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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8일 31주년을 맞았다. 1989년 ‘참교육’을 내걸고 결성된 전교조의 역사는 ‘선생님’들이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사였다. 노태우 정권은 공안기관을 동원해 전교조 교사 수천명을 구속·징계했지만 전교조는 살아남았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교원노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합법화됐다. 하지만 정권의 탄압은 끝나지 않았다. 2013년 10월24일 박근혜 정부는 전체 6만 조합원 중 9명이 해직교사라는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다. 

전교조 창립 31주년인 이날 정부는 고용노동부 장관 명의로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추진하면서 퇴직교원도 교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법외노조 통보가 시행령에 근거를 둔 만큼 행정부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대선 후보 시절 “우선적으로 법외노조 조치를 해결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법 개정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사이 전교조가 ‘법외노조’ 굴레를 쓴 지 7년이 다 돼간다.

지난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사건 공개변론을 열었다. 대법관들은 행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사법부와 입법부에 떠넘긴다고 꾸짖었다. 이기택 대법관은 “정상적인 정부라면 스스로 법을 해석·집행하고, 그 과정에서 정부 조치가 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국민이 있으면 사후적으로 사법부 통제를 받는 것”이라며 “현행법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정부 스스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해놓고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게 올바른 태도냐”고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합작품인 법외노조 조치는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전교조는 여전히 2013년 10월24일의 굴레에 갇혀 있다.”(전교조 31주년 성명) 내년 이맘땐 ‘선생님’도 온전한 ‘노동자’가 돼 있을까.

<정대연 | 정책사회부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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