고도로 발전된 산업 국가에서만 가까스로 작동하리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핀란드는 2002년 체르노빌 이후 유럽의 첫번째 원전인 올킬루오토 3호기 건설에 착수했으나 심각한 공학적 문제를 겪었다.

이 결함 탓에 완공 시기는 계획보다 2년 늦어진 2011년으로 연기됐고 건설 비용은 크게 상승했다. 스웨덴의 포르스마르크 3호기는 2006년 30분 만에 녹아내려 망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7월 일본에선 세계 최대 원자로인 니가타의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이 설계 허용치보다 6.8배 강한 지진에 타격을 입었다. 이 원전은 단층선 바로 위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핵공학과 기술적 정교함의 오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조차 끔찍한 계산착오를 저지른 것이다.
일본의 핵 이력은 심각한 설계 실패와 자료 변조 및 조작, 은폐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중요 사건을 보고하지 않았고 긴급 상황에 가동을 중단하는 데도 실패했다. 세계의 다른 국가들은 더 잘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그러나 어떤 국가도 핵 옵션을 적극 수용하는 데 일본보다 열광적이지 않다. 일본은 핵에너지 의존도를 전기 공급의 30%에서 40%로 올리려고 할 뿐 아니라 농축과 발전, 재처리, 폐기물 처리 등 핵주기 전체를 완성하려고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06년 '신 국가 에너지 정책'에서 일본을 '핵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일본은 이미 45t이 넘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가지고 있을 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는 플루토늄 60여㎏보다 750배 많고 전 세계 보유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분량이다. 농축과 재처리 작업을 중단하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간청을 무시하면서 일본은 로카쇼의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의 상업적 가공을 시작하려 한다.

이는 매년 원자로 폐기물 800t을 5t 이상의 플루토늄, 또는 핵무기 500개 분량의 플루토늄으로 줄이는 작업이다. 이 공장은 건설하는 데 약 200억달러가 투입됐고, 운영비로 40년간 18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산업 시설 중 하나가 되는 셈이다. 그것은 핵 원자로 1년치에 맞먹는 규모의 폐기물을 날마다 인근 바다와 하늘로 방출할 것이다.

또 일본은 오랜기간 고속 증식원자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일본은 1985년 '몬주' 견본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나 주요 사고와 은폐 사실이 드러나면서 95년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2008년 10월까지는 시험 가동을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말 그렇다면 2030년까지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일본의 핵 단지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보관돼야 한다. 플루토늄(Pu239)의 반감기는 2만4000년이고 감손우라늄의 반감기는 45억년이다. 이 물질들을 수용하기 위해 로카쇼 공장들을 둘러싼 일본의 북부·동부 지구는 광대한 유동성의 단지로 변형되고 있다. 이 지역은 향후 몇 세대에 걸쳐 중무장한 수비대가 유지돼야 한다.

한때 핵의 희생자였던 일본은 핵 '알레르기'를 잘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9월부터 일본은 미국의 핵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이 항구도시 요코스카의 '모항' 기지에 정박하는 것을 기꺼이 맞이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의 뒤를 따라 핵을 용인하고 있다. 전력 발전의 규모 차원에선 이미 일본을 능가한다. 핵발전은 현재 (전체 전력 생산의) 30%이며 2035년까지 6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두 국가는 또 원자로 수출 시장을 놓고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은 그들 국가의 핵 의존도가 점증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쇠고기 문제를 더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 산업의 '르네상스'는 거의 공상에 가깝다. 핵 에너지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른 재생가능한 방법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핵발전소의 건설과 채굴, 보호, 처리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것이고 확산과 테러리즘, 사고 같은 계량 불가능한 위험도 수반한다.
핵 폐기물은 1000여년간 유해한 상태로 유지될 것이다. 미래의 핵국가는 중앙집중화되고 치안이 삼엄할 수 있다. 핵무기가 오랜 기간 세계 안보에 대한 틀린 해법이었듯, 핵발전 역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그릇된 해결책일 것이다.




정리 최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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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etreadylosangeles.com 고명진 2012.01.11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일을 나의 친구를 계속, 이거 정말 끝내 준다

  2. Favicon of http://crantfordsflowers.com 2012.01.12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최근 지구온난화 해결을 두고 원자력이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생물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주장이다. 그는 언제 상용화될지 모르는 바람이나 햇빛 에너지에 매달리는 것은 '녹색 낭만주의(Green Romanticism)'에 기댄 어리석은 환상이라고 환경론자들을 비난했다. "수천명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희생자도 앞으로 수천만에 이를 기후재앙 희생자보다는 값싼 대가"라는 것이다.
 
이 러브록의 주장을 원자력산업 부흥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사람들도 외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홍보의 선두에 원전업계가 있고, 일부 언론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다. 이들은 국내 환경론자들이 원전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왜 원자력 발전에 비판적인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 소녀가
체르노빌
원전 참사 20주년 추모식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첫번째 쟁점은 원자력 발전이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다.


가동 과정만 떼어 놓고 보면 원자력 발전의 지구온난화 기여도는 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전처리 과정과 사용 후 과정이 필요하다.

