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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28일 수요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까?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무거운 약속의 말이 연설문 중간에 한 줄로 기록된 아쉬움은 있지만 고대하던 목표이고, 먼저 선언한 그린뉴딜 정책의 지향점이 명확해졌으니 실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소중립이란 현재 진행형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원인 물질인 탄소의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석유석탄에너지를 자연에너지로 전환해 배출량을 줄이고, 나무를 심어 배출을 상쇄하거나, 아예 탄소를 잡아서 돌아다니지 못하게 뭍어버리거나 탄소를 재활용해 최종 탄소발생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세계 70여개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이미 선언했고,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는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구체적 감축 계획서까지 유엔에 제출했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1위인 중국마저 2060 탄소 중립을 선언했기에 환경단체와 국회를 포함한 국내외에서도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을 촉구해 왔다. 따라서 이번 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이에 대한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거듭 환영한다. 이제 석유선탄을 사용하는 발전, 수송, 건물 등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 감축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결국 시장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뉴욕타임스는 2015년 3월15일자 사설에서 “석탄과 전쟁이 벌어지지만 그 주체는 정부 규제자들이 아니다. 진짜 전쟁은 시장과 기술이 벌인다”고 했다. 아주 작은 예를 들어보자.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석유석탄의 산물 플라스틱 포장재의 경우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더 많이 넘쳐나는 반면 사용규제는 뒷걸음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는 1일 848t으로 전년 동기 733.7t 대비 15.6%나 급증했는데 배달시장은 더 커지고 있어서 늘어날 일만 남았다.

매립지는 줄어들고,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길은 막혔고, 재활용 비율은 30%도 안 되고, 쓰레기가 넘쳐 고물 가격이 떨어져서 가져가려는 업체도 줄었다. 그 결과 산야에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여 세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원시로 돌아가자면 갈 수 있을까? 유리용기를 갖고 다니자고 하면 그럴 수 있을까? 플라스틱 대체물질은 과연 상용화될 수 있을까? 정부의 정책은 대부분 기업의 자발적 규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배달업을 줄일 수도, 조금 비싼 대체 용기로 바꾸라고 강제 할 수도 없어 실질적 쓰레기 감축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해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철학자 한병철은 <타자의 추방>에서 ‘쇼핑은 토론을 전제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것을 사면 된다. 기업은 잘 팔리는 걸 만들어 내면 그만이다. 소비자는 시민이 아니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시민을 시민으로 만든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돈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로 환경같이 허약한 것은 무엇이든지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무방비 상태가 된다’(하비 콕스, <신이 된 시장>에서 재인용)고 걱정했다. 공동체의 미래에 책임감의 방패를 멘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때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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