원전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는 일반적인 화석 연료와는 달리 정련, 변환, 농축, 성형 가공 등 여러 단계의 물리화학적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영국과 독일에서 출간된 보고서들은 원자력 발전이 해양풍력발전에 비해 8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두번째는 주어진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명분으로 또 다른 종류의 위험을 선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러브록의 주장처럼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 원전 사고를 용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심각한 도전임에 틀림없지만, 그 해결책은 윤리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숲과 지역 공동체를 파괴해가면서 바이오 연료를 얻는다면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원자력 발전의 문제점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잦은 고장, 지진에 의한 대형 사고의 위험, 온배수에 의한 바다 생태계 파괴, 방사성 폐기물 문제 등 지구온난화의 해결방법으로 원전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가 치러야 할 또 다른 환경적,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더군다나 2050년까지 원전 수를 지금의 세 배로 늘린다 하더라도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10%에 불과하다는 것이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전력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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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hewebcontractors.com 인형 2012.01.11 0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안다

  2. Favicon of http://glbnews.com 2012.01.12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은 전체에 서있다면 당신은 파고있어, 당신은 파고를 중지해야합니다

강기성 (전력경제연구회장)


선택과 집중은 시장경제이론과 기초경영학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최근 과학기술부가 만든 '원자력진흥종합계획안'을 보면서 다시 한번 선택과 집중을 언급할 필요를 느낀다.

한눈에 보기에도 계획안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원자력계, 특히 연구개발 분야 안팎에서 이번 계획안에서 누락되면 향후 5년간 먹고 살 것이 없어진다는 위기감이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올바른 계획을 만들고자 했다면 연구개발 분야의 모든 것을 다 넣기보다는 재원조달의 한계와 연구개발 인력의 한계를 감안해 적지 않은 연구과제나 항목들을 잘라냈어야 했다.

인력.재원조달 한계 감안해야

원자력진흥종합계획안에 언급된 사업 중에서 향후 5년간 대규모 재원과 인력이 투입될 대표적인 분야는 '원자력종합과학공원(Nuclear Science Park)' 건설, 평화적 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듀픽(DUPIC)' 연료다발 제조기술의 산업화, 일체형 원자로인 '스마트(SMART)' 원자로 건설과 스마트용 핵연료 설계 검증완료, 양성자 가속기 건설, 원자력의학원 기능 확충, 고준위폐기물 처분 지하연구시설 건설 등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권역별 첨단 방사선 의료복지 확대도 들어있다.

과학기술부가 이같이 많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부지와 인력,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궁금하다. 원자력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법에 따라 부담하는 ㎾h당 1.2원의 원자력연구개발기금으로는 도저히 재원이 확보되지 않아 전기요금을 통한 국민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물론이요, 원전 해체 철거 및 사용후 연료의 영구처분을 위한 사업비로 남겨둬야 할 '원전 사후처리 충당금'까지도 써야겠다는 것이 이번 계획안의 의도로 보인다.

원자력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과학기술부는 정부 일반회계에서 연 3백억원 이상을 조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원전사업자에게 의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을 지속시키겠다는 것이다.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자들과 공무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원자력사업을 하는 선진국에서 우리만큼 화려한 연구개발 메뉴를 가진 나라가 어디 있으며, 어느 정부가 사업자에게 주된 재원을 부담시키는가.

모든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적당히 배정하는 나열식 원자력진흥종합계획안으로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안이 제대로 수립되려면 무엇을 해야 우리가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무엇으로 다음 세대를 먹여 살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원자력산업과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앞서야 한다.

화재방호 구체계획 언급 안돼

한편 미국의 원자력 공인검사기관인 'ANI(American Nuclear Insurers)'가 발표한 원자력 발전소 화재손실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966∼2000년 5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가져온 원전 사고는 모두 600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5% 정도가 화재로 인한 손실로 집계됐다.

화재사고가 전기.기계사고와 함께 원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원자력진흥종합계획안에서는 화재방호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옛 소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4호로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로 폭발사고와
                              방사능 상해로 수개월 안에 29명이 사망하고 주민 9만 2000명이 강제이주되었다. (경향신문 DB)


우리나라 원전에는 화재전문가가 거의 없는데도 안전관리 진단과 연구용역 등이 계열사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외부전문가의 개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으므로 화재방호를 위한 문제점 발견과 개선안 도출이 거의 되지않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방화공학기술을 활용한 성능위주설계(PBD)를 원전 화재방호에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정확한 지침서가 없다. 성공적인 원자력 진흥을 위해서는 선진 화재방호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나 사업자는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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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itizencigar.com 원숭이 2012.01.11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2. Favicon of http://sudowudo.com 아가 2012.01.12 1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박 겉 핥기

  3. Favicon of http://aigpo.org/ 이후 2013.12.27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후 뛰어난하지만이 주제에 대한 자세한 litte를 작성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죠? 당신은 조금 더 자세히 설명 할 수 있다면 나는 매우 감사하게 될 거라고.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